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재무설계

[스크랩] 1. 뛰는 말을 잡아야 하는가, 아니면 밀짚모자를 겨울에 사야 하는가?

일취월장7 2010. 6. 14. 11:48

 
 
 
 
 

1. 뛰는 말을 잡아야 하는가, 아니면 밀짚모자를 겨울에 사야 하는가?

 

"뛰는 말을 잡아라", "밀짚모자는 겨울에 사라" 어떤 말이 맞는 것인가?

 

주식시장에서 뛰는 말을 잡으라는 것은 현재 강세를 보이고 있는 종목에 투자를 하라는 얘기로서 주도주에 투자를 하라는 의미이다.

반면 밀짚모자는 겨울에 사라는 얘기는 주식이 소외받고 있을 때 선취매를 하라는 의미이다.

 

전자는 현재의 움직임을 중시하라는 뜻이고, 후자는 미래의 움직임에 대비하여 투자를 하라는 의미이므로, 이 두가지 격언은 상반된 의미인 것이다.

 

 

<뛰는 말을 잡아 타려다 낙마하면 손상이 크다>

'상한가 따라잡기'는 요즘 새로 나온 투자방법이 아니다.  예전부터 상한가 따라잡기는 매우 흔한 투자방법이었다.  물론 이 투자방법이 잘못되었다는 얘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뛰는 말을 잡으려다 보면 그야말로 상투를 잡는 경우가 많다.  남들은 이익실현하고 손터는 단계에서 소위 세력들 주머니만 채워주는 역할을 하고 마는 경우가 자주 생긴다.

 

그래서 상한가를 칠 수 있는 주식을 미리 사둘 수만 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런 주식을 찾으려고 온갖 증권분석방법을 동원하게 된다. 

여기에는 전통적인 재무제표분석의 방식부터 세력들이 매집한 흔적을 찾는다는 방식까지 다양하다.

 

 

<보초만 서다 마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앞으로 뛸 수 있는 말을 찾아서 미리 사두는 방식은 "밀짚모자는 겨울에 사라"는 격언을 실천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잘못하면 보초만 서다 마는 경우가 생긴다.  언젠가는 오를 줄 알고 나름대로는 우량한 주식을 사두었는데, 다른 주식들은 다 오르는데도 불구하고 이 주식은 오르지도 못하고 시장이 대세하락으로 전환하자 한번도 움직이지 않던 주식이 이제는 하락세에 동참하는 것이 아닌가?

바로 이것이 밀짚모자를 겨울에 사는 투자방법의 문제점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말이 뛰기 직전에 올라 타는 것이다>

가장 바람직한 투자방법은 뛰는 말을 잡는 것도 아니요, 밀짚모자를 겨울에 사는 것도 아니다.  사실 밀짚모자는 늦은 봄쯤에 사는 것이 좋고, 말은 뛸 때 올라타는 것보다 뛰기 직전에 타서 채찍질을 하는 것이 맞다.  헌데 이것이 쉽지 않은 것이다.  언제부터 말이 뛰기 시작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2. 가치와 가격은 같은 것인가? 다른 것인가?

 

<현재의 주가에는 기업의 현재가치를 포함한 모든 정보가 반영되어 있다>

왜 시장에는 PER이 100인 주식과 1인 주식이 공존하는 것일까?  주식의 가치(Value)와 가격(Price)은 다른 것일까, 같은 것일까? 다르다면, 그 괴리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

PER이 1인 주식은 미래의 PER이 100이 될 위험을 투자자들이 인지하고 있어서 PER가 1인 것이 아닐까? 
PER이 100인 주식은 미래의 PER이 1이 될 가능성을 투자자들이 기대하고 있어서가 아닐까?
아니면 어떤 때는 PER이 100인 주식이 계속 오르고, PER이 1인 주식은 소외되는 현상이 왜 발생하는 것일까?

 

굳이 '효율적시장가설'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주식시장에는 이미 공표된 정보(재무제표, 공시된 재료, 시장에 유포되고 있는 정보)에 의존하지 말라는 격언들이 많다.
여기에는 자신이 지득한 정보가 자신만이 아는 정보라고 생각하지 말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현재의 주가가 곧 그 기업의 가치라는 얘기와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힘을 들여서 기업의 재무제표나 뉴스를 분석할 필요가 전혀 없다.  그렇지만 시장이 효율적이라는 얘기는 기업의 재무제표나 뉴스를 분석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효율적이 된 것은 아닐까?  그래서 주가에는 이미 기업의 모든 가치가 반영된 것이다.

 

미래의 재무제표를 미리 만들 수만 있다면 재무제표분석 등 기업가치에 근거한 투자방법은 유일무이한 투자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미래의 재무제표를 알기 위해서는 앞으로 경제환경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알아야 한다.  설사 이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 하더라도 경제환경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연구하는 투자방법은 이미 사전적 의미의 가치투자는 아니다.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움직이는 방향은 일정기간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주식투자를 하는데 있어서 두가지 접근방법이 있다.  TopDown방식과 BottomUp방식이다.  전자는 경제의 흐름과 산업의 동향을 파악하여 투자종목을 추출하는 방식이고, 후자는 기업의 내재가치를 분석하여 투자종목을 선별하는 방식으로  내재가치가 우량한 주식은 언젠가는 제 가치를 찾아간다는 논리가 숨어 있다.

TopDown방식은 어떤 말이 뛸 것인가를 분석하여 올라타는 방식이며, BottomUp방식은 밀짚모자를 겨울에 사는 방식이다.

 

주식의 가격만 매일 매일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내재가치도 사실상 매일 매일 변화한다.  기업이 매출을 일으키고 수익을 만들어내는 활동은 경제환경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  지금까지는 매출성장률도 좋았고, 이익성장률도 좋으며, PER나 PBR도 낮은 편이어서 주가상승을 기대할 수도 있었지만, 경제환경이 바뀌면 기업의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

 

BottomUp방식의 단점은 시간에 대한 고려가 약하며, 주식시장의 효율성을 다소간에 간과한다는데 있다.

내가 분석한 기업가치와 주가와의 괴리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닐까?  설사 괴리가 있다 하더라도 그 괴리는 언제 없어지는가?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느냐는 것이다.

 

TopDown방식도 인간이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보면 한계가 있다.  그러나 현재의 움직임은 일종의 관성의 법칙에 의하여 일정기간 방향성이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본다면 TopDown방식은 현재 뛰고 있거나 조만간 뛸 말을 잡으려는 것으로 제한된 범위 내에서는 유효할 수 있다

 

3.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시간이 지나면 기업의 가치가 인정받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그 기업의 가치가 가치를 인정받게 될 때까지도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와 함께 그 기업의 가치(or 가치기준)를 인정하는 투자자들이 규칙적이든 아니든 관계는 없지만, 단속적으로 등장하게 마련이라는 순환법칙이 성립되어야만 논리적으로 '眞'이 된다.

 

기업의 가치는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으로 나누어 평가할 수 있다.  어떤 경제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이 기업의 성장성에 더 관심을 갖고, 어떤 경우에는 안정성이 크게 부각되기도 한다.


성장성을 미래가치, 수익성을 현재가치, 안정성을 과거가치라고 한다면, 어떤 때는 미래가치가 부각되고 어떤 때는 현재가치가 부각된다는 것이다.  보통은 미래가 불확실할 때는 현재가치나 과거가치가 더 중요시되고, 미래에 대한 전망이 좋을 때는 미래가치가 고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어쨌든 기업의 가치나 가치기준은 가끔씩 인정을 받게 되는 것만큼은 분명한 것 같다.  또한 기업의 가치특성은 쉽게 변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기업의 가치를 결정하는 요인 중에 '주된 제품'과 '시장에서의 지위', '경영자와 기업문화'는 쉽게 변하지 않거니와 이것이 기업의 본질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길목을 지키는 방법도 기다리다 보면 곧잘 성공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시간이 돈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4. 앞으로 뛸 말을 미리 알아내는 방법은 없을까?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지만,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김춘수님의 '꽃')
사람들이 그 주식이 싸다고 하기 전에는 그 주식의 가치는 그저 가치에 지나지 않지만, 사람들이 그 주식이 싸다고 여겨 매수했을 때 비로서 그 주식의 가치가 그 주식의 가격이 된다.

 

아름다운 꽃을 찾아다니기 보다는 사람들이 많이 바라보고 감탄(할)하는 꽃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여기서 케인즈의 미인투표 얘기를 다시 거론할 필요는 없겠다.

 

사실 결정적인 것은 주식의 가치가 아니라 그 주식의 가치를 인정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며, 왜 과거에는 그것을 인정하는 사람들이 없다가 지금에 와서는 그 가치를 인정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가 하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현상을 투자심리로 설명할 수도 있지만, 투자심리 역시 현실의 자극에 영향을 받는 것이다.

유동성, 경제변동과 산업구조의 변화가 투자심리에 반영된다.

 

그래서 경제를 연구해야 한다.  경제변동에 의해서 주가가 움직이기 때문이다.  경제변동이 꼭 경기순환만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강세장에서 수출주들은 시세를 분출했지만, 내수주들은 제자리에 그대로 있는 경우도 많다.  이는 양극화현상에 의하여 내수는 기대만큼 증가하지 못한 까닭이다. 
또한 삼성전자보다 삼성테크윈과 삼성전기, 제일모직의 주가상승률이 훨씬 높았다.  이 회사들의 실적이 좋아지는데는 삼성전자와의 좋은 조건의 거래도 한 몫을 한 것은 아닐까?

 

이런 부분까지 포함하여 경제의 변동과 산업구조의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 결국은 앞으로 뛸 말을 미리 알아내는 방법인 것이다.

 


5. 언제 말에서 내려야 하는가.

 

그리고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것은 언제 말에서 내려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어찌보면 말에 올라탈 시점을 고르는 것보다 말에서 내려야 할 시점을 선택하는 것이 더 어려운 문제이고, 투자수익률을 결정하는데 있어 중요한 요인이다.  쉽게 얘기해서 주식은 사는 것만큼 파는 것도 어렵다는 뜻이다.

 

주가가 오르기 시작해서 자신이 생각해 두었던 가치에 도달하면 판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주가가 그 가치에 도달하기 전에 꺾이는 경우도 있고 주가가 그 가치를 넘어서서 가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주도논리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주식을 매수하게 되면 주도논리가 바뀔 때 주식을 팔면 되지만, 가치논리는 시간에 대한 고려가 약하기 때문에 매수, 매도시점에 관한 기준이 추가되어야 한다.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샀더라도 너무 오래 기다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  또한 자신이 생각해둔 가격에 미달해서 주가가 추세적으로 하락할 경우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기관투자가의 경우와 개인투자자의 경우는 다르다.  기관투자가는 시세를 선도할 수 있으므로 BottomUp방식으로 투자를 해도 개인보다는 가까운 장래에 수익을 낼 가능성이 더 높다는 뜻이다.]

 

 

 

  경제주권시대의 글은 정당한 범위와 공정한 관행에 합치된 이용은 가능하지만, 무단으로 전재하거나 출처 

  밝히지 않고 가공.편집하여 이용할 경우 저작권법에 의하여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http://cafe.naver.com/econoequity

출처 :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
글쓴이 : 지향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