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재무설계

전직 보험설계사의 고백 "보험은 쓰레기다!"

일취월장7 2015. 12. 10. 18:57

전직 보험설계사의 고백 "보험은 쓰레기다!"

[독서통] <당신이 믿고 가입한 보험을 의심하라> 쓴 구본기 씨
이대희 기자 2015.12.09 08:00:25
사회 초년병. 취직했다는 주변의 축하를 받기 무섭게 엄마 친구, 학교 선배, 군 시절 선임병이 찾아옵니다.

"이제 너도 보험 하나 들어야지."

이런 경험 다들 있으시죠? 따지고 보면 우리는 국민건강보험이라는, 세계적으로 칭찬받는 보험 상품에 가입했습니다. 이제 우리에게는 공기처럼 당연한 제도라 정작 '보험'이라는 말은 다른 곳에 쓰입니다. 민간 보험사의 갖가지 상품 말이죠.

이 보험에 가입할 때 약관을 잘 읽어보고, 보장 범위를 꼼꼼히 따져 보고, 보장성이 어느 정도인지, 이자 수익률은 얼마나 되는지 다 확인해 보시나요? 적잖은 분은 아마도 지인의 권유에 마지못해, 아니면 주변에서 좋다고 하니 별생각 없이 가입하셨을 겁니다. 그래도 될까요?

김종배 <시사통> 편집인과 강양구 <프레시안> 기자가 진행하는 '독서통'에서 이번에 다룰 책은 <당신이 믿고 가입한 보험을 의심하라>(구본기 지음, 생각비행 펴냄)입니다.

간단히 말해 이 책은 우리가 가입한 민간 보험 대부분이 오히려 우리에게 손해를 끼친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진짜 좋은 보험은 국민건강보험인데, 이런 민간 보험이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마저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도 함께 담았고요.

저자는 20대 초반부터 보험설계사로 관련 직종에서 근무하다 금융 상품의 허상을 깨닫고, 금융 시스템의 모순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전문을 소개합니다.



▲ <당신이 믿고 가입한 보험을 의심하라>의 저자 구본기 씨. ⓒ프레시안(최형락)


금융에는 답이 없다

독서통 : 화요일 오후에 보내드리는 독서통 시간입니다. 저희가 독서통 시작한 지 두 달이 조금 넘었는데, 다양한 책을 다루다 보니 해외에서도 반응이 오더군요. 저희 방송을 해외에서 많이 들으시는데, 한 분께서 김동춘 교수의 <대한민국은 왜?>(사계절출판사 펴냄) 방송을 듣고 내용이 아주 좋아서 국내에 배송 주문을 하셨다고 하더군요. (☞관련 기사 : '헬조선', 기독교-월남자 동맹의 합작품)

한 출판사 사장님께도 전화를 받았습니다. 독서통 방송이 나온 다음 책의 반응이 조금 있었나 봐요. 고맙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광고를 하신다는 말씀은 없으시더라고요. (웃음)

사실 업계 사람들 반응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요. 요즘 출판계에 섭외 전화를 드리면 "아, 독서통!"하고 바로 반응하시는 분이 많아요. 이상 '자뻑' 시간이었습니다. (웃음)

이번 주 여러분께 소개해드릴 책입니다. 재테크에 관심 있는 분 많으시잖아요? 다들 펀드다, 연금 저축이다, 종신 보험이다, 여러 가지 금융 상품에 가입하셨죠? 최근 나온 책 중에서 <당신이 믿고 가입한 보험을 의심하라>라는 제목의 책이 있더라고요.

책 내용이 좋을 뿐 아니라 저자가 흥미로웠어요. 굉장히 젊으신데, 자산 관리라든가 재테크와 관련해서 이런저런 경험을 많이 하셨습니다. 이런 경험을 모아서 <월급을 경영하라>(쌤앤파커스 펴냄), <당신이 재테크로 부자가 될 수 없는 이유>(라이온북스 펴냄) 등의 책을 이미 내셨어요. 이번에는 이 책을 통해 보험에도 메스를 들이대셨죠. 한번 모셔서 보험에 관한 고민을 나눠보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저자 구본기 씨 이 자리에 나와 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구본기 : 안녕하세요.

독서통 :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십니까?

구본기 : 32살입니다.

독서통 : 그런데 재테크에 박식하세요?

구본기 : 네. 좀 알죠. (웃음) 23살 때부터 보험설계사를 시작했거든요. 그때가 2006년인데요, 당시가 재테크 황금기였어요. 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뜨기 시작할 때였죠. 은행에서 "우리도 미래에셋 펀드를 팝니다"라고 광고하기 시작한 때입니다.

독서통 : (김종배) 기억나는 게 당시 은행에 적금 들러 갔더니 창구 직원이 "왜 적금 드느냐"며 펀드 가입을 강권했습니다. '어!어!' 하다가 그 자리에서 펀드에 가입했습니다. 그래서 몇 달 붓고 깼는데, 십몇만 원 벌긴 했습니다. (웃음)

(강양구) 저는 그때 아는 선배 때문에 변액유니버설보험에 들었다가 깼습니다. 원금도 제대로 못 건졌죠. 지금도 종신 보험 하나를 안고 있습니다. 우리 같은 분들이 매우 많으실 겁니다.

아무튼, 저자인 구본기 씨가 처음 보험설계사로 일하셨군요.

구본기 : 네. 당시는 아무것도 몰랐죠. 사회 분위기는 미친 듯 돈을 찾고 있었어요. 보험설계사를 하면 돈 벌 수 있다는 얘기에 바로 시작한 거죠. 그때 자본시장통합법이 시작해서 보험설계사들이 펀드도 판매할 수 있고, 카드도 취급할 수 있게 됐거든요. 물론 금융 위기 터진 후 많은 제재가 가해졌지만요.

그런데 아무래도 보험설계사가 '스펙'이 조금 떨어진다고 해야 할까요? 아무튼, 보통의 은행 직원과 비교해서 열등감이 있습니다. 그래서 당시 (부족한 스펙을 채우기 위해) 금융 분야 공부를 하게 됐죠. 이 때문에 그 당시에 보험설계사 이름을 바꾸는 것도 유행이었죠. 재무 설계사(FC)라는 식으로요.

독서통 : 책의 저자 소개를 보면 "돈을 모으고 싶다는 보통 사람의 열정을 이용하는 금융 시스템의 모순에 눈을 뜨고 재무 설계 회사를 그만뒀다"고 하셨습니다.

구본기 : 재무 설계 회사라는 곳이 많은데요. 그곳들이 실제로는 다 보험 대리점입니다.

독서통 : 직장을 그만둔 어떤 계기가 있었습니까?

구본기 : 이상을 갖고 있었어요. 금융이 쪼들리는 사람을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죠. 하지만 금융을 공부할수록 '이건 아니다' 싶더라고요. 10년을 공부했는데, 결론은 '금융에는 답이 없다'는 거예요.

독서통 : (웃음) 그 문제의식이 이 책 저술로까지 이어진 거군요.

우리가 각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보험을 의심해야 하는 이유를 한 문장으로 정의해 주실 수 있을까요? 보험은 뭡니까?

구본기 : 보험은 계약이죠. 보험사와 계약자가 이런저런 사건이 발생하면 이만큼의 보험금을 준다고 약속하는 거죠.

독서통 : 그런데 그 계약이 부도날 가능성이 큰 거군요.

구본기 : 그렇죠.

독서통 : 알겠습니다. 이제 구체적인 내용으로 들어가 보죠. 보험의 종류를 크게 저축성 보험과 보장성 보험으로 나눌 수 있죠?

구본기 : 네. 아무래도 두 가지 보험이 가계에서 가장 많이 가입하는 형태죠.

독서통 : 두 가지를 설명해 주시죠.

▲ 보험은 절대 저축이 될 수 없다. ⓒpixabay.com


변액유니버설보험, 절대 들지 마세요

구본기 : 저축성 보험은 말 그대로 저축 기능이 있는 보험이고, 보장성 보험의 반대급부로 보시면 됩니다. 은행에 가시면 "보험사가 파는 저축이에요"라고 설명합니다. 대표적인 게 변액유니버설보험이죠. 펀드인데 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상품이죠. 보장성 보험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보험입니다. 의료 실손 보험, 종신 보험과 같은 거요.

독서통 : 그러니까 강 기자가 가입했던 변액유니버설보험은 저축성 보험이고 종신 보험은 보장성 보험이죠. 책 초반부에 보면 "저축성 보험은 현존하는 최악의 금융 상품 중 하나"라고 쓰셨어요.

구본기 : 네, 맞아요. 금융 산업 자체가 일종의 사기에 가까워요. 은행을 예로 들면, 은행은 부가 가치를 창출하지 않아요. 예금자의 돈을 융통할 뿐이죠. 그런데 은행원이나 또 CEO는 돈을 엄청나게 벌어요. 그 돈이 다 우리 주머니에서 나왔거든요. 그게 바로 금융사의 최대 수익원인 수수료입니다.

실제로 금융사가 어떻게 최대한 수수료를 많이 받아낼까 생각하면서 만든 게 파생 금융 상품이에요. 파생 금융 상품은 기초 자산의 가격에 따라 고객이 받는 돈이 변동되는데, 이걸 간단히 정의하면 '설명을 듣고 나서 뒤돌아서면 하나도 모르겠는 것'이죠.

예금이나 적금은 사람들이 다 돈이 어떻게 붙는지 아시잖아요? 파생 금융 상품을 설명하라면 어렵죠. 변액유니버설보험이 대표적인 파생 금융 상품이에요. 이 보험이 어떻게 돈을 불려주는지 우리는 잘 몰라요. 주가연계파생결합증권(ELS), 펀드도 다 마찬가지죠.

파생 금융 상품이 얼마나 지독하게 짜였는지 다른 예를 들어보죠. 펀드에 가입할 때 가입자는 자기 돈 100%를 부담하죠. 그런데 가입자는 위험도 100% 부담합니다. 금융사는 돈도 안 내고 위험도 부담하지 않는데, 고객은 수익이 나야만 돈을 벌고, 금융사는 고객이 돈을 잃건 얻건 항상 수수료를 챙깁니다.

이런 파생 금융 상품의 나쁜 점을 모두 합친 게 바로 변액유니버설보험과 같은 저축성 보험이에요.

독서통 : 기본적으로 파생 금융 상품이 고객을 등쳐먹기 좋은 상품인데, 저축성 보험은 그중에서도 가장 나쁘단 거군요?

구본기 : 네, 맞아요.

독서통 : 보다 자세히 설명해주시면 좋겠어요.

구본기 : 수수료 때문이에요. 변액유니버설보험 가입을 고민할 때 수수료를 더욱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어요. 보험사가 버는 보험료는 크게 네 덩이로 나뉘어요. 신계약비, 유지비, 위험 보험료, 저축 보험료, 이렇게요.

독서통 : 예를 들어 제가 10만 원씩 매달 낸다면 은행의 경우 그 10만 원이 고스란히 적립되거나 어디에 투자되는데, 보험사는 아니라는 거죠?

구본기 : 네, 그렇죠. 저축성 보험이 보통 은행 적금이나 증권사 펀드와 비교되죠. 신기하게 저축성 보험은 이자를 붙여주는 데다가, 내가 죽으면 사망 보험금도 줍니다. 그런데 이게 공짜일 리가 없잖아요. 여기에 각종 수수료가 붙어요. 그런데 이 수수료가 상품 안에 숨겨져 있어서 고객은 전혀 모르죠.

신계약비는 보험사 일반 수수료로 생각하시면 되고요, 유지비는 수금비, 위험 보험료는 피보험자 사망 시 지급하는 보험금 재원을 만드는 수수료고요. 결국 보험사가 가져가는 수수료 네 덩이 중 지금 말씀드린 세 덩이를 제외한 저축 보험료에만 이자가 붙습니다.

여기서 보험사는 이 네 덩이 중 저축 보험료만 '원금'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우리 계약자들은 이런 수수료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전혀 몰라요.

독서통 : 쉽게 얘기해서 제가 보험금을 매달 10만 원씩 낼 경우, 저로서는 월 10만 원이 원금이 되고, 만기가 되면 그 원금에 이자가 붙어서 와야 하는데 보험사는 계산법이 다르다는 거죠? 보험사는 내 돈을 갖고 사업하면서, 그 10만 원 중 별의별 수수료를 다 제하고 남은 '저축 보험료' 항목에만 이자를 붙여서 준다는 거죠?

구본기 : 네, 정확합니다.

독서통 : 보통 수수료가 10~20% 정도 된다면서요?

구본기 : 네. 만일 제가 한 달에 10만 원을 내면 그중 8~9만 원 정도만 투자되는 거죠.

독서통 : (보험사가) 이자를 붙여주는 건 그 8~9만 원에만 주는 거고요.

구본기 : 네, 맞아요.

독서통 : 수수료를 사업 경비로 쓰는데, 자기들이 내는 게 아니라 고객 돈으로 사업하는 거고요. 그러면서 고객 원금을 줄여버리고요. 그래서 보험에 가입했다가 중간에 해약하면 터무니없는 금액만 주는 거군요.

구본기 : 저축성 보험이 특히 해약 환급금이 적어요. 이 상품에는 미상각 신계약비라는 부가 수수료가 또 붙기 때문입니다. 많게는 가입 1년차 때 해지할 경우 25%가 넘는 돈을 수수료 항목으로 떼어갑니다. 그러니까 말이 안 되죠. 이게 무슨 저축이에요.

독서통 : 우리는 사실 중도 해지하면 원금이 반 토막 난다는 건 경험적으로 알았습니다. 왜 그런지는 모르고 '원래 보험은 그래' 하고 넘어갔는데, 거기에 이런 수수료의 비밀이 있었던 거군요.

그러니 한편으로 설사 투자 수익률이 높았다손 치더라도, 고객이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적은 금액이 적립되는 거군요.

구본기 : 네. 이것도 재미있는 부분이에요. 변액유니버설보험은 보험 저축료를 펀드에 투자합니다. 그러면 투자 수익률 보고서가 나오잖아요? 만일 '연수익률이 20%'라고 찍혔다면 고객은 내가 낸 돈 10만 원에 20%가 붙었다고 생각하죠. 그러나 명확하게 말하면,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이 투자되죠. 만일 1년에 수수료 10%가 빠져나간다고 가정하면, 1년에 11% 이상이 수익이 나야 고객 입장에선 원금이 되는 거예요. 그런데 1년 사이에 물가는 상승했죠, 그 돈을 은행에 넣어서 안전하게 얻을 수 있는 예금 수익 기회비용까지 계산하면, 웬만해서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어요.

독서통 : 말이 안 되는 거군요. 1년에 11% 수익률을 낸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데.

그런데 그 정도 수익이 나와야 겨우 (물가 변동률을 고려한) 원금 보전이라도 된다는 거군요. 그렇다면 무조건 손해네요?

구본준 : 무조건 손해죠.

독서통 : 만기가 되어서 돈을 다 받는다손 쳐도,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손해고요. 그러면, 결론은 저축성 보험에 들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겁니까?

구본준 : 네, 전혀 없어요.

독서통 : 그런데 왜 그렇게들 가입을 권하죠?

구본준 : (보험 판매자가 받는) 수당이 세거든요. 다 돈 벌려고 하는 거죠. 보험 설계사 자체가 특수고용직이거든요. 상품을 팔아야만 돈을 버는 개인 사업자죠.

독서통 : 한 명을 가입시키면 설계사가 얼마를 가져가나요?

구본준 : 상품마다 다른데요, 요즘 같은 경우 실손 보험 월 1만 원짜리를 팔았다고 치면 약 10만 원 정도 가져갑니다.

▲ 공보험 체계는 미국 등 여러 나라가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공보험만이 보험의 본래 목적을 가입자에게 줄 수 있다. ⓒpixabay.com


국민건강보험이 최고

독서통 : 엄밀히 따져보면, 보험 설계사를 욕하기 전에, 이런 시스템을 만들어 운영하는 보험사가 본질적 문제군요.

구본준 : 착취 구조예요. 보험 설계사로 들어오는 진입 장벽이 굉장히 낮아요. 다른 분들도 이렇게 꼬시는 줄 모르겠는데, 저는 처음 넘어갈 때 "당신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하는 사업"이라는 말에 넘어갔어요. 일종의 소매상이 되는 거죠. 보험사는 도매상이고. 말은 좋죠. (웃음)

독서통 : 여기서 근본적 의문 하나를 제기하게 됩니다. 저축성 보험이라는 게 우리나라에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구본기 씨 주장에 따르면 저축성 보험은 피보험자에게 절대 이익이 될 수 없는데, 그런데도 이게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이유는 뭡니까?

구본준 : 정보가 너무 비대칭적이에요. 저 같은 사람이 이렇게 글을 써서 설명해주면 누구나 이해해요. 그런데 인터넷에 들어가 조금만 검색해보면요, 보험사들이 만들어낸 정보가 너무 많이 넘쳐나요. 요즘 가장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게, 금융감독원에서 '1사 1교 교육'이라고 해서 금융사 하나가 학교 하나를 맡아서 금융 교육을 해줘요. 그러면 '투자해야 돈 번다'는 (뻔한) 금융 이데올로기를 학생들에게 주입하게 되죠.

독서통 : 우리나라 언론에서는 우리나라 금융 교육이 너무 안 돼 있다고 많이 하잖아요?

구본준 : 그 자체가 (잘못된) 이데올로기죠. 금융 산업 자체가 너무 비정상적으로 발전했어요. 다 수수료 빼먹으려고 하는 건데도.

독서통 : 알겠습니다. 여태 저축성 보험에 관해 이야기해봤고, 이제 보장성 보험 얘길 해보죠.

보장성 보험은 대표적인 보험 상품입니다. 생명 보험, 암 보험, 실손 보험 등이요. "당신이 암에 걸리면 치료비 전액에 생활비 3000만 원 드립니다"라고 광고를 하죠. 구본기 씨가 제기하는 문제는 "치료비 전액 준다"는 말이 사실이 아니라, 국민건강보험의 자기 부담금 항목을 보장해주는 것이고, 따라서 국민건강보험을 확대해서 자기 부담을 줄이면 보장성 보험(특히 실손 의료비 보험)이 설 자리가 없다는 겁니다. 이건 예전 '의료통'에서도 나온 얘기고, <프레시안> 지면에도 여러 차례 나온 얘기입니다. 구본기 씨도 같은 견해인 거죠?

구본기 : 네, 완벽히 일치합니다.

독서통 : 그렇다면 공보험, 국민건강보험을 조금만 강화해도 이런 (실손 의료비) 보험은 설 자리가 없어지고, 또 그렇게 가는 게 맞다는 말씀이시죠?

구본기 : 금융이 자기가 있어야 할 자리를 넘어서 버렸습니다. 보험이 마찬가지죠. 보험은 정액 보험에 머물러야죠. 보험을 보험금 지급일로 분류하면 실손 의료비 보험과 정액 보험으로 나뉘는데요, 앞서 예로 드신 형태의 '치료비를 주는' 보험은 실손 보험이죠. 실손 보험은 의료적 성격의 보험이에요. 국민건강보험의 '미투 상품'이죠.

국민건강보험의 보장 내역이 올라가면 실손 보험이 줄어들고, 실손 보험이 올라가면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이 떨어지죠. 일종의 시소입니다. 한쪽이 좋아지면 한쪽은 사정이 나빠지는 대립 관계예요.

<프레시안>에서도 예전에 삼성생명 문건 유출 사건을 다뤘죠. 거기서 총 6단계를 소개했는데, 보험 산업의 최종 목표가 정부 보험(국민건강보험) 무력화였죠.

보험사는 원래 (암 걸리면 3000만 원 준다고 하는 식의) 정액 보험을 판매했어요. 실손 보험을 처음부터 판매한 건 아니에요. '국민건강보험이 부족하다'는 식의 이데올로기를 퍼뜨리면서 (또 실제로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이 낮아서) 실손 보험 판매가 퍼졌죠.

독서통 : 그러다 보니 내가 실손 보험료를 낼 소득은 되는데, 만일의 사태 때 목돈(병원비)을 낼 능력은 없으니 그걸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내주는 것 외 나머지를 실손 보험에 기대게 된다는 거죠.

관련해서 예전 의료통에 출연하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의 정형준 정책국장께서는 "차라리 그 보험료를 보험사에 내지 말고 매달 저축하고, 정말 병원에 갈 일 있으면 그때 치료비로 내라. 그게 덜 손해 본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문제는, 만일 내가 가장인데 내가 입원하면 치료비는 그렇게 해결한다손 치더라도 생활비는 어떻게 하느냐는 거죠. 이런 심리를 노린 건지 요즘은 실손 보험과 정액 보험을 혼합한 상품도 많잖아요. '치료비 전액 지원에 생활비 얼마'라는 식으로요. 사실 이 생활비 문제 때문에 많은 사람이 이런 보험에 가입하게 되거든요.

구본기 : 답하기에 앞서 우선 앞서 얘기하던 실손 보험과 정액 보험의 구분부터 할 필요가 있어요. 실손 보험은 의료비를 보장해주고, 정액 보험은 소득 상실분을 보장해 주잖아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가입하게 되죠.

보험사가 준다는 돈, 정말일까

독서통 : 그럼, 보장성 보험에는 어떤 문제가 있나요?

구본기 : 앞서 보험이 계약이라고 했는데, 계약할 때 우리는 '보험사가 약속을 안 지키면 어떡하지?'하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이런 생각을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계약자가 보험에서 얻으려는 건 결국 돈이거든요. '아프면 보장해주는 보험'에서 보장한다는 건 병원비잖아요?

그런데 보험사도 돈을 벌려고 사업해요. 보험사와 계약자가 원하는 게 같다는 거죠. 이를 게임 이론식으로 보자면, 보험 계약자는 보험에 가입하자마자 최대한 빨리 아파야 이익이에요. 보험 사기단이 대표적 경우죠.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이런 전략을 쓸 수 없어요.

그렇다면, 보험사는 어떤 전략을 써야 할까요? 보험료는 받으면서, 보험금은 안 줘야 합니다.

독서통 : 여기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는 거죠? 책 내에서 이런 문제가 서술되어 있습니다. 직접 피보험자가 계약서에 사인했느냐 안 했느냐 등을 따지는 식으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거나, 기존 본인이 가진 병력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식으로 말이죠.

구본기 : 말씀하신 사례는 굉장히 노골적인 방법입니다. 고지 의무 위반이라고 하거든요. 보통 보험 가입하실 적 '5년 이내에 병원에서 치료나 수술을 받은 적 있습니까?'라고 묻죠? 보험사에서는 일단 보험에 가입시키고 보험료를 꼬박꼬박 받아갑니다. 그러다 보험금을 청구하면 보험사가 "사전에 병력을 알리지 않았다"고 뒤통수를 칩니다.

그렇다면, 최초 계약 때 보험사가 보험 가입 자격이 제대로 있는지를 따지고 나서 가입을 받고 또 보험료를 받았어야죠. 그런데 우선 보험금부터 받고, 그 돈으로 보험사는 이자놀음을 하다가 보험금을 청구하면 그때 가서 딴말을 하는 겁니다.

독서통 : 정액 보험의 경우 가장 큰 문제는 보험금 지급 상황에서 보험사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보험금 지급을 안 하거나, 줄여버리는 경우죠. 그러면 정액 보험 말고 실손 보험 같은 경우에도 같은 문제가 발생하나요?

구본기 : 그렇죠. 실손 보험은 완벽하게 의료적 성격을 갖고 있는데요. 이것도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을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같습니다.

독서통 : 직접 겪은 일인데요. 실손 보험 가입할 때 보험금 지급 항목에 질병이 있고 상해가 있더라고요? 저는 그걸 잘 몰랐어요. 그래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청구했는데, 하나는 지급해주더니 하나는 안 해주더라고요. 알고 보니 저에게 보장되는 건 질병뿐이었더군요.

구본기 : 소비자가 보험에 가입할 때 깨알같이 적힌 약관을 보기 힘들죠.

독서통 : 정말 공들여서 이것저것 찾아서 보지 않으면 약관에 있는 용어도 이해하기 힘들죠. 사고와 질병 항목도 명확히 나누기는 어렵고요.

또 보험금을 잘 지급하지 않는 사례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구본기 : 가장 유명한 건 피보험자가 계약서에 직접 사인하지 않았다고 뻗대는 경우죠. 보험 계약할 때 여전히 피보험자가 직접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고 가족이 대신해주는 경우가 많잖아요? 이를 핑계로 보험사가 돈을 안 줍니다. 이런 사례가 보통 사망 보험금 지급 분쟁 대상이 되는데, 대부분 보험이 사망 사례를 넣거든요. 결국 99.9% 보험에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거죠.

독서통 : 책을 보면서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웠던 점이 이 부분인데요. 어쨌든 계약이 성립돼서 보험사는 계속 보험료를 받아왔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계약 의무를 이행할 때 계약서에 사인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보험금을 안 줄 수 있나요?

구본기 : 아전인수죠. 최근에는 이런 일도 있었어요. 보험사가 표준 약관을 복사해서 만든 계약서로 피보험자와 계약했는데, 그 계약서에 자살했을 경우 재해에 준하는 보험금을 준다는 항목이 있었어요. 그런데 보험사에서 이 부분은 실수로 들어갔다고 보험금을 계속 안 줘서 소송에 들어간 사례가 있어요. 소비자에게 돈을 줘야 할 경우에는 약관을 이유로 돈을 안 주면서, 자기들에게 불리한 상황에 닥치니 약관에 문제가 있다고 버티는 거죠.

소비자 편은 없다

독서통 : 이처럼 보험을 둘러싸고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 찾아가라고 금융감독원이 있잖습니까? 민원 접수나 해결 제대로 해주고 있다고 평가하세요?

구본기 : 전혀요. 금융감독원 운영 비용이 100% 금융사 출자로 충당됩니다. 금융감독원 고위직들이 퇴직 후 금융사로 갑니다. 현장에서 금융 피해자들과 민원 제기도 해 본 입장에서 금융감독원의 태도는 너무 미온적이에요. 가재는 게 편이죠.

독서통 : 민원 제기가 굉장히 힘들 수밖에 없겠네요. 소송에 들어가더라도 소비자가 금융사에 밀릴 수밖에 없을 테고요.

구본기 : 보험 민원 상황이 발생한다는 건 보험 사고가 발생했다는 거죠. 피보험자 입장에서는 아주 중대한 사고가 생긴 거거든요. 병원에 있거나 혹은 돈이 아주 급한 상황이죠. 그런데 이때 피보험자가 소송하러 다니고 병원 다니는 게 가능하겠어요?

독서통 : 그렇죠. 내 가족이든 나든 병원에 있는 상황에서 긴박하게 돈이 필요한 데 소송에까지 휘말리면 정말 어렵죠.

구본기 : 보통 우리 사회에서 "법대로 해!"라고 큰소리치는 사람은 여유 있는 사람이잖아요? 보험 가입하는 사람은 소시민이 대부분이죠. (소송하기) 힘들죠.

독서통 : 구본기 씨가 보시기에 보험 가입자는 을이잖아요?

구본기 : '슈퍼 을'이죠.

독서통 : 슈퍼 을의 권위를 조직적으로 보호하거나 대리해서 분쟁을 치러주는 단체가 거의 없죠?

구본기 : 조그마한 단체들이 있긴 한데, 그 정도로 접근성이 좋거나 힘 있는 단체가 있진 않죠.

보험사들이 소송을 제기하는 이유가 압박하기 위해서예요. 약관을 따지면 보험사는 분명 줘요. 문제는 뭐냐면, 소송을 제기하면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보험금을 안 줘도 돼요. 소비자는 그런데 돈이 급하잖아요. 여기서 중간에 합의하자는 식의 제안이 나오면 소비자는 따를 수밖에 없죠.

독서통 : 보험 가입자 입장에서는 답답하네요. 금융감독원에 가도 민원이 안 되고, 조직적으로 대응하기도 힘들고. 답이 없네요?

구본기 : 그래서 앞서 제가 금융에는 답이 없다고 했잖아요. (웃음)

독서통 : 그래서 이 책 제목이 의심하라는 거군요. 사후로 가면 답이 없으니, 예방 차원에서 가입 전 미리 의심하라는 말이죠?

구본기 : 네. 속지는 말자.

▲ '울며 겨자 먹기'로 보험 가입하더라도, 속지는 마세요. ⓒ프레시안(최형락)


실손형 보험이 그나마 낫지만…

독서통 : 책대로 하면, 저축성 보험은 들 필요가 없고요. 설사 다른 보험에 가입할 때 주의한다손 치더라도 약관이 너무 어려워요.

구본기 : 사실 보험이 어려운 금융 상품으로 다뤄진다는 데 문제가 있어요. 왜 금융 당국이 보험을 담당하는지 의문이 들 때가 많아요. 이건 보건 당국이 다뤄야 하지 않나요?

지난 10월 금융위원회에서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는데요, 내용을 보면 '타 업계'라고 하면서 보험사를 끌어들여요. 은행, 증권의 투자 상품은 사람들이 돈을 잃으면 그만이에요. 그런데 보험은 그렇지 않잖아요. 보험은 말 그대로 사람의 목숨이 연결된, 완벽히 의료적 상품이잖아요.

독서통 : 이처럼 사람의 목숨이 관련된 문제는 보건복지부와 같은 곳에서 관리하는 게 더 합리적이라는 거죠? 특히 보장성 보험의 경우요?

구본기 : 그렇죠.

독서통 : 앞서 말씀하신 여러 보험 중 실손 보험은 그나마 (현재로서는) 가입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책에서 말씀하셨어요.

구본기 : 울며 겨자 먹기로 가입하는 거죠.

독서통 : 저자께서 가입하신 보험이 있습니까?

구본기 : 전 없어요.

독서통 : 하나도 없습니까?

구본기 : 예. (웃음)

독서통 : 이래서 보험에 가입하면 안 된다는 거군요. (웃음)

책에 나온 보험 중 그나마 가입의 필요성을 인정한 게 실손 보험인데, 그것도 가입하는 이유는 현재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이 낮기 때문이죠?

답은 국민건강보험 강화

구본기 : 물론 실손 보험에 가입해도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제대로 안 해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선뜻 권하고 싶지 않아요. 가장 좋은 방법은 국민건강보험 보장성을 높이는 것이죠.

독서통 : 사실 이 문제가 지난 대선 때도 의제가 됐잖아요? 그 전에는 시민운동이 있었죠. 건강보험 하나로 운동이요.

구본기 : 굉장히 좋은 운동이고 설득력도 있었죠. 다만 제가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었던 게, 그분들이 말씀하실 때 거시적인 얘기부터 먼저 하세요. 세계가 이렇고, 우리나라가 이렇고, 하는 식으로요. 그러면 사람들은 잘 안 보죠. (웃음) 일반적인, 내 얘기부터 해주셨으면 좋겠는데 싶더라고요. 그런 시각에서 이 책을 썼습니다.

국민건강보험이 실손 의료비 보험과 같은 성격의 보험이잖아요? 우리가 이념이라든지 정치적 성향을 다 떠나서, 소비자로서 접근했으면 좋겠어요. 내가 낸 돈 대비 뭐가 더 이익이냐? 국민건강보험도 보험이잖아요? 국민건강보험이 훨씬 더 '가성비'가 낫죠.

독서통 : 오늘 아침 <프레시안>에 내가만드는복지국가의 김종명 건강보험하나로팀장께서 기고를 하나 하셨어요.

아이들 병원비 때문에 어린이 보험에 드신 분 많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 전체 진료비 중에서 어린이 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높지가 않다고 해요. 대부분이 고령층이죠. 그분 계산대로라면, 전 국민이 3870원씩만 국민건강보험료를 더 내면, 0~14세 이하 모든 어린이의 병원비를 지금 당장 무료로 할 수 있다고 해요.

더 좋게는, 작년에도 국민건강보험이 누적 흑자였고 올해 8월까지도 누적 흑자거든요. 그 흑자분 일부만 떼서 0~14세 이하 어린이 병원비를 전액 무료로 해도 지금 바로 시행 가능하다고 해요. 이렇게 되면 (민간의) 어린이 보험이 설 자리가 없어지죠. (☞관련 기사 : 건강보험 흑자? 애들은 병원비 없어 죽는데...)

구본기 : 우리는 좋죠. 하지만 보험사들이 싫어하겠죠. (웃음)

독서통 : (강양구) 저는 실손 보험은 없고, 사회 초년생 때 멋모르고 선배 꼬임에 넘어가 종신 보험에 들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지금도 보험료를 내고 있어요. 이 방송 전 제가 확인해보니 여태 1500만 원 정도를 냈는데, 지금 해지하면 950만 원 밖에 못 받더라고요. 그러니 원금 탈 때까지 계속 부어야 하는 덫에 빠져버렸죠.

저희가 지면에서 계속 국민건강보험 보장성을 높여야 한다는 기사를 쓰거든요. 이런 기사 쓰는 기자가 국민건강보험을 위협하는 실손 보험에 드는 게 맞나 싶어서 실손 보험은 안 들었어요. 그런데 김종배 선배는 실손 보험에 드셨네? (웃음)

(김종배) 저는 나이가 들다 보니, 솔직히 언제 내 몸에 무슨 일이 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어요. 그래서 내 실손 보험을 해약해야 하느냐는 부분에는 의문이에요. 그런데 우리 애들 실손 보험은 정말 돈 아깝다 생각 들더라고요. 지금까지 5년 넘게 들었는데, 아이들 병원에 가는 경우가 감기 걸려서 가는 경우, 아니면 아이가 밖에서 놀다가 못을 밟은 경우밖에 없어요. 그러니 보험사에 그냥 돈만 갖다 바치는 거죠. 그러니 한 번도 보험금을 탄 적이 없어요.

그런데 민간 실손 보험의 문제 또 하나가, 보험료가 계속 오르는 거예요.

구본기 : 너무 오르죠. 평균 한 해 10% 이상 올라요. 예전에는 3년에 한 번씩 보험료를 올렸어요. 그러니 새로 계약할 때마다 30~40%가 한 번에 올랐죠. 이게 문제가 되니 금융감독원이 조처했는데, 그게 뭐냐면 1년에 한 번씩 올리라는 거예요. 3년에 30% 올리던 걸 매년 10%씩 올리라고 한 거죠. (웃음)

독서통 : 제가 사실 눈에 지병이 있어서요. 생명 보험 가입이 안 돼요. 보험사 질병 판단 기준에서는 눈이 굉장히 중요하더라고요. 지인들이 보험 가입하라고 절 찾아오는데, 제 눈이 이렇다고 말하니 알아서 돌아가더라고요.

이 때 양가적 감정이 드는데, '잘 됐다'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기분이 나빠요. (웃음)

구본기 : 사보험의 취약점이죠. 국민건강보험은 다 받아주잖아요. 나이가 있어도, 어디가 아파도. 그런데 사 보험은 돈 벌기 위해서 보험금 지출이 예상되는 사람은 안 받아주죠.

독서통 : 정말 화가 나는 게, 장애인은 보험 가입이 잘 안 돼요. 정말 필요한 사람은 오히려 가입이 안 돼요.

구본기 : 그러니 금융에는 답이 없죠. (웃음)

독서통 : 일단 보험 가입할 때는 의심부터 해봐야겠군요. 

저자께 마지막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앞으로도 보험 가입 안 하실 겁니까?

구본기 : 실손 보험은 제게도 유혹이 돼요. (웃음) 저 같은 사람 때문에라도 국민건강보험을 조금 더 확충했으면 좋겠어요.

국민건강보험이 무조건 이득!

독서통 : 보험 대리점도 운영하셨으니, "건강 보험료 조금 더 내고 보장성을 100% 확충하는 게 가능하다"는 말을 믿으시나요?

구본기 : 그럼요. 가능합니다.

독서통 : 일단 저축성 보험은 치우고, 보장성 보험에 들이는 신경을 조금만 더 국민건강보험에 돌린다면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는 말씀이죠?

구본기 : 그럼요. 민간 보험사는 내가 낸 돈 대비 100% 이상을 절대 안 주거든요. 그러면 손해 보는 거니까요. 그런데 국민건강보험은 내가 낸 돈 대비 두 배 정도를 돌려줍니다. 더 정확히는 180%를 돌려주죠. 무조건 이득입니다.

독서통 : 그렇죠. 그게 핵심 포인트인데, 문제는 국민은 흩어져 있고 보험사는 이 문제에 관해 똘똘 뭉쳐있다는 거죠.

▲ <당신이 믿고 가입한 보험을 의심하라>(구본기 지음, 생각비행 펴냄.) ⓒ생각비행

구본기 :
사람들 만나서 이 말씀을 드리면 다들 이해는 하세요. 그런데 나중에 집에 가서 전화하세요. "인터넷 알아보니 제가 가입한 보험 좋다고 하는데, 그래도 깨는 게 맞겠죠?"라고 하세요. 저는 단호하게 "(가입하신 보험) 그거 쓰레기예요."라고 말씀드려요. (워낙 인터넷에 보험사 홍보 정보가 많아) 수사를 강하게 해야 들으시더라고요.

독서통 : 보험사 관계자가 이 방송 들으실 수 있는데 괜찮으시겠어요?

구본기 : 그러면 좋은 상품 만드셔야죠. (웃음)

독서통 : 그런데 오늘 말씀을 들어보면, 보험사가 좋은 상품을 만들 가능성은 거의 제로인 것 같네요.

이제 마무리해야 할 것 같은데요, 보험에 대한 국민의 문제의식이 없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런데도 떨치지 못하는 건 불안 심리 때문이에요. 문제는 개인의 불안 심리를 해소해주고 믿음을 주는 존재가 국가여야 하는데, 국가가 그 역할을 못 한다는 데 있습니다. 그러니 그 빈 공간에서 민간 보험사가 활개 치는 것 아니겠습니까?

당장 박근혜 대통령이 선거 때 4대 중증 질환 보장성 강화한다고 약속하셨잖아요? 그런데 지금 그 약속 안 지키고 계시죠. 이 부분만 강화되더라도 보험사가 들어설 입지가 확 줄어드는데요.

오늘 여러분과 생각비행이라는 출판사의 <당신이 믿고 가입한 보험을 의심하라>라는 책의 저자 구본기 씨를 모시고 독서통 진행했습니다.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