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동료의 성격 알면 갈등도 준다

일취월장7 2011. 7. 20. 15:17


동료의 성격 알면 갈등도 준다
조범상 | 2011.07.19

동료와의 갈등으로 직장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갈등은 서로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동료의 성격을 이해하고 어울림의 지혜를 발휘할 수 있는 포인트들을 짚어본다.

 

동료와의 관계는 직장 생활의 행복 수준을 가늠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단짝 친구 같은 동료는 힘든 직장 생활에 활력소가 되기도 하고 어려울 때 의지하게 되는 존재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동료와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으면 가장 큰 스트레스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기적이고 얄미운 동료의 행동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입기도 하고, 서로의 업무 스타일이 달라서 갈등을 겪기도 한다. 얼마 전 인터넷 포털업체 마이민트가 남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직장에서 슬럼프에 빠지는 원인’에 대해서 조사한 결과에서도 ‘동료와의 부조화(21.1%)’가 1순위로 꼽혔다.


동료와 원만한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직장에서 동료는 문제를 함께 해결해 가야 하는 협력자인 동시에 실력을 겨루어야 하는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자칫 능력을 인정 받고자 지나치게 경쟁을 앞세우면 자신뿐만 아니라 팀의 성과를 저해할 수도 있다. 고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삼국지에 등장하는 제갈량과 방통의 예를 한 번 보자. 촉나라의 핵심 브레인으로 알려진 두 인물은 라이벌로 비춰지면서도 전략가와 전술가의 면모를 각기 지니고 있어 상호보완이 잘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방통이 제갈량에 대한 열등감과 조금이라도 빨리 공적을 세우고자 하는 조급한 마음에 전투에서 섣불리 적진으로 진격하다가 매복병에게 당하고 만다. 방통의 죽음으로 촉나라는 그 전투뿐만이 아니라 향후의 행보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역사가들은 말한다.


오늘날에도 피라미드식 조직 구조 안에서 직급이 올라갈수록 동료와의 경쟁은 불가피하다. 다만, 그 과정에서 팀의 성과나 분위기를 해칠 정도의 갈등은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필요 이상의 신경전을 벌이면서 에너지를 소모하거나 동료에 대한 불만으로 조직의 분위기를 어둡게 만드는 것은 결국 팀을 와해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료와 갈등을 겪게 되는 원인은 다양하나 근본적으로는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듯 하다. ‘김 대리는 도대체 왜 저러는 거지?’, ‘무엇이 불만이기에 나한테 이러는 거야?’ 등 상대방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부터 오는 불만이 갈등의 불씨로 작용한다. 거꾸로 말하면 갈등 해결의 실마리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불평보다는 어울림의 지혜가 필요하다


중국 전국 시대에 명성을 떨쳤던 사상가, 귀곡자(鬼谷子)는 “성공을 위해서는 함께할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 즉 내건(內?)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내건은 함께 일하는 사람의 마음 안으로 들어가 빗장을 채우듯이 잠근다는 의미인데, 이는 상대방과의 조화, 어울림을 통해 가능하다.


직장 내 동료와의 관계에서 불평, 불만이 없을 수는 없다. 그러나, 불평 자체가 성과로 연결되는 것도,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아니다. 내가 상대를 바꿀 수 없는 문제라면 오히려 어울림의 지혜를 발휘해 보는 것이 갈등을 줄이고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어울림은 겉으로 나타나는 언행을 통해 상대의 성격 유형을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데, 일반적으로 성격 유형은 외향성과 내향성, 업무 중심형과 관계 중심형에 따라 크게 주도형, 사교형, 안정형, 신중형 등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그림 1> 참조). 각 유형이 지니고 있는 강점이 지나치면 약점이 되고 이것이 동료들의 불만 요소로 작용한다. 불만을 긍정적 에너지로 전환시킬 수 있는 어울림의 지혜에 대해서 알아본다.

 

무엇이든지 앞장서야 직성이 풀리는 주도형, ‘나를 따르라’


주도형은 일을 계획하고 뚝심있게 추진하는 스타일이다. 덕분에 ‘불도저’라는 별칭이 붙기도 한다. CEO 중에 주도형이 많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최고 경영자의 자리가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계획하고 중요한 순간에 결단을 내리며 실행을 주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항상 에너지가 넘쳐 새로운 도전거리를 찾고, 상황을 주도하기를 원하는 것도 주도형의 큰 특징 중 하나이다. “나는 아직도 승리에 목이 마르다”고 말했던 히딩크 전 축구 국가 대표 감독이나, “나의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고 한 나폴레옹이 주도형의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독단적으로 행동하고 앞뒤 충분히 계산해 보기 전에 먼저 일을 벌리는 경우도 있어 동료들의 불만을 사기도 한다.

 

◈ 혼자서 잘났어 정말!... 각을 세우기 전에 일단 들어보자


주도형은 강한 추진력과 거침없는 말투로 간혹 동료들과 마찰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일을 주도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이 마치 정답인양 밀어붙이기 일쑤고 동료가 자신의 방식대로 일을 하지 않으면 싸움도 불사한다.


동료의 입장에서는 이런 동료가 독불장군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 주도형의 생각이 틀렸거나 자신의 생각과 맞지 않을 때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전략이 주효할 때가 많다. 춘추전국시대 제나라 경공과 안영의 일화를 한 번 보자. 성질 급하고 독선적이었던 경공은 그가 아끼는 말이 죽자 불 같이 화를 내며 마구간지기를 처형할 것을 명령한다. 안영은 묵묵히 경공의 명령을 따르는 척 하면서 “너의 실수로 어진 임금의 성정을 흐트러뜨리고 백성들로 하여금 잔인한 임금이라는 비판을 듣도록 한 죄가 크다”고 말하며 처형을 하려 했다. 이 말을 들은 경공이 화를 거두고 처형을 멈추게 했다고 한다.


주도형과 맞불을 놓을 경우 갈등만 깊어질 뿐 상황을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우선 듣자. 충분히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 준 후에 조목조목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 보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그림 2> 참조).

 

◈ 일만 벌리네!... 일의 우선순위를 정리하자


주도형은 에너지가 넘친다. 자신의 일 이외에도 동료의 일에 일종의 ‘훈수’를 두는 경우가 있고, 팀 회의에서도 다양한 ‘일거리’들을 쏟아낸다. 리더의 입장에서는 주도형의 적극적인 모습에 좋은 점수를 주지만, 동료들의 입장에서는 한 마디로 ‘밉상’이다.


주도형이 이렇게 다양한 일들을 하고 싶어하는 것은 주로 확산적 사고를 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문제 해결을 위해 핵심적인 한 두 가지의 방안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일들을 펼쳐 놓고 동시에 하려고 하는 것이다. 주도형의 일하는 방식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으나, 동료들의 우려는 가용 인력과 시간의 제약이다.


확산적 사고를 하는 주도형에게는 수렴적 사고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다양한 방안들을 펼쳐 놓되, 긴급성과 중요성을 기준으로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실행 단계를 정리하는 것이다. 중요하면서 긴급한 일을 제일 먼저 처리하고 긴급성이 떨어지는 일은 후순위로 남겨 두는 것이다. 그리고 긴급성이나 중요성이 없는 일들은 가지치기도 필요하다.


‘하기 싫은 일은 있어도 할 수 없는 일은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주도형들이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논리적인 틀에 입각하여 일의 실행 단계를 계획하고 업무량에 대한 서로의 눈높이를 맞추면 갈등도 줄어들 것이다.

 

사람 좋아하고 낙천적인 사교형, ‘인간미가 중요하지’


사교형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낯선 사람과도 쉽게 어울릴 수 있는 소통에 능한 사람들이다.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해지고 스킨십 경영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면서 이 유형의 사람들이 조직에서 주목을 받기도 한다. 조직 내 갈등을 중재하고 뛰어난 언변으로 조직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것도 이들이 가진 장점이다. 이성을 관장하는 좌뇌보다는 감성을 관장하는 우뇌가 발달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일 보다는 관계 형성에 치중하고 ‘어떻게든 되겠지’식의 지나친 낙관주의는 동료들의 불만을 야기할 수 있다.

 

◈ 연예인 동료는 필요없다!... 오히려 칭찬과 관심이 에너지가 된다


팀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고, 회식 자리를 주도하는 사교형은 일명 ‘연예인’으로 통하기도 한다.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고 만인의 관심 받기를 원하기 때문에 일 중심적이고 내성적인 동료들과 마찰을 빚기도 한다. 회사는 일하는 공간이지 노는 공간이 아니라는 핀잔을 듣기도 한다.


칭찬과 관심은 사교형이 일에 몰입하고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는 최고의 무기가 될 수 있다. 긍정적인 사고에 사람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성향이 있어 동료들이 자신을 인정해 주고 조금만 관심을 보여 줘도 상당히 고무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대와 관심이 상대방에게 영향을 미쳐 결국 그렇게 행동하도록 만든다’는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가 가장 잘 발휘될 수 있는 대상이기도 하다.


사교형과 함께 일을 할 때에는 핀잔을 주거나 잘못한 일에 대해 지적을 하기 보다 그 사람의 장점을 세워주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칭찬해 주자. 칭찬과 관심이 그 동료에게는 자신에게 쏠린 관심을 즐기며 본인의 잠재력을 마음껏 발현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동료들이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지도 않고 어울리려 하지 않는다면 의기소침하여 조직 밖으로 겉돌 우려도 있다.

 

◈ 일을 입으로 하나!... 세부적인 사항을정리해 주는 조력이 필요하다


사교형은 상대적으로 활동량이 많다. 많은 문제를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꼼꼼하게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은 제쳐두고 상사에게 달려가 말로 보고를 대신하는 경우도 많다. 동료들로부터 “입으로만 일하려고 한다”는 핀잔을 듣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교형에게는 꼼꼼하고 신중한 성격의 동료가 잘 어울린다. 사교형이 책임감 있게 일을 마무리하는 유형이 아니기 때문에 곁에서 시간 관리나 업무의 세부적인 사항을 점검해 주는 동료가 있다면 팀워크가 잘 발휘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점검해야 할 이슈 항목들을 정리해 주면 사교형들은 사람들을 만나서 인터뷰를 하고 각종 사례들을 수집해 오고 팀원들은 다시 그 내용을 보고서로 정리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서로의 장점을 잘 활용하여 역할 분담을 한다면 갈등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서경 ‘여오(旅獒)’편에 구인공휴일궤(九仞功虧一簣)라는 말이 나온다. 아홉 길이나 되는 산을 다 쌓아 놓고서 마지막 한 삼태기를 게을리 한다면, 지금껏 쌓아온 공적이 모두 수포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99퍼센트의 일을 다 해놓고 마지막 1퍼센트의 마무리를 못해 일이 수포로 돌아갈 때 이 말을 쓴다. 사교형의 동료가 이런 우(愚)를 범하지 않도록 동료들의 세심한 뒷받침이 필요하다.

 

현상 유지를 중시하는 안정형, ‘우선 지켜보자’


‘대세를 따른다’는 말은 안정형이 즐겨 사용하는 표현 중 하나이다. 꽃밭에서 키가 큰 양귀비가 정원사의 눈에 가장 먼저 띄어 목이 잘린다는 ‘키 큰 양귀비 신드롬(Tall poppy syndrome)’을 가장 경계하는 유형이다. 그래서 조직에서 자기 주장을 강하게 내세우거나 튀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안정형은 일을 만들거나 주도하지 않지만 주어진 일에는 책임감을 가지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한 우물만 파는 유형’이라 한 분야의 전문가로 평가 받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이 유형이다.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에 팀 성과에 편승하려는 경향이 있고, 현상 유지를 중시하기 때문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개진하지 않는 행동은 동료들의 불만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 무임승차 불가!... 일을 나누고 방향을 정해줘야 한다


안정형의 특성은 ‘무던함’과 ‘우직함’으로 요약할 수 있다. 앞장서는 역할을 자처하지 않지만 방향이 한 번 정해지면 묵묵하게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책임지고 마무리한다. 그러나, 적극성이 부족해 보이는 성격 탓에 동료들로부터 무임승차하는 경향이 있다는 눈총을 받곤 한다.


안정형과 함께 일하면서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동료들의 다소 주도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누군가가 일을 구분하여 방향성을 정한 뒤에 나누어주면 안정형들은 전체적인 틀에 맞춰 일을 완수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춘추 전국 시대 오나라의 손권은 조조, 유비와 달리 ‘수성’에 능한 인물로 후세에 알려지고 있다. 오나라가 조조와 유비가 세운 위, 촉한 보다 더 오랫동안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군주의 성향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조금 더 깊이 들여다 보면 노숙과 제갈근, 여몽, 육손과 같은 전략가형 인물들이 안정 추구형인 손권과 융합을 잘 이루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 생각된다.


안정형이 일을 못하는 것은 아니다. 나서지 않을 뿐이고 팀 내의 조화를 중시하기 때문에 섣불리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지 않는 것이다. 주변 동료들이 “묻어가려 한다”고 비판하지 않고 조금만 이끌어 준다면 자기 몫을 충분히 해 낼 것이다.

 

◈ 현상 유지가 최선?... 집단 지성에 동참하게 하자


바야흐로 혁신과 창의성이 경영의 키워드가 되고 있다. 변화해야 하고 새로움을 지속적으로 추구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변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안정형이다. 이 유형들은 잘 운영되고 있는 시스템을 굳이 바꿔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전체적인 변화보다는 일부 개선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고 압박을 하거나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이들에게는 독이 될 수 있다.


동료들이 안정형과 일을 할 때는 이들에게 시간을 주면서 이야기의 장(場)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즉, 혼자서 새로운 무엇인가를 만들어 낼 것을 기대하기 보다는 여러 사람들이 참여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집단 지성’에 참여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집단 지성은 여러 사람들이 모여 아이디어 회의나 공동 작업을 하면서 발휘될 수 있는데, 안정형은 이러한 상호 작용 속에서 자신의 숨은 실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안정형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기웃거리기 보다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 관심 있는 일에 몰입하는 한 우물을 파는 스타일이라 조직 내 숨은 전문가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팀 업무에 협력하게 만들거나 업무의 노하우를 얻고자 한다면 귀찮게 여길 정도로 의견을 구하고 회의에 참석하도록 만들어 보자. 회의를 하다 보면 이 유형의 사람들이 동료들보다 더 많은 지식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것을 종종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주도면밀한 신중형,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자’


신중형은 완벽주의자에 가깝다. 모든 일에 계획을 세우고 꼼꼼하게 정석대로 일을 처리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정도를 중시하며 원칙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비폭력은 내 신앙의 제 1조이며, 내 강령의 마지막 조항이다”며 인도의 독립을 위해 비폭력 불복종 운동을 이끌었던 마하트마 간디가 신중형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신중형은 지나치게 세밀한 것을 중시한 나머지 큰 그림을 놓칠 수가 있고, 자신의 생각을 고집스럽게 주장하여 동료들과 불협화음을 일으키기도 한다.

 

◈ 자잘한 업무들은 잘 하는데... '큰 그림'을 놓치지 않도록 조언이 필요

 

신중형은 일 중심형 실무자로서 능력을 잘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 이성을 관장하는 좌뇌가 상대적으로 잘 발달하여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문제를 분석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보고서도 꼼꼼하게 잘 작성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런 신중형들이 직급이 올라갈수록 조직 관리자의 역할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간혹 있다. 개별 업무는 잘 수행하지만, 통합적 관점에서 팀 전체의 업무를 두루 이해하고 큰 윤곽을 설계하는 것에는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치 ‘관중규포(管中窺豹)’, 즉 대롱을 통해 표범을 보면 표범 전체가 아닌 표범의 무늬 한 점 밖에는 볼 수 없는 것처럼 나무는 보지만 숲을 잘 보지 못하는 것이다.


신중형과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똑 부러지게 일 잘하는 이들이 다양한 시각으로 팀 업무를 이해하고 큰 그림을 놓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팀이 수행하는 주요 업무들은 무엇이 있고, 그 업무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으며 상호 어떤 영향들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수시로 의견을 나눌 필요가 있다는 의미이다. 이를 소홀히 할 경우, 신중형은 큰 맥락을 놓치거나 이해하지를 못해 팀의 방향과는 사뭇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또한, 신중형은 혼자서 일하는 것을 선호하고 모든 짐을 홀로 지려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이들이 팀에서 이탈이라도 하게 되면 팀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도 있다. 동료 중 누군가는 업무의 큰 틀에서 신중형들의 업무 내용과 차지하는 비중을 항상 점검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 자존심, 고집만 남아서... 우회적으로 표현하자


꼼꼼하고 자기 주장이 강해서 자존심과 고집이 세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신중형들의 특징이다. 신중형들은 스스로 섣불리 행동하거나 쉽게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 번 내린 결정을 바꾸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것이 실패나 곤경에 빠지게 되는 빌미가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신중형 인물로 꼽히는 포드(Ford)의 창업자 헨리 포드 역시 자신의 주장을 고집하다 위기에 빠진 경험이 있다. 값싸고 튼튼한 차를 생산하기 위해 검은색 T-모델만을 고집했던 헨리 포드는 다양한 색상과 가격대로 소비자를 공략한 GM의 반격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은 탓에 결국 역전을 허용하고 만다.


누구나 그렇기는 하나, 신중형은 상사나 동료들로부터 지적 당하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심하게는 마음에 상처로 남거나 자존심이 구겨졌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 만큼 디테일에 강하고 완벽하다고 스스로 자부하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함께 일하는 동료 입장에서 신중형의 실수 혹은 잘못을 깨우쳐 주고자 한다면 상당히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주도형에게는 간략하고 직접적인 방식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 신중형에게는 다른 동료들이 없는 자리에서 직접적이기 보다는 우회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표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수 있다. 자존심에 상처를 받지 않도록 부정적인 내용과 긍정적인 내용을 잘 섞어서 이야기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신중형의 동료와 의견이 상충될 때에는 균형적인 입장에서 논쟁이 아닌 논의의 방식으로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더 나아 보인다. 무조건 자신의 주장을 펼치거나 상대를 설득시키려 한다면 아마도 신중형의 동료는 이야기는 들을지언정 대화에 참여하지 않거나 의견을 굽히지 않을 확률이 높다.

 

판단, 평가하려 하지 말고 이해하는 습관부터


대다수의 사람들은 한 가지 성격만이 아니라 네 가지 성격들을 조금씩은 가지고 있다. 그리고 각 성격마다 강점과 약점이 있는데, 상호작용을 통해 동료의 약점을 나의 강점으로 보완하고 동료의 강점을 활용하여 나의 약점을 보완하는 등 균형을 이루게 되면 갈등이 발생할 확률은 줄어든다. 하지만 서로가 강점이 아닌 약점에 초점을 맞추어 평가를 하기 시작하면 어울림과 조화는 깨지고 만다.


동료를 평가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과 이해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은 상당히 큰 차이가 있다. 평가는 ‘판단’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좋다’, ‘나쁘다’, ‘일 잘한다’, ‘일 못한다’ 등의 결론으로 귀결되지만, 이해는 동료와의 조화를 위해 특성을 ‘파악’하는 것일 뿐 어떤 결론을 도출하지는 않는다.


한 번 내려진 평가는 인간 관계를 형성하는데 있어 선입견으로 작용할 수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서로가 평가의 잣대로 접근하면 자신의 속 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아 숨어버리거나 대화를 단절시킨다는 점이다. 한 마디로 동료간의 관계가 헛돌 수 있다는 의미이다.


동료를 이해하려 하고 서로에게 맞춰가면서 어울리는 것이 동료애이며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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