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아이디어가 발굴되고 창의가 꽃피는 조직

일취월장7 2011. 7. 27. 12:23


아이디어가 발굴되고 창의가 꽃피는 조직
김범열 | 2011.07.26

애플의 성공을 직감했던 매큘라, 구글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했던 슈리람이 없었더라면 오늘의 애플과 구글이 없을지도 모른다. 창의적 성취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개인뿐만 아니라, 아이디어를 평가하고 선택하는 평가자, 차후 창의적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데 디딤돌로 활용이 가능한 축적된 결과물 등 세 가지 요소의 조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사실 지금까지 우리 기업들은 주로 어떻게 하면 창의적 아이디어가 풍부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개인의 아이디어가 탁월하다고 할지라도, 이러한 아이디어를 제대로 평가하고 선택할 수 있는 조직 역량이 없다면 지속적으로 창의적 산물을 만들어낼 수 없다. 이제는 창의적 인재를 확보하고 육성하는 것과 더불어 그들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제대로 꽃피울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구축할 수 있느냐에 대한 고민과 실행이 필요하다.


구성원들의 아이디어를 제대로 평가/선택하여 이를 창의적 산출물로 연결시키려면, 우선 리더는 ‘내가 가장 많이 알고 있다’는 자기 과신에서 벗어나 구성원들의 다양한 창의적 아이디어가 마음껏 발현되도록 해야 한다. 둘째, 서로 관련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 결합되어 뛰어난 아이디어나 가치를 창출해 내는 메디치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셋째, 사소한 일에도 주의를 기울여서 이것저것 시도해 본다든지, 실증적인 연구나 실험을 해보는 등 실행 경향성을 높여야 한다. 넷째, 높은 고객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한 도전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실패는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실패를 인정하는 풍토를 마련해야 한다. 다섯째, 의미 있는 목표를 제시하고, 필요한 자원을 지원하고, 구성원들이 부가가치 낮은 업무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지 않는 환경을 구축함으로써 구성원들의 업무 진전을 촉진해야 한다. 하지만 분명히 명심할 것은 도출된 아이디어는 반드시 조직 성과와 연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 목 차 >


Ⅰ. 조직 창의성은 어디에서 오는가?
Ⅱ. 애플, 구글도 이 사람들이 없었다면?
Ⅲ. 창의적 역량을 끌어내기 위한 포인트
Ⅳ. 창의력은 성과로 이어져야

 

 

Ⅰ. 조직 창의성은 어디에서 오는가?

 


 경영전략의 대가인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는 “21세기에 있어 고정불변의 영원한 경쟁우위란 없다. 오직 지속적으로 새로운 경쟁우위를 찾아내고 개발하는 기업만이 성공할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급변하는 환경과 더욱 치열해지는 기업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업은 지속적으로 변화와 혁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조직의 창의적 역량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창의적 역량을 갖추기 위해 우선적으로 창의적 자질을 가진 인재 확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창의적 조직을 만드는데 있어 과연 창의적 역량을 가진 다수의 인재를 확보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까?


1947년 브루클린 다저스(현 LA 다저스)의 개막전에 1루수로 출전한 선수가 있다. 바로 흑인 최초의 메이저 리거인 재키 로빈슨(Jackie Robinson)이다. 그는 ‘우리 야구장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너는 죽음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는 위협뿐만 아니라 야구장에서도 백인 팬들의 욕설과 조롱을 끊임 없이 받았다. 그러나 로빈슨은 강인한 정신력과 자긍심으로 모든 역경을 이겨나갔다. 다저스에서 뛴 10년간 그는 통산 3할1푼1리의 타율, 19번의 홈스틸을 포함한 197회의 도루, 6번의 올스타 선정 등 메이저리그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며 미국의 역사를 바꾸어 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로빈슨이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큰 기여를 한 사람이 있다. 바로 당시 다저스의 구단주인 브랜치 리키(Branch Rickey)이다. 리키는 야구계에서 인종의 벽을 허물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이를 위해 야구에 대한 재능뿐만 아니라 백인들이 깔보지 못하는 배경,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간성을 고의로 해치려고 하는 그 모든 의도에서 버텨낼 수 있는 용기와 인내심을 가진 선수’를 모색하였다. 수많은 선수들을 살펴본 후, UCLA 출신으로 풋볼과 육상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였으며, 사관후보학교 졸업 후 장교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로빈슨이 적임자라고 판단하였다. 리키는 로빈슨에게 어떠한 모욕도 참아낼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했고, 로빈슨은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 리키는 로빈슨을 1년 간의 마이너리그 경험을 거치게 한 후 빅 리그에 데뷔시켰다. 특히, 그는 남부 출신의 주전 선수 5명이 ‘흑인과 함께 야구를 할 수 없다’는 의사를 전달하자, “로빈슨은 다저스의 일원으로 뛰게 될 것이다. 만약 그와 함께 뛰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조건이 맞는 팀이 나오면 트레이드를 해주겠다”고 선언하는 등 내외부의 압력에 단호하게 대처했다. 물론 재키 로빈슨의 실력과 용기도 뛰어났지만, 그의 이러한 역량을 알아보고 의지를 가지고 그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무대를 만들어 준 리키가 없었다면 오늘날과 같이 흑인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활발하게 활약할 수 있게 되는 시점이 상당히 늦춰 졌을 것이다.


최인수 교수는 그의 저서 ‘창의성의 발견’에서 ‘창의성의 세 박자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창의적 성취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개인, 아이디어를 평가하고 선택하는 평가자, 차후 창의적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데 디딤돌로 활용이 가능한 축적된 결과물 등의 세 가지 요소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개인의 아이디어가 탁월하다고 할지라도, 이러한 아이디어를 제대로 평가하고 선택할 수 있는 조직 역량이 없다면 지속적으로 창의적 산물을 만들어낼 수 없다. 이제는 창의적 인재를 확보하고 육성하는 것과 더불어 그들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제대로 꽃피울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구축할 수 있느냐에 대한 고민과 실행이 필요하다.

 


Ⅱ. 애플, 구글도 이 사람들이 없었다면?

 


애플, 구글 등의 기업들은 개인들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열정을 바탕으로 매우 미약했던 존재에서 오늘날 초우량 기업으로 성장한 대표적 예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사업 초기 창업자들이 가진 아이디어의 잠재적 가치를 알아보고 뒷받침을 해준 사람들이 없었다면 어쩌면 이들 기업들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을지 모른다.


● 매큘라, 잡스를 만나다


잡스(Steve Jobs)와 워즈니액(Steve Wozniak)에 의해 1976년 한 차고에서 시작된 애플을 살펴보자. 사업 초기, 잡스는 자금 지원처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였다. 그러다 소개받은 사람이 바로 벤처투자 회사인 시쿼이어 캐피탈(Sequoia Capital)을 설립한 밸런타인(Donald Valentine)이었다. 밸런타인은 편집증 환자에 전혀 격식이라고는 없었던 스티브 잡스를 굉장히 싫어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잡스가 끈질기게 찾아오자 그는 매큘라(Mike Makkula)에게 투자 의사결정에 대한 일을 맡기게 된다.


매큘라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당시 애플의 본거지였던 차고를 찾아갔다가 워즈니액이 개발 중이던 애플 Ⅱ를 보고 바로 성공을 직감하게 된다. 그는 즉시 25만 달러의 투자를 결정하였다. 매큘라는 주식회사 애플의 초대 CEO로 마이클 스캇(Michael Scott)을 영입하였고, 여러 투자자들을 설득하여 애플 재정에 문제가 없도록 투자금을 확보함으로써 애플이 새롭게 도약하는 기반을 만들었다. 매큘라는 1997년 이사회에서 물러나기까지 20여 년 동안 애플의 주요 의사결정에 있어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와 같이 애플의 초창기 성공은 워즈니액과 잡스의 기술력과 집념에 더하여, 성공을 직감하여 과감하게 투자 의사결정을 하고 회사의 약점을 메워 준 매큘라의 역할이 함께 어우러져 이루어진 것이다.


● 슈리람, 구글의 가치를 깨닫다


1990년대 중반 당시 스탠포드 대학원생이었던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과 래리 페이지(Larry Page)는 새로운 검색엔진 개발을 위해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1998년 1월에 발표한 그들의 논문에 의하면 그들의 검색엔진은 두 가지 주요한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우선 웹의 링크 구조를 활용하여 웹페이지의 품질 순위를 결정하는 페이지랭크(PageRank)라는 알고리즘이다. 둘째,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링크를 활용하여 페이지랭크를 빠르게 계산하게 해주는 맵을 만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실제 그들은 스탠포드 대학교의 네트워크를 통해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였고, 파워풀한 성능에 힘입어 이들의 서비스는 학교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사실 브린과 페이지는 그들 스스로 사업을 할 생각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들의 서비스 기술을 100만 달러 정도에 매각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이들이 개발한 서비스를 인수하려는 기업이 없었다. 할 수 없이 그들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10만 달러를 지원받아 스탠포드 대학교 인근의 허름한 차고를 빌려 사업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자금이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때 소개 받은 사람이 바로 엔젤투자자인 슈리람(Ram Shriram)이다.


슈리람은 검색엔진의 속도와 검색 결과의 연관성에 대해 감탄하면서, 그들이 기술을 팔 수 있도록 그 당시 잘나가고 있던 인터넷 기업인 인포시크, 야후, 익사이트 등의 기업을 소개해 주었다. 브린과 페이지는 소개받은 기업들과 논의를 했지만, 기술을 사겠다는 기업은 없었다. 그런데 슈리람은 브린과 페이지가 야후의 공동 설립자인 양(Jerry Yang)과 필로(David Filo)를 만났을 때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들은 구글의 검색엔진에 대단히 감탄했지만 ‘검색 결과의 연관성이 좋을수록 검색자들이 야후 사이트를 빨리 벗어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야후의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 기술을 구매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바로 그 순간 슈리람은 구글이 진정한 투자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된다.


“바로 그때가 저에게는 깨달음의 순간이었죠. 그때 처음으로 두 사람의 검색엔진이 파괴력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슈리람은 초기 25만 달러를 투자하면서 구글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특히, 슈리람은 자금 확보를 위한 총대를 메고 실리콘 벨리의 벤처 캐피탈의 양대 산맥인 시쿼이어 캐피탈과 KPCB(Kleiner Perkins Caufield & Byers)를 접촉하여 1999년 6월 각각의 회사로부터 1,250만 달러씩 총 2,500만 달러의 투자를 받도록 주선한다. 또한 구글의 경영 관리 역량 강화를 위해 투자기업들과 함께 브린과 페이지를 설득하여 슈미트(Eric Schmidt)를 CEO로 영입하였다. 초기 수익모델조차 변변치 않았던 구글은 이후 급속한 성장을 거듭하여 최근 약 178조의 시장가치, 그리고 48조의 브랜드가치를 갖는 기업이 되었다. 이 또한 브린과 페이지가 가지고 있는 창의적 기술의 가치를 알아보고 구글의 성장을 도운 슈리람의 역할이 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 오가 노리오, 소니 게임 사업의 서막을 지원하다


소니는 1980년대 말 닌텐도의 차세대 게임기 ‘슈퍼 패미콤’에 소니의 컴퓨터 디스크 기억장치 ‘CD-ROM’를 장착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였다. 1990년 1월 당시 두 회사의 CEO가 제휴를 확인하는 합의문에 서명하였고, 공동 개발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그러나 탁월한 연구개발 능력을 보유한 소니가 기술 개발의 주도권을 잡는다면 게임 사업을 소니에게 헌납하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한 닌텐도는 소니와의 계약을 파기하고 필립스와의 제휴를 선택하였다. 소니는 이제 단독으로 가정용 게임기 시장에 진출하느냐 마느냐를 결정해야만 했다.


당시 합작 프로젝트를 추진했던 구타라기 켄은 소니가 개발하고 있는 3D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하는 새로운 포맷을 활용하면 닌텐도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놀라운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하면서 게임사업 참여를 강하게 주장했다. 그런데 구타라기는 고집이 세고 상사와의 관계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에 대한 일반적 평은 다음과 같았다.


“구타라기는 재능이 지나쳐 탈이었다. 그는 너무 많은 사람과 충돌을 일으켜 사내에 적이 많았다. 그가 어디 있든 그를 비난하고 반대하는 사람뿐이었다.”


대부분의 임원들은 게임기 시장에 단독으로 진출하자고 주장하는 그의 의견을 지지하지 않았다. 인간 관계뿐만 아니라 기존 사업과 경영 환경도 다르고 경쟁 상황이 급박하게 변화하는 게임 산업으로 들어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한 몫을 했다. 그런데 당시 소니 CEO였던 오가 노리오는 구타라기의 아이디어에서 가능성을 보고 사업 추진을 승인하였다.


“나는 각오를 단단히 했다. 구타라기의 아이디어에 감명을 받고 이 사업은 기필코 성공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CEO로서 구타라기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실제로 한 부품업체가 반도체 주문량에 대해 일정 기간 회사가 보장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요청에 대해 ‘회사가 보장해줄 수는 없으나 개인적으로 내가 보장해주겠다’고 말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아무리 구타라기의 창의적 역량이 뛰어나고 열정이 높았다고 하더라도 오가 노리오의 지원이 없었더라면 게임 산업의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 ‘플레이스테이션’은 시장에 출시되지 못했을 것이다.


창의적 산물은 단지 어떤 구성원의 아이디어가 좋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벤처 기업이나 기존 기업 모두 도출된 아이디어를 제대로 평가하고 지원할 수 있는 조직과 리더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무리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있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거나 선택되지 못한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다.

 


Ⅲ. 창의적 역량을 끌어내기 위한 포인트

 


구성원들의 아이디어를 제대로 평가/선택하여 이를 창의적 산출물로 연결시키기 위한 포인트는 과연 무엇일까?


오만에 빠져들지 않기


짐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How the mighty fall)’에서 잘나가는 기업들이 쇠퇴의 길로 들어서는 첫 단계가 바로 성공에서 오는 오만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윤기 역시 그의 저서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영웅들이 몰락하는 이유가 바로 오만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


“천하무적의 영웅을 벨 칼은 영웅의 내부에 있다. 상승을 거듭하여 정점에 오른 영웅이 앓게 되는 고질병이 하나 있다. 오만(Hubris)이라는 이름의 병이다. 오만이 찾아들면서 영웅은 하강의 주기로 진입한다.”
조직이나 리더가 오만에 빠지게 되면 기존에 성공을 가져다 준 관행이나 업무 방식을 맹목적으로 중시하고 다른 생각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높아진다. 아무리 구성원들이 조직의 미래를 위한 창의적 아이디어를 제안하여도 ‘그것은 이미 해보았는데 효과가 없었다’, ‘지금까지 잘 되고 있는데 왜 해야하지’라고 말하면서, 그 아이디어를 배격해 버리고 만다. 이러한 상황이 어느 정도 지속되면, 결국 조직에서 창의성은 사라져버리고 만다.


따라서 리더는 ‘내가 가장 많이 알고 있다’는 자기 과신에서 벗어나 구성원들의 다양한 창의적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그들과 함께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시장 관점에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 리더는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현재 산업, 고객, 경쟁사의 움직임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통찰력을 길러야 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구성원들이 제시하는 이질적이거나 독특한 아이디어 등을 단순히 부정적으로 평가하거나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밑에 숨어 있는 의미를 찾아내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인크(Inc.) 잡지사가 미국의 유명한 벤처 투자자들에게 기억나는 사업 계획을 뽑아달라고 하자, 그들 모두는 단 한 개도 떠올리지 못했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다 종이낭비에 불과해요’라고 말했고, ‘다른 사람은 지금 농담하는 거죠’라고 물었다고 한다. 유명한 벤처 투자자인 돈 밸렌타인은 ‘벤처 캐피털은 단순히 재무적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산업들을 이끌어갈 선도 기업(Flagship)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아이디어의 완벽성을 보는 것이 아니라 결국 그 아이디어의 미래 잠재력을 보고 투자한다는 것이다. 사실 세상을 바꾼 혁신적인 아이디어도 처음부터 완벽한 경우는 거의 없다.


전화기를 발명한 벨(Alexander Graham Bell)은 자신의 기술을 당시 최대 통신회사인 웨스턴 유니언(Western Union)에게 판매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초기 전화기는 통신 수단으로 활용하는데 많은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당시 CEO였던 오톤(William Orton)은 “그 전자 장난감을 가지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뭐요?”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면서 그 기술을 구매하는 것을 거부하였다. 하지만 벨이 설립한 통신회사는 설립된 지 30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높은 이윤을 올리는 회사 중 하나가 되었다. 비록 초기에는 조금 부족한 아이디어라도 수많은 토론과 실행을 통해 아이디어를 개선해 나가면서 그 가능성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메디치 효과 만들기


현재 거의 모든 기업들이 창의성 발휘를 통한 제품과 서비스의 혁신을 외치고 있지만 실제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쉽지 않다. 창의적 혁신을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 중에 하나가 바로 서로 다른 것들을 결합해보는 것이다. 서로 다른 산업, 기술 간의 다양한 관점을 융합시킨다면 보다 획기적인 고객 가치를 창출할 가능성이 커진다.


15세기 이탈리아 피렌체의 금융가문인 메디치(Medici)는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문화예술가들을 후원하였다. 피렌체에서 함께 만나게 된 다양한 방면의 문화예술가들은 서로의 전공 분야의 벽을 허물고 교류하였고, 결국 새로운 사상에 바탕을 둔 르네상스 시대를 열 수 있었다. 향후 기업의 창의력이 얼마나 발현되는지에 대한 키는 바로 서로 관련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을 결합해 뛰어난 아이디어나 가치를 창출해 내는 메디치 효과를 얼마나 발휘하도록 하느냐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아프리카 짐바브웨에 위치한 이스트게이트 센터(Eastgate Center) 빌딩은 내부 온도는 항상 24도로 일정하게 유지되지만, 에어컨을 따로 설치하지 않아서 에너지 소비량이 규모가 비슷한 다른 빌딩들의 10%도 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무덥기로 유명한 아프리카에서 어떻게 이러한 일이 가능했을까?


이는 바로 건물을 설계한 믹 피어스(Mick Pearce)가 흰개미들이 큰 일교차에도 불구하고 내부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개미집을 짓는 프로세스를 연구하여 이를 응용하였기 때문이다. 즉, 그는 개미집처럼 건물 옥상에 구멍을 뚫어 뜨거운 공기가 자연스럽게 상승할 수 있도록 하고, 건물 바닥에도 구멍을 뚫어 찬 공기를 건물로 끌어들였다. 이처럼 피어스는 건축과 자연 생태계 두 분야의 접점을 절묘하게 결합시킴으로써 새로운 창의적 아이디어의 지평을 성공적으로 열 수 있었던 것이다.


세계 최초로 개발된 물로 굽는 오븐인 샤프의 ‘헤르시오’를 보자. 이 제품의 핵심기술은 특별한 기술을 이용하여 해산물을 건조시키는 시스템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한 담당자 이를 직접 확인하러 간 것이 계기가 되어 개발되었다. 담당자가 찾아가 확인한 결과 그 방법은 ‘과열수증기’를 활용하는 것이었다. 과열수증기 방식은 식품에 수분을 공급하면서 응축열로 단시간에 식품을 가열함으로써 바깥쪽은 바삭바삭하고 안쪽은 촉촉하게 요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즉시 이러한 방식이 가전제품에 응용이 가능한지에 대한 검증 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사업을 책임지는 조리시스템 사업부가 이 기획안을 받아들일까 하는 것이 난제였다. 과열수증기 기술은 수십 년에 걸쳐 사내에 축적된 지식노하우와는 전혀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개발팀은 우선 방대한 식재료를 사들여서 다양한 요리를 실험하고 데이터를 측정해 나갔다. 그리고 매월 사업부와의 회의에서 자료뿐만 아니라 실제 요리도 제공함으로써 눈과 혀로 실감하게끔 만들었다. 반년 동안 회의를 반복한 끝에 사업부 측에서 드디어 제안을 받아들여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하였다. 2004년 처음 출시된 헤르시오는 ‘수분으로 구우니까 기름도 빠지고, 염분도 줄며, 비타민 C도 보존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한 중·장년층의 큰 호응을 얻으면서 발매 1년 만에 10만대 판매를 돌파하는 히트 상품이 되었다. 타 영역의 새로운 기술을 결합하고, 조직 구성원들이 공감과 열정을 가지고 작업을 추진한 것이 제품을 성공으로 이끈 기반이라고 할 수 있다.


실험하고 시행하기


사실 아이디어가 뜻한 대로의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지는 실제로 해 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다. 따라서 창의적인 성과의 대부분은 다양하게 실행 해보고 반복되는 실패 과정에서 해답을 얻어낸다는 특징을 보인다. 실행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원천으로도 작용하는 것이다. 결국 성공적으로 창의적 산출물을 만들어 내기 위한 핵심은 도출된 다양한 아이디어가 실험되고 실행되도록 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리더는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창의적 아이디어가 마음껏 개발되고 실현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믿고 맡기는 문화를 정착해 나가야 한다. 창의는 강요한다고 해서 발휘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개개인이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고 스스로 그 결과를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할 때 자연스럽게 발휘된다. 단순히 리더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다는 수동적인 자세가 아니라, 구성원 자신이 일과 조직에 대한 주인의식을 바탕으로 자발적으로 몰입해야만 창의력이 발휘되어 최고의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사우스웨스트(Southwest) 항공사의 그 유명한 ‘10분 회전’ 사례를 살펴보자. 사우스웨스트는 사업 초기 자금 문제 등으로 인해 보유하고 있던 비행기 한 대를 팔아야만 했다. 이에 따라 기존 4대의 비행기로 수행하기로 계획했던 운항 스케줄을 3대를 가지고 소화해내야 하는 문제에 직면하였다. 이 난제를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던 중, 비행기가 착륙하여 손님을 내리고 다시 손님을 태우는 동시에 정비까지 마치고 다시 이륙하는 것이 10분 안에 이루어질 수 있다면 3대로도 운항 스케줄을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보잉사, 연방 항공청, 기타 항공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모두 입을 모아 10분 회전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사우스웨스트 구성원들의 대부분은 항공산업에서 근무한 경력이 짧았기 때문에 이것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반면, 10분 회전이 이루어지지 못하면 회사가 망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온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방법을 모색하였고 결국 10분 회전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 목표 달성을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다시 개선된 아이디어를 도출해 내어 실행함으로써 사우스웨스트는 정기 스케줄을 유지할 수 있었고, 항공업계 내에서 정시 발착을 가장 잘 지킨다는 전통을 쌓아올릴 수 있었다.


단기간의 실행을 통해 획기적인 성과를 창출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어려움이 있어도 지향하는 바를 달성하기 위한 지속적인 실행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러한 경우 ‘우연한 사건’에 의해 기대하지 않았던 좋은 발견을 하는 세렌디피티(Serendipity)라는 행운도 발생할 수 있다. 2002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시마즈 제작소의 다나카 고이치의 사례를 보자.


다나카는 시마즈 제작소에서 레이저 광선을 쐬어 단백질을 분석하는 기술을 연구하는 팀에 소속되어 있었다. 복잡한 구조를 지닌 단백질은 열에 약하기 때문에 레이저 광선을 쐬면 산산조각이 나버린다. 따라서 그 기술의 개발은 불가능하다는 평을 받고 있었다. 다나카가 맡은 부분은 레이저 광선의 힘을 약화시키는 완충제를 연구하는 것이었다. 연구를 시작한 지 2년 정도 지난 1985년 2월, 평소와 다름없이 여러 가지 완충제를 실험하고 있던 다나카는 용기를 착각하여 본래 혼합할 생각이 없던 글리세린과 코발트를 우연히 섞게 되었다. 코발트 미세 분말은 매우 값이 비쌌으므로, 다나카는 잘못 혼합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아깝다는 생각에 버리지 못하고 그것을 사용해 봤다. 그런데 이 완충제를 비타민 B₁₂에 섞어 레이저 광선을 쏘이자, 글리세린의 양과 코발트 분말의 양이 가장 최적의 상태가 된 지점에서 단백질이 이온화하여 분리되었다. 세기의 대발견이 이렇게 이루어진 것이다.


‘착각하여 잘못 섞었다’, ‘아깝다고 생각해서 그냥 써 보았다’, ‘그것을 꾸준히 지켜보고 있었다’라는 세 가지 우연의 조합이 있었기에 가능한 발견이었다고 다나카는 술회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발견은 결코 단순한 우연만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회사는 다나카에게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주었고, 이를 발판으로 그는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며 실험을 하였기 때문에, 이 우연을 찾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 사소한 일에도 주의를 기울여서 이것저것 시도해 본다든지, 실증적인 연구나 실험을 해보는 등 실행 경향성을 높이는 것은 창의적 산출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좋은 방안인 것이다.


의미 있는 실패의 인정


최근까지 우리 기업들이 주로 활용한 Fast Follower 전략의 경우, 앞서 가고 있는 선진기업을 보고 배우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에 실패의 가능성이 높지 않았다. 따라서 실패를 쉽게 용인하지 않는 분위기가 우리 조직 내에 형성되었다. 또한 리더들도 구성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실행하는데 있어 소극적이었다. 굳이 위험을 감수해가면서 새로운 것을 시도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화가 더욱 심화되면서 이제 경쟁 시장은 하나가 되어 가고 있으며, 획기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먼저 제공하는 기업이 시장을 독점하는 ‘Winner takes it all’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선도 기업(First Mover)의 이점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미래 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 있는 기술과 역량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가능하게 하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데에는 필연적으로 위험이 수반되고 실패가 발생한다. 그러나 실패를 두려워해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다면 그 기업은 결국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높은 고객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한 도전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실패는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실패를 인정하고 당사자에게는 이를 기반으로 더 큰 성과를 올릴 수 있도록 재도전의 기회를 부여하는 풍토를 마련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동일한 실패가 반복되어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발생하는 실패의 위험성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실패의 원인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시사점을 도출하여 실패를 새로운 도전의 귀중한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


영국의 가전업체인 다이슨(Dyson)은 먼지봉투를 제거한 진공청소기, 날개 없는 선풍기 등의 혁신 제품으로 유명하다. 창립자이자 설립자인 다이슨(James Dyson)의 지론은 ‘성공은 99%의 실패로 이뤄진다’이다. 실제로 그는 진공청소기를 개발하면서 5,000번 이상의 시도와 그만큼의 실패를 경험했다. 날개 없는 선풍기도 4년여의 시행착오를 거쳤다. 그는 구성원들에게 실수하게 하면 일을 빨리 배운다며 실패를 장려하고 있다. 그리고 발생한 실패에 대해 어떤 문책도 하지 않는다.


20세기 초반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성공 철학을 연구한 나폴레인 힐은 그의 저서 ‘부의 비밀’에서 ‘인생에서 성공을 만나려면 숱한 일시적 좌절과 실패를 맞닥뜨려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자신이 연구한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500명 이상의 인사들은 공통적으로 실패가 자신을 사로잡은 그 지점에서 바로 한 발짝 너머에 인생 최대의 성공이 있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실패가 바람직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실패를 거울삼아 지속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면 획기적인 혁신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구성원들의 업무를 진전 시키기


구성원들의 업무 열정을 북돋는데 있어 가장 효과적인 요소는 과연 무엇일까? 애머빌(Teresa Amabile) 등은 관리자 600여 명을 대상으로 인정(Recognition), 인센티브, 대인관계 관련 지원, 업무 진전(Progress) 지원, 명확한 목표 등 5개 요소 중 무엇이 구성원의 동기 및 감정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설문을 실시했다. 조사 결과 가장 빈도가 높은 항목은 ‘훌륭한 업무 결과에 대한 인정’이었다. 하지만 심층분석 결과 다른 요소가 더 중요하다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애머빌 등은 수년간 다양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지식 근로자 수백 명을 상대로 일상 업무 활동, 감정, 동기부여 수준을 관찰한 결과, 구성원들의 성과를 독려하는 최고의 동기부여 방안이 ‘업무 진전’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즉, 자신이 맡은 업무에서 진전이 있다고 여기거나 장애물 극복에 도움을 받은 날 직원들은 긍정적인 감정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느끼며 성공을 향한 의욕이 최고조에 달했다. 반면, 헛수고를 했다는 생각이 들거나 의미 있는 성과를 달성하려는 노력이 좌초됐다는 생각이 드는 날에는 감정과 동기부여 상태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설문에 참가한 대부분의 관리자들은 동기부여 효과가 가장 낮은 요인으로 ‘업무 진전’을 꼽았다고 한다.


구성원들의 창의성을 북돋우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의미를 느끼고 진전을 통해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이 가능하도록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바로 리더이다. 리더는 의미 있는 목표를 제시하고 필요한 자원을 지원하면서 업무 진전을 촉진할 수 있다. 또한 구성원들이 부가가치 낮은 업무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지 않는 환경도 만들 수 있다. 특히 애머빌 등은 ‘리더들은 독단적으로 목표를 수정하거나, 의사결정에 있어 우유부단하게 굴거나, 자원 배분을 지연시켜 직원들의 업무 진전을 방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큰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작은 목표를 설정해 주고, 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일에 작은 진전이 있을 때 이를 축하하고 인정해 주는 리더십을 발휘하면 직원은 보다 창의적으로 업무에 몰입하게 된다. 기업 내에 이러한 리더가 많아지면 구성원들이 스스로 창의적 역량을 발휘하고 업무에 몰입하는 것이 하나의 기업 문화로 정착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는 다른 기업이 쉽게 모방하지 못하는 가장 높은 수준의 경쟁 우위의 요소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Ⅳ. 창의력은 성과로 이어져야

 


구성원들의 창의력을 지속적으로 발현시키기 위해서는 경영관리 모델(Management Model) 혁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경영관리 모델은 목표 설정, 업무 수행, 동기부여, 의사결정 등 경영관리 방식 전반에 대해 가지고 있는 그 기업의 근본적 경영철학의 고유한 조합이라고 할 수 있다. 게리 하멜(Gary Hamel)은 경영관리 모델 혁신을 ‘혁신적이고, 유연하고, 창조적인 인간의 속성이 발휘될 수 있는 창의적인 조직을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사실 과거에는 튀는 아이디어를 내는 구성원보다 조직 내의 관행을 잘 따르고 지시사항을 잘 수행하는 구성원이 효율성과 결속력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따라서 경영관리 방식 역시 구성원들을 어떻게 하면 일사분란하고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느냐 하는 측면에 중점이 두어졌다. 하지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과 복잡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그러한 경영모델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제는 구성원들의 창의적 사고가 제대로 평가받고 선택되어 실행될 수 있는 경영관리 모델 구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한편, 구성원들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마음껏 발현되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단순히 창의력을 위한 아이디어 도출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구성원들의 창의적 아이디어는 반드시 조직의 성과와 연계되도록 해야 한다. 우리들은 종종 창의적 아이디어가 바로 혁신적 결과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이끌어내는 것 자체는 상대적으로 쉬울 수 있다. 정말 어렵고 중요한 일은 바로 기업의 상황을 고려하여 가장 의미있는 아이디어를 선별하고 이를 실제 고객이 인정하는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시장에 공개된 신제품의 90% 이상이 실패로 끝난다고 한다. 기업 나름대로 수익성이나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아이디어를 걸러낸 후에 제품화를 추진한 결과가 이 정도다. 만약 창의적이라고 생각되는 모든 아이디어를 제품화한다면 결과는 더욱 참담할 것이다.


아이디어 선별 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결국 의도했던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리더는 열정을 가지고 구성원들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마음껏 도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렇지만 동시에 냉철한 판단으로 우선순위에 입각해 성과와 연계될 수 있는 중요한 아이디어를 선별하여 실행해야 한다. 열정과 믿음은 잃지 말되 현실을 직시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한 강력한 실행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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