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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많은 나라가 오래 잘 산다?

일취월장7 2013. 3. 27. 13:11

돈 많은 나라가 오래 잘 산다?

사회제도적 뒷받침도 있지만 생활습관 등 개인적 노력도 필요

어느 나라에 살면 경제적으로 잘 살게 될까. 또 어느 나라에 살면 건강하게 오래 살까. 이 두가지는 높은 연관성을 가진다.

 

개인에게 있어서도 돈과 건강은 불가분의 관계다. 돈이 많으면 건강을 관리하는 데 유리하고, 아프지 않으면 돈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대체로 잘 사는 국가의 사람들이 오래 사는 것은 태어나는 아이들의 기대수명을 나타낸 표(UN World Population Prospects 2010)를 보면 명백하다. 특히 장수국가로 널리 알려진 일본의 경우 평균수명이 82.7세이고 남자는 79.3세, 여자는 무려 87.0세에 달한다.

◆평균 수명 80세 이상은 대부분 선진국

 

수명이 80세를 넘는 국가는 대부분 선진국이지만, 특이하게 열대지방에 있는 마르티니크가 눈에 띈다. 남미 카리브해의 열대지방에 있지만 프랑스령이며, 주민은 40만명에 불과하고 유로화를 사용한다. 섬 주민들은 파리에서 유행하는 옷을 입고 프랑스 방식의 식생활을 하며 수도는 세련된 현대적인 도시라는 점에서 이곳 주민들의 평균수명이 프랑스 본국에 근접한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다.

 

세계인의 평균수명은 67.9세로 남자 65.7세, 여자 70.1세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1960년에는 50세가 약간 넘었는데 1990년대 말에는 70세 중반으로 늘어났으며, 지금은 80세에 도달해 세계 19위까지 올라왔다. 독일, 영국 등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더 길어졌으므로 수명으로만 본다면 한국은 이제 선진국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 주민의 평균수명은 68.4세다.

 

국민들의 평균수명이 가장 짧은 국가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45.9세)과 레소토(46.0세)를 비롯해 대부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아프리카의 국가들이다. 아프리카의 경우 북부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국가인 리비아(74.0세), 튀니지(73.9세), 이집트(72.5세), 알제리(72.3세), 모로코(71.2세)를 제외하면 대부분 국가의 평균수명이 45~60세에 머문다. 아프리카에서 태어났다는 것 자체가 건강하지 못하게 짧은 생을 살 가능성을 타고난 셈이다.

◆일본·프랑스·스웨덴 국민들의 장수비결

 

미국 외교전문지인 <포린폴리시>는 국민들이 가장 건강하게 오래 사는 국가로 일본, 프랑스, 스웨덴, 아이슬란드 등을 선정했다. 일본이 최장수 국가인 이유는 저지방과 저가공 음식 위주로 소식하는 습관이 언급됐다. 일본인들은 성인질환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생선, 해초와 같은 음식을 주로 섭취한다. 정부에서 생활운동시설과 프로그램을 지원해 전국적으로 활성화한 것도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했다.

 

프랑스 국민은 콜레스테롤 양이 많은 육류를 즐기지만 적은 양으로 천천히 와인을 마시며 식사를 즐긴다. 토종 와인과 함께 식사하는 습관이 심장병을 예방하는 효과를 가져와서 세계적으로 심장질환이 가장 적게 발생하는 국가가 됐다.

 

아이슬란드의 의료보장제도는 어린이의 질병 예방과 치료에 재원을 집중 투자한다. 이에 따라 어린이의 질병사망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0.5%에 불과해 평균수명이 길다. 출산 후 임금의 약 80%를 받으면서 부모 모두 3개월씩 육아휴직을 하는데, 그 결과 출산율이 유럽에서 가장 높은 국가가 됐다.

 

스웨덴은 전체 환자의 85%가 무료 의료혜택을 받으며 세계에서 암질환 완치율이 가장 높다. 이에 따라 평균수명도 길다. 거의 완벽한 무료 의료보장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해마다 총 예산의 14%가 의료보장제도에 투입된다. 공립·사립병원 모두 의료보험 적용대상 질병에 제한이 없다. 따라서 암에 걸린 환자라도 치료비 걱정 없이 병원에서 수준 높은 치료를 받는다.

 

이렇듯 선진국 국민들이 보편적으로 건강하게 오래 사는 이유는 건강에 도움 되는 생활습관을 지닌 것과 더불어 국가적으로는 경제력과 복지수준이 높기 때문이다. 잘 사는 사회가 일반적으로 환경이 깨끗해 질병에 걸릴 확률이 낮고 의료기술의 수준이 높아서 병을 잘 치유한다.

 

또한 복지수준이 높아 국민들 누구나 골고루 의료분야 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을 때 천수까지 살 확률도 커진다. 복지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제한된 재원을 분야별로 어떻게 안배하느냐가 중요하다. 선진국을 향해 갈수록 의료분야 비중을 다른 분야에 비해 높일 필요가 있다.

◆장수지역 주민에게는 특별한 뭔가가 있다

 

개인적으로도 건강과 수명이 어느 정도 범위 내에서는 삶의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 국가 안에서도 장수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참고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세계 최고의 장수국가인 일본 내에서도 100세 이상 장수하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 오키나와섬이다. 10만명당 100세 이상인 노인의 수를 나타내는 초장수지수(ELI)는 일본 평균이 남자 163, 여자 788인 반면 오키나와의 경우 남자 339, 여자 2742에 달한다. ELI는 그 지역에서 태어난 사람 10만명당 100세가 된 사람의 비율을 가리킨다.

 

현대인이 많이 걸리고 주요 사망원인이기도 한 심장병과 뇌졸중이 오키나와에서는 드물다고 한다. 오키나와에서 장수하는 노인들은 심장과 혈관이 튼튼하며, 혈관의 건강에 이로운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 성격은 낙천적이어서 스트레스에 덜 민감하다. 식생활은 해산물, 콩, 두부, 푹 삶은 돼지고기 등 균형 있는 식사로 소식을 한다.

 

유럽에서 최상위권 장수국가인 이탈리아에서는 반도의 서남쪽에 위치한 사르데냐섬에 특히 장수하는 노인들이 많다. 100세 넘는 노인들도 활동적으로 일하며, 성품이 여유롭고 사교적이면서 사별 후에는 재혼을 많이 한다.

어느 국가든지 예외 없이 남성의 평균수명이 여성보다 훨씬 짧으며 100세 이상 노인도 여성이 남성보다 7배나 많다. 하지만 사르네냐섬에서는 100세 이상 되는 남성과 여성의 숫자가 비슷하다. 남성들은 나이 들어서도 양치기 일을 하면서 매일 12km 이상씩 걷는다. 걷는 것은 강도가 세지 않으면서도 충분한 운동량이 되며 혈액순환을 좋게 해준다.

주식은 보리로 만든 얇은 빵이며 올리브유와 같은 지중해식 식사에 직접 재배하는 유기농식품을 즐기는 소박한 식생활을 한다. 야채로는 토마토를 많이 먹으며 축산물로는 양과 염소의 젖으로 만든 치즈를 많이 먹는다. 가정에서는 노인을 공경하고 홀로 된 노인을 으레 가족과 친척들이 부양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스템이 노인의 장수를 돕는다고 해석한다. 중국 대륙에 붙어있지만 평균수명이 최상위권이면서 100세 넘는 노인이 많은 지역인 홍콩의 경우 장수 노인들이 대체로 흡연을 하지 않고 술을 마시지 않는다. 운동을 꾸준히 하고 영화와 TV를 즐겨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행을 베푸는 태도도 장수비결로 꼽힌다.

 

이처럼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긴 지역에서 장수하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이 있다. 그 중에는 돈을 별로 들이지 않으면서 실천 가능한 것들도 많다. 장수요인 중 유전적 요인은 25%이고, 75%는 환경이 결정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 국가와 사회제도에 의해 만들어지는 환경은 개인이 선택하거나 임의로 만들기 힘들지만 성품·사고방식·생활습관에서 비롯되는 개인적인 환경은 노력에 의해 상당부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