최용식 칼럼

멍청아! 문제는 성장잠재력이야!-위안화 절상이 아니다

일취월장7 2010. 10. 13. 19:33

멍청아! 문제는 성장잠재력이야!-위안화 절상이 아니다
: 최용식   : 2010-10-09 : : 155

 최근 미국은 위안화 환율을 문제 삼아 중국을 비판하기 바쁘다. 세계적인 언론에서도 이와 관련한 다양한 기사가 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위안화 환율만 절상되면 최근 둔화되고 있는 미국 경제의 회복이 빨라질 것처럼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그러나 월스트리트 저널 아시아판의 2010년 10월 4일자에 실린 기사 “Yuan link to U.S jobs in doubt"에서도 지적했듯이 위안화 환율을 미국이 바라는 만큼 절상시킨다고 해도 향후 미국 경제가 일자리 창출이 왕성해지는 등 활기찬 모습을 쉽게 되찾을 수 있을지는 정말 의심스럽다.

 

 오는 10월 12일부터 서울에서 개최되는 세계지식포럼 중 13일날 폴 크루그먼과 니알 퍼거슨 교수가 세계경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한 토론을 벌인다고 한다. 폴 크루그먼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기고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민주당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이번 토론에서 미국 경제와 위안화에 대해서도 한번쯤 짚고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요즘 미국 공화당 지지자들이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고 있으며 특히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이 눈에 띈다. 부진한 미국 경제 회복세에 대한 불만을 대변하고 있어 오바마 행정부는 진땀을 흘리고 있는 모양이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미국 정부의 행보는 이러한 국내 사정에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은 국제사회에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등 실이 적지 않은 방법이다. 또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위안화를 미국 요구대로 절상시킨다한들 향후 미국 경제가 얼마나 나아질지도 의문이다. 당장 위안화 핑계로 미국인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을지 몰라도 내년이면 전혀 통하지 않을 얘기다.

 그렇다면 오바마 행정부를 지지하는 경제학자들은 지금 미국 경제를 힘들게 한 진짜 범인을 찾아야하지 않겠는가? 범인은 바로 그들도 싫어하던 부시 행정부다.

 

 부시 행정부 내내 집행된 정책들은 미국의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쪽으로 작용했다. 클린턴 재임기와 비교하면 부시 재임 시절의 문제가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연평균 GDP 성장률에서 클린턴 재임 시절 3.87%에 달하던 미국의 성장력은 부시 재임 시절 불과 2.08%를 기록하며 바닥으로 곤두박질친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1993년-2000년)과 부시 시절(2001년-2008년) GDP성장률은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그렇다면 어째서 이와 같은 일이 발생했는가?

 

 첫째, 부시 행정부의 전쟁은 방대한 전비 지출을 미국 경제에 강요했다. 비생산적인 분야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았으니 성장잠재력이 떨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은 노예제 사회가 아니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침공해서 아이폰 생산을 더 늘릴 수 있는 게 아니지 않은가? 바이블에 묘사된 노예로 피라미드를 짓던 시절이 아니다. 안보에 필요한 수준을 넘어선 군사비의 초과지출은 온전히 비용으로써 생산성 향상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으며 나라경제에 부담이 될 뿐이다.

 

 둘째, 서브프라임으로 대변되는 부동산 투기 열풍으로 또다시 수조달러의 자금이 비생산적인 부문으로 향했다. 이 또한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리는데 기여했다. 부시 행정부는 부동산 버블을 통제하지 못하고 방치했다.

 

 지금 미국 경제는 잠재성장률 저하에 따른 회복 속도 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안화 절상이 구제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미국의 경제학자들은 성장잠재력을 떨어뜨려 경기회복을 이끄는 귀중한 원동력을 소모한 부시 행정부를 비판해야하지 않겠는가?

 

 "멍청아! 문제는 성장잠재력이야!"

 

 부시 행정부를 비판하던 훌륭한 캐치프레이즈가 하나 있었는데 이제 한 단어만 바꾸면 된다. 클린턴이 남긴 위대한 유산을 계승해보자.

 

(21세기 경제학연구소 이강년 연구원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