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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가> - 독일은 왜 히틀러의 책을 선택했을까

일취월장7 2017. 1. 6. 12:22

“필요하고 중요한 이야기를 했다”

장일호 기자 ilhostyle@sisain.co.kr 2017년 01월 06일 금요일 제485호


책 세 권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사이행성이 내놓은 책 세 권 중 두 권이 출판인들이 꼽은 ‘올해의 책’에 이름을 올렸다(60~63쪽 기사 참조). 국내서에 <우리는 왜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가>, 번역서에는 <나쁜 페미니스트>가 꼽혔다. <우리는 왜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가>는 추천위원들이 꼽은 올해의 책이기도 하다(44~46쪽 기사 참조). 내년이 기대되는 ‘루키 출판사’를 선정해달라는 질문에 출판인들이 사이행성을 제일 많이 꼽은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올해 딱 세 권의 책을 출간한 출판사이지만 내는 책마다 지금, 여기,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책을 선보였다. 신중한 행보가 앞으로를 더 기대하게 만드는 출판사다”라는 평이다.

김윤경 대표에게 출판사는 오랜 꿈이었다. 잡지사 에디터로 일하다가 대학원에 진학했고, 7년 전부터는 아예 집도 출판단지 부근인 경기도 파주로 옮겼다. 외주 출판 노동자로 일하면서 출판사를 준비했다. 주변에서 말리는 목소리가 많았다. 왜 사양산업에 뛰어드느냐는 걱정이었다. “정말 그럴까? 근데 돈은 다른 일로 벌더라도, 책 만드는 일은 꼭 하고 싶었다. 종이매체의 운명이 언제까지일지는 모르겠지만, 이왕 시작했으니 할 수 있다면 마지막까지 하자. 종이로 책을 만드는 최후의 직업을 가진 사람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고,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사이행성이 내놓은 첫 책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활동과 수요집회를 담은 <25년간의 수요일>이다. 5년 전 웅진주니어에서 나온 <20년간의 수요일> 개정 증보판이다. 책이 나오기 직전 굴욕적인 ‘위안부’ 합의가 발표됐다. 김 대표는 버스에서도 길에서도 불쑥불쑥 쏟아지는 눈물을 참느라 애써야 했다. 세계 최장기 시위가 이뤄낸 성과에 대한 희망의 기록을, 국가가 짓밟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참담했다. 저희가 올해 내놓은 책이 사회 주요 이슈를 놓치지 않았다고 하지만, 그게 어떻게 보면 또 사회가 퇴행한 결과이잖나.”

ⓒ사이행성 제공
사이행성의 김윤경 대표(위)는 “종이로 책을 만드는 최후의 직업을 가진 사람이 되겠다”라고 말했다.

퇴행의 흐름 속에서 놓치지 않으려 했던 건 ‘임파워링(권능 부여하기)’이다. 출판이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나쁜 페미니스트>는 그런 기조 속에서 기획됐다. 여성학은 여전히 필요하고 중요한 학문인데, 이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가 김 대표에게는 일종의 숙제였다. 전문 지식이 없어도 접근이 가능해서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허들이 높지 않은 책을 만들고 싶었다. 그때 검토하게 된 외서가 록산 게이의 <나쁜 페미니스트>였고, ‘이거다’ 싶었다. “록산 게이의 언어가 페미니스트라고 말하기 주저하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겠구나, 그래서 더 많은 연대를 가능하게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덟아홉 번씩 원고를 읽고 또 읽으면서 보도자료를 썼다.

페미니즘에 관해 무슨 책부터 읽어볼까 생각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페미니즘을 계속 고민해왔던 사람들에게도 <나쁜 페미니스트>는 중요한 책으로 자리매김했다. 3월 출간된 <나쁜 페미니스트>는 초판 판매가 목표였다. 출간 보름 만에 책이 다 나갔다.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전자책까지 포함해 현재까지 10쇄를 찍었고, 2만8000부가 판매됐다. 사이행성의 내년 출간 예정 목록에도 록산 게이의 책이 들어 있다. 단편소설집 <디피컬트 우먼>과, 장편소설 <언테임드 스테이트>의 판권을 사두었다. 가능하다면 출간에 맞춰 저자의 방한도 추진하려 한다.

완전한 대중서로 만들기 위해 디자인에 집중


“사이행성의 책은 집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예쁘게 디자인하는 전반적인 감각이 눈에 띈다”라는 로고폴리스 김정희 대표의 말마따나 김윤경 대표는 ‘표지를 신경 쓰는 편집자’다. <우리는 왜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가>의 경우, 책 내용을 어떻게 표지에 구현하느냐가 큰 숙제였다. 논문을 발전시킨 책이지만, 대중서로 만들고 싶었다. 저자가 고생한 만큼 ‘눈에 띄는’ 책을 만들고자 했다. 디자이너와의 집요한 회의가 반복된 결과물이 표지에 반영됐다. 부채 세대를 상징하는 반비례 도형의 표지는 독자로 하여금 책을 한 번 더 살펴보게 만들었다.

올해는 사이행성이 나아갈 방향과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해라고 생각해 한 권 한 권 신중을 기하느라 종수가 적을 수밖에 없었다. 공교롭게 올해 사이행성이 내놓은 책 세 권 모두 여성 저자와 역자, 여성 디자이너가 힘을 합쳐서 낸 결과물이다. 남성 저자를 일부러 배제한 건 아니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었다. 여성들에게 지금보다 더 많은 기회를 주고자 고려하는 측면도 있지만, 김 대표 스스로 더 매료되는 쪽이 여성들이 내놓은 창작물이기도 하다. 내년 여성의 날에 맞춰 출간할 예정인 <젠더 메디신>(가제)은 여성의 몸에 관한 외서다. 의학이 남성의 몸을 전제로 한 학문임을 폭로하는 내용으로 의학과 페미니즘이 결합된 책이다. 이 책을 포함해 내년에는 8종의 책을 독자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책임편집자가 두 명인 작은 출판사이지만 내년에는 임프린트 ‘어떤날’도 따로 출범시킨다. 인문·사회과학 책은 사이행성에서, 실용과 디자인, 예술 쪽 책은 어떤날을 통해 출간한다.



‘학생 채무자’ 세대의 등장

금정연 (서평가) webmaster@sisain.co.kr 2017년 01월 06일 금요일 제485호

제목에서 시작하자. 이 책을 읽기 전에 나는 한 인터넷 서점에 올라온 독자 리뷰를 먼저 읽었다. 우리는 왜 ‘가방끈이 길어질수록 가난해지는가’라면 몰라도, 우리는 왜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가’라는 제목은 요령부득이라는 내용이었다. 일리 있는 지적이라고 생각했다. 공부는 학벌을 위한 것이 아니고, 성공을 위한 것은 더더욱 아니니까. 그런데 정말 그런가?

요컨대 두 가지 공부가 있다. 먼저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공자님 말씀으로 대표되는 공부. 그것은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인 공부, 삶을 살아가며 멈춰서는 안 되는 공부다. 이때 공부는 삶과 분리되지 않는다. 우리는 인간이기에 공부하고, 공부하기에 인간인 것이다. 원한다면 그것을 ‘진짜’ 공부라고 해도 좋다.

ⓒ연합뉴스
빚을 내어 대학을 다니지만 빚 갚을 방법은 없는 ‘부채 세대’가 탄생했다. 위는 한 대학의 입시설명회에 모인 학부모들.
다음은 현실적인 의미에서의 공부다. 초·중·고교 12년 동안 우리가 하는 공부. 대학교 4년(실제로는 그 이상의 기간) 동안 우리가 하는 공부. 그것은 시험을 위한 공부, 돈으로 바꾸기 위한 공부다. 이때 공부는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된다. 우리는 먹고사는 데 필요한 ‘라이선스’를 얻기 위해 인생의 어느 시기를 치열하게 공부하며 보내야 한다. 다시 말해, 그 시기를 지나면 더는 공부할 필요가 없다. 대학에 가기만 하면 애인이 줄을 서고 뭐든지 맘껏 할 수 있다던 담임선생님의 말씀은 단적인 예다.

우리에게 익숙한 공부는 후자다. 그것이 초·중·고교를 다니며 우리가 배우는 것이고, 우리 사회가 공유하는 교육에 대한 가치관이다. “모두가 대학에 가지만, 왜 대학에 가야 하는지 그리고 대학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질문을 하지 않는 사회”에서 학생들은 뒤처지지 않기 위해 대학이라는 이름의 취업 전문기관을 향해 떠밀려 갈 수밖에 없다. 이때 일류 대학은 더 나은 직업을 위한 사다리가 된다. 이런 현실에서 ‘진짜’ 공부 운운하는 뻔한 당위는 자칫 공허하기 쉽다. 잘못된 것은 시스템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학력주의가 뿌리 깊은 한국 사회에서 ‘가방끈’과 ‘공부’는 한 번도 다른 말이었던 적이 없다.

문제는 그 시스템조차 더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대학 졸업장만 있으면 번듯한 직장에 취직해서 안정적인 월급을 받으며 가족을 부양할 수 있었던 시대는 외환위기와 함께 끝났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한국에서 ‘IMF 체제’의 효과는 국가·가족·학생들에게 대학만이 살길이라는 방식으로 나타났다(‘신학력주의’). 국가는 ‘교육 기회의 평등’을 실현한다는 목표 아래 학자금 대출 제도를 마련하고, 대학에 고급인력 양성을 위탁함으로써 그 비용을 학생들이나 부모가 부담하도록 했다. 대학 등록금이 오르니 빚을 지는 사람이 많아지고, 그 과정에서 대학생은 ‘채무자’라는 하나의 계급으로 출현하게 되었다.” 대학에 들어가기 전부터 빚을 내고 대학을 다니며 더 많은 빚을 내야 하지만 빚을 갚을 방법은 없는 ‘부채 세대’가 탄생했다.

ⓒ연합뉴스
<우리는 왜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가>는 신학력주의와 학생 채무자를 양산해내는 시스템의 문제점을 파헤친다.
저자는 실제 채무 당사자이자 부채 연구자로서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신학력주의와 학생 채무자를 양산해내는 시스템의 문제점을 파헤친다. 상세한 숫자와 함께 제시되는(일례로,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등록금이 비싼 한국 대학교에서 학부와 석사 과정을 마치기까지는 2억원이 넘는 돈이 필요하다) 대학 교육제도의 야

<우리는 왜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가>
천주희 지음
사이행성 펴냄


만성과 감당하기 힘든 부채를 짊어지고 모든 것을 유예하며 살아가는 대학(원)생들의 현실은 참담함 그 이상이다.

하지만 책은 고발이나 호소, 비판에 머무르지 않는다. “문제는 부채를 극복하는 방식에 있지 않다. 예속화 과정에서 핵심은 채무자의 삶에 순응하고 비판하지 않는 데 있다”라고 말하는 저자는 학생 채무자를 복지나 수혜의 대상 혹은 구제의 대상, 사회적 피해자로 바라보는 시선에 반대한다. 단순히 빚을 졌다는 사실 그 이상을 말함으로써 학생 채무자라는 삶 자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정치적인 것을 만들어낼 집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이 바로 그 시작이다.






독일은 왜 히틀러의 책을 선택했을까

히틀러의 《나의 투쟁》이 베스트셀러가 된 이면…출판사조차 “예상하지 못했다”

김회권 기자 ㅣ khg@sisapress.com | 승인 2017.01.05(목) 17:44:16


“살인자 히틀러가 쓴 책을 다시 출판 할 필요가 있는가?”

독일을 전쟁국가로 내몬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의 저서 《나의 투쟁(Mein Kampf)》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베스트셀러가 됐다는 소식이 최근 독일에서 들려왔다. 이 책을 재출간한 독일 뮌헨현대사연구소(IFZ)조차 1월3일 “《나의 투쟁》이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의외다”고 발표할 정도다.

 

히틀러의 살아온 궤적과 반(反)유대사상 등이 기록된 《나의 투쟁》은 1925년 처음 출판됐다. 첫 해 판매량은 9473부 정도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히틀러가 집권한 이후 필독서가 되면서 1945년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독일에서만 1200만부가 팔렸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나치가 패망하자 책의 저작권은 바이에른 주정부로 넘어갔고, 이 책은 출간이 금지됐다. 

 

아돌프 히틀러의 '나의 투쟁'에 비판적 주석을 보태 지난해 1월 새롭게 출판된 책이 독일 내에서 8만5천부나 팔리면서 베스트셀러가 됐다. ⓒ AP연합

아돌프 히틀러의 '나의 투쟁'에 비판적 주석을 보태 지난해 1월 새롭게 출판된 책이 독일 내에서 8만5천부나 팔리면서 베스트셀러가 됐다. ⓒ AP연합


제2차 세계대전 끝날 당시 독일서만 1200만부 팔려 

 

하지만 2015년 말 저작권 보호기간이 만료되면서 발매 금지도 덩달아 해제됐다. 그리고 2016년 1월 IFZ가 다시 발간하기 시작했다. IFZ에 따르면 다시 펴낸 이후 지금까지 약 8만5000부가 팔렸다.

 

전후 70년의 시간 동안 독일에서 발매 금지됐던 이 금서가 지난해 다시 세상에 등장하게 된 이유는 뭘까. 《나의 투쟁》은 히틀러의 반(反)유대주의에 대한 지론을 800페이지에 걸쳐 장황하게 기록했다. 홀로코스트로 향하는 길을 열어준 책이기도 하다. 

 

이처럼 위험한 책의 저작권 만료시점이 점점 다가오면서 독일 내부에서는 책의 출판 여부를 놓고 여러 해 동안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 2012년 독일 정부는 《나의 투쟁》이 주는 역사적·도덕적 교훈을 고려해 주석을 붙여 발간할 것을 결정했다. 하지만 2년 뒤인 2014년에 정부 입장이 바뀌었다. 원래 약속했던 재정지원을 취소하고 학술서로만 출판하는 것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여론도 갈렸다. 여론조사기관인 ‘YouGov’의 설문조사에서 독일인의 51%는 이 책의 국내 출판을 반대했다. 시판하는 것 자체가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

 

정부의 정책조차 오락가락하게 만들 정도로 뜨거운 감자였던 이 책. IFZ는 2016년 1월, 출판을 결정했다. 그들은 왜 출판해야 했을까. IFZ가 이 책을 펴낸 1차적인 이유는 저작권이 소멸된 이 책을 극우 신나치가 출판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나치의 사상이 독일 사회에 퍼지지 않도록 하려면 그 위험성을 이해하도록 돕는 작업이 필요했다. 그래서 IFZ는 3년에 걸쳐 원본에 비판적인 논평을 붙이는 작업을 해 왔다. 그 결과 800페이지였던 원본은 2000페이지로 확장됐다.

 

안드레아스 비르싱 IFZ 소장은 “신랄한 비판을 담은 주석은 연구 소재로도 중요하지만 공개적으로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석 없이 원본을 그대로 출판하는 것이 무책임한 태도라는 것이다. 그는 “이런 비인간적인 책을 모두가 읽을 수 있도록 방치해 두는 것이야말로 무책임한 일이다. 나치즘과 인종 차별을 설명하고 비판적인 해설을 붙여 책을 출판하는 것이 오히려 사회를 위해 필요한 일이다”고 주장했다.

 

모두가 읽을 수 있도록 방치해 뒀다는 건 무슨 뜻일까. IFZ가 우려한 것은 독일이 아닌 해외의 인터넷 사이트였다. 독일을 벗어난 웹 공간에서는《나의 투쟁》을 누구나 원본으로 열람할 수 있던 상황이었다. 심지어 출판이 가능한 국가도 있었다. 이런 곳에서 《나의 투쟁》은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2003년 한해에만 영어판 《나의 투쟁》의 매출 부수가 연간 2만부 정도에 달했다. 이것보다 더욱 저렴한 보급판은 이 책에 대한 호기심 때문인지 몰라도 오랫동안 베스트셀러가 됐다. 터키와 인도의 경우가 그랬다. 심지어 e북의 경우 2014년 최고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히틀러의 생각 그대로를 담은 원본의 확산을 경계하기 위해 IFZ는 주석본을 출판하기로 한 것이다.

 

이런 IFZ의 결정은 유대인 커뮤니티 내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독일 유대인 중앙위원회의 전 회장은 “《나의 투쟁》은 판도라의 상자다. 독자의 마음속은 알 수 없다”며 출판을 반대했지만, 오히려 현 회장은 찬성하는 일이 벌어졌다. 

 

전쟁을 모르는 세대가 국민 대다수를 차지하는 독일 교육계에서는 《나의 투쟁》의 출판을 찬성하는 목소리가 많은 편이다. 독일 교원노조는 16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역사 수업의 교재로 《나의 투쟁》을 추천하기도 했다. 교원노조의 요제프 크라우스 대표는 “인터넷에 떠도는 것을 학생들이 보게 되면 오히려 통째로 삼켜버릴 우려가 있다. 교사가 수업을 통해 가르치면 그런 걸 막을 수 있다”고 말하며 젊은이들에게 면역력을 주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dp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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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내부에서도 《나의 투쟁》 출판 놓고 찬반 갈려

 

2017년을 맞은 지금 독일 국민들은 《나의 투쟁》을 어떻게 평가할까. 난민 수용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는 시기와 맞물려 베스트셀러가 된 이 책에 대해서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반면 IFZ는 이런 우려를 부정하고 있다. 오히려 ‘전체주의 정치’에 관해 깊은 논의를 불러온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IFZ는 “전국 서점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정리해보니 정치와 역사에 관심있는 사람, 혹은 교육 관계자가 주 구매자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구소의 분석과는 별도로 독일에서는 현재 극우의 바람이 조금씩 강해지고 있다. 2017년 10월22일은 독일 총선이 열린다. 만약 현재의 독일 정당 지지율을 그대로 대입할 경우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과 연립정부 파트너인 사회민주당에 이어 제3당이 될 수도 있다. 불과 4년 전에는 원내 진입조차 하지 못했던 정당의 대반란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이다. 이런 조건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나의 투쟁’에 보내는 우려.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일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