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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쌤 리더십' 와글와글…"이런 지도자 없나"

일취월장7 2010. 9. 29. 09:47

'칼린쌤 리더십' 와글와글…"이런 지도자 없나"

<남자의 자격> 들썩…소통·비전·실력의 3박자 리더십

기사입력 2010-09-27 오후 11:17:38

KBS 주말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에서 합창단을 이끌며 이경규, 김태원, 김국진 등 주인공들을 조연으로 만들어 버릴 정도로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한 지휘자 박칼린 씨. '칼린쌤'으로 불리는 그녀가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다. 특히 32명으로 '급조된' 합창단을 데리고 성공적으로 합창대회를 마치자 그녀의 '리더십'을 주목하는 이들이 많다.

'프로젝트 조직 운영' 측면에서 '박칼린 리더십'을 분석한 한겨레경제연구소 이원재 소장의 글이 주목을 받았다. 이 소장은 연구소 홈페이지에 쓴 글을 통해 "내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그의 리더십이었다"면서 "합창단 뿐 아니라, 어느 조직에서든지 배우고 써볼 만한 리더십을 그는 끊임없이 보여줬다. '박칼린 리더십'이라고 불러도 좋을 법하다. 경영자라면, 벤처기업가라면, 팀장이라면, 프로젝트 매니저라면, 그의 리더십을 한 번 눈여겨 볼만하다"고 평가했다.

KBS <남자의 자격>에서 합창단을 지휘한 박칼린 씨의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이 화제다.(방송 화면 캡쳐) ⓒKBS

'본업이 아니라 부업'이고, '딱 두달 동안 작품을 만들어야' 하고, '인센티브도 없고', '팀워크도 거의 없는 급조된 팀'이라는 최악의 조건에서도 △자원 제약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명확한 성과, 데드라인, 각자의 역할을 제시했고 △취약한 인센티브 시스템을 극복하기 위해 내적 동기를 극적으로 유발했으며 △팀워크 부재를 극복하기 위해 채용부터 팀워크에 도움이 될 것 같은 사람을 우선 채용했다는 것이다.

특히 박칼린 특유의 리더십에 대해 이 소장은 "음악과 관련해서는 '나를 쳐다봐라', '튀지 말아라'라는 말을 반복하며 팀 내 다른 리더십을 배제한다"면서도 "음악 외 부분에 대해서는 '형님 노릇'은 이경규에게 적극적으로 넘기고, '율동'은 스태프인 최재림에게 적극적으로 넘기는 등 리더십을 과감하게 이양한다"고 분석했다.

이 소장은 "이런 리더십은 분명히 경영에 큰 시사점을 준다. 특히 프로젝트형 운영 조직에서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며 "팀원 모두 서로 본업이 있고, 각자의 인센티브 시스템이 따로따로 있으며, 인적 구성이 다양한 조직일수록 잘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비영리단체, 갓 창업한 벤처기업, 정부 및 공공기관 태스크포스팀 등을 예로 들었다.

이 소장은 "합창대회가 끝난 뒤 단원들이 흘린 눈물에서 큰 감동충격을 받았다"며 "감동이야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테고 충격을 설명하자면, 대부분의 프로젝트 조직은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헤어지거나 관심 없는 상태에서 흐지부지 끝나고 마는데, 어떻게 이렇게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운영할 수 있었을까? 그게 내가 충격받은 이유였다"고 말했다.(☞글 전문 보기: http://goodeconomy.hani.co.kr/blog/archives/4101)

"숨 막히는 리더십" 감동

이런 전문적인 분석이 아니더라도 수많은 누리꾼들이 '감동'을 나타냈다. 블로거 '라온제나'는 "리더들은 그 조직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그리고 이뤄내야 할 궁극적 목표, 그리고 그것을 달성했을 때, 팀원들에게 충분한 감사와 칭찬은 그 조직원들이 앞으로 또 다른 미션을 이뤄낼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정수 씨는 트위터에서 "두명의 솔리스트를 다그치면서 목적하는 음악을 만들어 가는 그 숨 막히는 리더십. 분명 박칼린은 두 명의 솔리스트를 지도했지만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다른 합창단원들의 태도 변화를 확실하게 이뤄내는 엄청난 지도력을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했습니다"라고 소감을 적었다. 최상우 씨는 "정확한 판단력, 신뢰, 긍정, 열정, 리더십, 그리고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능력까지 나를 고개 숙이게 만드는 분"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목마름"

'박칼린 리더십'에 감동을 받은 이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 존경 받을만한 리더십이 부재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요즘 예능프로 대부분을 기피하다가 '남자의 자격'은 일부러 시간 맞춰 봤다"는 신경민 전 MBC 앵커는 자신의 트위터에 "박칼린은 매력적인 지도자이더군요. 두 달 만에 오합지졸을 근사한 합창단으로 승격시킨 요소는 실력, 열정, 피, 땀이었죠. 혈연, 지연, 학연, 근무연, 술실력이 아니었죠. 바로 이겁니다"라고 적었다.

블로거 '밥이야기'는 "기왕지사, 이왕 벌어진 일 그냥 갈 때 까지 가보자는 무대포식 정치는 모든 사람들을 힘들게 만듭니다. 한국 고위공직자나 사회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지도자 중에서 이제 좀 매력적인 지도자가 나와야 합니다"라고 적었다.

블로거 '푸른잠자리'는 "'튀지 마라, 자신의 목소리를 듣지 마라, 타인과 음악의 중간 지점에서 노래를 듣고 하나의 화음을 이뤄내야 한다'는 인생의 가치관이 반영된 교훈도 일러준다"며 "박칼린이 화두가 되는 것은 이러한 리더십,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목마름이 아닐까"라고 봤다.

그는 이어 "국민들은 반대 의견을 억압하고 경찰과 법으로 통제하는 구시대적 리더십을 원하지 않는다. 변화된 한국사회 환경세계 흐름을 명확히 파악해 이해시키고 적재적소에서 개성을 발휘해 제각각의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멘토적 리더십을 원한다"며 "국민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반대하는 정책은 밀어붙이지 않으면 민주적 여론 수렴 과정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해 국정운영을 하는 소통형 대통령을 원한다"고 정치적 해석을 내놓았다.
 

/김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