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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인 가구 증가에 따른 미래 주거 환경의 변화

일취월장7 2011. 5. 18. 16:04

1·2인 가구 증가에 따른 미래 주거 환경의 변화
정유진 | 2010.11.23

주택시장의 반 이상을 차지할 1·2인 가구는 향후 스마트화, 엔터테인먼트화, 커뮤니티화의 트렌드를 형성하며 주거 환경을 변화시켜 나갈 것이다. 이러한 트렌드에 따라 전자, IT, 자재, 공간 설계와 관련한 스마트 기술 및 다양한 주거 서비스가 부상할 전망이다.

 

통계청에 의하면 2010년 총가구의 45%가 1·2인 가구이다. 또한 1·2인 가구는 꾸준히 증가하여 20년 후에는 총 가구의 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그림 1> 참조). 고령화 시대가 다가오고, 독신인구가 증가하며, 아이를 갖지 않고 살아가는 부부들이 늘어나면서 1·2인 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들 1·2인 가구는 어떻게 주거 환경을 변화시키고 있는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여 기업들은 어떠한 차별화 기회를 찾을 수 있는지 살펴본다.

 

1·2인 가구, 그들은 누구인가

 
1·2인 가구는 연령과 소득 수준에 따라 ‘고소득 시니어, 저소득 시니어, 고소득 젊은층, 저소득 젊은층’의 네 가지 유형으로 구성된다. 예컨대 ‘고소득 시니어’는 경제력과 건강을 바탕으로 능동적인 삶을 추구하는 액티브 시니어, ‘저소득 시니어’는 경제 기반이 약하며 자식과 떨어져 사는 시니어 또는 독거노인, ‘고소득 젊은층’은 40대 이상 아이 없는 맞벌이 부부 또는 경제력 있는 독신 남녀, ‘저소득 젊은층’은 20-30대 초반의 대학생, 신입사원, 신혼부부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이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주요 니즈를 분석해보면 공통적인 주요 니즈 다섯 가지를 찾을 수 있다(<그림 2> 참조).

 
첫째,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다. 1·2인 가구는 주변에 돌봐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평소 스스로의 건강관리에 더욱 철저하다. 따라서 이들은 운동을 통하여 체력을 유지하고, 정기적인 건강 점검 등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건강을 체크할 수 있는 환경을 원한다. 둘째, 편리함을 원한다. 이들은 스스로 집 안의 많은 일들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귀찮은 일들은 원치 않으며, 쉽고 편리하게 생활하고 싶어한다. 셋째, 안전에 대한 니즈가 높다. 혼자나 둘만 살기 때문에 범죄나 갑자기 쓰러지는 등의 사고에 대한 불안함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보안이 잘 되어 있고, 혼자서도 갑작스런 사고에 대비할 수 있는 환경을 원한다. 넷째, 즐거움을 원한다. 이들은 주말 등 여가 시간을 외롭지 않으며, 즐겁고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내고 싶어한다. 따라서 자기 계발이나 취미 활동 등 자신이 원하는 활동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원한다. 다섯째, 소통을 원한다. 혼자 살기 때문에 때로 외로움을 느끼는 이들은 대화와 공동 활동을 통해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음을 느끼고 싶어 한다.

 
위와 같은 1·2인 가구의 주요 니즈는 주거 환경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스마트화, 엔터테인먼트화, 커뮤니티화’의 세가지 트렌드를 주도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그림 2> 참조).

 

1·2인 가구 증가에 따른 주거 환경 변화

 

● 스마트화

 
1·2인 가구에 의한 주택의 스마트화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일어날 것이다. 하나는 건강 및 집안 관리를 더욱 쉽고 편하게 할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을 통한 스마트화이다. 이들은 건강, 편리, 안전에 대한 강한 니즈를 지녔기 때문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스마트 시스템에 관심이 높다.

 
건강에 관심이 높은 이들의 니즈를 반영하듯, 건강을 간편하게 점검하고 관리할 수 있는 ‘건강을 위한 스마트화’는 이미 많은 기업들에 의해 연구 개발이 이루어졌으며, 기능이 강화되는 등 점점 더 스마트화되는 추세에 있다. 일본 주택업체인 다이와하우스는 욕실용품 전문업체인 ToTo와 협력하여 2005년 인텔리전트 토일렛을 개발하였는데, 2009년에는 여성들의 소변 온도와 호르몬 밸런스도 측정하여 상태를 관리할 수 있는 인텔리전트 토일렛 Ⅱ를 개발하였다.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듯, 국내 욕실용품 업체들도 소변을 분석하여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비데를 개발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의 AHRI(Aware Home Research Initiative)가 개발한 이상 행동 감지 센서, 도요타가 개발한 수면 시간 동안 심장 박동 및 혈압을 체크하는 시스템, 국내 시니어 타운의 무인 건강정보 측정 시스템 등 다양한 스마트 시스템이 주택에 적용되고 있다. 

 
또한, 범죄나 갑작스러운 사고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전을 위한 스마트화’도 적용 사례가 확대되고 있다. 얼굴, 홍채인식 등 외부인 무단 침입을 방지하기 위하여 정확성이 강화된 출입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으며, 복제나 정보 유출이 힘들어 각광받고 있는 홍채인식 시스템은 국내 아파트에도 이미 적용되었다. 그리고 국내 보안 업체들은 스마트폰을 통하여 집의 보안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영상감시 솔루션도 선보이고 있다. 이는 출동서비스와도 연계되어 비상사태에 대비할 수 있다. 영국의 한 업체도 아이폰과 CCTV를 연계하여 집안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러한 인터넷과 모바일을 활용한 보안 시스템이 개발됨에 따라 저렴하고 간편화된 스마트 보안 시스템이 널리 보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스마트화 트렌드는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공간 구조의 스마트화’이다. 1·2인 가구는 주로 소형 주택에 거주하기 때문에 주어진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하여 공간 활용을 극대화한 다양한 방안들이 나오고 있다. 공간 구조의 스마트화는 주로 공간 분할과 가구의 활용을 통해 이루어진다. 공간 분리를 통해 여러 사람이 살 수 있는 구조를 만든 부분 임대 다가구 주택과 아파트는 공간 분할의 좋은 사례라 볼 수 있다. 또한 천장을 조금 높여 1층은 일반 생활 공간으로 이용하고, 복층은 침실로 활용하는 등의 공간 활용을 극대화한 소형 오피스텔도 국내에 많이 보급되고 있다.

 
가구에 의한 공간 활용은 칸막이에 수납 가구 역할을 추가한 수납 벽체 시스템, 건물과 일체화된 붙박이(Built-in)가구, 단일가구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모듈형 시스템 가구 등을 활용함으로써 이루어진다.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개발하는 도심형 스튜디오 주택과 민간 건설사에서 개발하는 소형 아파트에도 붙박이 가구와 가변형 벽체를 통하여 수납기능 및 공간 활용을 최대화하고, 공간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적용되고 있다.

 

● 엔터테인먼트화

 
스스로에게 투자할 시간이 많은 1·2인 가구에게 주택은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서의 역할이 강화되고 있다. 여기서의 엔터테인먼트는 즐거움을 뜻하며, 1·2인 가구가 지닌 주요 니즈에 따라 두 가지 의미를 포함하게 된다.

 
첫번째는 다양한 취미활동을 즐기는 ‘놀이에 의한 엔터테인먼트화’이다. 이들은 여가 시간 동안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활동을 원하기 때문에, 주거 환경 내에서 취미 생활을 영위하고자 한다. 시니어타운에 주거하는 액티브 시니어들은 단지 내에서 열리는 댄스, 수영, 에어로빅 등 다양한 문화 강좌에 참여하며, 공연, 실내운동 등의 활동들을 즐긴다. 또한 인스피리언스(Insperience)족이나 네오코쿤족이라고도 불리는 고소득 젊은 세대는 집안에 최첨단 홈시어터, 헬스기구, 와인 냉장고, 에스프레소 머신, 전자 악기 등 자신의 취향에 맞는 설비들을 갖추고 여가생활을 보낸다. 이들은 자신의 삶을 위한 시간과 돈의 투자에 적극적이다. 한편, 저소득 젊은 세대 중에는 집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인터넷을 통해 여가를 보내고, 정서적 만족감을 얻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들에게 주거는 휴식 공간이자 놀이 공간이 되어가고 있다.

 
두번째는 편히 쉬면서 몸과 마음을 보양하는 ‘휴양에 의한 엔터테인먼트화’를 의미한다. 도시에서 외롭고, 힘든 시간을 보낸 이들은 여유롭게 휴식도 취하고, 깨끗한 자연 환경을 접하며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할 수 있는 주거 환경에 관심이 높다. 휴양을 위한 엔터테인먼트화가 일어나면서 주말이나 휴가 동안 전원에서 생활하기 위하여 관리가 간편한 중소형 규모의 세컨드 주택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세컨드 하우스를 마련하고 주말마다 여유롭게 휴식을 보내는 라이프 스타일은 미국, 유럽, 아시아 등 해외에서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도쿄에 사는 시니어들을 위하여 후쿠오카에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의 세컨드 주택을 마련할 수 있는 사업을 벌이는 일본 Tostem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기업들도 이러한 트렌드에 대응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는 처음에 은퇴자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이러한 트렌드가 점차 젊은 직장인 세대로도 확산되는 추세이다.  

 

● 커뮤니티화

 
소통을 할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하거나, 혼자 또는 둘만 살면서 생활하기 불편하다고 느낀1·2인 가구를 중심으로 함께 모여서 생활하는 커뮤니티화 트렌드도 나타나고 있다. 시니어 타운과 공동 생활 주택의 등장도 커뮤니티화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예컨데, 시니어타운에서는 의료 시설, 운동 시설, 식당 등 편리한 시설들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해외에서도 시니어타운 사례를 많이 접할 수 있는데, 병원은 물론, 커뮤니티 클럽과 서비스 센터 등이 갖추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시니어들은 먹고, 생활함에 있어 매우 편리한 생활을 누린다. 또한, 비슷한 나이, 비슷한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이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커뮤니티 활동도 활성화 되어 있다. ‘서울시니어스타워’에는 음악커뮤니티가 활성화되어 매년 음악회를 열고 있으며, ‘더클래식500’은 도자기 공예를 배우는 입주자들이 함께 공예품을 전시 또는 판매하여 기부금으로 활용하는 등의 커뮤니티 활동도 일어나고 있다. 이들은 이러한 활동을 통해 친목을 도모할 뿐만 아니라, 삶의 즐거움도 느끼고 있다. 이에 따라 시니어타운과 같은 주거시설 내부에 커뮤니티 활동이 주요 차별화된 서비스로 제공되고 있다.

 
또한 주로 저소득 시니어와 젊은 세대에 의해 형성되고 있는 공동생활주택은 거실과 부엌을 공유하며 함께 음식을 만들고, 청소를 하는 등 생활의 편리를 추구한다. 동시에 이러한 공유의 공간은 함께 대화하고 도와가며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되기도 한다. 최근 일본에서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경제적 이유와 교류 확대 등을 이유로 도심의 공동생활주택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그리고 미국, 유럽 등 해외에는 노인들이 공동체를 형성하며 사는 경우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미국 첫 시니어 코하우징인 Glacier Circle의 노인들은 독립된 서로의 생활을 존중하며, 이웃은 제 2의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국내 김제에는 마을의 경로당을 리모델링하여 독거노인들이 함께 모여사는 한국형 공동생활주택 ‘그룹홈’이 있는데, 이들은 각자의 집보다도 이곳에서 친구들과 함께 지내는 것을 선호한다고 한다. 

 

스마트 기술과 다양한 주거 서비스에 주목해야

 
1·2인 가구의 주거 환경은 그들의 니즈에 따라 스마트하고, 즐겁고, 소통할 수 있는 환경으로 변해가고 있으며, 미래의 주요한 주거 환경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이러한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부상하게 될 주거 환경 내의 다양한 제품, 기술, 및 서비스를 파악하여 차별화 기회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주목할만한 분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스마트화 트렌드에 맞추어 스마트 제품 및 기술이 중요해질 것이다. 자동화 시스템을 통하여 스마트화를 구현하는 헬스케어 시스템, 이상 행동 감지 센서, 영상감시 시스템, 가사용 로봇 등은 전자와 IT 기술의 혁신으로 주거 환경 변화에 큰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건강을 생각하여 자동으로 실내의 공기를 쾌적하게 조절하는 창이나 벽지 등의 스마트한 주택 자재들도 관심을 받게 될 것이다.

 
둘째, 스마트한 공간을 찾는 사람들에 의해 공간 설계 및 인테리어가 주목 받을 것이다. 소형 주택이 증가함에 따라 벽체, 시스템 가구 등을 이용하여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는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 고객들은 삶을 누릴 수 있는 최대한의 공간을 갖게 되는 것에 가치를 느낄 것이다.

 
셋째, 엔터테인먼트와 커뮤니티를 위한 서비스 분야가 부상할 것이다. 즐겁게 살기를 원하고, 타인과 소통하기를 원하는 이들은 건강 관리 서비스, 문화 강좌, 동호회 활동 등의 서비스가 제공되는 주택을 선호한다. 예컨대, 시니어타운 기업들은 건강 서비스 및 다양한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서비스의 개발은 주거의 가치를 높여주는 새로운 요인이 될 것이다.

 

주거 환경 속에는 우리의 모든 삶이 반영되어 있다. 우리의 삶이 바뀌면, 주거 환경도 변한다. 과거 전원에서 살려고 했던 시니어들이 도심의 생활을 찾아 다시 돌아오고, 그에 따라 도시 밖의 시니어타운은 지고, 도심속 시니어타운이 각광받는 현상에서도 이를 알 수 있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인구변화 추이와 1·2인 가구와 같은 주 수요층의 니즈 파악을 통하여 주거 트렌드 변화를 주시해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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