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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블루투스 이어폰, 어떻게 골라야 할까?

일취월장7 2019. 12. 18. 10:17

다양한 블루투스 이어폰, 어떻게 골라야 할까?

  • AhnLab
  • 2019-12-18

얼마 전까지만해도 ‘굳이 무선 이어폰이 필요할까’ 싶었지만 요즘처럼 목도리를 둘렀다 풀었다하다 보면, 또 두꺼운 패딩 위에 맨 백팩에 이어폰 줄이 걸릴 때면 무선 이어폰에 끌릴 때가 있다.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나 새학기 선물로, 혹은 내 자신에게 주고 싶은 선물로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을 꼽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문제는 요즘 블루투스 이어폰이 그야말로 쏟아지고 있다는 것. 어떤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을 사야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구매 전에  생각해봐야 할 고려 사항과 가성비 좋은 이어폰, 관리 요령 등을 소개한다. 

※ 이 글에 언급된 제품들은 사용자 평판을 중심으로 선정한 것으로, 안랩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한때 ‘콩나물’라며 놀림을 받던 애플의 무선 이어폰은 이어폰의 판도를 바꿔 놓았다. 단기간에 무선 이어폰이 대세가 된 것은 블루투스(Bluetooth) 기술 덕분이다. 심지어 요즘 출시되는 스마트폰은 이어폰 단자마저 없애는 추세다.

 

블루투스 이어폰은 말 그래도 유선 케이블 대신에 무선 통신 규격인 블루투스(Bluetooth)를 사용한다. 와이파이는 10~100미터 정도까지 가는 반면에 블루투스는 10미터가 채 되지 않는 근거리 무선 통신이다. 속도도 와이파이보다는 느리지만 전화 음성이나 음악, 동영상 소리 등을 보내는 데는 무리가 없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무선 이어폰 시장은 올해 3분기에 전 분기 대비 22% 성장한 3300만대의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5조원에 달하는 수치이다. 2021년 시장 규모는 270억달러(32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얼마 전까지 블루투스 이어폰의 고질적인 문제처럼 여겨졌던 음질 문제는 블루투스 5.0을 지원하는 제품들이 나오면서 크게 개선이 됐다. 블루투스 5.0의 경우 기존 블루투스 4.0 버전 대비 수신거리 4배, 데이터 전송 속도 2배, 데이터 전송량은 8배 강화되어 사람이 많은 곳에서도 끊김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선이 없는 완전 무선 이어폰을 구매할 때 주로 고려하는 사항은 뭘까? 어느 얼리어댑터 사이트 회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35%가 음질을 가장 최우선으로 고려한다고 답했다. 음원을 선이 아닌 신호로 보내야 하기 때문에 유선 이어폰보다 음질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거의 유사한 음질을 제공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는 게 무선 이어폰 업체들의 설명이다.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 구매할 때 고려할 몇 가지

제법 상향 평준화된 음질을 제외하고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 구매 시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이 있을까?

 

1. 간편한 페어링

페어링(Pairing)이란 블루투스 기기를 서로 연결하여 동작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또는 기능으로,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 이용 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되도록 멀티 페어링이 되는 블루투스 이어폰이 좋다. 멀티 페어링은 여러 스마트 기기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는 기능이다. 유선 이어폰은 스마트폰과 1대 1로 연결되는 반면, 멀티 페어링은 여러 기기에 동시 연결된다. 예를 들어 아이패드로 음악을 들으면서 아이폰으로 전화가 오면 통화 버튼만 누르면 음악이 멈추고 아이폰 전화를 받는 식이다. 통화가 끝나면 자동으로 음악이 재생된다.

 

2. 블루투스 5.0 지원

현재 나와 있는 블루투스 이어폰은 3.0, 4.0, 4.2, 5.0 제품들이 있다. 블루투스 3.0이 15~20mW의 전력을 소모했는데 4.0은 1.5~2mW의 전력을 소모해 전력소모량을 줄였다. 대신 블루투스 4.0은 낮아진 전력 소모 채택으로 전송속도가 느린 단점이 있다. 이를 개선한 블루투스 5.0은 느려진 전송속도를 다시 2배 정도 빠르게 향상시켰고 전송 가능 거리도 4배 올려 40미터까지 가능해졌다. 

또한 Slot Availability Mask(SAM) 기능이 추가되었는데 이 기능은 스마트 기기들이 많아지고 IoT 제품들이 늘어나면서 서로 간섭이 빈번하게 발생되는 걸 줄여준다. 결론적으로 블루투스 5.0은 이전 버전 제품들보다 전송 속도가 빠르고 거리가 길며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페어링이 가능하다. 따라서 블루투스 버전이 높은 제품을 고르는 게 좋다.

 

3. 배터리 지속 시간

블루투스 이어폰의 단점 중에 하나는 배터리가 떨어지면 전혀 쓸모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틈틈이 배터리 잔량을 확인하고 도크에 집어넣어서 충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가급적 배터리가 오래 지속되는 제품을 고르는 게 좋다.

 

4. 이어폰 고정능력

달리기 같은 격한 운동을 할 때는 아무래도 유선 이어폰보다는 블루투스 이어폰이 거추장스럽지 않아 편하다. 블루투스 이어폰에는 완전 무선 이어폰과 케이블을 머리 뒤로 넘기는 백헤드형, 목에 거는 넥밴드형 등이 있는데, 달릴 때 흔들리지 않고 잘 고정이 되는지 체크해 보는 것이 좋다.

 

5. 생활 방수

외부에서 이어폰을 끼고 활동하다 보면 땀이나 혹은 비에 맞을 수도 있기 때문에 방수 기능도 있으면 좋다. 더구나 수분에 약한 부품들로 이루어진 IT 기기이기 때문에 방수 기능이 있는 이어폰이 좋다. 


인기 있는 블루투스 이어폰들

무선 이어폰 시장의 초창기에는 애플 에어팟이 대세였는데 지금은 엄청나게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이 시장을 넓혀가는 추세다. 

(* 아래의 제품 이미지는 각 제조사 홈페이지에서 캡쳐한 것임을 밝힙니다.)

 

■ 애플 에어팟

 

 

애플 에어팟은 2016년에 처음 등장해 무선 이어폰 시대를 열었다. 애플은 에어팟에 ‘H1 헤드폰 칩’을 탑재해 기기와의 무선 연결 속도를 2배 높였다. 이어폰 한 쪽을 빼면 소리가 자동으로 멈추고, 하나의 기기에 두 개의 무선 이어폰을 연결할 수 있는 오디오 공유 기능도 지원한다. 방수 기능은 포함되지 않았다. 에어팟은 빔포밍 마이크가 탑재돼 다른 무선 이어폰보다 통화 음질이 뛰어나다. 올해 초 출시한 에어팟 2세대는 '시리'를 부르면 전화를 걸거나 음악을 틀어주는 음성 명령 기능과 무선 충전 기능이 추가됐다. 배터리 지속시간은 한 번 충전하면 음악 재생은 최대 5시간, 통화는 최대 3시간 가능하다. 

 

■ 삼성 갤럭시 버즈


 

 

삼성전자의 갤럭시 버즈는 오픈형 이어폰인 에어팟과 달리 귀에 쏙 들어가는 커널형이다. 착용감이 뛰어나고 방수 기능을 갖춰 격렬한 운동을 할 때에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소음에 민감한 사람들에게도 인기다. ‘주변 소음 차단 기능’으로 외부 소리를 막을 수 있게 설계했다. 삼성전자 최신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면 무선 배터리 공유 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음악재생 최대 6시간, 통화 최대 5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다. 갤럭시 버즈는 하만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AKG의 음향 기술을 적용해 무선 이어폰의 단점이라 꼽히는 음질을 개선했다. 

 

■ LG 톤플러스 프리


 

 

LG전자는 톤플러스 프리를 지난 10월에 처음 선보였다. 목에 거는 넥밴드형 블루투스 이어폰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던 LG전자가 처음 선보이는 무선 이어폰이다. 충전 케이스에 자외선을 활용한 UV 나노(nano)를 통해 자외선으로 유해물질을 줄여 청소가 까다로운 이어폰 관리를 돕는다. 또 디지털 소음을 줄이는 '메리디안 오디오(Meridian Audio)'의 신호처리 기술도 적용됐다. 배터리는 통화 5시간, 음악재생은 6시간까지 가능하다. 

 

■ 구글 픽셀 버즈


 

구글도 픽셀 버즈로 무선 이어폰 시장에 뛰어 들었다. 픽셀 버즈는 구글 어시스턴트 기능을 탑재해 실시간 번역까지 지원한다. 구글 번역 앱을 기반으로 상대방의 말을 번역해 원하는 언어로 들려주는 기능이다. 블루투스 기능을 강화해 기기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원활하게 작동한다. 음악재생 최대 5시간까지 가능하다. 

 

■ 샤오미 에어닷


 

샤오미는 지난 8월 Mi 블루투스 이어폰 에어닷(AirDots)을 국내에 출시했다. 케이스를 열었을 때 자동 페어링을 지원하며, 귀에서 이어폰을 뗐을 때 자동으로 음악을 정지시킨다. 7.2mm 다이내믹 드라이버가 적용돼 선명한 사운드를 제공한다. 에어닷은 완충하면 총 4시간을 사용할 수 있고 충전 케이스와 함께 사용 시 12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 QCY T시리즈


 

QCY는 중국 음향기기 제조사로 가격이 저렴하고 가성비가 좋기로 유명하다. 샤오미와 함께 중국에서 건너온 가성비 무선 이어폰 브랜드 QCY는 2만 원대 T1을 시작으로 1년 만에 5가지 후속 제품을 시장에 내놓으며 다양한 무선 이어폰을 선보였다. 최신 제품 QCY T5는 세미 커널형이었던 이전 시리즈에서 다시 완전한 커널형으로 돌아왔다. 또 마이크만 에어팟처럼 밑으로 뺐다. QCY-T1이나 T5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가장 장점은 저렴한 가격. 블루투스 이어폰을 사고 싶은데 돈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제품이다. QCY-T1의 경우 블루투스 5.0을 지원하며 충전 도크에서 꺼내면 자동으로 페어링된다. 또한 충전도크에 넣는 순간 자동적으로 페어링이 종료된다. 최대 음악 재생 시간은 5시간이고 충전 케이스와 함께 사용 시 25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 뱅앤올룹슨 베오플레이


 

뱅앤올룹슨의 첫 번째 완전 무선 이어폰 ‘베오플레이 E8 2.0’은 디자인과 음질을 강조한다. 귀에 밀착하는 인이어 방식으로 주변 소음을 막아준다. 사용자 안전을 고려해 음악 청취 중에 외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트랜스퍼런시 모드’를 지원한다. 5.7mm 다이나믹 드라이버가 내장돼 청명한 음질을 기대할 수 있다. 귀에 쏙 들어가는 인체공학적 설계로 착용감과 차음성이 좋다. 음악 감상과 트랙변경, 통화, 음성 인식 서비스 등 모든 기능을 터치 인터페이스를 통해 제어할 수 있다. 최대 재생 시간은 16시간이고 무선 충전 기술(Qi)을 탑재해 케이스를 선 없이 간편하게 충전할 수 있다. 

 

차별적인 블루투스 이어폰을 찾는다면? ‘노이즈 캔슬링’

최근 출시되는 블루투스 이어폰 중에는 노이즈 캔슬링(Noise Canceling)이라는 기능이 들어있는 제품들이 있다. 노이즈 캔슬링은 인공적인 음파를 만들어 주변 소음을 상쇄하는 기술이다. 처음엔 엔진 소음에 시달리던 항공기 파일럿들의 청력 보호를 위해 개발됐다고. 

 

주변의 소음이 시끄럽다면 창문을 닫거나 귀마개를 하면 줄어든다. 헤드폰이 이어폰보다 소음의 영향이 덜한 것도 귀 전체를 덮기 때문이다. 반면 소리를 만들어 소리(소음)를 줄이는 능동적 소음 조절이 바로 노이즈캔슬링이다. 

 

과거엔 대형 헤드폰에만 주로 적용되었지만 최근엔 블루투스 이어폰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 기술은 미국의 오디오 전문회사 보스(Bose)가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엔 소니나 삼성, 젠하이저, 애플 등에서도 노이즈 캔슬링을 적용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탑재한 이어폰은 그래서 다른 이어폰보다 비싸다. 주변 소음을 분석해 차단하는 센서와 프로세서, 지연없이 소리를 전달하는 블루투스 안테나 등을 탑재해야 하고 무선 이어폰의 약점인 배터리 문제도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쌀 수밖에 없다.

 

무선 이어폰의 가장 문제는 배터리

무선 이어폰은 귀에 꽂는 형태이기 때문에 매우 소형이다. 이 안에 각종 부품들이 들어가는데 배터리도 작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배터리가 탈부착형이 아닌 일체형이기 때문에 배터리 성능이 저하되면 버리고 새 제품을 살 수밖에 없다. 제품마다 차이는 있지만 무선 이어폰의 수명은 2년 정도가 지나면 배터리가 닳아 못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수십만원짜리 무선 이어폰을 사더라도 2년 뒤에 다시 새 제품으로 바꿔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고가의 무선 이어폰을 사는 것보다는 가성비 좋은 제품을 구입해서 사용하다가 2년쯤 후에 교체하는 것을 권한다.

 

무선 이어폰의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어폰의 경우 손뿐만 아니라 귀에 들어가는 제품이기 때문에 관리를 잘 해주어야 한다. 이어폰 청소는 면봉에 알코올을 발라서 닦아주면 된다고 한다. 하지만 알코올이 기계 내부로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충전 케이스 같은 경우는 극세사 천으로 닦아주고 라이트닝 커넥터 부분은 칫솔로 먼지를 털어내고 면봉에 소량의 알코올을 묻혀서 닦아주면 된다. 또 가급적 습기는 피하는 것이 좋다. 이어폰을 끼고 운동을 하고 나서 땀에 젖으면 사용 후 반드시 닦아주거나 건조를 시켜주어야 한다.

 

이 밖에도 가능하다면 구매 전에 블루투스 이어폰을 한 번쯤 실제로 착용해보면 좋다. 유선 이어폰만 사용하다가 무선 이어폰을 착용하면 낯선 이물감이나 무게감 때문에 귓뼈가 아프다고 느끼거나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무게감이나 이물감은 며칠 지나면 곧 적응되므로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