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칼럼

교육에 대한 일곱가지 신화

일취월장7 2018. 10. 16. 12:57

교육에 대한 일곱가지 신화|_교육문제

마크롱 | 조회 280 |추천 0 |2018.10.09. 12:32 http://cafe.daum.net/kseriforum/7ofv/6324 


"교육에 대한 일곱가지 신화"라는 책을 공유하였다. 일단 책 놓고, 사 본 다음 응용하기 위해서다. "한국 의학교육의 일곱가지 신화"라는 논문을 쓰기 위한 목적이다. 아마도 한국의학교육학회지는 실어주지 않을 것이다.


1. “지식보다 역량이 더 중요하다”
2. “학생 주도의 수업이 효과적이다”
3. “21세기는 새로운 교육을 요구한다” ...
4. “인터넷에서 모든 것을 찾을 수 있다”
5. “전이 가능한 역량을 가르쳐야 한다”
6. “프로젝트와 체험 활동이 최고의 학습법이다”
7. “지식을 가르치는 것은 의식화 교육이다”


가 그 신화(번역서 제목에서는 미신이다)인데 의학교육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1. 지식보다 역량이 더 중요하다 ->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지식이 기본이다. 운전을 하려면 핸들이 뭐고 브레이크가 뭔지는 알아야 한다. 도로교통법과 표지판도 알아야 한다. 역량은 그 최종 결과다.


2. 학생 주도 수업이 효과적이다. -> 학생 주도 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준비가 필요하며, 그 중에는 학생들로 하여금 읽기 자료를 읽게 하거나 이미 동영상 강의를 보게 하는 준비가 필요하다. 소위 flipped learning은 이런 준비 없이 불가능하다. 즉, 교실에서 학생주도 수업을 하려면 학생들은 사전에 교과서를 열심히 읽어오거나 동강을 봐야 한다. 당연히 수업 시간에 교과서 강의만을 들은 학생들보다 잘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는 교육의 상당 부분을 학생들 개인에게 떠넘긴 것이다.학생들이 투자하는 시간은 훨씬 많아진다. 그럼 효율성은?


3. 21세기는 새로운 교육을 요구한다. -> 인간의 지식 습득 과정은 석기시대나 21세기나 비슷하다. 다만 도구들이 바뀐 것 뿐이다. 돌판에서 흑판으로, 흑판에서 ppt로 바뀌었을 뿐이다. 병상 실습은 17세기 보어하브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도 않다.


4. 인터넷에서 모든 것을 찾을 수 있다. -> 이미 지식을 가진 전문가나 인터넷에서 옥석을 가릴 수 있다. 초보자는 그 쓰레기 더미에 묻혀 허우적댄다. 특히 네이버 지식인!


5. 전이 가능한 역량을 가르쳐야 한다. -> 역량을 가르칠 수 없다. 역량은 지식을 바탕으로 본인이 직접 해 보면서 깨닫는 것이다. 운전 실기 강사는 옆에 앉아 있지만 이들의 역할은 비상시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다. 옆에 앉아서 자 시동 거세요, 엑셀 밟으세요, 좌회전 하세요, 후진하세요...이렇게 하다보면 운전 못 배운다. 임상실기도 마찬가지다.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피드백을 주는 것이며, 그 과정에서 환자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임상교수의 임무이다.


6. 프로젝트와 체험 활동이 최고의 학습법이다. -> 동의한다. 그런데 이걸 제대로 하려면 지식이 선행되어야 한다. 듣거나 읽을 수밖에 없다. 그 뒤에 이 활동을 통해 지식을 consolidation하는 것이다. 체험을 통해 지식을 갖추는 건 이미 그러한 체험을 어느 정도 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영역이다. 그러나 초심자(novice)는 그럴 수 없다.


7. 지식을 가르치는 것은 의식화 교육이다. -> 교육과정이란 대부분 지식 전수를 위해 짜여진 조심스러운 활동의 연속이다.


우리는 지식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습득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야지, 지식 없이 무슨 역량이 바로 실현된다는 환상에 사로잡히면 곤란하다. PA나 오더리도 특정 술기나 수술은 잘할 수도 있다. 그것만 특화되서 여러 번 해 보았으니까. 그러나 의사의 가치가 특정 술기나 수술을 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특정될 수는 없다.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불확실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 의사가 의사인 이유이다. 지금 의학교육의 트렌드대로 스키마와 역량만을 중시하면 인공지능과 로봇, 혹은 숙달된 PA가 의사를 대치 못할 이유가 없다. 그래도 좋다면 그 방향으로 가면 된다. 일부 분야는 그것이 더 나을 지도 모른다.


교육 논쟁이란 결국 가치관과 철학의 싸움이다. 한국 의학교육의 혼미는 결국 철학의 부재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아무도 철학 얘기는 하지도 않는다. 여기서 철학의 의미는 체계화되고 구조화된 생각의 모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