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니트족' 147만 9천 명 추산 니트족으로 지내는 이유, '노는 것이 좋아서(38%)'라는 답변 가장 많아 청년 니트족 비율이 높은 건 분절 현상 때문, 안정적인 일자리 절실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니트족’ 147만 9천 명 추산 니트족으로 지내는 이유, ‘노는 것이 좋아서(38%)’라는 답변 가장 많아 청년 니트족 비율이 높은 건 분절 현상 때문, 안정적인 일자리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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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 후 3년째 방황하고 있는 박철민(가명·28)씨는 꿈이 없다. 친구들은 취업을 위해 아등바등 애쓰고 있지만 딱히 하고 싶은 일이 없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때는 주위의 시선 때문에 인문계로 진학했고, 대학 또한 떠 밀려서 가게 됐다. 박씨는 “처음에는 취업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연이은 탈락에 자신감을 잃어 포기했다”며 “사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직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씨는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게임을 하며 보낸다. 숙식이 해결되기 때문에 큰돈을 쓸 일은 딱히 없고 생활비가 필요하면 단기 알바를 통해 충당한다. 박씨는 “계속 이렇게 살면 안 된다는 생각은 하고 있지만 무엇을 하고 싶은 의지가 없다”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밝혔다.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를 뜻하는 ‘니트족’이 꾸준히 늘고 있다. 윤철경 한국청소년정책 연구원(학업중단 예방센터 센터장) 선임연구위원의 ‘한국의 니트(NEET) 청소년 규모 파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무업 청소년은 147만 9천 명으로 추산됐다.
■ “노는 것이 좋다” 한국 니트족 비율, OECD 평균보다 높아
니트족을 연령별로 살펴보면 15~19세 24만 명, 20~24세 47만 5천 명, 25~29세는 76만 4천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15~19세는 3%대, 20~24세는 13%대, 25~29세는 20%대를 유지했으며, 최근 3년간 25~29세는 정체되어 있는 반면에 15~24세는 꾸준히 상승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니트족 비율은 OECD 국가들과 비교해보면 모든 연령 구간에서 OECD 35개국 평균보다 높았다. 2015년 기준으로 15~19세 24위, 20~24세 30위, 25~29세 28위를 차지했다.
니트족의 특성은 학업중단 당시 성적이 낮고 학습 부적응과 규범 위반 수준이 높았으며, 진로계획 및 진로 정보 탐색 수준이 낮은 반면 게임중독 수준은 높았다. 또한 심리상태는 자아 탄력성이 낮고 사회적 낙인감이 강하면서 충동성이 높게 나타났다.
이들이 니트족으로 지내는 이유는 ‘노는 것이 좋아서(38%)’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어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서(22.5%)’, ‘하고 싶은 게 없어서(18.3%)’ 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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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니트족 비율과 주요 정책들 살펴보니..
EU는 니트족 비율을 줄이기 위해 2013년부터 ‘청소년 보장’ 정책을 실시했다. 15~24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학업중단 혹은 실업 후 4개월 이내에 교육, 훈련 및 고용기회를 제공했다. 그 결과, 최근 3년간 니트족 비율(2013년 13% → 2106년 11.5%)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세 가지 정책을 추진했다. 은둔형 외톨이 지역 지원센터를 운영해 가정방문 및 상담지원을 하고 정보 등을 제공했다. 15~39세 니트 청소년에게 취업연계 서비스를 하는 지역 청년 서포트 스테이션 정책도 실시했으며 2015년 기준 전국에 150여 개 기관이 설치됐다.
공공 직업 안정소인 헬로워크와 청년을 위한 원스톱 취업지원 서비스센터인 잡 카페를 운영해 청년 취업지원도 했다. 일본은 2012년 이후 15~29세 청년 니트족이 줄어들었으며 지난해는 최저치인 164만 명(11.3%)으로 감소했다.
스코틀랜드는 2010년에 16+ 학습 선택권 프로그램을 통해 16~19세 청소년이 전환기 이전에 목표를 가질 수 있도록 적절한 학습 기회, 지원, 재정 후원을 제공했다. 2012년에는 니트 추적 관리 시스템인 16+ 데이터 허브를 통해 학교, 지자체, 고용 연금부 등 데이터를 공유해 발굴하고, 정보는 청소년 지원, 통계자료 작성 등에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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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재편입을 위한 프로그램과 안정적인 일자리 절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11월 발행한 ‘청년 니트족:실태와 정책’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청년들에 대한 사회안전망이 약하다고 분석했다. 소득 지원 등은 청년이 빈곤에서 벗어나는데 일정한 역할을 하지만 경제적 자립을 돕는 데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안정적인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학교에서 노동시장으로 성공적인 이행 경로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기업들의 태도 전환이 중요하고 청년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게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확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가 청년 니트족 비율이 높은 이유는 분절 현상 영향이 크다. 이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차이, 고용 안정, 근로조건 등의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우리나라의 노동시장에서 대기업이나 공공부문에 취업하기를 희망하는 청년들이 스펙을 쌓거나 자격증을 따기 위해 노동시장 진입을 늦추기 때문이다.
분절화된 노동시장에서 청년들이 비효율적인 과잉교육으로 몰리기 때문에 교육에서 고용으로의 전환을 원활하게 하는 정책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결국, 안정된 일자리가 해결책인 것이다.
고요 속의 외침 “비혼입니다. 그래서 어쨌다고요?”
파이낸셜뉴스입력 : 2017.09.23
결혼 압박하고 안 하는 사람들은 ‘문제 있다’라는 사회적 시선 여전 비수를 꽂는 말 거리낌 없이 하고 농담으로 치부하기도 ‘결혼 제도’ 강요하지 말고 구시대적인 고정관념 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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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은 있어?” “결혼은 언제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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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애를 낳아야 진짜 어른이 되는 거야”
비혼이 자연스러운 시대이지만 여전히 사석에서는 불편한 질문들이 오고 간다. 혼자 잘 살고 있지만 결혼을 하지 않으면 뭔가 문제가 있다고 바라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심지어 돌싱이 처녀 총각보다 더 낫다는 말까지 들린다.
결혼은 개인 선택의 문제일 뿐인데 남의 미래에 관심을 갖고 걱정해주는 ‘오지라퍼’. 당사자는 아무렇지 않은데 왜 본인들이 불안해하는 것일까? 타인의 삶을 대신 살아 줄 것도 아니고 살아 줄 수도 없는데 결혼을 해야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그들 때문에 청춘들은 괴롭다.
오래간만에 본가인 지방에 내려간 김안나(가명·32)씨는 어머니, 사촌 언니와 함께 집 근처 맛집을 가기 위해 택시를 탔다. 50대 중년으로 보이는 택시운전사의 유쾌한 말솜씨 덕분에 즐겁게 목적지로 향하던 중 돌연 결혼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택시운전사는 김씨에게 나이를 묻더니 “32살이 됐는데 결혼 안 했으면 쓸모없으니 택시에서 내려라”라며 농담을 던졌다. 택시운전사의 말에 어머니와 사촌 언니는 웃었지만 김씨는 속으로 울었다.
김씨는 “나이를 묻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결혼 이야기까지 거리낌 없이 말해서 기분이 상당히 불쾌했다”며 “남의 인생에 왜 그렇게 관심이 많은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남자친구는 있다고 말했더니 ‘그 나이에 애인 없으면 안 되지’라며 비웃는 듯 말을 하는 모습에 정말 화가 났다”고 울분을 토해냈다.
중견기업에 다니는 골드미스 최하니(가명·40)씨는 독신 생활이 만족스럽다. 혼자 살아서 불편한 점은 없고 오히려 자유롭고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즐길 수 있어서 마음이 편하다. 그러나 요즘 최씨는 고민이 생겼다. ‘저 나이까지 결혼을 안 했으면 성격에 문제가 있을 거다’라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듣고 있기 때문이다.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해도 무시가 잘 되지 않는다.
최씨는 “사실 혼자 평생 살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주변의 부정적인 시선이 너무 부담스럽다”며 “비혼이라는 단어가 이제는 낯설지 않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결혼을 안 한 사람에 대한 편견은 여전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한 친구는 결혼한 적도 없는데 주위의 시선 때문에 ‘돌싱’이라고 거짓말까지 했다”며 “왜 거짓말까지 했는지 처음에는 이해가 안됐지만 오죽했으면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박보람(가명·29)씨가 요즘 제일 많이 듣는 단어는 ‘결혼’이다. 어른들이 나이가 찼다고 생각하는지 만날 때마다 묻는다. “30대 되면 결혼하기 더 힘들어진다”, “이것저것 너무 조건을 따지지 마라”, “언제 결혼해서 언제 아기 낳을 것이냐” 등 비수를 꽂는 말을 자주 한다.
박씨는 “어른들이 본인들 젊은 시절을 이야기하면서 벌써 노처녀 취급을 한다”며 “어느 날은 엄마가 ‘빨리 결혼해라’라고 스치듯 말한 한마디에 나도 모르게 불같이 화를 낸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이어 “주위에서도 나이에 쫓겨 결혼한 사람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벌써부터 이번 추석이 걱정된다. 연휴가 길어서 다른 때보다 친척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남들에게는 배부른 소리일 수 있지만 박씨는 10일 연휴 기간 내내 쉰다. 하지만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다.
행복의 기준은 저마다 다르다. 가령, 결혼을 하면 행복하고 안 하면 불행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무슨 논리인지 아직도 사회적인 시선은 결혼을 하라고 무언의 압박을 가한다. 뿐만 아니라 결혼을 못 하는 사람을 인생의 패배자처럼 취급해 버리기도 한다.
개인의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결혼을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사람들도 있다. 더 이상 ‘결혼’이라는 제도를 강요하면 안 된다. 결혼의 판단 여부는 본인들 몫이다.
이제는 구시대적인 고정관념을 버려야 할 때다. 청춘들은 말한다. “비혼입니다. 그래서 어쨌다고요?”
“아무도 모르게 죽는다”.. 출구 없는 ‘청년 고독사’
파이낸셜뉴스입력 : 2017.10.14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던 고독사, 최근에는 20~30대도 점점 늘어 한국, 고독사 늘고 있지만 명확한 정의와 관련 통계 없어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률과 1인 가구 사회안전망 부재에 청년 고독사 급증 인간관계 회복·경제적 고립 벗어나기 위한 사회 시스템 필요
# 2015년 2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원룸에서 A(29)씨는 쓸쓸한 죽음을 맞이했다. A씨는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고 있었으며, ‘외롭다’라는 유서를 남겼다. A씨의 시신은 월세를 받기 위해 찾아간 집주인에 의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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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8월 부산 연제구 원룸에서 B(29)씨가 방 안에 숨져 있는 것을 아버지가 발견했다. B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유지했으며, 3년 전부터 부모님께 생활비·용돈 등을 지원받고 있었으나 두 달 전 지원이 끊긴 후 가족들과 연락이 안 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사회적으로 고립된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던 고독사가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층에서도 점점 늘고 있다.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률과 1인 가구 증가 영향으로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도 청년들은 아무도 모르게 쓸쓸히 세상과 작별하고 있다.
■ 고독사 늘고 있지만 정의도 통계도 없어
고독사는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살다가 쓸쓸하게 맞이하는 죽음을 말한다. 하지만 이는 공식적인 정의가 아닌 사회 통념상 부르는 용어다. 고독사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다 보니 관련된 공식 통계자료도 없다. 고독사와 유사한 개념인 ‘무연고자 사망’ 현황으로 유추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건복지부의 2011~2015년 자료에 따르면 무연고자 사망자는 2011년 682명, 2012년 719명, 2013년 878명, 2014년 1,008명, 2015년 1,245명으로 해마다 점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서울시 복지 재단의 자료를 살펴보면 2013년 서울에서 발생한 고독사 확실 사례는 162건이었고, 이 중 남성이 84.57%, 여성이 12.96%, 신원미상이 2.47%로 남성이 여성보다 월등히 높았다. 고독사 의심사례도 2,181건으로 나타나 확실 사례와 합치면 총 2,343건으로 집계됐다.
고독사 확실과 의심사례를 합산하여 자치구별로 20~30대 젊은 층의 고독사 사례를 보면 강남구가 3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관악구 29명, 은평구 22명, 송파구 18명, 마포구 15명, 구로구 12명, 금천구 11명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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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각해지는 청년 고독사, 증가하는 이유는?
청년 고독사가 증가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분석된다.
먼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청년실업률의 영향이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8월 청년실업률은 9.4%로 1년 전보다 0.1% 포인트 상승했으며 이는 1999년 8월 10.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체감 실업률 또한 22.5%로 1년 전보다 1.0% 포인트 상승했다.
대다수의 청년들이 취업 준비를 하면서 고립된 삶을 살고 있다,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결혼과 출산은 물론 최소한의 인간관계조차 포기하게 되면서 고독사에 쉽게 노출되는 것이다. 사회적 시선과 각박한 현실에서 청년들의 홀로 버티기는 너무나 당연시되고 있다.
1인 가구에 대한 사회안전망의 부재도 청년 고독사의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11일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청년층 1인 가구의 주거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우리나라의 1인 가구는 전체 1699.2만 가구 중 539.8만 가구(27.2%)로 집계됐다. 20~39세 이하 청년층 1인 가구는 187만 8천 가구로 전체 가구의 11.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 1인 가구는 40㎡(12평) 이하의 단독·다세대 주택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았다.
2015년 인구주택 총 조사 결과에서는 청년층 1인 가구의 주택 점유 형태는 월세 62.9%, 전세 21.0%로 임차 가구 비중이 84%에 달했다. 특히 청년층 1인 가구 중 20~29세 청년의 65% 이상이 월세에 거주하며 매달 20만~40만 원의 임차료를 지불했다.
높은 주거비 부담과 열악한 주거 환경에도 청년들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 끝없는 경쟁 사회 속에서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청년들은 점점 더 설 곳을 잃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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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관계 회복·경제적 고립 벗어나기 위한 사회 시스템 구축해야
고독사는 연령과 상관없이 발생하며 사회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고독사 관련 데이터도 없고 사회적인 시스템도 미흡하다.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단절된 인간관계를 회복하고 경제적 고립에서 벗어 날 수 있게끔 사회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일본은 노인들의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 2002년 친족, 이웃, 담당 의사 연락 등이 기입된 안심 등록카드를 정비하고 단지 내 빈 점포를 활용한 고령자 교류의 장을 개설했다. 경찰과의 협력관계 강화, 신문 보급소 및 열쇠 전문점과의 협력체계 마련 등 지역 내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2004년에는 고독사 예방센터를 개설해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조기 발견, 대응을 도모하기 위해 체제를 정비한 것이다.
프랑스는 지난 2015년 1인 가구가 전체 인구의 15.2%를 차지했다. 특히 노인층 1인 가구가 다른 세대에 비해 많았는데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 국가에서 활동 단체를 조직했다. 노인들의 사회통합을 위해 자원봉사활동 활성화, 지원 활동 강화를 위한 전국 규모의 지역 사회망 구축, 활동 효율성을 위한 정부 관련 부처와의 협력체계 구축에 힘썼다. 그 결과 2014년 40개였던 참가기관은 불과 2년도 되지 않아 255개 증가하고, 활동에 참가하는 지방정부가 33개, 직접 활동에 참가하는 시민활동이 178개나 진행됐다.
현재 우리나라는 각 지자체를 중심으로 1인 가구 증가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지원이 부족하고, 예산 규모에 따라 지역적인 편차도 크다. 이제는 더 이상 방관만 하지 말고 청년들이 먹고 살 수 있게끔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와 대책을 강구해야 하고, 인간관계 형성을 위한 지역 네트워크 구축도 갖춰야 한다.
고독사는 가족, 이웃과 왕래가 없고 친교 활동도 하지 않아 점점 고립되며 증가한다.
청년들에게 희생과 노력만 강조하지 말고 사회가 보듬어 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청년 고독사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등한시하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뿐이다. 청년들이 고민하지 않고 소통할 수 있게 손을 내밀고, 사회는 내미는 그 손을 기꺼이 잡아 줄 수 있어야 한다.
“진짜 친구 찾고 싶어요”.. ‘인맥 다이어트’하는 청춘들
파이낸셜뉴스입력 : 2017.08.26
성인남녀 46% 인맥 다이어트 시도, 85%는 인간관계 피로감 느껴 인맥 관리 스트레스 때문에 ‘양’보다 ‘질’을 중요하게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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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동희(가명·34)씨의 핸드폰에 저장된 전화번호는 정확히 87개다. 한때 200개 넘는 전화번호가 저장되어 있었지만 최근에 정리를 했다.
김씨는 “20대 때는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인맥을 늘리기 위해 각종 모임에 빠짐없이 참석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의미 없는 것을 깨달았다”며 “실제로 자주 연락하는 사람은 10명 내외이며 가족과 전현 직장 동료들을 제외하면 진짜 필요한 연락처는 손에 꼽을 정도”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남아있는 전화번호에서도 대외적인 관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삭제하지 못한 것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인맥 다이어트를 한 이유에 대해 “사람을 많이 알고 있다고 해서 좋은 것도 아니고 오히려 심적인 부담만 더 커졌다”며 “얇고 넓게 아는 것보다 적더라도 깊은 관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내 사람을 더 챙기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인맥 다이어트를 한 이후 모르는 번호는 받지 않는다. 예전에는 받지 못하면 불안해서 연락하고 다시 전화번호를 등록했지만 이제는 그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김씨는 “연락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며 “수신 거부를 하면서 오히려 마음이 한결 편안하다”고 전했다.
정희수(가명·32)씨는 최근에 sns를 탈퇴하고 새로 가입했다. 그동안 지인의 지인까지 얼굴만 아는 사람들과 만나지도 않으면서 온라인으로만 안부를 주고받는 것에 허무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정씨는 “예전에는 좋아요 숫자나 댓글이 많을수록 희열을 느꼈지만 점점 형식적이고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평소 연락이 없는 사람들의 소식이 궁금하지도 않았고, 내 소식 또한 공유하고 싶지 않아서 정리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핸드폰 번호도 변경했다. 예전 번호를 너무 오래 써서 노출되어 있고,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정씨는 “연락이 끊긴 지인들이 많아 흔적을 남기고 싶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결혼, 돌잔치 등 불쾌한 문자를 받고 싶지 않은 게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친구는 오래간만에 연락해서는 돈을 빌려 달라고 하는 등 어려운 부탁을 할 때도 종종 있었다”고 덧붙였다.
정씨의 휴대폰에 저장된 번호는 131개다. ‘쓰XX’, ‘똘XX’ 등 닉네임으로 저장된 번호들도 있었다. 그 이유는 누군지 알아야 확실히 수신거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맥 관리 스트레스 때문에 ‘인맥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형식적인 인간관계에 피곤하고 부담을 느껴 스스로 정리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하지 않으면 낙오된다는 두려움보다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소수의 지인들을 챙기고 집중하는 것이 더 옳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지난 4월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두잇서베이와 공동 기획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국내 성인남녀 2,526명 중 46%는 ‘인간관계 다이어트를 시도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생각은 했으나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는 응답도 18%나 차지했다. 성인남녀 10명 중 6명은 인간관계 정리를 시도했거나 원하는 것이다.
인맥을 정리하는 이유는 ‘SNS에서 원치 않는 타인에게 내 프로필을 공개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31%로 가장 높았다. 이어 ‘내 진짜 관계를 찾아내기 위해(29%)’, ‘이름을 봐도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있어서(23%)’ 등이 있었다.
인맥 정리 방법은 ‘피로감을 제공한 상대방 차단(27%)’, ‘해당 대상자의 연락처를 주기적으로 삭제(23%)’하는 방법을 주로 활용했다. ‘안부 인사 등을 보낸 후 연락이 오지 않으면 정리’하는 응답자도 15%나 됐다. 이외에도 ‘SNS를 사용하지 않는다 (14%)’, ‘일정 기간 SNS 사용을 중단한다(12%)’는 답변도 나왔다.
‘인간관계에서 어떠한 방식이든 피로감을 느낀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85%가 ‘있다’고 응답했다. ‘거의 없다’ 12%, ‘전혀 없다’는 3%에 불과했다. 이렇듯 일처럼 느껴지는 인간관계에 염증을 느껴 ‘인맥 거지’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많다. 과거에는 원만한 사회생활을 위해 ‘양’을 늘렸다면 이제는 ‘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가볍고 넓은 인맥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진짜를 찾으려는 사람들. 클릭 한 번이면 관계를 쉽게 맺을 수도 끊을 수도 있는 게 현실이다. 만남을 애써 외면할 필요는 없지만 핸드폰에 저장된 전화번호와 카톡 친구 숫자에 더 이상 집착할 필요도 없다. 중요한 건 진정한 소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