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 등

부동산 대세 하락론 부산 토론회

일취월장7 2011. 8. 25. 16:34

지금까지 연구소에서 꾸준히 주장한 부동산 대세 하락론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제시하는 반증 사례가 바로 부산입니다. 실제로 부산에서는 아파트 값이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상승하고 있는 지역이 여러 군데 있으며, 그에 따라 여러 언론에서도 지방,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부산에서 시작된 훈풍이 경부축을 따라 수도권으로 올라온다는 논조로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포럼에서도 이 때문에 다시 격렬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데, 부산 부동산은 과연 실제로 살아나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흔히 말하는 대로 하락 직전에 잠시 반등하는 현상일 뿐일까요? 많은 분들이 합리성을 갖춘 의견을 발표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간장 님 :

 

저는 이번에 공부방에 오기 전에 더글러스 김이 쓴 ‘부채의 습격’이라는 책을 읽고, 이 책을 공부방에서 꼭 소개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미 연구소에서도 부동산 가격이 대세 하락에 접어들 수밖에 없는 까닭으로서 가계부채와 국가채무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들고 있는 만큼, 이를 심도 있게 알아보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제가 이 책을 읽고 내용을 요약 정리한 자료를 준비했습니다.

 

이 책을 읽으시면 전 세계가 경제침체 때문에 허덕이고 있는데 코스닥 지수가 1900을 돌파하느니 마느니 하면서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한국경제가 정말 회복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잠깐 반등한 뒤 다른 나라들보다 더 심각한 경제침체에 빠져들 것인지를 가장 정확하게 예측하실 수 있습니다. 책에 담겨 있는 예측을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현재 한국경제를 관통하는 핵심은 ‘부채’인데, 이 부채 때문에 한국경제에는 IMF 때보다도 더 심각한 위기가 찾아온다고 합니다. IMF 때는 기업이 지니고 있는 부채가 심각한 문제였지만, 지금은 과도한 가계 부채가 그때보다도 더욱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동아시아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기업 대부분이 300~400%에 이르는 부채를 가지고 있었고, 가계 부채 비율은 그다지 높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당시 급격한 금리상승으로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한 많은 기업이 무너졌습니다. 이를 계기로 기업은 과도한 채무에서 벗어난 안정된 재무구조를 유지하는데 사력을 다했고, 그 결과 예전보다는 더욱 건실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렇게 기업들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는데도 은행들은 구조조정을 거치기는 했지만 그다지 큰 피해를 입지는 않았습니다. 이는 대출로 먹고 사는 은행 처지에서 주 고객인 기업에서 거두는 수익이 엄청나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매우 이상한 일입니다. 더글라스 김은 이 책에서 바로 이 때 은행이 기업대출이 줄어들면서 생긴 손실을 가계대출을 대폭 늘려서 만회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실제로 1994년부터 기업과 가계의 부채 비율을 보면 정반대로 움직여 왔다는 사실을 이 책에서 알 수 있습니다. 더욱 큰 문제는 가계대출 전체에서 90%가 변동금리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곧 한국 가계는 외환위기 때 기업들이 줄초상을 치렀던 것과 유사한 금리 상승 위험에 너무 많이 노출되어 있습니다.

 

연구소에서 이미 지적했던 대로 가계대출 대부분이 부동산 담보대출인데, 부동산 침체 속에서 원리금균등상환이 올해부터 시작됩니다.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많은 사람들이 이자 상환 방식을 일시상환 방식에서 분할상환 방식으로 전환했는데, 이는 거치기간이 끝나면 이자가 오른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데도 대출 이자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집값도 오르리라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부동산 시세 차익을 실현하려고 한 사람들은 갑자기 이자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치솟는 황당한 상황을 경험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역에서 설사 보합세나 상승세가 이어진다고 한들 거시경제 차원에서 볼 때 그 열기가 지속될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으므로 부동산은 전체로 볼 때 하락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크게 늘어난 부채는 고스란히 가계가 짊어지고, 그에 따라 내수는 급격히 위축될 것입니다. 부동산담보대출에서 시작한 가계부채 문제는 결국 지금까지 실제로 내수를 지탱해 온 중산층을 급격히 무너뜨릴 것이며, 이는 한국경제가 회복하는데 영원한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여러 가지 증거가 이 책에서 상세하게 소개되고 있으며, 놀랍게도 이미 연구소에서도 줄기차게 지적한 내용이 그 증거에 상당히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부동산에 목을 매고 있는 사람들은 애써 이 심각한 문제를 무시하거나 호도하려고 하지만, 증거가 너무나도 강력해서 도저히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증거 가운데 한 가지를 말씀드리자면, PF(Project Financing)가 2007년에는 70조였는데 2008년에는 83조원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이 채무 불이행 비율이 예전에는 0.5%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2010년 현재 1.1%로 높아졌습니다. 곧 은행이 부실해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식과 부동산이 동반 하락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참고로 토지보상금에 관해서도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예전에는 토지보상금으로 부동산을 구매하는 비율이 높았는데, 그 까닭은 바로 지급 방식에 있습니다. 예전에는 다른 곳에 쓸 수 있는 현금성 자산으로 지급되었기에 부동산에 재투자되는 비율이 70~80%로서 매우 높은 편이었습니다. 이렇게 부동산 시장으로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그나마 활기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2008년에는 22조원, 2010년에는 2008년보다 토지보상금이 더 늘어서 제가 알기로는 30~40조 원 정도가 풀렸는데, 이 금액이 예전처럼 현금성 자산으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3년짜리 연기금 형식인 채권으로 지급되었습니다. 곧 2008년에 발행된 채권은 현금처럼 곧바로 재투자에 활용할 수 없고 2011년이 되어서야 현금성 자산으로 변환된다는 뜻입니다. 예전과 다르게 이렇게 묶여 있는 돈이 많기 때문에 재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그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 예전과 같이 유동성이 활발하게 공급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건 무리라고 봐야 합니다. 이는 안 그래도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서 강력한 하락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종부세가 폐지되기는 했지만 양도소득세가 인상되면서, 안 그래도 침체되고 있는 한국 부동산 시장이 아닌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데 필요한 해외 송금액이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 또한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한국 부동산 시장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한 가지 요소입니다.

 

2008년에 시작된 금융위기를 불러일으킨 주범인 미국이 부단한 노력으로 자국 경제를 일으키려고 했습니다만, 예상했던 것과 다르게 경제가 잘 회복되지 않자, 국제 사회에서 반발을 무릅쓰고 양적 완화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이를 놓고 중국과 일본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 이는 얼마 전부터 감지된 중국과 일본과 미국 사이 밀월 관계가 깨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지금까지 중국과 일본은 대미국 무역에서 막대한 흑자를 올리는 대신 미국이 발행한 채권을 사들여서 달러를 매입했습니다. 이로써 중국과 일본은 자국 통화 가치를 낮게 만들고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고, 미국은 기축통화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을 마음껏 누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중국과 일본이 예전처럼 마냥 달러를 매입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경제가 어렵고 채권에 목을 매고 있는 미국은 채권이 지닌 매력을 유지하려고 채권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외부 경제 여건 변화에 많은 영향을 받고 특히 미국 경제 변화에 민감한 한국이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내수를 살려서 부동산 경기를 살릴 수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자면 중국은 인구가 13억 명을 넘기에 내수 시장만 제대로 개척하더라도 수출에 의존하지 않고 자급자족을 할 수 있고, 그렇게 경제가 살아나면 부동산 시장 또한 활발해질 수 있습니다. 그렇게 경기를 진작하는 방법으로서 가장 많이 활용하는 방법이 건설 경기 부양입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살리기와 같은 사업과 성격이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이 바로 ‘규모의 경제’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는데 필요한 전제 조건입니다. 내수 진작만으로 경제를 살리려면 그 국가 인구가 적어도 1억 명은 넘어야 하는데, 우리나라 같이 인구가 5000만 정도밖에 안 되는 인구 중소국은 내수를 살리는데 명백한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연구소에서도 밝혔듯이 건설 경기 부양이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정도가 예전과 다르게 크게 떨어졌다는 사실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또 앞에서도 이미 한국에서 내수가 죽을 수밖에 없는 까닭을 설명해 드렸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말씀드린 바를 종합하자면 결국 무슨 수를 쓰더라도 부동산 시장에는 상당한 타격이 올 수밖에 없습니다.

 

gingery 님 :

 

말씀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책 내용을 듣다 보니까 한 가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 책을 쓴 더글러스 김이라는 사람은 세계 경제가 살아나는 방법으로서 금리 인상을 제시하고 있는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 자꾸만 의구심이 듭니다. 지금과 같이 경기가 안 좋고 앞으로도 얼마나 더 안 좋아질지 예측조차 하기 힘든 상황에서, 예전에 시장주의자들이 주장했던 것처럼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자체가 제가 보기에는 문제가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인플레이션이 벌어지고 있는 까닭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 경제든 부동산 시장이든 어려운 형편에 처해 있는 것은 이미 명백하고,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것이냐 디플레이션이 일어날 것이냐를 놓고 말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개 지금까지는 디플레이션보다는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우세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단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이었던 배추 파동은 제외하더라도 실제로 지금까지 전반 물가 상승률이 꾸준히 높아서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지난 10월에 금리를 0.25% 인상했을 때도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 물가 안정에 소홀히 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을 놓고 어떤 주장을 하느냐에 따라서, 신고전주의 학풍을 이어받은 시장주의 경제학파와 케인지안 경제학파로 나뉠 수 있습니다. 일단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사람들이라면 기본으로 시장주의자들이라고 보면 됩니다. 1980년대 이래 신자유주의가 득세한 뒤 장하준이 최근에 출간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에서도 나와 있듯이 세계 각국은 인플레이션이라는 괴물을 잡는데 안간힘을 썼습니다. 인플레이션을 잡아서 경제를 안정시키면 저축과 투자가 늘어나고, 결국 경제 성장으로 연결된다는 겁니다. 곧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시장주의자, 지금 기준으로 치자면 신자유주의자들은 기본으로 고금리를 선호합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추진하고 있는 저금리 기조에서 양적 완화 정책을 추진해서 경기를 부양하는 방식 자체가 케인지안 경제학파에서 주장한 방식입니다. 신자유주의가 득세했던 시대는 이미 저물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이, 그들이 앞으로 말씀드린 대로 인플레이션을 안정시킨 덕분에 경기가 좋아진다는 전제 조건을 깔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앞으로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경제학자들이 과연 얼마나 됩니까? 그렇게 많은 구제금융 정책을 각국에서 내놓고 저금리 기조를 유지했지만, 경기는 좋아지기는커녕 오히려 침체되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경기가 좋아질 전망은 아무리 봐도 없습니다만,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습니다.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저금리 기조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부에서 생각하는 대로 지금과 같이 저금리 기조를 계속 유지하더라도, 적어도 정부가 기대하는 것처럼 부동산 시장에 활기가 다시 돌지는 않을 것이며 그렇게 기대하는 자체가 틀린 것이라고 볼 수는 있습니다. 그 근거야 연구소에서 이미 지금까지 지겨울 정도로 반복해서 설명했으니 굳이 여기에서 다시 상론하지는 않겠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한국에서 앞으로 현실이 될 수 있는 가장 높은 시나리오는 인플레이션도 아니고 디플레이션도 아닌 1970년대와 같은 스태그플레이션입니다.

 

간장 님 :

 

물론 인플레이션 자체가 무조건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안 그래도 어려운 서민 경제가 더욱 어려워지는 건 분명합니다. 아까 gingery 님이 말씀하신 대로 배추 파동과 같은 그런 사태가 다시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을 테니까 말입니다. 그렇기에 인플레이션은 반드시 잡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gingery 님 :

 

제가 예전에 포럼에 추천 도서로서 ‘불황의 경제학’이라는 책 소개를 올렸는데, 그 책을 나중에 사서 읽어보시기를 바랍니다. 그 책에는 케인지안 경제학 관점에서 경제 불황이 어떻게 발생하며 어떻게 해결되어야 하는지가 세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거기에 보면 아까 제가 말씀드린 대로 저금리 기조에서 양적 완화 정책을 추진해서 경기를 부양하는 방식에 관한 자세한 내용도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양적 완화 정책을 써서 소비 활성화 정책을 펼 때는 인플레이션을 잡으려고 금리 인상을 하다가 자칫하면 넘쳐나는 돈이 시장에서 돌아다니지 않고 금고 속에 갇혀서 경기 부양에 도움이 되지 않는 유동성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리고 앞에서 말씀드린 장하준이 쓴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라는 책을 꼭 읽어보시기를 바랍니다. 거기에 보면 지금까지 시장주의자들은 인플레이션은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시달렸고, 실제로 인플레이션을 잡아야 경제가 안정되고 그에 따라 고성장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같은 1960~80년대 개발도상국들이 인플레이션과 높은 경제 성장률이 함께 나타났다는 실증 사례를 들어 그 논리가 얼마나 무력하기 짝이 없는지를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날아라뿡뿡뿡 님 :

 

말씀 잘 들었습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참여한 회원으로서 먼저 간단하게 자기소개부터 하겠습니다. 필명은 ‘날아라뿡뿡뿡’이고, 지금은 부동산중개업을 하려고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왕 할 거면 최고가 되고 싶어서 여러 가지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고 관련 법령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번 공부방 모임에 참여하게 된 까닭은 제가 지금까지 포럼에서 글을 읽으면서 생각했던 바를 말씀드리고, 이번 공부방 주제인 부산 부동산 시장 현황과 전망에 관해서 여기 계시는 고수님들에게서 조언을 듣고 싶어서입니다.

 

일단 제가 부동산중개업을 하려고 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부동산에 관해 조언도 많이 해 주고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여기 계신 분들이 제가 드리는 말씀을 편견으로 걸러 들으시지 않기를 바랍니다. 포럼에서는 솔직히 부동산 중개업자를 꿈꾸는 사람으로서 게시물을 올리거나 댓글을 달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단 부동산 중개업자라고 소개를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무조건 집값이 올라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에 따라서 선량한 사람들을 꾀어 빚더미로 몰아넣는 나쁜 사람들이라는 고정관념이 포럼에서 강하게 드러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전체 회원 가운데 일부일 뿐이라고 하더라도, 그 일부가 전체 이미지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런 항변은 저에게 별다른 의미가 없습니다. 부동산 중개업자들 가운데도 상황을 객관으로 파악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도움을 주고자 최선을 다하는 분들이 많다는 사실을 이해해 주시고, 포럼에서 인정받고 있는 주장과 다른 내용이 담긴 게시물을 쓰는 사람들이 어떤 악의를 가진 것이 아니라 자기주장을 검토하고 자기가 몰랐던 것을 깨닫고자 글을 쓴다고 가정하고 그에 걸맞은 수준 높은 피드백을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해야 포럼 자체에서 자정 기능이 강해지고 포럼 이미지가 더욱 좋아질 수 있을 것입니다.

 

본론을 말씀드리자면, 저는 앞에서 gingery 님이 말씀하신 대로 고금리보다는 저금리가 낫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부산 부동산 시장이 미래가 밝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아는 한에서는 일단 아니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굳이 제가 말씀을 드리지 않아도 여기 계신 분들은 부산에 괜찮은 일자리가 많은지 적은지 알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부산에서는 갈수록 제조업 일자리가 줄어들고 변변찮은 서비스업 일자리만 늘어나서 실제로는 돈이 없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취업을 하려고 해봤자 기껏 구할 수 있는 건 시급이 몇 천 원에 불과한 시간제 일뿐이며, 벡스코에서 열리는 취업 박람회에 젊은 구직자들이 구름 같이 몰려들어도 거기에서 제대로 취업이 이루어질 확률은 희박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사람들이 돈을 모아서 부동산에 투자하거나 실제로 살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겠습니까?

 

실제로 제가 지금까지 지켜본 사례로만 판단하더라도 지금 대부분 사람들은 대출을 받지 않고서는 아파트를 사기가 힘듭니다. 실제로 그들은 부동산담보대출을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90%까지 받아서 아파트를 산 뒤, 이자 부담에 허덕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요즘에는 부동산담보대출 상품에 신용대출까지 끼워서 파는 경우도 많아서, 아파트를 산 사람들은 이중삼중으로 시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앞에서도 여러 차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만, 2008년에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국제 금융위기 속에서 경기를 부양하고자 저금리 정책을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국가 부채는 제쳐두고 가계 부채만 하더라도 천문학 수준에 이른 마당에, 저금리를 계속 유지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부산 부동산은 시간이 흐르면서 갈수록 가격이 오르고 있으며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는 관측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부동산 구입 시기를 놓고 조언을 구하는데,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 지 난감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 모임에서 전문가다운 명쾌한 답변을 얻을 수 있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습니다.

 

gingery 님 :

 

저금리에서 고금리로 가는 자체가 틀렸다는 게 아닙니다. 제가 왜 한국에서 물가가 지금과 같이 상승하고 서민들 삶이 어려워지고 있는데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느냐면, 기본으로 한국 경제 전체가 무너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공부방에서도 제가 말씀드렸다시피 지금과 같이 부채가 감당할 수 없을 지경으로 쌓이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를 인상하면, 곧바로 대출 상환 압박이 강해지고 그에 따라 경기가 위축되어 다시 IMF에서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비난이 쏟아질 수도 있으며, 이명박 정부에서도 핵심 지지층도 잃고 정권 유지가 위태로워질 것이므로 어쨌든 최대한 금리 인상을 억제하려고 할 것입니다.

 

저는 앞에서 말씀드린 여러 가지 까닭 때문에 금리를 올릴 수 없다면, 그 대신 재정 건전화 정책으로서 부자 감세가 아닌 부자 증세를 추진해야 한다고 계속 주장했습니다. 종합부동산세 부활, 양도소득세 인상, LTV와 DTI 강화와 같이 투기성 부동산 거래를 억제하고 부동산 거래에서 오고가는 많은 돈이 국고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하면 국가 재정에 그나마 숨통이 트일 것인데, 이명박 정부에서 그렇게 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더라도 이미 대세 하락기에 들어선 부동산 시장이 활발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날아라뿡뿡뿡 님 :

 

물론 저도 어느 정도는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실제로 부산에서는 거래가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으며 요즘에는 대부분 사람들이 지금 사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습니다. 부동산에는 심리 요소가 크게 작용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실제로 부산 부동산 시장만큼은 살아날 조짐이라고 해석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gingery 님 :

 

지금과 같은 반등 현상은 대세 하락기에 접어들면 으레 나타나는 현상으로서 미국과 일본에도 이미 실증 사례가 있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거래가 많이 이루어진다는 것만으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난다고 성급하게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자면 부산에서 이번에 대박을 터뜨린 곳으로서 사하구 당리 푸르지오 아파트를 들 수 있는데, 제가 알아보니까 거래가 많이 이루어진 평수대가 대부분 20~30평대 중소형 단지였습니다. 이는 주거 환경 자체가 그다지 좋지 않은 당리와 인근 지역에서는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싶은 실수요자들이 많다는 지역 특색이 작용한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런 지역 특색이 있다고 해서 부동산 시장이 대세 하락기에 접어들었다는 주장을 반박할 만한 근거는 될 수 없습니다. 지엽 요인을 가지고 전체를 교묘하게 뒤흔든다고 해서 전체가 크게 흔들리지는 않습니다. 당리에서도 실수요자들은 그에 맞는 자리를 찾아갔을 뿐이며, 대형 평수 아파트에는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또 같은 사하구라도 명지 쪽에 최근에 새로 들어선 대형 아파트들은 밤에도 한 동 전체가 대부분 불이 다 꺼져 있을 정도로 텅텅 비어 있습니다.

 

결론은 서민들이 살 만한 중소형 아파트를 공급하면 어떻게든지 실수요에 따른 거래가 이루어지게 되어 있습니다만, 지금까지 아파트는 주거지가 아닌 투기 대상으로 전락해 버렸고 건설사들도 경쟁하듯이 실수요와는 거리가 먼 호화롭고 커다란 아파트들을 건설하면서 엄청나게 거품을 키워댔으며, 그 대가를 이제 치를 때가 됐다는 겁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만 단순한 거래량만 가지고 수치를 부풀리려고 하지 말고 어떤 부동산이 많이 거래되었는가, 부동산 거래에서 실수요자들의 자기자본 투자 비율이 얼마나 되는가, 투기성 수요는 없는가, 거래자와 입주자가 일치하는가와 같이 여러 가지 기본 사항을 고려할 줄 알아야 합니다.

 

날아라뿡뿡뿡 님 :

 

다시 반론을 제기하겠습니다. 지금 부산 사람들 사이에서는 향후 부동산 값이 오른다는 기대 심리가 팽배합니다. 원래는 저도 지금과 같이 저금리가 지속되더라도 이런저런 불가항력이 많기에 매수세가 두드러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사람들이 모두 부동산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있고 그에 따라 부산 부동산 시장도 요동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기본사항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일단 당장은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는 반박을 내놓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분위기를 타고 부동산 관련 대출도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금리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지금과 같이 대출이 많아지면 문제가 있지 않겠습니까?

 

gingery 님 :

 

거래가 많이 되고 있다고 말씀하시는데, 그 거래가 과연 실제로 서민들이 감당할 만한 가격 선에서 이루어지는 것인지, 또 법원 경매 물량이 얼마나 되는지도 확인해 봐야 합니다. 아까 말씀드린 사하구 당리 푸르지오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2억 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던데, 실제로는 그 아파트 평수와 모든 조건을 고려할 때 1억 4천만 원 정도까지 떨어져도 무난하다고 생각합니다. 기대 심리 때문에 매매가와 호가가 일치하지 않는 현상이 더는 벌어지지 않아야 하며, 실제로 사람들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대로 실거래가가 형성되어야 합니다.

 

쓸데없는 기대 심리 때문에 부동산이 요동치는 것은 큰 문제이며, 덩달아 부동산 관련 대출 건수가 늘어나는 것 또한 큰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말씀드리자면 심리라는 것은 지방 부동산에서 지엽 요인이 될 수 있을뿐, 전체 대세를 거스를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기제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앞에서도 강조했듯이 금리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가정 또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명박 정부가 어떻게든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연구소에서도 항상 강조한 여러 가지 요인이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어차피 부동산 대세 하락은 피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금리가 인상되면 물가를 잡으려다가 국가 경제를 잡는 참사가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지금과 같이 국가 경제가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재정을 확충할 수 있도록 쓸데없는 궁리를 하지 말고 자금이 몰려 있는 부동산 시장에 많은 세금을 부과해야 합니다.

 

간장 님 :

 

하지만 제가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지금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나리오는 고금리입니다. 그리고 지금 각국 정부에서 유동성을 공급하고자 힘쓰고 있는데, 대개 유동성 공급 정책은 약 2년 뒤에야 뚜렷한 효과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앞에서 gingery 님이 말씀하신 대로 유동성 공급 정책이 2년 안에 효과를 거두려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게 좋을 텐데, 왜 저번에 굳이 금리를 인상했겠습니까? 그만큼 인플레이션 문제를 정부에서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번에 벌어진 배추 파동 사례도 있지 않습니까?

 

gingery 님 :

 

배추 파동은 금리 인상과는 그다지 큰 상관이 없습니다. 배추 파동은 인플레이션 가운데 가장 기본인 수요는 일정하거나 증가하는데 공급이 큰 폭으로 줄어들어서 생긴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 때문에 생긴 겁니다. 그렇기에 어떻게든지 공급만 늘리면 이 인플레이션은 쉽게 잡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부동산은 이와 다르게 자산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 보니까, 금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 현물인 배추와 다릅니다. 자산 인플레이션을 금리 인상으로 해결하려고 한다면, 앞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실물 경제도 위축되어 역효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곧 경제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금리 인상이라는 카드를 꺼내들기보다는, 일단 한국 경제를 병들게 하는 가장 큰 암세포인 부동산 문제에만 메스를 들이대고자 세금 부과라는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간장 님 :

 

그런데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면 한국도 올릴 수밖에 없는데, 그 때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그래도 이명박 정부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려고 할까요?

 

gingery 님 :

 

앞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경기가 좋아진다는 가정 아래 금리를 올리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미국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으며 국제 사회 반발을 무릅쓰고 양적 완화 정책을 펴려고 하는 것을 보면, 그 가정은 잘못된 것으로 보입니다.

 

간장 님 :

 

gingery 님도 일정한 가정을 하고 계시는데, 어떻게 보면 그 자체에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양적 완화 정책을 펴고 나서, 어떻게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gingery 님 :

 

장하준이 쓴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라는 책을 읽어보시면 제가 말씀드리는 바가 무슨 뜻인지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간장 님은 ‘부채의 습격’을 읽으신 뒤에 인플레이션은 바람직하지 않기에 금리를 인상해서 인플레이션만큼은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시는데, 사실 그것은 앞에서도 언급했습니다만 시장주의자들, 지금은 신자유주의자들이 주장하는 이론으로서 저는 그것을 비판합니다. 아시다시피 지금과 같은 불경기에는 기업이든 은행이든 개인이든 안전한 자산을 확보해 놓으려고 하는 경향이 더욱 강해지기에 유동성이 부족해집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시장에서 돈이 제대로 돌지 않아서 물가 상승 압박 요인이 적고 그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습니다. 그런데 유동성을 공급하는데 필요한 저금리 유지 정책을 지금과 같이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당연히 인플레이션을 막고자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하지만 하이퍼인플레이션 자체가 자본주의 경제 자체를 뿌리에서부터 뒤흔들기에 커다란 문제가 되는 것일 뿐, 인플레이션 자체가 문제아 취급을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곧 인플레이션이 무조건 나쁜 것이라는 생각만 버린다면 제가 말씀드리는 저금리를 유지해야 하는 까닭과 그 대안이 무슨 뜻인지 명백하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가까운 일본에서 일어난 사례를 들어봅시다. 일본이 헤이세이 불황에 접어들 때 집권한 하시모토 총리가 신자유주의 정책을 표방하면서 국민들에게 인기를 얻었고, 나중에 집권한 고이즈미 총리도 신자유주의 노선을 걷겠다면서 과감한 개혁을 추진해서 나름대로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도 결국 경제를 다시 일으키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신자유주의 경제 노선이 더는 국가경제와 세계경제가 유지되고 번영하는데 기여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지금과 같이 계속 간다면 앞으로 한국경제뿐만 아니라 세계경제도 인플레이션보다 더 큰 문제인 스태그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할 것입니다. 요즘 들어 다시 외환위기가 닥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을 하는 분들이 많으신데, 실제로 마치 각본이라도 짜놓은 것처럼 1997년 외환위기 때와 같은 상황과 조건이 나타나고 있어 많은 분들이 불안에 더욱 심하게 떨고 있습니다.

 

간장 님 :

 

말씀 잘 들었습니다. 신자유주의 노선이 힘을 잃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는 건 분명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대선을 기점으로 전후 경제 상황을 살펴보면 마치 일정한 사이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자면 노무현 전 대통령 집권 말기에 주가지수가 2000 포인트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이미 그 전부터 조중동 같은 주요 언론은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라는 표현까지 써 가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난했는데, 이명박 대통령 때도 어떻게든지 자기 임기 때 부동산이 급격하게 하락하는 것을 막고자 온갖 수단을 동원하고 있지만 2011년이나 12년쯤에는 결국 뭔가 터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오해하실까봐 덧붙이자면 과정이 같다는 게 아니라 결과가 같다는 겁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gingery 님 :

 

저는 간장 님이 말씀하신 것과는 약간 다르기는 하지만 일단 간장 님이 말씀하신 대로 일종의 정치 사이클이 있다고 봅니다. 지금 여당인 한나라당은 야당이 비판을 한다고 하더라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경기 또한 어떻게든지 유지하려고 합니다. 한나라당이 지금 그렇게 하는 까닭은 집권 시기에 경제가 급격하게 몰락하는 것을 막으려고 하는 겁니다. 그러고 나서 야당이 집권 뒤에는 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면 안 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상황이 급박해져 있을 것입니다. 그에 따라 금리를 인상하면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경제 전반이 침체됩니다. 그러면 이제 야당인 한나라당이 이번 정부에서 금리를 인상해서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 됐다면서 죽어라 물어뜯고, 그에 따라 국민들은 다음 선거에서 다시 한나라당을 찍어주는 기가 막힌 각본이 실현되는 겁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만 강만수가 주장하는 저금리 기조가 틀린 건 아닙니다. 신자유주의자든 케인지안이든 상황과 조건이 어떻든 무조건 일관된 원칙을 고수하려고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상황에 적절하다면 그 원칙과 맞지 않더라도 처방을 하면 그만입니다. 그리고 저금리를 유지하면서도 물가를 안정시키고 재정을 확충하는 방법은 앞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이명박 정부에서 의지만 있다면야 얼마든지 찾아서 실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지 않는다면 인플레이션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한 스태그플레이션까지 각오해야 할 것입니다.

 

Lyubishev(전태욱) 님 :

 

제가 알기로는 그런 사이클이 흔히 말하는 진보 정권이 처음으로 집권한 뒤에 나타났기에 실증 사례로서는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정치 사이클이 있다는 자체에는 저도 동의합니다. 1997년에 IMF에 구제 금융을 받아야 할 정도로 한국경제가 엉망이 된 것은 모두 김영삼 정권과 신한국당 때문입니다.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처음으로 정권 교체가 이루어졌는데,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 10년 동안 신한국당은 한나라당으로 이름을 바꾸고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피폐해진 경제가 전부 여당 탓이라고 줄기차게 비난하면서, 자기들만이 경제를 다시 살릴 수 있다는 궤변을 늘어놓았습니다. 그 전략이 통해서 이명박 정부가 들어섰는데, 이명박 정부는 경제를 살리기는커녕 그동안 쌓아놓은 모든 것을 순식간에 무너뜨리고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만 눈에 핏발을 세우고 있습니다. 2012년에 한나라당이 재집권할 수 있을 확률은 지금 상황에서는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만, 한나라당이 아닌 다른 정당에서 집권한다고 하더라도 김대중 정권과 같은 운명을 맞이하게 될까봐 걱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한나라당 집권 기간 동안 경제 파탄 -> ② 정권 교체 -> ③ 무너진 경제 살리는 동안 한나라당은 모든 것이 정권 탓이라면서 죽어라 비난 -> ④ 한나라당으로 재집권 -> ①로 돌아감

 

데미안 님 :

 

논의가 자꾸만 다른 쪽으로 흐르는 것 같아서 제가 잠시 교통정리를 하겠습니다. 부산 부동산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한 온갖 부동산 시장 활성화 정책이 약발이 먹혀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부산 부동산은 다른 지역에 견주었을 때 대세 하락기라는 주장이 무색할 만큼 일정한 활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 개인으로 부동산 투자를 생각한 적이 있었지만, 아무리 부산 부동산이 유별나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연구소에서 지적한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투자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역 특색 때문인지는 몰라도 제가 투자하려고 했던 곳은 분명히 가격이 상승했고, 그 때 솔직히 속이 매우 쓰렸습니다. 남들이 투자한다고 할 때는 객관으로 볼 때 안 하는 것이 낫다고 점잖게 조언해 주는 것이 쉽습니다만, 막상 제가 그런 상황에 처하니까 객관을 유지하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곧 부동산 문제뿐만 아니라 모든 문제를 다룰 때 편향된 관점 때문에 발생하는 오류에 빠지지 않으려면, 내 문제일 때와 남 문제일 때를 구분해서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자면 포럼 부동산문제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분들 가운데 실제로 악의를 가지고 글을 올리는 분들도 분명히 있겠습니다만, 실제로 내용을 꼼꼼하게 읽어보면 아무런 생각이 없거나 정보가 부족해서 답답한 마음에 게시물을 올리고 댓글을 다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그런데도 빚을 냈다고 하면 무조건 된통 당해보라는 식으로, 부동산 투자를 어떻게 해야 할 지 물으면 무조건 죄 짓지 말라는 식으로 꽉 막힌 반응을 보여주는 분들이 한 두 분씩은 꼭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런 때 반드시 되새겨야 할 말이 역지사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그 일이 자기 일이라면 그렇게 관심 없이 냉랭하고 어떻게 보면 무책임하기 짝이 없고 심지어 악의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하는 반응을 그렇게 쉽게 내놓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문제 제기는 분명하게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부동산에 투자하는 그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자기가 투자를 했으면 실패에 따른 책임 또한 자기가 뒤집어쓰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합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그런 당연한 상식이 무시되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아서 포럼에 계시는 많은 분들이 분노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대출 광고가 TV에서든 라디오에서든 갈수록 많이 쏟아지고 있는데,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어쩔 수 없이 대출을 해서라도 부족한 생활비를 충족하는 사람들은 비난할 수 없습니다. 갚기도 버거울 정도로 부동산담보대출을 많이 받아 집을 사서 시세 차익을 실현하는데 눈이 멀었다가, 부동산 가격이 뜻대로 오르지 않아서 생활고에 시달리는 그 자체도 비난할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악에 받쳐서 객관으로 상황을 진단하는 사람들을 온갖 터무니없는 방식으로 매도하고 국가경제에 해로운 방식으로 자기들을 구제해 달라고 한다면, 그런 사람들은 아무리 비난을 들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우리 주변에 보면 요즘 이런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최근에 현대건설 인수를 놓고 현대그룹과 현대자동차가 격렬하게 대립했는데,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그다지 곱지 않습니다. 현대건설이 부도가 났을 때 정부에서 얼마나 많은 공공자금을 들여서 간신히 회생시켜 놨더니, 이제 와서 현대 일가에서 다시 알짜배기를 가져가겠다고 난리를 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사람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항상 언론에서는 ‘혈세’라는 표현을 써 가면서 공공 자금이 엉뚱한 곳으로 흘러나가는 작태를 비판하고 사람들도 거기에 동조합니다만, 실제로는 이해관계가 어떻게 얽혀있느냐에 따라 논조나 반응이 180도 뒤바뀌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서로를 이해하려고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자기이익을 수호하려는 의도에 따를 뿐이며, 그 때문에 정책은 표류하고 공공 자금은 계속 엉뚱한 곳으로 새어나갑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현실을 정부가 바로잡아야 하는데, 오히려 정부가 앞장서서 이런 현실을 조장하고 있다는 겁니다. 건설사가 도덕 불감증에 빠졌으면 정부가 채찍을 들어서 정신을 차리게 해야 하는데, 건설사들이 세운 정부라서 그런지 건설사들이 우는 소리를 내니까 못 퍼 줘서 안달이 났습니다. 서민 경제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말은 문자 그대로 말일 뿐이며, 건설사들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집 살 돈도 없는 사람들에게 미분양 폭탄을 떠넘기고 있는데 이에 아무런 제재도 가하지 않습니다. 중소형 주택 전세 대란이 벌어지는 바람에 사람들이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살 수밖에 없도록 내몰리고 그런 상황을 이용해 온갖 사람들이 아귀다툼을 벌이고 있는 상황을 대책이 없다면서 그저 방관하고 있습니다.

 

부산만 보더라도 실제로 집을 사야 할 사람들이 놓인 처지는 암울하기 짝이 없습니다. 제가 예전에 부산시청 쪽을 지나가고 있는데, 그 쪽에 보니까 이번에 여성취업박람회를 한다고 해서 어떤 일자리가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그런데 일자리 대부분이 양질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정도로 급여가 형편없었습니다. 월급이 200만 원을 넘는 자리는 하나도 없었고 대부분 100만 원대 아니면 최저 시급을 간신히 넘기는 정도밖에 안 되는 일자리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자리라도 못 구해서 안달이라고 하니, 얼마나 많은 여성 구직자들이 취업난에서 고통을 겪고 있는지를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방자치단체에서 야심차게 추진하는 여러 가지 사업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느냐? 그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최근에 볼 일이 있어서 센텀시티 쪽 부동산 업계를 부지런히 돌아다녔는데, 센텀시티에 보면 WBC(World Business Center)라는 곳이 있습니다. 건물을 매우 멋들어지게 지어놨는데 실속은 형편없어서, 그 안에서 일하는 분에게 여쭤보니까 3개월에 겨우 1건 정도 거래가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부산에서 가장 돈이 많고 나름대로 사정이 좋은 센텀시티 쪽도 이 모양인데, 다른 곳은 어떨지는 굳이 알아볼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상황이 이런데 사람들이 언제 돈을 벌어서 전세방이라도 얻을 돈을 모아서 가정을 꾸릴 수 있겠습니까? 이렇게 소득도 안 되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부동산 관계자들은 어떻게든지 집을 사라고 꼬드기고 있습니다. 이 때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어려운 사람들이 들어가서 살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을 많이 확보하고 부동산 거래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차익을 국고로 환수해 국가 재정을 안정시키고 궁극으로 경제 안정을 도모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요구를 정책이 제대로 담아내지 못해서 불일치가 생깁니다. 이런 불일치가 늘어나고 갈등이 증폭될수록 사회 전체가 혼란스러워지고 삶은 갈수록 피폐해집니다.

 

앞으로 부동산 경기가 더욱 침체되고 부채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나면 그동안 연구소에서도 계속 경고했듯이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한 경제위기가 닥칠 수도 있습니다. 그 속에서 죽어나는 건 하루하루 일해서 먹고 사는 서민들뿐입니다. 그런 서민들에게 지금 집값은 너무나도 감당하기 버겁습니다. 2006년에 전국에서 가격 폭등이 일어난 뒤 해운대를 기준으로 치자면 기본이 평당 평균 1000만 원대였던 부산 아파트 가격은 지금은 평균 700만 원대까지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보통 사람들이 사기에는 버거운 수준이기에 더 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상인 집값이 얼마라고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만, 적어도 보통 사람들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날아라뿡뿡뿡 님 :

 

말씀 잘 들었습니다. 데미안 님이 말씀하셨듯이 한 번 폭등한 뒤에 지금까지 꾸준히 떨어졌고 앞으로도 결국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부산은 솔직히 사람들이 소득이 낮을 뿐만 아니라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끼치는 여러 가지 독특한 지역 요인이 있기에, 과연 흔히 말하는 거품이 끼어있는지조차 의심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이렇게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것을 보면 분명히 뭔가 있기는 하고, 기대 심리가 팽배한 상황에서는 한 명이라도 실거래에 나서면 다른 사람들도 그에 휩쓸려 덩달아 사는 경향도 있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변수가 발생할 지 알 수가 없습니다. 과연 언제까지 이렇게 뜨거울 것인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러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검토리 님 :

 

데미안 님 말씀 잘 들었고, 이번에 처음으로 참여한 회원으로서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필명은 ‘검토리’이고 올해 39세이며 주택을 구입할 의사가 있는 평범한 공무원입니다. 오늘 주제를 보고 여러분과 함께 의논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 이 자리에 참석했습니다.

 

저도 지금까지 집을 사지 않고 전세를 살고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집주인이 전세 가격을 더 올려야겠다고 해서 갈등이 잦아졌습니다. 저는 당연히 더 줄 수 없다면서 버텼습니다. 그러자 집주인이 집을 팔아야겠으니 방을 빼라고 해서 못 나가겠다고 또 버티고 있었더니, 어느 날 집주인에게서 갑자가 전화가 와서 실제로 거주하고 있는 저와는 아무 협의도 없이 집을 팔아버렸으니까 당장 방을 빼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야말로 황당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쫓겨난 뒤에 부동산에 관심이 생겨서 나름대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전셋집에서 반강제로 나온 뒤에 집을 구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이리저리 알아봤습니다. 그런데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이야기를 들을수록 기가 막혔습니다. 지금까지 알뜰하게 살면서 나름대로 돈을 많이 모았지만 중소형 주택을 사기에도 아직까지는 약간 모자란 수준이었는데, 부동산 중개인들이 말하기를 요즘에도 기본으로 1억에서 1억 5천만 원 정도를 대출받아서 중대형 아파트를 산다고 합니다. 도대체 사람들이 왜 이렇게 빚이 무서운지를 모를 정도로 대출을 우습게 여기게 됐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 때까지만 하더라도 저에게도 빚이 약간 있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했습니다. 부인은 전세 살면서 고생하지 말고 빚을 조금 내더라도 아파트를 사자고 했습니다만, 저는 빚을 갚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제 주장을 꺾지 않고 결국 싼 전세방으로 들어가고 빚을 없앴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자고 일어나면 주택 가격이 뛰어올라 있어서 부인에게 그 때 아파트를 샀으면 집값이 올라서 시세 차익이 얼마였겠느냐는 잔소리를 틈만 나면 들었고 말다툼도 잦았습니다. 아마 저와 같은 선택을 한 많은 분들이 저와 같은 지경에 처해 있지 않은가 합니다.

 

도대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궁금해져서 방은 구했지만 다시 가서 요즘 시세가 어떤지를 알아보고, 마침 아는 후배가 조언을 요청해서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는데 그야말로 어처구니가 없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 후배가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나와야 할 지 말아야 할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데, 사정을 들어보니까 너무 오래되어서 수돗물이 녹물로 나오는 게 예사인데, 그런 아파트가 지금 2억 1천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니 다른 아파트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3~4억을 훌쩍 넘기는 게 기본입니다. 지금과 같이 경기가 안 좋고 사람들은 못 살겠다고 난리를 치는 마당에 이런 가격이 도대체 말이 됩니까?

 

이렇게 집이 비싸니까 사람들이 전세를 찾아서 몰릴 수밖에 없고, 그에 따라 몇 천 만 원이 올랐다느니 폭등이라느니 전세 대란이라느니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아는 서면에 있는 어느 주상복합 아파트에 있는 26평형 한 가구 매매가가 1억 7천만 원인데, 그 가구 전세가 무려 1억 3천만 원에 월세까지 10만 원을 따로 내야 한다고 합니다. 아는 후배가 거기에 전세를 들어서 살고 있는데, 전세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올라가서 매매가와 별 차이가 없어지니까 대출을 받아서라도 차라리 사 버릴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솔직히 이 후배에게 뭐라고 조언을 해야 할 지 막막한데,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간장 님 :

 

팔리지 않으니 마지막 발악을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힘들겠지만 조금만 더 버티고 있으면 조만간 집값 자체가 하락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칫해서 그 집을 지금 덜컥 사 버렸다가는, 나중에 빚을 갚기는커녕 원금을 많이 날리는 악재가 닥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토건 세력들이 어떻게든지 미분양 물량을 떠넘겨 현금을 확보하려고 발악을 할 텐데, 이 공세에서 반드시 살아남아야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지금 부산에서 잘 나가고 있다는 아파트 분양 현장에 가 보면, 부산에 실제로 거주하는 사람들이 아닌 서울 사람들과 떴다방으로 연결이 많이 이루어집니다. 곧 지금 언론에서 강조하고 있는 ‘부산발 훈풍’이 과연 실수요에 근거한 것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텐인텐 부산 같은 곳에서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포럼을 못 깎아내려서 안달이 났는데, 언제까지 그런 작태만 되풀이하고 있을 것인지 궁금하기 짝이 없습니다.

 

Lyubishev(전태욱) 님 :

 

텐인텐 부산 같은 곳은 개인으로 매우 싫어하는 곳인데, 그 까닭이 무엇이냐면 거기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보여주는 사고방식 자체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거기에서 포럼을 비난하는데 정신이 팔린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사고방식 자체가 피도 눈물도 없는 신자유주의 경쟁 논리에 그들이 얼마나 제대로 길들여져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제가 원래 거기에서는 철저하게 글을 읽기만 할 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다가, 어떤 계기가 있어서 거기에서 통용되는 논리에 문제가 있다면서 댓글을 한 번 단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쏟아지는 비난은 그야말로 할 말을 잃게 만들 지경이었습니다. 집이 없는 사람은 모두 무능력자라는 말도 안 되는 고정관념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머릿속에 박히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당장 저만 하더라도 지금 고시원에서 살고 있기는 합니다만, 변변찮은 직장도 없고 부모님 눈치나 보면서 용돈이나 타 쓰는 능력 없는 사람이 절대 아닙니다. 그리고 제가 만약 임용고시에 합격해서 정식 교사가 된다고 하더라도 결혼하기 전까지는 웬만하면 지금 살고 있는 고시원에서 계속 살면서 돈을 아끼려고 마음먹고 있는데, 그런 것이 어떻게 제가 무능력자라고 판별하는 증거가 될 수 있겠습니까?

 

그런 항변에 돌아오는 답변도 가관이어서, 고시원에 있는 저와 같은 사람들은 합격하지 못하면 그저 시험에 떨어져서 앞날을 걱정하는 무능력자일 뿐이며, 그 말고 집도 없고 돈도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고시원에 들어온 사람들도 많은데 그게 무능력자가 아니면 무엇이냐고 저에게 반문합니다. 저는 거기에서 인간으로서 기본으로 지니고 있어야 할 도덕, 윤리, 철학, 인문학 소양 자체가 아예 없고 오로지 기득권에 봉사하는 논리에만 집착하는 물신 지배 사회가 이 나라 전체에 어떤 폐해를 불러일으키는지를 분명히 느꼈습니다. 피도 눈물도 없는 승자독식사회가 신자유주의라는 담론으로 정당성을 획득한 지난 세월 동안, 이 세상은 ‘인간’이 사는 곳이 아니라 돈 앞에서 노예를 자처하는 ‘비인간’만이 가득한 연옥과도 같은 곳으로 변질되어 버렸습니다. 누구든지 말로야 개혁을 외칩니다만 실제로 사람들을 지배하고 있는 물신 때문에 결국 말과 행동이 다르기 일쑤며, 공동체 사회로 나아가는 개혁이 결국 사회를 무너뜨릴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신념에 사로잡혀서 잘못된 것도 어떻게든지 정당하게 만드느라 분주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어떻게 우리 사회가 발전할 수 있겠습니까? 당장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전세 대란 속에서도, 집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임대인들이 얼마나 힘들지를 고려하기는커녕, 어떻게든지 임대인들에게서 한 푼이라도 더 못 받아내서 안달이 났는데 말입니다.

 

데미안 님 :

 

지금 전세 대란이라고 해서 지금 집을 마련하지 않으면 무슨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생각하다가는 앞으로 더 큰 일이 벌어질 것 같습니다. 제가 한 때 투자를 생각했던 울산 지역 주상복합상가들과 중대형 세대가 대부분인 초고층 아파트들이 2006년 말까지 정말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사지 않는 사람이 바보 취급을 당할 정도로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는데, 어처구니없게도 2007년에 들어서면서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말 그대로 그냥 훅 가 버렸습니다. 물론 지역 특색을 고려해야 한다는 말이 아예 틀린 건 아닙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단기성과 지엽성이 두드러지는 사례들을 보고 전체를 무시하면 곤란합니다. 제 경험에 따르면 부동산은 한 방입니다. 누구도 그 한 방이 언제 터질지 정확하게 예측하기 힘듭니다. 주위에 끌려 다니면 안 됩니다.

 

간장 님 :

 

저도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집에서 부인과 아파트를 하나 살지 말지를 놓고 여러 차례 의논을 했는데, 제가 연구소와 포럼에서 배운 대로 결국은 대세 하락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아서 결국 안 샀습니다. 그런데 집값이 아직까지도 떨어지지 않고 있으니까, 부인이 틈만 나면 저를 힐난해서 말다툼이 잦습니다. 주거 목적이 아닌 시세 차익 실현 대상으로 전락해 버린 대한민국 주택과 그 안에서 살아야 하는 사람들 사이에 생기는 흔한 풍경 같습니다.

 

날아라뿡뿡뿡 님 :

 

솔직히 요즘에 시세 차익을 기대하지 않고 집을 사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런 기대감이 커지면 부동산 가격 또한 덩달아 뛰게 되어 있습니다.

 

검토리 님 :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다음 아고라나 네이버 부동산을 계속 보고 있는데, 지역 언론이고 뭐고 간에 전부 부동산 붐이 다시 불고 있다고 합니다. 전철역 새로 생긴다고 하면 값이 오르고, 시장이 개발 계획 한 마디 하면 몇 배로 값이 뛰고, 말 그대로 널뛰기가 따로 없습니다.

 

Lyubishev(전태욱) 님 :

 

전철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한 말씀 드리자면, 앞에서 여러 운영위원님들이 말씀하신 대로 부동산은 기대 심리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기대 심리가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알아봐야 하는데, 부동산으로 힘없는 사람들을 등쳐먹으려고 하는 악덕업자들도 이런 기대 심리를 교묘하게 부추기는 방법, 예를 들자면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사람들을 현혹하거나 부동산 관련 호재를 터무니없이 부풀리는 식으로 사람들을 호도합니다.

 

예전에 연구소에서 많은 지원을 한 ‘하우스 푸어’라는 책에서도 나와 있습니다만, 김포 신도시에 입주하려고 하는 어느 시민이 주변 지역이 제대로 개발되지도 않고 황량하기 짝이 없는 지역에 집을 산 까닭이 무엇인지 알아보니까, 그 지역에 앞으로 김포 경전철이 들어서서 교통이 편리해지고 개발에 따른 시세 차익 또한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경전철 공사가 거의 마무리될 쯤에 나타난 경전철 차량을 보고 그분은 깜짝 놀랐습니다. 분명히 분양 광고에서는 서울도시철도 2호선과 같은 10량 1편성 대형 전동차가 다니는 대규모 노선이라고 했고 광고에 활용한 사진도 서울도시철도 2호선 사진이었는데, 막상 실제로 보니까 버스 두 대 붙여 놓은 정도밖에 안 되는 말 그대로 경전철이었던 겁니다. 물론 중전철과 경전철 차이를 제대로 알아보지 않은 그 분 잘못도 물론 있기는 합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허위에 가까운 과대광고를 내놓은 건설사와 부동산업체가 면죄부를 받을 수 있는 건 절대 아닙니다.

 

이와 같은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지는 까닭은, 사람들이 직접 발품을 팔고 관련 자료를 조회하며 부동산 시장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객관으로 시장을 이해해서 온갖 허위 정보에 속지 않아야 하는데, 실제로는 건설사나 부동산업자들이 제공하는 온갖 이해관계를 충족시키는 공급자 중심 정보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수 십 년 동안 이어져왔기 때문입니다. 그런 현실을 극복하고자 김광수경제연구소에서 내놓은 책이 ‘부동산 시장흐름 읽는 법’이라는 책이잖습니까.

 

솔아솔아(이진수) 님 :

 

전태욱 님도 말씀하셨듯이 부동산뿐만 아니라 어느 분야에서든지 분석 기술은 정말 중요합니다. 만약 분석 기술이 없다면 아무리 많은 자료가 제공된다고 하더라도 자료 진위와 가치를 평가하면서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제대로 된 분석 기술이 확립되면, 그에 따라 정확한 근거를 댈 수 있는 능력이 생깁니다.

 

우리 포럼에서 가장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주는 부동산문제 게시판에도 하루에 수 십 개씩 게시물이 올라오고 댓글은 그보다 더 많이 달리는데, 그 가운데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는 주장을 담은 건 얼마나 되는지 저는 개인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대개 어떤 주장을 할 때 객관으로 인정할 수 있는 근거를 미리 제시한 뒤에 그를 토대로 주장을 전개해 나가기보다는, 이러저러할 것이라고 추측을 내놓고 그 근거로서 객관성이 떨어지는 온갖 심리 요인이나 지엽 요인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경우는 연구소에서 발간한 자료를 읽고 동의하든 그렇지 않든 상관이 없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런 모든 요인을 아예 무시할 수 있다는 건 아닙니다. 지금까지 나온 어떤 이론이 모든 현상을 한 치 오차도 없이 설명해 줄 수 있는 건 절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가 마케팅을 전문업으로 삼고 있는데, 어느 분야든지 그런 특성이 있기는 하겠습니다만 특히 마케팅에서는 아무리 총론이 그럴듯하고 하더라도 각론으로 들어가서 각 기업이나 사업체별로 지니고 있는 특성을 제대로 분석하고 파악하지 못하면, 현실과는 전혀 맞지 않는 원론 수준에 머무르거나 심지어 자기 논리에 빠져서 터무니없는 결론을 내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경제를 거시경제와 미시경제로 구분하는 까닭 또한 바로 거기에 있으며, 부동산 시장 또한 그와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일단 금리, 인구, 정부 정책과 같은 객관 요소를 철저하게 따져보는 것이 총론 또는 거시 차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각론 또는 미시 차원으로 보자면 어떤 현상에 얼마나 많은 외부 요인이 작용하고 있으며 서로 연계되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이 공부방에 참여하는 까닭도 어느 분야에서 일을 하든지 시야를 넓히고 전문분야를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하고자 다방면으로 지식을 채워야 하므로,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이 공부방에 참여하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으면서 지식욕을 충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특정한 사업체에 적합한 마케팅 전술을 세우고자 미시 분석을 할 때처럼, 부동산 시장 또한 크게 볼 때와 작게 볼 때 다른 것이 보인다는 점을 감안해서 이해하려고 합니다.

 

부동산 상승론자들이 지니고 있는 문제점은 지나치게 지역 특색에만 집착해 아무리 거시 차원에서 볼 때 객관성과 설득력이 뛰어난 이론을 애써 무시하려는 것이고, 부동산 하락론자들이 지니고 있는 문제점은 그와 반대라는 겁니다. 아마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에 계시는 분들은 후자일 가능성이 높으며, 그 가운데 흑백 논리에 빠져서 여러 차례 회원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몇몇 회원 분들이 계십니다. 그리고 상승론이든 하락론이든 둘 다 나름대로 문제가 있습니다만,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그 근거를 얼마나 객관성과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지만 보면 포럼에서 토론을 하는 데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물론 실제로는 그렇게 잘 안 되는 게 문제이기는 합니다만 말입니다. 토론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근거를 대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잠시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새서 다시 원래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제가 마케팅 전략 수립을 의뢰받아서 일을 하면서 생각한 바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예를 들어서 여러분들은 부산 어느 지역에 돈이 많은지를 알아보려고 할 때 어떤 자료를 찾아보십니까? 저는 그 지역에 들어서 있는 은행 지점과 ATM 시설을 확인합니다. 그런 뒤 그 주변 지역 인구 유동성과, 상권 영업 실적, 점포와 시설 관리 상태가 어떤지 알아봅니다. 이것만 확인하더라도 지역 상권이 어떻게 형성되어 있으며 자금 사정과 고객 선호도가 어떤지를 개략으로 파악할 수 있으며, 그를 토대로 좀 더 세밀한 부분까지 파고듭니다.

 

그런데 이렇게 세밀한 부분을 파고들 때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지엽 요인을 분석하다가 큰 틀에서 벗어나는, 곧 속담대로 ‘나무를 보고 숲을 보지 못한다’는 오류에서 벗어나고자 항상 신경을 쓰고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예외가 생긴다고 해서 그런 하나하나를 일일이 고려하려고 하지 말고, 예외를 분류해서 체계화하는 작업 또한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통계에서 말하는 이상치 하나 때문에 전체 분석 결과를 오판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전체 결과는 결과대로, 그 결과에서 벗어나는 이상치는 그에 적합한 지엽 요인대로 분석해서 함께 결론을 내린다고 하더라도 논리에 모순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부동산 시장 또한 이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는 대상입니다. 일단 포럼에서는 부동산 시장은 이미 대세 하락기에 접어들었고, 지난 세월 동안 연구소에서 줄기차게 부동산 문제에 따른 한국경제 붕괴를 경고해 왔지만 지금까지 정부에서는 그 경고를 애써 무시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주장에 반발하는 사람들은 주로 부산 부동산 시장을 예로 들면서 대세 하락론을 공격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둘 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근거를 자기에게 유리한 대로 끼워 맞추거나 엉터리로 들이댄다는 게 문제입니다.

 

예를 들자면 부산 부동산 시장에서도 전세 대란은 예외가 아닙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전세 대란은 집을 살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전세로 몰려들면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런 전세 대란 현상이 적용되지 않는 지역이 바로 제가 살고 있는 해운대입니다. 해운대에 있는 주택들은 보통 사람들이 구매하기 힘들 정도로 비싸기는 하지만, 희한하게도 전세 임대를 내건 주택은 찾아보기 힘들고 대부분 실제로 주택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운대라도 지역에 따라서 예를 들자면 제가 살고 있는 달맞이고개 쪽에는 전세 주택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만, 신시가지 쪽은 씨가 말랐다고 봐도 좋을 지경입니다. 당연히 부동산 상승론자들이 근거로 삼기에 정말 좋은 실제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를 놓고 여러 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는데, 부동산 또한 양극화 경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부산에서는 해운대가 값이 비싼 극에 서 있다고 생각하면 그만일 수도 있습니다. 전세가가 너무 오르니까 어느 정도 돈이 있는 사람들도 이렇게 전세 때문에 시달릴 것 같으면 차라리 집을 사야겠다고 생각하고 기왕이면 여러 가지 조건이 좋은 해운대에 있는 집을 사자고 해서 실제 구매율이 높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포럼 일각에서 주장하는 대로 서울에서 재미를 보기 힘들어진 투기꾼들이 장난을 치러 부산으로 대거 내려왔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해석을 뒷받침하는 정확한 자료나 정보를 찾기가 보통 사람들에게는 매우 어렵습니다. 물론 사람들이 정보를 검색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만, 실제로 정말 확실하거나 투자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보는 어떤 이들에게도 절대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정보는 어떤 사이트에 올라오는 것도 아니고 반드시 입에서 입으로만 전해지기에, 때로는 터무니없는 입소문을 낳기도 하고 온갖 억측과 궤변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뜬금없이 다시 포럼 이야기로 넘어가서 죄송합니다만, 저번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부산경남 지역 운영위원회 공부방이 내실 있게 잘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이 모여서 토론하면서, 갈수록 토론 수준이 높아지고 모임 전체가 더욱 알차게 변하는 모습이 눈에 보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이 모인 이 공부방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발전할 것인지는 아직까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저 말고도 이 모임이 어떻게 될 것인지를 놓고 고민하는 분들이 여럿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략은 분명히 드러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전술이라고 봅니다. 그 전술이 확실하게 드러나 있다면 사람들이 공부방에 찾아와서 주제에 따른 진지한 토론이 아닌 온갖 문제를 놓고 논쟁을 벌이며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Lyubishev(전태욱) 님 :

 

제가 보기에는 그 문제는 앞으로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이 정치세력으로 거듭나는 전까지는 해결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전술이라는 것을 아마 연구소에서 실제로 철저하게 비밀로 부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개인으로는 다른 군소 정당들이 하는 것처럼 일단 창당만 하고 나름대로 개혁을 부르짖습니다만, 실제로 국민들에게 와 닿을 각론 수준 정책을 내놓을 만한 능력과 의지가 부족하다는데 연구소가 착안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곧 2012년 총선과 대선 때 연구소에서 가지고 있는 올바른 개혁 정책 노선을 준비해서 적절한 시기에 기존 정당과는 정말 뭔가가 다르다는 점을 최대한 부각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각 지역 운영위원회는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연구소에서 생산하는 자료를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해서, 김광수경제연구소와 포럼이 추구하는 바가 진정으로 이 나라를 살리는 길이라는 점을 사람들에게 각인시켜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포럼 정체성이 물론 정치결사체로 거듭나는데 필요한 준비 모임이라고 연구소에서는 정해놓기는 했습니다만, 실제로 사람들이 느끼는 정체성은 모호하기 짝이 없습니다. 오는 사람들마다 포럼에서 바라는 바가 다릅니다. 포럼에서 추구하는 다양성이 드러난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만, 그만큼 사람들이 여전히 단편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안 좋게 볼 수도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사람들이 포럼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뚜렷한 목적이 있는 집단이라는 데 크게 공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포럼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공식으로 밝히는 자료를 만들어서 포럼 공지사항으로 올려놓고, 만약 나중에 정말 정당을 만든다면 실무진은 어떻게 구성할 것이며 기존 운영위원회가 정당에서 어떤 구실을 하게 될 것인지를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연구소 차원에서 확실한 담론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날아라뿡뿡뿡 님 :

 

논의가 자꾸 다른 쪽으로 새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부동산 쪽으로 말씀드리자면, 저는 어릴 때부터 부동산에 관심이 많았고 지금은 부동산중개업을 준비하면서 반드시 이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포럼에서 글을 읽으면서 과연 지금까지 제가 생각했던 최고라는 게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됐습니다. 흔히 아고라나 텐인텐 카페 같은 곳에서 사람들이 연구소를 비난하듯이 언제 어디에서 얼마나 오를 것이라고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하면 절대 부동산 전문가로서 실력이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런 것을 맞출 수 있게 된다고 하더라도, 과연 그것을 맞춰야 하는 까닭은 무엇인지를 근본에서부터 고민하기 시작했고, 포럼에서 대체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주장에 저도 공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사람들을 만나서 부동산 관련 상담을 해야 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상황이 참 난감합니다. 사람들이 저에게 찾아올 때마다 언제 어디가 얼마나 오를 것이냐고 물을 때, 저는 최대한 총론 수준을 지키면서 제가 확실하게 알고 있는 지역 특색은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 정도 수준에서는 만족하지 못하는 기색이 역력하고, 만약 제가 과감하게 어느 쪽이 어떻다고 말씀드렸을 때 그대로 되지 않으면 엉터리라는 딱지를 붙이려고 혈안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난감한 상황을 어떻게 해야 극복할 수 있겠습니까?

 

솔아솔아(이진수) 님 :

 

컨설팅이라는 것 자체가 그런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분야 아니겠습니까? 일단 날아라뿡뿡뿡 님이 말씀하신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제가 활용하는 방법 또한 그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일단은 앞에서 날아라뿡뿡뿡 님이 말씀하신 대로 마케팅 총론 수준에서 기본 이론에 따른 전략을 세웁니다. 그 다음으로 대상 사업체가 지니고 있는 특성을 정리해서 기본 전략과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따집니다. 이 정도는 누구나 다 합니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들에게 그동안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예측을 해 주고 세부 실행 사항을 알려줄 때 어떤 조건이 충족되어야 그 예측과 실행 사항이 적합하다고 확실하게 알려줘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지 않으면 고객들은 대개 조금이라도 들어맞지 않으면 바로 컨설턴트를 비난하려는 성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자기가 제시한 어떤 조건이 충족되었는데도 자기가 예측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거나 그 반대인 상황이 벌어진다면, 자기 이론에 문제가 있는지 점검하기 전에 일단 외부 원인부터 분석합니다. 그러고 나서 자기가 예측하지 못했던 것이 외부 변수라고 고객들에게 알려줍니다. 그렇게 했는데도 고객들이 납득하지 못한다면 그때는 과감하게 컨설팅 비용을 돌려주면 됩니다. 실제로 처음에 컨설팅에 따른 결과가 실패한다면 반드시 환불해 드린다고 적극으로 홍보를 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보셨을 것입니다. 그렇게 홍보하는 사람들은 확률로 10건 가운데 1건 정도는 실패할 수 있다고 가정하고 사업을 시작하며, 실제로 1건이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성공한 나머지 사례에서 충분히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데미안 님 :

 

저도 금융 업무를 하고 있기에 간단하게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이진수 님이 말씀하신데 한 가지 덧붙여서 고객들에게 결국 선택은 자기가 하는 것이라고 계속 강조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말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니잖습니까? 컨설턴트들은 말 그대로 전문성을 토대로 조언을 해 줄 수 있을 뿐 어떻게 하라고 고객들에게 강요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고객들이 특정한 선택을 강요한다는 느낌이 든다면 그 때부터 컨설턴트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경향이 뚜렷해질 것입니다.

 

날아라뿡뿡뿡 님 :

 

좋은 조언 고맙습니다. 그런데 개인으로는 제가 이번 공부방에서 얻어가기를 원했던 것은 얻지 못한 것 같아서 개인으로는 좀 아쉽습니다. 처음에는 연구소에서 연구원이 내려오거나 아니면 부산 지역 부동산 전문가를 초청해서 강연을 여는 줄 알고 있었는데, 알고 있던 것과 다르게 자유 토론 형식으로 공부방이 진행되어서 뜻밖이었습니다. 하지만 토론을 하면서 여러 가지 분야에 계신 분들이 가진 생각을 자연스럽게 교환할 수 있었다는 점은 좋았습니다.

 

그리고 예상했던 것과 다르게 여기에 참여하시는 분들은 부동산 문제 자체보다는 다른 여러 가지 주제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은데, 진정으로 부산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으시면 부산 집값이 오르고 내리는 것은 반드시 알아야, 곧 부동산에 관해서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큰 틀에서는 포럼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는 대세 하락론에 동의합니다만, 지역 측면에서는 분명히 온갖 변수가 존재하기에 그 변수를 고려하지 않는 일반론으로만 흐르는 분석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데미안 님 :

 

날아라뿡뿡뿡 님이 말씀하신 바가 무슨 뜻인지는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포럼에 올라오는 글을 좀 더 많이 읽어보시라고 권유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말씀하신 대로 부동산 문제 자체가 여러 가지 변수가 작용하는 매우 복잡한 문제인 것은 분명한데, 그 변수가 무엇이며 적용되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놓고 의견이 갈리는 것 같습니다. 제가 여기에서 활동하면서 이해한 바에 따르면, 부동산 문제는 정치, 사회, 경제, 문화와 같은 온갖 요인이 뒤얽혀 있으며, 어떤 요인이 부동산 문제와 더욱 많은 상관관계를 갖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그런데 부동산 문제는 결국 크게 보자면 경제 문제에 해당되는 만큼 경제 법칙을 거스를 수는 없으며, 그에 따라 시장경제 원리에 따른 대세 하락론이 제기되는 것입니다. 가장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수요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데 공급이 과잉이니까 가격이 하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부동산 가격은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항상 부동산 시장은 특이하다는 전제를 깔고 논리를 펼쳐 나갑니다. 그렇기에 경제 원리를 무시하거나 필요한 대로 왜곡하고 가져다 붙이는 터무니없는 일이 벌어집니다. 부산 부동산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가격 급등 현상을 대세 하락기에 벌어지는 전형일 뿐이라고 부소장님이 글을 쓰셨는데, 그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내놓은 반응은 그 자료 자체가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반박하기보다는 그저 부동산 시장은 한 가지 이론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는 원론 차원 주장밖에 내놓지 않았고, 그나마 그 근거도 부족했습니다. 그 근거라고 제시하는 게 대개 보면 미시 차원인 지역 특색인데, 이는 큰 틀에서 이야기하는 외부 요인이나 변수를 반박할 만큼 충분한 근거가 되지는 못합니다. 어느 지역에서 올랐다고 해서 그것이 전체 부동산 시장에서 가격 상승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제대로 논증하는 경우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전제 자체가 기본을 무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금까지 부산경남 공부방에서는 부산을 좀 더 잘 이해하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자료인 부산사회지표를 공부해 왔습니다. 그런데 일단 연구소에서 발간한 자료에서 제시되어 있는 거시 이론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난 뒤에 자료를 볼 때와 그러지 않고 자료를 볼 때, 분석 결과와 그에서 드러나는 수준 차이가 크게 벌어집니다. 예를 들자면 처음에 인구 • 가족 현황을 분석했을 때 부산에서 전체 인구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결과를 놓고도, 나중에 부동산 시장에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다고 하더라도 부동산 시장에는 인구 말고도 여러 가지 다른 요인이 작용하기에 속단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주로 류비셰프 님이 자료를 준비해서 강의 형식으로 공부방을 진행했는데, 그러다 보니까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기 힘들다는 문제점이 있어서, 지난 공부방에 이어서 이번에 두 번째로 자유 토론 형식으로 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토론을 하면서 이진수 집행위원님이 말씀하신 대로 그 사람이 얼마나 정확한 근거를 내놓는지를 확인하는데 초점을 맞추면 됩니다. 그런데 대개 제대로 된 이론을 갖추고 있지 않고 현장 실무에만 잔뼈가 굵은 분들이 포럼에서도 지엽 요인을 가지고 전체를 호도하려는 경향을 강하게 드러냈는데, 그 때문에 요즘 많은 사람들이 큰 틀에서 볼 때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지를 조금씩 이해하면서 그분들이 지닌 설득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부동산 광고로 막대한 수입을 올리는 언론에서 부동산 시장을 객관으로 분석하기보다는 건설사들 이해관계를 반영하고 실수요자들의 눈을 가리며 현실을 호도하는 기사를 항상 내보냈는데, 사람들이 그 진위를 파악할 능력이 조금씩 생기면서 부동산 대세 하락론이 왜 나오는지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하고, 더는 부동산 시장이 언제나 대박이 터지는 황금광맥이 아니라는 사실도 깨달은 겁니다.

 

검토리 님 :

 

동의합니다. 이번에 우연히 부동산 문제를 다룬 ‘뉴스추적’을 봤는데 최근에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다는 고양 식사지구 같은 곳도 실상은 그야말로 참담하기 짝이 없다는 사실을 저절로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집값이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널뛰기를 하는 까닭은, 앞에서 여러 차례 제시된 심리 요인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Lyubishev(전태욱) 님 :

 

그 심리 요인이 분명히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끼치는 건 맞습니다만, 문제는 그런 심리 요인은 합리성이 부족하고 분석하기도 꽤나 까다롭기 때문에, 부동산 불패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에 기대서 자기주장을 정당화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 심리 요인이 있다고 인정한다고 치더라도, 그 심리 요인이 꼬이고 일그러져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부동산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는 생각을 사람들이 해 본 적은 아예 없는 것 같습니다. 앞에서도 제가 분명히 말씀드렸듯이, 사람을 능력이 없다고 매도하는 기준(?)으로서 한국에서 집을 이야기하는 건 정말 말도 안 됩니다. 주택 문제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면 집 사기가 갈수록 힘들어지는 사회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를 지적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거늘, 그에 관해서는 철저하게 눈과 귀를 닫고 가진 자들에게만 유리한 담론에만 빠져 있는 사람들은 일그러진 한국사회를 보여주는 참담한 자화상입니다. 지금까지 한국 사회를 지배해 온 개발지상주의라는 심리 기조에서 이 나라 사람들이 벗어나지 않으면 앞으로 더욱 큰 재앙이 벌어질 수 있으므로, 쓸데없는 심리 타령은 당장 그만두고 하루빨리 상황을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경제 공부를 해야 합니다.

 

이미 포럼에서도 여러 차례 글이 올라왔습니다만, 부산 부동산 시장은 실수요자가 늘어나서 활발해졌다기보다는 기대 심리가 많이 작용해서 가격이 상승했다고 보는 게 더 타당합니다. 실제로 부산에서는 무려 239건이나 되는 재개발 사업이 예정되어 있으며, 그에 따른 기대 심리도 매우 커졌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 가운데 완료된 사업은 6건에 불과하며 나머지 사업들도 정말 제대로 실행될 수 있을 것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부산광역시가 짊어진 부채가 더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폭증했습니다. 모두 지난 8년 동안 허남식 시장이 올려놓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만, 시민들은 그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지난 지방선거 때도 그를 다시 부산시장에 올려놓았고, 그에 화답이라도 하듯이 허남식 시장은 지금도 온갖 개발계획을 쏟아내고 부채 문제는 애써 무시하고 있습니다. 재개발 사업 덕분에 시세 차익을 실현하겠다고 기대하며 재개발 지역으로 자금이 몰렸다고 하더라도 사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도 의심스러우며, 설사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한다 하더라도 앞에서 간장 님이 지적하신 대로 가계 부채뿐만 아니라 늘어나는 공공부채는 도대체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파트로나 님 :

 

말씀 잘 들었습니다. 제가 지금 정관신도시에서 살고 있고 해운대로 출퇴근을 하기에, 오늘 공부방 주제인 부산 부동산 시장에 맞춰 정관신도시와 해운대 부동산 시장 현황에 관해서 말씀드리려고 자료를 준비했습니다.

 

서울에 판교가 있다면 부산에는 정관이 있다고 할 정도로 정관신도시는 계획이 발표되자마자 매우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만, 막상 공사가 진척되면서 도시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을 때는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과 다르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공사가 거의 끝나고 입주가 시작되었지만 기대한 것과 다르게 열기가 뜨겁지 않았고, 분양가가 계속 떨어지고 할인 공세가 이어지자 맨 처음에 입주한 주민들이 ‘분양가 인하 결사반대’라고 현수막을 내걸고 건설사와 신경전을 벌이기 일쑤였습니다. 한 때 부산에서도 매우 큰 골칫거리로 떠올랐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랬던 정관에서 어느 순간부터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정관신도시에 있는 휴먼시아 24평형이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1억 원도 안 됐는데, 지금은 1억 6천만 원까지 올랐습니다. 같은 아파트 48, 49, 53평형도 기껏해야 2억 8천만 원 정도였는데, 이 또한 3억 5천 정도까지 올랐습니다. 평균 5~6천만 원이 오른 셈인데, 이는 폭등이라고 볼 만큼 크게 증가한 건 아니라고 봅니다. 이런 현상이 왜 벌어지는지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요인을 들 수 있는데, 일단 제가 일하고 있는 해운대 상황을 먼저 설명한 뒤에 자세하게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정관에서 벌어지는 열풍은 해운대에서 번져왔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실제로 부산 해운대는 지방발 부동산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언론에서 대서특필할 정도로 집값이 많이 오르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베네시티 77평형 분양가가 예전에는 5억 원 미만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7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전세가도 덩달아 올라서 3억 원 미만이었던 것이 요즘은 4억 원을 훨씬 뛰어넘습니다. 해운대에서 오래된 편인 대우마리나아파트도 해운대 신시가지 또는 센텀시티에 있는 아파트에 호응하여 덩달아 1000만 원 이상 분양가과 전세가가 올랐습니다. 그보다 더 오래된 아파트들은 실제로 분양가가 5천만 원도 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무려 1억 원이 넘었습니다. 그런데도 매매에 부치면 바로 구매 신청이 들어와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게다가 해운대에는 구매력이 어느 정도 있다고 판단한 건설사들이 고급 대형 주택을 많이 공급했는데, 그 수요층에서 부산 해운대에 실제로 거주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물론 해운대에서 실수요자들이 넘쳐난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만,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정관신도시에서 집값이 상승하는 요인은 제가 보기에는 분명히 실수요자들이 어느 정도 몰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장안읍에 새로 문을 연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가깝고 집값이 그다지 비싸지 않은 정관신도시에서 집을 마련했을 가능성이 높고, 교통이 더욱 편리해지면서 부산 시내에 집을 얻기보다는 부산 외곽에 집을 마련해 놓고 부산으로 출퇴근하려는 사람들도 어느 정도 늘어났다고 봅니다. 거기에 좌천과 정관을 잇는 하천인 좌관천을 개발하고 정관면을 정관읍으로 승격시켜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기장군수 발언까지 겹치면서 지방 개발 호재라고 판단한 사람들이 몰려들어 가격이 더욱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부동산도 물가와 마찬가지라고 볼 때, 집값이 일정 수준으로 떨어지는 경우는 있겠지만 폭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Lyubishev(전태욱) 님 :

 

상세한 자료 준비와 설명을 해 주셔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파트로나 님이 말씀하신 바에 제가 몇 가지 덧붙이자면, 일단 정관신도시를 살리고자 부산광역시에서도 여러모로 힘쓰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일단 정관신도시 자체가 부산 생활권인 만큼, 부산 시내로 가는 교통편이 확충되어야 합니다. 도시철도가 건설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만, 아직까지 정관신도시와 부산 시내를 잇는 도시철도 건설 계획은 구체로 나타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부산 시내로 가는 급행버스에는 매우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예를 들자면 2009년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정관신도시를 경유하는 부산시내버스 노선은 일반버스 37번(좌천면사무소 <-> 범어사입구), 일반버스 73번(연산 9동 <-> 정관신도시), 급행버스 1006번(해운대역 <-> 정관신도시)뿐이었는데, 2009년 12월에 연산동 방면, 곧 시청을 포함한 여러 공공기관으로 출퇴근하는 공무원들을 고려한 급행버스 1007번(정관신도시 <-> 부산시청)이 신설되었고 2010년 11월, 곧 이번 달에는 급행버스 1008번(좌천면사무소 <-> 동래지하철역)이 새로 생겼습니다. 1008번 버스는 부산대학교로 통학하는 학생과 교수 수요를 잡으려는 의지가 돋보이고, 게다가 교통 요충지인 동래역을 종점으로 삼아 정관 주민들이 부산 어디든지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배려한 흔적도 나타납니다.

 

gingery 님 :

 

말씀 잘 들었습니다. 특히 해운대에서 정관으로 이전하는 사람들이라면 저도 실제 사례를 몇 가지 알고 있기에 공감할 수밖에 없는 사안입니다. 그런데 파트로나 님에게 여쭤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제가 앞에서도 말씀드린 대로 아직까지는 정관신도시에 있는 아파트 가운데 빈 집이 더 많지 않습니까?

 

파트로나 님 :

 

네. 그렇습니다. 저는 분명히 지금 추세가 어떻다는 것만을 말씀드린 겁니다. 앞으로 정관신도시가 어떻게 될 것 같다는 섣부른 예측은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간장 님 :

 

저도 한 말씀 드리자면 정관에서 주택을 구매한 사람들이 주택을 살 때 동원한 자본에서 자기자본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를 고려해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파트로나 님 :

 

물론 그 말씀도 틀린 건 아닙니다만, 앞에서도 여러 차례 논의되었듯이 지역 특색이라는 것은 분명히 존재하고 그에 따른 부동산 시장 변화 또한 분명히 나타납니다. 짧은 상식으로나마 말씀드리자면 거시경제와 미시경제는 일방이 아닌 쌍방으로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그렇기에 연구소에서 지역 부동산 문제를 더욱 정확하게 분석하려면, 지역 부동산업자들 가운데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객관으로 시장을 바라볼 줄 아는 진정한 전문가 또는 지역경제연구소와 정보교류를 추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기업 연구소들처럼 인력을 원하는 대로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기에, 그 한계를 보완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짧은 생각이나마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그렇다고 해서 연구소에서 주장하는 바가 틀렸다고 말씀드리지는 않는 까닭이 바로 거시경제와 미시경제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물론 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이 보기에는 지역 특색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는 거시경제 분석가들은 부동산 시세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미시경제는 말 그대로 전체를 볼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제가 정관 사례를 들기는 했지만, 그 사례를 가지고 한국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주장하기에는 분명히 무리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서울에 있을 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아파트 가격이 정체되거나 하락하는 사례를 여러 차례 봤기 때문입니다. 제가 살았던 경기도에서도 분양이 제대로 안 되니까 전세 수요가 폭증하는데, 대출이자 상환 압박이 증가하면서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도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부동산 업자들이 거시경제 흐름을 무시하면서 지엽 요인에만 매달리며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는 건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가만히 단순하게 따져보면 토지 가격, 원자재 가격, 인건비와 같은 모든 비용이 오르고 있는 마당에 어떻게 집값이 오르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최근에 지어진 아파트가 설사 시세 차익을 실현해 줄 수 있다고 하더라도 건설사들이 예전처럼 막대한 이익을 챙길 수 있는지는 개인으로 의구심이 듭니다. 형편이 그렇다 보니까 건설사에서 영업 이익을 더욱 많이 내고자 연구소에서 지적한 대로 건설 비리를 더욱 많이 저지르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좀 더 정확한 것을 알려면 연구소에서 발간한 자료를 더 많이 읽어봐야겠습니다.

 

이상민82 님 :

 

파트로나 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거시경제와 미시경제를 함께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이 가장 와 닿습니다. 저는 지금 자원 관련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기에 제 경험을 토대로 한 생각을 짧게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저는 항상 앞으로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것들이 나중에 어떻게 될 것인지를 고민합니다. 사람들이 반드시 그렇게 고민해 봐야할 대상이 바로 자원이기도 합니다. 현대 문명을 뒷받침하는 석유뿐만 아니라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하는 모든 도구를 제작하고 운용하는데 들어가는 온갖 자원이 하나라도 없으면, 당장 인간이 누리는 어떤 편리함이 불편함으로 바뀔 것입니다. 곧 사소한 한 가지가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그 큰 변화는 경우에 따라서 세계 전체를 뒤바꿔놓을 정도로 커다란 변혁으로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부동산 또한 가용 자원이 사라지면서 생기는 사소한 변화에 엄청나게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제가 말씀드리려는 바가 온갖 변수를 무시한 단순한 가정에서 출발하는 시나리오라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만, 다양한 생각을 들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예를 들자면 언론에서도 항상 심각하게 다루듯이 석유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으며, 그에 따라 모든 국가들이 석유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개발된 다양한 에너지원 가운데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것은 원자력 발전에 쓰이는 우라늄입니다만, 이 말고도 수력, 조력, 파력, 풍력, 지열, 태양광 같은 다양한 에너지원이 각 지역 실정에 맞게 쓰이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원료가 떨어질 가능성과 발전에 따른 환경오염 피해 가능성이 전혀 없기에 가장 좋은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 태양광입니다. 앞으로 에너지난이 더욱 심해지면 태양광 발전시설을 갖추지 않은 건물은 건축 허가를 내주지 않고, 신재생 에너지산업을 육성하는데 필요한 재정 지원과 시설 확충을 명시한 법이 입안될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도시는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하는데 적합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태양광 에너지가 지닌 단점 가운데 한 가지가 날씨가 맑지 않으면 활용할 수 없으며 대규모 발전을 하려면 넓은 부지가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대규모 발전 시설을 확충한다고 하더라도 지금과 같이 도시에 에너지 소비가 집중되어 있는 구조로는 태양광 에너지 이용 비중을 높일 수 없습니다. 극단인 경우를 가정하자면 석유가 정말 고갈되어 태양광 에너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집중화 경향을 억제해야 하며, 길게 볼 때 도시는 결국 차츰 사라질 수밖에 없게 되고 이는 도시에 집중된 부동산 수요를 줄어들게 만들 수 있습니다.

 

Lyubishev(전태욱) 님 :

 

자원 이야기가 나와서 한 말씀 드리자면 최근에 일본과 중국이 해묵은 분쟁 지역인 중국 근처 열도를 놓고 굉장히 심각한 갈등을 빚었습니다. 일본 극우 성향 단체 사람들이 배를 타고 그 열도에 상륙을 시도하고 중국 해양경비대와 마찰을 빚은 겁니다. 중국은 당연히 발끈했고 일본은 독도를 놓고 한국을 대할 때와 마찬가지로 문제없다는 식으로 대했습니다. 그런데 결국 일본이 도대체 처음에 그렇게 당당하던 태도는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확실하게 중국에 무릎을 꿇었는데, 그 까닭이 바로 중국에서 수출하는 희토류 때문입니다. 희토류에 관해서는 제가 자세하게는 모릅니다만 신문에서 읽은 바에 따르면 현대 문명이 자랑하는 최첨단 기기를 제작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원소입니다. 그런데 그 희토류 전체 생산량 가운데 9할이 중국에서 생산됩니다. 곧 일본과 같은 첨단 기술이 발달한 나라는 중국에게 절대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양으로만 따지자면 정말 보잘것없는 금속이 두 나라 외교 정책을 결정하는 것을 보면, 이상민 님이 말씀하신 바에 충분히 공감할 만합니다.

 

데미안 님 :

 

흥미롭게 잘 들었습니다. 열띤 토론을 하다 보니까 예정 시간을 훨씬 넘겨서 벌써 7시 30분에 이르렀군요. 공부방을 마치기 전에 지금까지 별다른 말씀을 하지 않고 경청만 하고 계시던 운영위원님들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먼저 어리 님부터 한 말씀 해 주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어리 님 :

 

오늘 참여하신 운영위원님들 모두 좋은 이야기 많이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국 부동산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지를 다시 한 번 절실히 깨달았고, 그와 관련된 논란 또한 얼마나 뜨거운지를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소에서도 항상 강조하듯이 투기 때문에 어지러워진 부동산 시장은 하루빨리 거품이 빠지고 정상으로 돌아가야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을 것입니다.

 

Khans Libro 님 :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놓고 더욱 많은 사람들이 토론을 거쳐 합의에 이르러야 하며, 그러려면 올바른 지식을 습득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특히 여러 운영위원님들이 말씀하셨듯이 한국을 몰락시키고 있는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사회 전반에 관한 올바른 이해가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공부방 모임에 더욱 열심히 참여하도록 하겠습니다.

 

초롱불 님 :

 

여러 운영위원님들이 좋은 말씀 많이 해 주셔서 잘 들었습니다. 간단하게 제 소개를 하자면, 저는 포럼에서 ‘초롱불’이라는 필명을 쓰고 있습니다. 부산경남 지역 운영위원회 공부방에는 지금까지 두세 번 정도 참여했습니다.

 

최근에 제가 느끼는 것은 멸실 주택이 정말 많다는 겁니다. 제가 예전에 부산대학교에서 저희 집까지 온천천을 따라 걸어온 적이 있는데, 이상하게도 정말 낡아빠져서 당장 개보수를 하지 않으면 무너질 것 같은 집들과 그보다 더 낫기는 하지만 분명히 수리가 필요한 집들이 수두룩한데도, 보수 작업이 벌어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거기에 사는 사람들이 달동네 사람들은 분명히 아닐 것인지라,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사정을 한 번 알아봤습니다. 알고 봤더니 이미 그 부지를 삼성에서 확보해서 재건축이나 개보수를 금지시켰다고 합니다. 사람이 살고 있는데 왜 기본권마저 침해하면서 그러고 있는지 알아보니까, 삼성이 부지를 차지한 뒤 모르는 아줌마들이 난데없이 찾아와서 부지를 얼마에 팔겠느냐고 묻는다고 합니다. 자기는 오랫동안 살아온 집을 팔고 말고 할 것도 없는 상황이니 그런 질문을 받은 사람들은 정말 황당하기 짝이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지금 살고 있는 곳인 동래구 안락동 쪽에도 그와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부산 전역에서 그런 곳이 한 두 곳이 아닙니다.

 

앞에서 전태욱 님이 부산에서 재개발 사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다고 말씀하셨는데, 제 생각은 약간 다릅니다. 부산광역시에서 그 사업에 필요한 재원이 조달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건설 경기 부양에서 얻는 막대한 돈에 눈이 먼 관료들과 기업인들은, 그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어떻게든지 사업을 시행해서 이익을 내고자 앞에서 제가 말씀드린 것과 같이 자기들이 만든 재개발 조합에 소속된 이해 관계자들과 짜고 어처구니없는 행위를 벌일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그렇게 개보수를 금지하면 동네가 갈수록 흉물스러워져서 집값이 떨어질 것이고, 그런 상황에서 조합원들이 자꾸 집을 팔라고 압박하면 원주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집을 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싼 값에 부지를 확보한 뒤 기업에서 재개발에 나서 막대한 시세 차익을 실현하는 겁니다. 이와 같은 부도덕한 행위가 부동산 위기가 고조될수록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민들이 바짝 정신 차리고 그런 행위를 공론으로 내세워서 부조리에 있는 힘껏 저항해야 합니다.

 

데미안 님 :

 

말씀 잘 들었습니다. 오늘 이렇게 진지하게 오랜 시간 동안 토론에 임해 주신 모든 운영위원님들에게 감사드리며, 대표로서 마지막 발언과 다음 공부방 공지를 한 뒤 모임을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전국 가계가 지니고 있는 모든 자산 가운데 80%가 부동산이라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부동산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주거 목적뿐만 아니라 목돈을 마련하려는 목적으로도 아주 요긴하게 쓰인 비중 높은 자산입니다. 하지만 분명히 부동산은 주거가 기본 목적이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대부분 국민들이 탐욕을 주체하지 못했고 정부는 이를 억제하기는커녕 오히려 수수방관에 머무르지 않고 부추기기까지 해서 부동산 투기 광풍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에 따라 가계대출이 폭증했고 이는 IMF 금융위기보다 더욱 심각한 경제위기를 불러일으킬 거대한 화약고가 되었습니다. ‘부동산 계급사회’라는 책을 보면 연구소에서도 오래 전부터 지적한 내용이 아주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는데, 그 책을 읽으면서 정말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습니다. 정부와 건설업계에서 짜고 온갖 정책을 남발하면서 이익은 기득권층이 다 챙기고 피해는 힘없는 서민들이 몽땅 뒤집어씁니다. 이게 정말 제대로 된 나라라고 볼 수 있겠습니까?

 

이런 현실을 바꾸려면 이런 문제를 짚어내고 공론으로 채택해서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힘이 등장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힘을 기존 정치권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는 건 지금까지 나타난 모든 정치세력만 봐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진정으로 국민들이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짚어내고 이를 정책으로 옮길 수 있는 세력을 국민 스스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러려면 참여와 의견 제시가 필요합니다.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은 그와 같은 구실을 하고자 만들어진 곳이며, 부산경남 지역 운영위원회 공부방 또한 그런 구실에 충실하고자 다가오는 새해에는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지를 토론하는 자리를 조만간 마련하려고 하니, 많은 운영위원들이 참여하셔서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발표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준비가 많이 부족했는데도 참여해 주신 모든 운영위원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