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칼럼

美연준 '비둘기 변신'에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 증폭

일취월장7 2019. 3. 21. 09:43

美연준 '비둘기 변신'에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 증폭

"중국과 유럽 약세, 미국 경제 성장 저해"...브렉시트와 미중무역분쟁 악재
2019.03.21 09:38:03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20일(현지기간) 2015년부터 이어온 금리 인상 문제를 동결 기조로 전환하는 결정을 전격적으로 내렸다. 시장에서는 "매파가 갑자기 비둘기가 됐다"면서 그 배경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 동결이나 인하는 경기를 부양하는 조치로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지만, 일각에서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둔화를 예고한 것이 아니냐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뉴욕증시는 금리동결 소식에 상승세를 보였으나, 곧바로 다우지수와 S&P지수는 약보합, 나스닥지수는 강보합세를 보이며 방향성을 잃는 모습을 보였다.

연준의 금리정책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날 기준금리를 2.25~2.50%로 동결하는 결정을 만장일치로 내렸다고 밝혔다. 특히 연준 위원들의 기준금리 전망치를 담은 점도표를 통해 연말까지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올해 1회 이상의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던 시장에서는 오히려 어리둥절해 할 정도로 급격한 변화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점도표에서는 올해 두 차례 인상을 해 올해 말 기준금리는 2.9%까지 오를 것이라는 금리전망치 중간값은 2.4%로 대폭 떨어졌다.  


▲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20일(현지시간) 금리동결 배경과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AP=연합



"브렉시트 만일의 상황 대비, 면밀히 점검" 


'매파'로 불렸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미국의 경제 기반은 탄탄하다"고 강조했지만, 경제 전망은 어둡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준은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지난 12월 전망치 2.3%에서 2.1%로 낮추고, 내년 성장률도 2.0%에서 1.9%로 하향조정했다.

연준은 금리 동결 조치뿐 아니라, 시중에 있는 달러를 회수하기 위해 연준이 보유한 채권을 매각하는 통화회수 규모도 5월부터 월300억 달러에서 절반으로 줄여 9월 말 종료하기로 했다. 금리인상과 통화회수라는 양대 긴축정책 기조가 바뀐 것이다.

연준위원의 점도표에 따르면, 내년에 금리인상이 한 차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지만, 시장에서는 연준의 경제 인식으로 볼 때, 오히려 내년에 금리 인하 압력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은 "1월 FOMC 회의 이후 파악된 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견고한 추세를 보였던 경제활동 성장이 둔화됐다"면서 "최근 지표들은 1분기 가계지출과 기업 고정투자의 증가세가 둔화한 것을 가리킨다"고 진단했다.  특히 파월 의장은 "중국과 유럽 경제의 약세가 미국 경제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 등에 힘입어 지난해 3%에 가까운 성장을 했던 미국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연준이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이번 금리 동결 결정은 브렉시트와 미중무역분쟁과 관련한 우려를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미국 경제와 금융에 최대 외부리스크로 꼽히는 브렉시트와 미중무역분쟁의 협상 결과가 여전히 불확실성에 쌓여있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도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를 직접적으로 시인했다. 그는 "연준은 만일의 사태가 벌어질 경우, 미국과 영국에서 활동하는 금융기관들이 대응할 수 있도록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