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콘텐츠 소비 경험이 진화하고 있다

일취월장7 2011. 8. 13. 14:44


콘텐츠 소비 경험이 진화하고 있다
신재욱 | 2011.08.09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윈도우가 늘어나고, 콘텐츠의 양이 풍족해지면서 콘텐츠는 더 이상 보기 위한 대상만이 아니라 경험의 대상으로 바뀌고 있다. 소비자들의 콘텐츠 소비 경험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을 알아본다.

 

소비자 주변의 콘텐츠가 풍족해지고 있다

 

▶ 콘텐츠 소비 접점의 확대

 

과거에는 영화를 보기 위해서 영화관을 찾아야 했고, TV 프로그램은 TV를 통해서만 볼 수 있었다. 1997년 KBS2를 통해서 방영했던 드라마 <첫사랑>의 최고 시청률은 65.8%였다. 모든 사람이 TV로 드라마를 시청했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던 시청률이다. 20% 이상의 시청률만 기록해도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요즘의 시각에서 보면 놀라울 따름이다.


전통적인 미디어 시장은 ‘Share of time’의 경쟁이었다. 미디어 소비를 위한 소비자들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었고, 소비자들은 더 재미있는 방송이나 영화를 찾아서 자신들의 시간을 투자했다. 덕분에 히트(Hit) 콘텐츠가 지니는 힘은 대단했다. 콘텐츠 자체가 미디어의 위력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방송, 영화와 같은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윈도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기존 방송 매체인 지상파와 케이블 외에도 위성방송, DMB, IPTV 등이 생겨났다. 온라인을 통해서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OTT(Over The Top) 시장도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넷플릭스(Netflix)는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2,300만 명 이상의 가입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입자 규모에서는 이미 미국 최대의 유료방송 사업자인 컴캐스트(Comcast)를 넘어섰다. UCC(User Created Contents) 중심이었던 유튜브(YouTube)도 최근 헐리우드 메이저 영화사들과의 제휴를 확대하고 인기 영화를 대여해 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모바일에서의 콘텐츠 소비 역시 일상화되어가고 있다. 제2의 방송 매체로 일컬어지는 태블릿 PC의 사용자는 2015년 미국에서만 8,200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또한 스마트TV처럼 인터넷에 연결되어 웹 상의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해 주는 커넥티드 TV(Connected TV)의 연간 출하량은 2015년이 되면 1억 3,8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컴캐스트, 타임 워너 케이블(Time Warner Cable) 등 美 케이블 사업자들이 주도하는 N스크린 서비스의 명칭 또한 언제 어디에서나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다는 의미의 ‘TV Everywhere’다.

 

▶ 콘텐츠 공급의 확대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매체가 늘어나면서 시장에 공급되는 콘텐츠 자체의 양도 많아지고 있다. 콘텐츠 공급이 증가하는 것은 콘텐츠의 제작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 외에도 콘텐츠 사업자가 소비자에게 접근할 수 있는 경로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이 하나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영화 <아바타(2009)>가 전 세계적으로 27억 달러 이상의 흥행 수익을 거두면서 2007년 6편이었던 미국 3D 영화는 2012년 75편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헐리우드 원작 한 편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재소비되고, 다수의 파생 작품을 만들어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콘텐츠 수의 증가량은 더욱 클 것이다.


국내 방송 시장을 보더라도 콘텐츠 공급은 늘고 있다. 과거 케이블 방송의 방송채널사용사업자(Program Provider: PP)들은 대부분 지상파 방송이나 해외에서 구입한 프로그램으로 방송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들의 자체 제작 규정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자체적인 제작물의 수는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콘텐츠 소비 경험은 진화한다

 

소비자가 콘텐츠를 접하는 매체가 늘어나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자체도 많아지고 있다. 이제 소비자들은 다양한 환경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소비 환경을 통해서 소비자들의 콘텐츠 소비 경험은 진화한다. 특히 현대 소비자들은 주변과의 공감을 바탕으로, 다양한 플랫폼을 입체적으로 활용하면서, 더욱 편리한 방식의 소비 경험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소비 행태는 인간의 근본적인 성향에도 부합하는 것으로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 주변과의 ‘공감(共感)’을 통한 소비

 

현대의 콘텐츠 소비자는 다른 소비자 집단과의 ‘공감’을 통해서 차별화된 콘텐츠 소비 경험을 하고 있다.
본질적으로 방송이나 영화와 같은 문화 콘텐츠 상품은 사람들 간의 공감을 통해 그 가치가 높아진다. 같은 영화를 보더라도 혼자 보는 것보다는 여러 사람이 함께 보는 것이 더 큰 감동을 준다. 19세기 프랑스에는 플뢰뢰르(Pleureur)라는 무리가 있었다. 이들은 오페라 공연장이나 극장의 곳곳에 앉아 있다가 감동적인 장면에서 억지로 눈물을 흘리며 주변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플뢰뢰르는 이런 역할을 통해서 작품의 가치를 높였고, 관객들의 관람 경험을 풍부하게 만들었다. 최근에도 TV 시트콤을 보면 극의 중간 중간에 녹음된 가짜 웃음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시청자와의 교감을 이끌어내서 시청 경험을 높이기 위한 장치이다.


최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와 같은 소셜 미디어가 콘텐츠 서비스와 활발하게 융합하는 것도 그런 배경에서다. 미국에서 진행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온라인 이용자의 43%가 TV 프로그램과 관련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17%는 TV를 시청하는 도중에도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미디어 사업자들은 소비자들의 이러한 소비 패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SNS와 미디어 서비스를 함께 제공할 때 콘텐츠에 대한 시청률과 만족도가 더욱 높아진다는 워터쿨러 효과(Water Cooler Effect)를 유도하는 것이다. 2010년 미국 MTV 시상식은 트위터(Twitter)를 통한 중계가 확산되면서 900만 명 이상이 시청을 했고, 평균 시청률이 35%에 달해, 최근 6년 간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자체도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7억 2,0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갖춘 페이스북(Facebook)은 지난 3월부터 영화나 스포츠와 같은 프리미엄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다. 영화를 보면서 페이스북 친구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서로 영화를 추천하는 것도 가능하다. 최근에는 페이스북을 전문 채널로 하는 영화 배급사도 등장했다. 플릭론치(FlickLaunch)는 비용 등의 문제로 인해 대규모 극장 개봉이 어려운 독립 영화 제작사의 영화를 중심으로 페이스북 영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르면 올 10월 첫 영화 <퍼펙트 하우스>가 페이스북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제공하는 가장 큰 가치인 ‘공감’이 콘텐츠 소비 경험과 결합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월 넷플릭스의 CEO인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는 페이스북의 이사로 선임되었다.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최대 사업자 간에 제휴가 이루어진 것이다. 이는 향후에도 우리 주변에서 공감을 통한 콘텐츠 소비 경험의 차별화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사실을 짐작하게 해준다.

 

▶ 소비 경험의 ‘입체적 확장’

 

콘텐츠와 서비스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은 다양한 방식의 조합을 통해 입체적인 소비 경험을 누리고 있다.


미래 콘텐츠 소비자들의 성향을 표현한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족이라는 개념은 30여 년 전에 처음 등장했다. 캐나다의 미디어 이론가이자 문화 비평가인 마셜 맥루한(Herbert Marshall McLuhan)은 “21세기의 사람들은 빠르게 움직이면서 전자제품을 이용하는 유목민이 될 것이다. 이들은 세계 각 지역을 돌아다니지만 어디에도 집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 당시의 시각에서도 미래의 소비자들은 미디어와 IT 기술을 수용하고 활용하는 데 있어서 자유로운 유목민의 모습으로 예견되었던 것이다.


3D 영상 기기가 각광을 받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현대 콘텐츠 소비자들의 특징 중 하나는 적극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고 창조한다는 것이다. 정보와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는 끝이 없으며, 소비자는 자신이 보유한 콘텐츠, 채널, 디바이스 간의 최적의 결합을 도모하고 실행한다. N스크린 서비스에서도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단말에서 재소비하는 OSMU(One Source Multi Use) 형태뿐 아니라, 하나의 콘텐츠를 각 단말의 특성에 맞게 최적화시켜 소비하는 ASMD (Adaptive Source Multi Device) 방식이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TV로 스포츠 중계를 보면서 태블릿 PC로는 경기에 대한 실시간 분석 데이터를 제공받는 방식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클라우드 기반(Cloud-based)의 N스크린 콘텐츠 서비스 역시 소비자들의 유목민적인 소비 성향을 만족시키는 것이다. 미국의 메이저 영화사들이 주축이 되어 준비중인 울트라바이올렛(Ultraviolet) 서비스는 소비자들이 구매한 콘텐츠를 스마트폰, 태블릿 PC, 스마트TV 등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모든 단말을 통해서 시청할 수 있게 해 준다. 소비자의 단말에 파일을 저장해야 하는 다운로드 방식도 아니고, 여타의 스트리밍 서비스처럼 유효 시청 기간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말 그대로 소비자들을 자유롭게 풀어주는 것이다.


콘텐츠를 포함한 다양한 서비스가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것도 소비자들의 창의적인 소비 경험을 유도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엑스박스(Xbox) 게임 콘솔의 엑스박스 라이브(Xbox Live)라는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서 전 세계 3,500만 명의 가입자에게 게임과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6월 세계 게임 박람회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sition)에서는 더욱 강화된 콘텐츠 라이브러리와 음성 인식을 통한 콘텐츠 검색 기능을 선보이며 콘텐츠 소비에 최적화된 하나의 미디어 허브로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향후 소비자들은 이러한 게임 단말에서도 게임과 영상 콘텐츠를 창조적으로 조합하며 새로운 소비 경험을 만들어낼 것이다.

 

▶ 불변의 소비 키워드, ‘편리함’

 

서비스에 있어서 ‘편리함’은 빠질 수 없는 요인이다. 1989년 데이비스(Davis)에 의해서 처음 공식화된 기술 수용 모델(Technology Acceptance Model: TAM)은 원래 새로운 정보 기술 및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수용 행위를 설명하는 이론이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사용자들은 정보 기술이 사용하기 쉬울수록 더 유용한 것으로 인식하는 동시에 기술 자체를 좋아하게 되고, 결국 사용 의도까지 높아지게 된다. 이 이론은 현재 미디어를 포함한 모든 서비스에서 ‘편리함’의 당위성을 설명할 때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콘텐츠 소비자들은 서비스 제공 방식의 편리함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 발표한 ‘2010 영화소비자조사’에 의하면 소비자들이 영화를 보기 위한 매체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이 ‘이용 편의성(28.9%)’이었다. 이는 ‘최신 영화를 볼 수 있는지 여부(23.5%)’와 ‘화질 및 사운드의 수준(15.8%)’보다 높았다. 국내 한 리서치 기관의 조사를 보더라도 소비자들이 인터넷으로 동영상을 시청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보고 싶을 때 시청이 가능하기 때문(31.3%)’이었다. ‘무료로 시청이 가능하다(11.6%)’거나 ‘재미있는 콘텐츠가 많기 때문(9.9%)’이라는 이유보다 높았다.


소비자들은 콘텐츠 구매 방식에서도 편리함을 원한다. 과거 유료 방송에 가입할 때는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 채널까지 포함된 번들 서비스를 구매해야 했다. 이후에 등장한 것이 원하는 채널들만 골라서 가입하는 알라카르트(a la carte) 방식이다. 그리고 지금은 각자가 선호하는 개별 프로그램이나, 프로그램 내에서도 특정 코너와 장면들만 모아서 편집된 콘텐츠가 소비되고 있다. 최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것도 개별 단위의 편리한 구매 방식이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리테일 사업자들은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유통업체 베스트 바이(Best Buy)는 홈페이지를 통해서 넷플릭스, 시네마 나우(Cinema Now)의 콘텐츠를 스트리밍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테스코(Tesco)도 올해 영국의 동영상 스트리밍 사업자 블링크박스(Blinkbox)의 지분 80%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테일 사업자들은 ‘끊김없고 연속적인 쇼핑 서비스’를 통하여 소비자들에게 편리한 콘텐츠 구매 경험을 제공한다. 세계 최대의 리테일 사업자 월마트(Wal-Mart)는 지난 7월 홈페이지를 통해서 본격적인 동영상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월마트는 필요한 항목만을 골라서 구매하는 일반 쇼핑몰에서의 결제 방식과 프로모션을 콘텐츠 서비스에서도 유지하고 있다. 우선 시청 건당 과금 방식을 볼 수 있다. 콘텐츠의 화질 및 출시 시기에 따라서 대여에는 건당 1달러에서 5.99달러 사이의 요금이, 구매에는 4.99달러 이상의 금액이 부과된다. 넷플릭스나 훌루 플러스 등의 전문적인 콘텐츠 사업자들이 부과하는 정액 과금 방식은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오늘의 영화(Movie of the Day)’라는 메뉴를 통해서 매일 한 편의 영화를 99센트에 서비스한다. 매주 금요일에는 월마트의 페이스북 웹페이지에서 소비자들이 직접 선정한 작품이 ‘오늘의 영화’로 제공된다.

 

소비자들은 언제나 더 나은 경험을 원한다

 

소비 경험이 진화하더라도 소비자들은 언제나 더 나은 경험을 기대한다.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 관점에서는 직관적이고 감각적인 소비 경험과 소비자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 직관적이고 감각적인 소비 경험 제공

 

예전과 달리 지금은 하나의 콘텐츠를 소비하다가 다른 콘텐츠로 이동할 수 있는 경로가 다양해졌다. 페이스북에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영화를 볼 수 있고,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서 쇼핑을 하다가 이어서 영화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 있어서 심리적, 물리적 전환 비용(Switching Cost)은 여전히 존재한다. 친구들과 대화를 하던 도중 대화창을 닫고 새로운 창을 띄워서 영화를 보는 과정 역시 소비자에게는 전환 비용으로 작용한다. 게임 콘솔에서도 게임을 하다가 영화를 시청하기까지 두 세 번의 페이지 이동을 해야 한다면 소비 경험이 훼손될 것이다. 콘텐츠 서비스는 소비자들에게 더욱 직관적인 사용 환경을 제공하여 이러한 전환 비용을 낮춰주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할 것이다.


서비스의 디테일은 소비자들의 감각적인 소비 경험을 위해서 중요하다. 요즘과 같이 감성적 마케팅(Emotional Marketing)의 시대에서 소비자들은 서비스와의 모든 접점을 통해서 소비 경험을 창출한다. 코카콜라의 유선형 병 모양이 소비자들의 미각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마케팅 속설은 콘텐츠 서비스에 있어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예를 들어 서비스 이용의 편리성을 높여 주는 메뉴 구성, 대용량 콘텐츠의 끊김 없는 전송을 위한 네트워크 품질, 촉감을 지배하는 디바이스의 외형적 차별성 등은 모두 소비자들의 콘텐츠 소비 경험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요인들이다.

 

▶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서비스

 

영화관 객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모두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서 그 곳을 찾은 사람들이다. 반면, PC 앞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페이스북을 통해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는 중일 수 있고, 리테일 사이트에서 쇼핑을 하는 중일 수도 있다. 소비자들은 하나의 공간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누리고, 다양한 단말을 통해서 콘텐츠 서비스를 즐기고 있다. 소비자의 콘텐츠 소비 맥락(User Context)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럴수록 소비자의 소비 환경을 이해하는 서비스는 중요하다. 소비자는 소비자의 위치와 사용중인 기기의 특성을 고려한 서비스(Situation), 소비자의 선호도와 취향에 맞는 서비스(Preference), 소비자의 현재 감정 상태에 맞는 서비스(Attitudes)를 필요로 한다. 추천 서비스가 진화할수록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게임 콘솔을 통해서 <인디아나 존스>라는 어드벤처 게임을 하고 있을 때, 동일 영화에 대한 제작 영상이나 주인공 인터뷰 등의 클립이 뒤이어 제공된다면 소비 경험은 더욱 풍부해질 수 있다. 리테일 쇼핑몰에서 로봇 장난감을 주로 구매하는 소비자라면 휴일 낮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에 로봇 애니메이션 영화가 제공되었을 때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다.

 

콘텐츠 ‘경험’의 시대

 

콘텐츠 자체가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효익은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발전된 제작 기술과 풍부해진 정보 덕분에 하나의 콘텐츠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얻을 경우 그와 유사한 콘텐츠들이 짧은 주기로 재탄생되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대부분의 채널에서 유사한 프로그램이 발빠르게 편성되는 것이 그 예이다. 그만큼 콘텐츠 자체만을 통해서 소비자를 만족시키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콘텐츠 소비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특히, 소비자들의 콘텐츠 소비 기반이 온라인과 모바일로 이동하면서, 콘텐츠 소비 경험은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차별화될 수 있다. 온라인과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콘텐츠와 서비스 간의 융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콘텐츠라는 상품은 소비자들이 몰려 있는 플랫폼을 찾을 수밖에 없는 숙명을 타고 났기에 서비스의 진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앞서 언급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콘텐츠의 결합, 게임과 영상 콘텐츠의 결합은 그러한 흐름의 일면을 보여준다.


‘무엇을 소비하느냐(What to consume) 못지 않게, ‘어디에서 어떻게 소비하느냐(Where to consume, How to consume)’가 중요해지고 있는 시대다.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언제나 그래왔듯, 소비자들은 앞으로도 더 나은 경험, 더 차별화된 소비 환경을 찾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서비스를 찾아서 자신들의 소중한 시간을 투자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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