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통일 문제

남북한 체제 경쟁은 여전히 진행중 - '핵 무력 완성' 선언한 북한, 올해 미사일은 끝?

일취월장7 2017. 12. 13. 11:48

남북한 체제 경쟁은 여전히 진행중

[민미연 포럼] 물질적 보상체계 아닌 사회심리적 보상체계가 필요하다
2017.12.13 09:30:02

1960년대의 북한은 무척 잘 나갔다. 케임브리지대학 교수로 '포스트 케인주의자' 중 가장 저명한 경제학자였던 조앤 로빈슨(Joan Robinson)는 북한의 경제를 보고 '코리아의 기적(korean miracle)'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경제는 그에게 경이로운 기적으로 다가왔다. 경제 발전은 보편적 교육과 무상의료를 포함하는 다양한 복지정책의 밑바탕이 되었다. 70년대까지도 북한 경제는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였다.중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지식인 중 한 사람인 윈톄쥔은 그의 책 <백년의 급진>(김진공 옮김, 돌베개 펴냄)에서 "개방 시기 중국의 농업 목표는 북한 수준으로 올라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랬던 북한 경제는 어느 시점을 지나면서 무너지기 시작했고, 현재는 제3세계 실패 국가의 대표 사례가 됐다. 물론 군수공업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이기도 하지만, 국민들의 삶의 질과 직결된 상품의 질은 양적으로 질적으로 자본주의 국가와 비교해 뒤떨어진 것은 사실로 보인다. 

▲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대런 애쓰모글루·제임스 A. 로빈슨 지음, 최완규 옮김, 장경덕 감수, 시공사 펴냄). ⓒ시공사

북한의 몰락을 이해하기 위한 대표적인 서술은 다음과 같다. 대런 애쓰모글루와 제임스 A. 로빈슨이 공저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최완규 옮김, 장경덕 감수, 시공사 펴냄)의 한국어판 머리글에서 남북한 경제의 성공과 실패를 대조적으로 보여주면서 이렇게 설명한다.

"남한에서는 경제적 삶을 지배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규칙인 경제제도가 국민의 저축과 투자, 혁신을 보상해준 반면, 북한은 그렇지 못했다. 남한은 박정희 정권 하에서 수출과 혁신을 장려하고 공공재를 제공했지만 북한은 탄압과 통제를 위해 권력을 휘둘렀을 뿐이다. 세상의 다른 가난한 나라들과 북한의 공통점은 대다수 국민의 인센티브를 꺾어버려 필연적으로 가난을 초래하는 착취적 경제제도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착취적 경제제도를 지탱해주는 것은 착취적 경제제도다."

최근 가장 많이 읽힌 경제학 책 중의 하나인 이 책이 제시하는 설명은 사실 흔한 '시장경제 만세론'의 다른 버전이다.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이용한 포용적이고 효율적 제도만이 성공할 수 있다는 주장은 절반의 진실만을 보여준다. 이런 상투적인 설명은 6.25 한국전쟁 이후 북한의 대단했던 경제성장 앞에서 호소력을 잃어버린다. 동일한 사회주의 정책과 동일한 공산당 중심의 정치제도를 가지면서도 전반기에는 성장을 후반기에는 몰락을 상징하는 국가가 될 수 있다면 무언가 다른 원인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북한의 침체는 구(舊) 사회주의 진영의 해체에 따른 연쇄 작용의 결과였다. 세계체제론자 이매뉴얼 월러스틴처럼 소련을 중심으로 한 사회주의권을 자본주의에 이미 포섭된 자본주의 경제의 하위체제로 무시하는 이론가도 있지만, 북한에 있어서 자신들의 존립을 위한 중요한 대안적 세계체제였다. 그 체제가 소련의 해체로 사라졌다. 또한 중국의 자본주의화가 진행되면서 북한은 극도로 고립되어갔다. 이때 북한은 남아있는 미국 중심의 또 다른 세계체제에 편입되기 위해 그들은 그들의 방식을 시도했다. 그러나 핵 문제가 불거지면서 지난 20여 년간 북한은 세계체제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했다. 북한의 핵과 미국의 '북한 악마화'가 맞물리면서 북한은 세계체제의 외부자로 남아있었고, 그들의 고립과 함께 경제도 무너져갔다.

'화성-15호' 미사일 발사로 북미관계는 전쟁과 평화 공존의 갈림길에 다가섰다. 워싱턴까지 도달하는 핵미사일을 가진 북한을 적으로 둔 채 외면만하는 전략적 인내는 드디어 한계점에 도달했다. 미국은 선택해야만 한다. 예방적 선제공격이 100% 완벽할 수 없다면, 반드시 북한의 핵 보복을 받게 된다. 북한은 EMP를 포함해 자신들이 가진 핵전력을 모두 사용할 것이다. 선제공격으로 북한 핵 무력의 99%를 제거한다고 해도 나머지 1% 역시 핵무기다. 남아있는 1%의 핵전력은 미국인 수백만 명의 삶을 빼앗을 수 있다. 이런 상황은 전쟁의 언저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평화의 언저리이기도 하다. 만약 미국 정부가 1%의 가능성을 우려해 북미관계를 새롭게 설정한다면 한반도는 대대적인 해빙 무드의 격랑으로 빠져들 수 있다. 이 해빙은 전쟁 가능성이 사라진다는 의미에서 좋은 평화다. 그러나 이 해빙은 남북한 사이에 새로운 체제 경쟁의 시작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 평화는 평화이되, 긴장이 감지되는 평화일 것이다.  

'북한 같은 삼류 독재국가와 선진공업국 남한이 체제 경쟁을 한다고?'라며 웃어넘길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런데 북한의 가난을 내재적 원인에서 찾지 않고 세계체제로부터의 고립에서 찾는다면, 그 가능성은 높아진다. 중국과 러시아라는 유라시아 대륙 국가와 일본과 미국이라는 해양 국가 가운데 북한이 자리하고 있다. 북한의 천연자원은, 이 방면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작게 잡아도 7000조 원에 이른다. 개성공단 성공을 통해 북한 노동자의 임금 대비 높은 생산성은 이미 확인했다. 북한 정부의 중앙집권적 행정력은 남한과 대만에서 보듯 초기 산업화에 마이너스(-) 대신 플러스(+)로 작용할 것이다. 지경학적 이점, 천연자원, 임금 생산성은 경제적 발전으로 직결되는 요소다. 덧붙이자면, 북한은 사회주의 체제를 지향했고, 사회주의는 기본적인 복지시스템에서 자신들의 체제 정당성을 찾는다. 북한 정부가 자랑하는 완벽한 무상교육·무상의료·무상주거는 외부용 선전일 가능성이 크지만, 나름의 복지 시스템은 갖추고 있을 것이다. 가난한 국가의 복지는 적은 돈으로도 가능하므로, 경제성장은 복지의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남한의 절대적 우위는 새로운 경쟁에서 상대적 우위로 변하게 될 수 있다. 선진국의 경우 고성장이 계속되기는 어렵다. 남한 역시 저성장 국면으로 진입한 지 오래다. 물질적 보상체계를 절대화한 대한민국의 시스템은 끝없는 고도성장을 전제로 한다. 고성장 국면으로 다시 돌아가기 어렵기에 물질적 보상체계를 절대화해서는 곤란하다. 이제 상대적 우위를 공고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사회심리적 보상체계가 그것이다.

사회의 보상체계는 보통 한 사회의 물질적 보상체계를 의미한다. 그러나 물질적 보상체계만으로는 사회구성원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불만족과 갈등을 설명하기가 어렵다. 물질적 보상이 순조롭게 추구될 수 있는 상황에서는 물질적 보상에 집중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사회심리적 보상을 생각해야 한다. 한국에서 발생하는 갈등 양상에는 물질적 보상 이외의 다른 요소가 잠재되어 있다.  

정신치료의 한 분파인 교류분석에 따르면, 인간은 끊임없는 정서적 자극과 반응을 다른 상대와 교류한다고 한다. 밤 10시에 퇴근하는 아들에게 '밥 먹었느냐?'고 묻는 아버지는 아들의 저녁 식사 유무를 묻는 것이 아니다. 아들에게 묻고, 아들이 자신에게 또 다른 질문을 고대하는 정서적 활동인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주는 정서적 자극을 '스트로크(stroke)'라고 한다. 자신을 둘러싼 이 스트로크 관계망에 문제가 생기면, 인간의 정신은 무너지기 시작한다.

한국 사회는 물질적 부유함을 효율적으로 추구하기 위해 이 관계망을 극도로 억압적이고 위계적으로 운영해 왔다. 조직과 직장 내부에서 그 관계망은 가장 억압적으로 형성되어 있다. '윤 일병 사건'에서 드러난 군대 내 폭력, '태움문화'로 불리는 간호사 내부의 억압, 갑질에 대해 사회 구석구석에서 터져 나오는 목소리는 물질적 보상만을 추구하다가 놓친 사회심리적 보상에 대한 요구다. 이런 요구는 물질적 보상이 저성장으로 한계에 이르면서 증폭되고 있다.

물질적 보상이 형편없는 북한의 경우, 사회심리적 보상을 집중적으로 추구했다. 북한 체제에 대한 격렬한 반대자인 탈북자 출신 <동아일보> 기자 주성하가 '희망제작소'와 진행한 인터뷰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남한에 온 탈북민 대부분은 공통적으로 '자유를 찾아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탈북자들 중에 정말 자유롭게 사는 사람을 거의 못 봤습니다. 과거 사회주의 노선을 걸을 때 북한에는 분명 이동의 자유가 없었고, 경제활동의 자유도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오히려 남한보다 자유가 큰 부분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일하는 환경 안에서의 자유예요. 직장 생활에 스트레스라는 게 거의 없거든요." 

사회심리적 보상이 부족하면, 사람들은 물질로 부족한 보상을 대체하려 한다. '공돌이'라는 사회적 무시를 벗어나기 위해 조직 노동자들은 '이기주의'라는 오명을 감수하고 노동쟁의에 나서게 된다. 각자가 자신이 받고있는 '을'로서의 멸시를 벗어나고자 각자도생하는 것이 현재 한국의 모습이다.  

저성장시대에는 충분한 물질적 보상이 국민에게 제공되기 어렵다. 물질적 보상과 함께 사회심리적 보상을 같이 추구해야 할 시점이다. 이런 두 종류의 보상이 완비되어야 남북한 체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직장 민주화'는 사회심리적 보상체계의 시작이다.


'핵 무력 완성' 선언한 북한, 올해 미사일은 끝?

[한반도 브리핑] 100% ICBM 완성 위해 '신중 모드' 돌입할 듯
2017.12.13 17:42:32

미사일은 끝?
    
90점짜리 핵 무력 완성

북한이 지난 11월 29일 화성 15형을 쏘고 '핵 무력 완성'을 선포했다. 고각 발사로 최대고도 4475km에 950km 거리를 53분간 비행했으니 정상적인 발사였다면 1만 2000km는 족히 날아갔을 것이다. 7월에 두 차례 발사한 화성 14형의 예상 사거리는 8000~1만km 정도로 미국 본토의 서부에 도달하는 수준이라면 화성 15형은 미 본토 어디든 도달할 수 있는 능력이다.

무엇보다 주 엔진이 한 개뿐인 화성 12형이나 14형과 달리 화성 15형은 두 개다. 그만큼 추진력이 배로 늘어났다. 외형상으로도 같은 2단인 화성 14형과 비교해 전체 길이가 2m 가량 길어졌고 직경이 커졌다. 직경이 켜졌으니 당연히 내부 체적이 증가해 그만큼 연료량이 늘어나 사거리가 더욱 연장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자체 생산했다는 바퀴 축이 9개인 이동발사차량 역시 덩치가 커진 화성 15형의 이동 및 발사가 용이하도록 설계되었다.

단지 대기권 재진입 기술에 대해서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북한이 아직 한 번도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을 정상 각도로 발사해 보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제와 동일한 대기권 재진입 환경에서 실험을 해 본적이 없어 일부에서는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문제를 해결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고각 발사와 정상발사 시 큰 차이는 없다. 오히려 고각 발사시가 더 열악한 환경일 수 잇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고도 1000km 이상의 수차례 고각 발사를 통해 대기권 재진입 기술과 관련된 유의미한 데이터의 축적과 진전이 있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지금까지 북한이 단시간 내 ICBM을 하나씩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대기권 재진입 기술 역시 거의 막바지거나 이미 해결해두고 공개만 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아직은 북한이 화성 14형과 15형을 정상적 발사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상당한 기술적 진전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완성이라고 평가하기는 시기상조다. 그렇다고 이번 핵 무력 완성 선포 자체를 북한의 조급함이나 단순한 엄포만으로 보기도 어렵다.

분명한 것은 화성 15형은 충분한 크기와 무게를 지닌 탄두를 실고도 미국 본토 전역을 도달할 수 있는 물건임에는 틀림없다. 아직 100점 만점에 100점은 아니지만 핵 무력 과목이라는 성적표에서 90점 이상으로 '수'를 받아들 수 있을 정도라고 보여진다.

▲ 북한이 지난 11월 29일 시험 발사한 화성-15형 ⓒ노동신문


핵 무력의 기술적 완결 입구에서 정치적 선언 

'핵 무력 완성'이란 핵무기를 가지려는 국가가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의 능력을 갖게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의 핵이 생존 자체를 위한 목적이든 현실 타파를 위한 수단이든 미국을 향하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북한이 핵 무력을 완성했다는 것은 자신이 만든 핵폭탄을 ICBM에 실어 미국에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충분한 사거리와 탄두 중량에도 불구하고 이번 화성 15형 발사가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확실한 능력을 보여주었는지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유보적이다.  

북한이 화성 14형이든 15형이든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완전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 상황에서 핵 무력 완성을 선포했다고 미국이 굴복하고 나올 가능성은 없다. 지금 당장 미국을 압박해 대화국면 전환을 기대하고 대북정책의 변화를 기대하기란 어렵다. 김정은이 그것을 기대하고 핵 무력을 선언했을 만큼 그렇게 어리석어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북한은 올해 신년사에서 ICBM 시험발사가 마감 단계에 진입하였다고 언급하였다는 점에서 2018년 신년사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북한은 2018년 신년사에서 2017년을 핵 무력을 완성한 해로 평가할 것이다. 공화국 창건 70주년을 맞이하는 2018년에는 핵 무력 완성을 강성국가 건설 완성으로 이어나가자는 투쟁구호를 제시하고, 핵 무력 완성이라는 자신감을 내세워 일년 동안 수행해 나갈 분야별 주요 과제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북한의 핵 무력 완성 선언은 역대 최강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 무력을 통해 안보 우려를 해소하고 정권의 정당성과 안정성 확보에 보다 매진하려는 대내적인 정치적 선언으로서의 의미가 우선이 아니었을까 한다. 화성 15형 발사 이후 '민족의 대경사'로 치켜세우며 연일 대대적 선전전과 행사를 벌이고 있는 점에서 내부적 의도가 강하다는 점을 읽을 수 있다.

그렇다고 대외적인 적략적 의도가 없는 것은 아니다. 대외적으로는 핵 무력을 내세워 평화공세로 나올 가능성도 매우 높다.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겠다고 할 수도 있다.

화성 15형 발사 이후 김영남 북한 최고위 상임위원장이 방북 중인 러시아 하원의원단에 "핵보유국 인정을 전제로 미국과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한 것이나 펠트만 UN 사무차장의 방북을 승인한 것을 보면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향후 국면전환을 위해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는 숨은 의도가 있었을 것이다.  

'핵 무력의 령마루'를 향해…'모라토리움'은 없다  

북한이 핵 무력 완성을 선포했으니 더 이상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하지 않겠다는 '모라토리움'을 선포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나 자신감이 충만한 북한이 스스로 공개적으로 모라토리움을 선언하고 나올 가능성은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설령 평창 올림픽에 참가한다고 해도 추가적인 미사일 발사를 중단할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그 역시 중요한 협상카드인데 그것을 스스로 버리고 나올 이유가 과연 있을까 한다.

▲ 12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군수공업대회에서 연설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노동신문


북한이 선포한 핵 무력 완성이 진정한 100점짜리 기술적 완결이 아니라면 북한이 먼저 나서서 미사일 시험 발사를 중단하겠다고 이야기할 까닭이 없다. 북한은 핵 무력 완성 선포에도 불구하고 자위적 핵 무력의 질량적 강화를 명분으로 핵 무력의 입구에서 '령마루'를 향해 계속 나아갈 것이다. 기술적 완결을 위해서는 지난 9월 유엔총회에 참여한 리용호 외무상이 이야기 한 것처럼 화성 14형과 15형을 일본 열도를 넘어 6000~7000km 비행해 대기권으로 정상적으로 재진입 후 태평양 상에서 탄두(기폭장치)를 폭발시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북한은 완성 발표 이후에도 계속되는 시험 발사를 정당화하기 위해 전력화, 대량 생산, 실전배치 및 숙달 훈련 등의 단계로 세분화를 하여 기술적으로 미비점을 보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패시 '핵 무력 완성 선언'이 무의미하게 될 수 있다는 점에서 2018년 신년사 이전 연내 실시에는 오히려 상당히 신중을 기할 가능성이 높다. 핵 무력 완성 선언에 이어 2018년에는 핵무기 대량생산과 실전배치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게 되었음을 선언하고 실제 북한 다수 지역에 ICBM 배치를 의도적으로 노출할 수 있다. 또 보다 많은 핵무기를 만들기 위한 양적 증가를 위해 폐연료봉 재처리 및 농축시설 확장하는 모습을 보여 줄 가능성도 있다.  

최근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북한과의 첫 만남은 전제조건 없이 진행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은 주목할 만한 변화이다. 그러나 북미간 첫 만남이 이루어졌다고 엄청난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미 트럼프 행정부와 북한 간 접촉 및 대화가 있더라도 서로의 요구사항을 현저히 낮추거나 수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래도 만나면 언젠가는 사이에 작은 물길이 트고 큰 강이 되어 흐른다. 처음부터 큰 강은 바라지도 않는다. 2018년에는 남북이든 북미든 만나 작은 물길이라도 트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