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반대 & MB 비리

4대강 청문회를 열어라

일취월장7 2016. 10. 29. 10:22

22조 들여 강을 죽이고, 매년 1조 헛돈

2016.10.28 18:02:45


[함께 사는 길] 4대강 청문회를 열어라·①

             

강을 막자 수변의 생태계가 망가지고 강문리 썩고 그 강물을 수돗물로 먹는 사람들은 녹조의 독성을 두려워하게 됐다. 강을 죽인 보를 트면 강이 스스로를 정화할 것인데, 22조 원을 들여 강을 죽인 이들은 매년 1조 원씩 헛돈을 들여 강의 숨통을 막고 있는 시설물을 관리씩이나 하고 있고, 수돗물 원수의 독성을 두려워하는 민심을 두려워해 식수전용댐을 건설하겠다며 또 혈세를 낭비할 궁리를 하고 있다.


국민을 속이고 4대강을 죽인 자들에게 죄를 물어야 죽은 강을 되살릴 첫 단추를 끼울 수 있게 된다. 강의 어제와 오늘을 보라. 보에 재갈이 물려 흐르는 물소를 잃은 강, 목소리를 잃은 강이 신음한다. 그 신음은 녹조에 엉켜 있고 실지렁이의 붉은 꿈틀거림에 갈라진다. 죄지은 자, 벌을 주라! 이제 국민이 명령해야 한다.  







MB정권, 중증 환자들의 종합병동?

2016.10.28 17:59:38

[함께 사는 길] 4대강 청문회를 열어라·②

<4대강 X파일>(호미 펴냄) 저자인 최석범 수자원 기술사는 지난 9월 19일 자 <강원일보> 칼럼에서 '4대강 실패를 인정하라'고 주장했다. 4대강사업은 사전평가도 없었지만, 사후에 사전보다 더 나쁜 수질을 초래한 실패작임에도 정부는 여전히 이 사업에 대한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담이지만, 최 기술사는 이명박 씨가 서슬 퍼런 권력을 휘두르던 시절 4대강사업의 문제를 조목조목 비판하는 <4대강 X파일>을 내고 외국으로 피신할 생각도 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책이 덜 팔려서 그럴 일은 없었지만, 당시 수문학 전공자로서 4대강사업 반대 입장을 내기가 그만큼 쉽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 준다. 

사실 우리 국민 대다수는 4대강사업이 성공할 수 없을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 '고인 물이 썩는다'라는 것은 인류의 지난한 생존 과정에서 체득한 경험적 진실이자, 과학적 상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부정한 이들이 너무나 많았다. 전국의 수많은 토목공학 전공 교수 중에 단 세 명(대전대 허재영 교수, 가톨릭관동대 박창근 교수, 인제대 박재현 교수)을 제외하면, 대다수 전문가들은 'MB어천가'를 부르며 낯 뜨겁게 4대강사업을 찬동했다. 그 덕분에 우리 사회는 더 이상 강을 강이라 부르기 어려운 상태, 호수도 아닌 그저 독성 섞인 녹조로 가득한 저수지를 얻게 됐다. 22조 원이라는 막대한 혈세를 투입해서 말이다. 4대강사업으로 수질이 좋아진다고 했던 이들은 누구였으며, 그들은 현재 어떤 입장일까? 일말의 양심의 가책이라도 느끼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단 한 사람도 없다. 

▲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009년 4월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4대강 살리기' 합동보고대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프레시안 자료사진


낙동강에서 취수하지 않겠다는 경상남도  

최근 경상남도는 "낙동강 본류 취수 대신 댐을 건설해 경남 전역에 1급수를 공급하겠다"고 선언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도 산업 및 생활폐수 때문에 낙동강을 1급수로 만들기 어렵고, 상류 지역의 유해 화학물질 유출 사고에 취약하다"라는 것이 명분이다. 경상남도의 이번 발표는 다른 의도(대규모 토목사업 등)가 깔려 있지만, 어쨌든 현재의 낙동강 상태가 식수원으로 부적합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첫째, 4대강사업의 핵심 목적 중 하나는 수질 개선이었다. 4대강사업에는 22조 원이 투입됐고, 낙동강은 전체 금액 중 거의 절반가량의 공사비가 투입됐다. 4대강사업의 물리적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던 2011년 10월 이명박 씨는 "4대강이 생태계가 살아난 강으로 재탄생했다"며 성공을 선언했다. 지난해 1월 발간한 <대통령의 시간>(알에이치코리아 펴냄)이란 회고록에서는 "머지않아 우리 4대강이 되살아나 맑은 물이 가득 차 흐르는 것을 바라보면서 보람을 느끼게 될 것임을 확신한다"라고도 밝힌 바 있다. 경상남도의 이번 발표는 4대강사업의 효과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자, 이명박의 주장을 부정하는 것이다.

둘째, 경상남도는 4대강사업에 적극 찬성 입장이었다. 즉, 이명박 못지않게 경상남도 지역 정치인들은 4대강사업에 적극적이었다. 대표적으로 김태호 전 경남지사(전 새누리당 국회의원)는 대운하부터 4대강까지 광적으로 집착했던 인사다. 그는 2008년 12월 "낙동강은 죽은 강으로 방치돼 있어 절체절명의 상황"이라더니, 2009년 6월에는 "낙동강에 직접 가보면 물에 손을 넣기 힘들 정도로 썩은 냄새가 진동한다"며 4대강사업을 강변했다. 아이러니하게도 4대강사업 이후 김 전 지사의 말은 현실이 됐다. 지금 독성 녹조로 썩어 가고 있는 낙동강이야말로 손을 넣기 힘들 정도로 절체절명의 상황에 부닥쳤다. 이에 대해 김 전 지사는 어떠한 해명조차 하지 않고 있다. 

2010년 6월 4대강사업을 반대하던 김두관 지사 때는 경상남도 내 시장, 군수들이 4대강사업을 계속해야 한다고 그야말로 난리를 쳤다. 박완수 전 창원시장(현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대표적이다. 그는 2010년 10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시장·군수와 주민 의견을 무시한 채 국책사업 발목잡기 식으로 시간을 끌고 있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보를 설치해 수량을 확보하고 수문을 열어 물을 순환시키면 오염 문제도 생기지 않을 것"이라며, 4대강사업 추진을 촉구한 바 있다. 현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갈지자 행보로 유명하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그는 이명박 후보에게 "식수원에 배 띄우는 나라가 어딨느냐"고 몰아세우면서 "대운하는 환경 대재앙"이라 반대했다. 그랬던 양반이 한나라당 대표를 거치면서 대운하와 다를 것이 없는 4대강사업에 대해서는 "수량을 풍부하게 해서 수질을 개선하자는 것"(2010년 5월)이라면서 4대강 찬동 인사를 자임했다. 최근 홍 지사는 녹조가 "4대강사업 때문이 아니다"라는 억지도 썼다.  

전문가들의 곡학아세, 씻을 수 없는 참혹함 

이명박 씨는 2009년 11월 공중파 및 케이블 방송에서 동시 생중계한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수질 악화로 반대하는 사람들은 대한민국을 30~40년 전 기술로 이해하는 듯하다"면서 로봇물고기를 통해 수질 오염 여부를 상시 체크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로봇물고기는 사기극으로 밝혀졌지만, 이를 맹신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2009년 12월 <한국일보> 강병태 논설위원은 기명 칼럼을 통해 "정부는 수질 악화를 막는 여러 첨단 기술이 있다고 반박한다. 비교 자체가 잘못된 느낌이다. 4대강을 그냥 두면 물이 충분히 흐르고 수질도 낫게 유지되는지 의문이다"라며 정부 편에 섰다. 이에 앞서 미국 위스콘신대 박재광 교수는 2009년 7월 <문화일보> 칼럼에서 "(환경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이기 때문에) 반대 측의 환경에 대한 기우는 기술적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4대강사업 후 지하수 수위 상승으로 인근 농경지가 침수되었다. ⓒ이철재

4대강사업에 동원된 최첨단 기술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보에서 물이 줄줄 새고 심각한 세굴(강바닥이 파여 나가는 현상)이 발생한 것일까? 또한 물고기 떼죽음이 일상화되더니, 급기야 물고기의 씨가 말랐다는 소리가 4대강 전역에서 나오게 한 것일까? 큰빗이끼벌레, 실지렁이, 붉은깔다구 애벌레 등 4대강사업 전 흐르는 강에서 볼 수 없었던 생물체를 탄생시킨 것이 최첨단 기술이었을까? 4대강사업의 '최첨단 기술'은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국토를 파괴하는 최첨단의 '억지'이자 최첨단의 '사기극'에 불과했다. 지금 4대강에서 벌어지고 있는 극심한 후유증이 이를 말해 주고 있다.

박재광 교수 외에도 4대강사업으로 수질이 좋아질 것이라 주장한 전문가들이 상당했다. 대운하 추진 시절 '배가 지나가면 수질이 좋아진다'던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박석순 교수는 2008년 1월 YTN 인터뷰에서 "하천에 물이 없어서 수질이 나쁘기 때문에 물을 채움으로써 하천 생태계도 살리고 굉장히 수질 개선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석순 교수는 SNS를 통해 "현재 녹조는 폭염 때문이며 일부 언론과 반대론자들이 거짓 선동을 하고 있다"며 "4대강 녹조 뻥치는 자들은 '환경 사기꾼'이라 불러 달라"며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부산대 신현석 교수는 2010년 5월 <오마이뉴스> 생방송 토론에서 "4대강사업 후 수질이 개선될 수 있다는 말씀을 분명히 드리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신 교수는 2011년 3월 강연회에서 4대강사업을 "자연의 보전, 수질 정화, 인간 문명의 발달, 국토의 재생"이라고 정의하는 등 4대강 전도사를 자처했던 인사다. 인하대 김계현 교수는 2010년 6월 <문화일보> 기고를 통해 "건국 이래 대규모 하천 준설을 하지 않아 토사가 쌓여 수질이 악화"되고 있다며 "수질이 열악한 것은 이번 4대강사업처럼 넓은 시각에서 전체 하천을 대상으로 이수와 치수를 동시에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4대강사업 띄우기의 노력 덕분인지, 최근 김 교수는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오염원 차단 없이 수량을 늘리는 것의 수질 개선 효과는 미미하다. 이는 학계는 물론 이전 환경부에서도 인정한 내용이었다. 그러나 4대강사업을 찬동한 전문가들은 물을 채우면 수질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 주장했고, 극심한 녹조 현상이 발생한 것은 오로지 하늘 탓으로 돌리고 있다. 같은 조건일 때 유속이 느려지면 수질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건 상식에 속한다. 다시 말해 4대강 사업은 16개의 보(실제로는 대형 댐)를 막아 물의 흐름을 막히게 했고, 그로 인해 극심한 수질 오염을 만들었다.  

소위 전문가라는 이들이 상식 수준의 이런 뻔한 상황을 몰랐을까? 불행히도 전문가들의 참담한 곡학아세는 전문가 집단 내 학문적 자정기능 상실을 의미하는 것이자, 전문가들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심각한 불신을 양산시켰다. 전문가들이 권력을 좇아 학문적 양심을 외면하는 나라, 권력에 굽실거린 이들이 더 많은 연구비를 정부로부터 타내 힘을 발휘하는 상황, 이는 4대강 사업의 후유증이 단지 강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낯 뜨거운 4대강 찬가(讚歌)하더니, 참혹함에는 침묵  

현 농림축산식품부 김재수 장관은 2009년 1월 <매일신문> 기고를 통해 "여름철 홍수와 주기적인 가뭄으로 1300만 영남인의 젖줄인 낙동강이 친수공간으로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더 이상 방치하면 찬란한 민족 문화를 꽃피운 역사적인 낙동강을 돌이킬 수 없는 죽음의 강으로 전락시킬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낙동강 재탄생' 사업을 농어업분야에서 앞장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2009년 9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부산의 평생소원이 '우리도 이제 맑은 물 한 번 마셔보자는 것'"이라면서 "나는 4대강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현재 부산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석좌교수다.  

국토부 차관과 새누리당 국회의원을 지낸 김희국 전 의원은 2010년 6월 <헤럴드 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낙동강 상류는 수량 부족, 중류는 수질 악화, 하구는 홍수 피해라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갖고 있어 사람의 몸에 비유하자면 사실상 '물의 종합병원'이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한국건설법무학회 회장 자리에 올랐다.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은 2009년 10월 국감에서 "보를 설치한다고 해서 반드시 수질이 나빠지거나 홍수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더니, "4대강사업을 하지 않으면 경북, 경남 등의 주민들이 수질 때문에 물을 먹을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4대강사업이 '세계 수출 효자 종목'이 될 것이라 했던 것이 조원진 의원이다. 

▲ 4대강사업 이후 지천 재방공사는 계속되고 있다. ⓒ함께사는길(이성수)


4대강사업 이후 김재수 장관의 말과 달리 낙동강은 죽음의 강으로 전락하고 있고, 김형오 전 의장의 말과 달리 부산은 여전히 평생소원을 풀지 못하고 있다. 김희국 전 의원의 말을 빌리자면, 국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4대강사업을 강행한, 결코 해서는 안 될 사업을 광적으로 집착한 이명박 정권이야말로 중증 환자들의 종합병동이었다.

여기에 국민 식수원에 독성 남조류가 가득한 녹조를 방관하고 있는 박근혜 정권 역시 같은 상황이다. 또한 조원진 의원의 호언장담과 달리, 4대강사업 이후에도 녹조 등 수질 오염 때문에 식수원이 불안해진 상황이다. '수출 효자 종목'이라고까지 4대강사업을 추켜세웠던 조원진 의원은 이에 대해 뭐라고 할까? 정치는 사기극이 돼서는 안 되지만, 4대강사업은 말 그대로 사기극이었다. 공교롭게도 '고인 물은 썩는다'라는 상식을 부정한 인사 중에는 여전히 우리 사회 요직을 장악하고 있는 인사들이 많다. 이들은 혈세를 낭비한 책임을 둘째치고라도 국민을 기만하고 국토 환경을 파괴한 것에 대해 사과 한 마디조차 없다. 이것이 현재 대한민국의 슬픈 민낯 중 하나다.  

지난 8월 이명박 씨가 "차기 정권을 반드시 내 손으로 창출"하겠다고 밝혔다는 것이 언론에 보도됐다. 이에 대해 역사학자 전우용 박사는 SNS를 통해 "4대강사업 지지 찬동자 중 사과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게, 이 자신감의 원천"이라며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쌓아두면, 파리가 집주인 행세하기 마련"이라 꼬집었다. 이명박 씨와 4대강사업을 추진하고 찬동했던 인사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으면, 전우용 박사의 표현처럼 '파리가 집주인 행세하는 일'이 계속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이것이 4대강사업의 책임을 따지지 않으면, 제2, 제3의 4대강은 언제든 되풀이될 수 있다. 따라서 4대강 청문회가 필요하다.  



4대강 댐은 우환 덩어리

2016.10.28 17:56:44

[함께 사는 길] 4대강 청문회를 열어라·③

4대강 문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해가 갈수록 더욱더 망가질 것이고 언젠가는 큰 재앙으로 다가올 것이다.

악화될 수밖에 없는 4대강 수질

우선 수질 문제를 짚어보자. 우리나라가 1991년 낙동강 페놀 사고 후에 30조 원 이상을 투자해 수많은 하수처리장을 건설했다. 많은 강이 깨끗해졌는데도 호수의 수질은 모두 더 나빠졌다. 그 이유는 호수이기 때문이다. 비가 안 올 때에는 하수처리장으로 인해 하천에 들어가는 오염이 줄어들기 때문에 물이 깨끗해진다. 큰비가 와도 하천에 쌓인 오물을 씻어가기 때문에 하천은 재생된다. 이에 반해 호수는 큰비가 온갖 쓰레기와 오염물질을 쓸어다 호수 바닥에 쌓아 축적해 놓기 때문에 해가 갈수록 나빠지는 것이다.

새만금호의 수질이 이를 잘 보여 준다. 새만금호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우리 정부는 2001년에서 2015년 사이에 3조6883억 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투자해 만경강과 동진강의 수질을 개선했지만 새만금호의 수질은 훨씬 더 나빠졌다.  

4대강도 4조 원을 들여 BOD 95퍼센트, 총인 90퍼센트를 삭감했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의 모든 호수와 마찬가지로 수질이 더 나빠졌다. 그리고 수질은 갈수록 더욱 악화될 것이다. 지금 녹조로 걸쭉해진 물은 독극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개, 돼지에게도 먹여서는 안 된다.

이를 해결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댐을 터서 물을 흐르게 하고 논바닥에 산더미처럼 쌓아둔 모래를 강에 도로 넣어 주는 것이다. 신곡수중보 상류에 창궐하던 녹조가 그 하류 물이 흐르는 곳에서 씻은 듯이 사라진 사실이 이를 잘 증명한다.  

▲ 모래와 함께 굽이굽이 흐르는 강. ⓒ댐반대국민행동


4대강 댐은 시한 폭탄 

4대강의 댐은 상식을 거스르고 대부분이 모래 위에 세워지고 옆구리는 흙더미에 걸쳤는데, 이런 댐은 언젠가는 다 터진다. 댐은 단단한 암반에 짓지 않으면 안 된다. 물이 아래로 옆으로 새면서 댐이 터질 수가 있고 또 방류수로 인하여 하천 바닥이 침식되어 댐 구조물의 안전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테톤댐, 일본의 후쿠시마댐, 인도의 델리댐, 중국의 샤오랑디(小浪底)댐 등 각국의 수많은 댐이 옆구리가 터져 무너져서 큰 피해를 끼쳤다. 우리나라의 연천댐도 1996년과 1999년 두 차례에 걸쳐서 옆구리가 터져 무너졌다. 이런 댐들은 단단하지 않은 암벽에 걸쳤다가 터졌는데 더구나 흙더미에 걸친 4대강의 댐은 우환 덩어리이다.

댐은 예상치 못한 홍수로 붕괴되었을 때 대형 재난을 불러올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1963년에 Vajont댐이 무너지면서 2000여 명이 죽었고, 인도에서는 1979년에 Machchu II댐이 무너지면서 2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1975년에는 중국의 양자강 유역에서 반차오(板橋)댐이 무너지면서 23만 명이 죽는 사상 최악의 참사가 벌어졌다. 세계 최대 저류량을 자랑하는 이집트의 아스완댐은 이집트의 아킬레스건이다. 이스라엘은 이집트와 엿새 동안 전쟁할 당시 아스완댐을 폭파하겠다는 경고했고 이집트는 항복했다. 그래서 1980년대 이후로는 물을 잘 다스리는 나라들은 더 이상 대형 댐을 짓지 않는다.  

낙동강에는 총 10개가 넘는 댐이 줄줄이 세워졌는데 홍수가 날 때에는 각각의 댐의 수문을 자기 맘대로 여닫고 해서는 안 되고 각 구간의 강우량과 홍수 유출량을 시시각각 고려하여 댐이 연계해서 운영해야 하는데, 이는 대단히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다. 만약 댐 하나라도 잘못돼 무너지는 날이면, 그 아래의 모든 댐이 줄줄이 무너져 대형 참사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수문 하나의 무게가 수십 톤 내지 100톤(t)에 가까운데 이 수문을 열고 닫는 것이 쉽지도 않다. 벌써 작동이 안 된 사례가 보도되었다. 즉, 수문관리 실패나 실수로 오히려 이전보다 더 큰 홍수를 불러올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슈퍼 제방'이라고 이름 붙이고 둑을 쌓았지만, 언젠가는 터진다. 중국이 수천 년에 걸쳐서 단단하게 쌓은 황하와 양쯔강의 제방도 역사 대대로 큰 비가 올 때마다 터졌다. 황하의 제방은 근래에만도 1887년, 1931년, 1938년 세 차례나 터졌고 터질 때마다 수백만 명씩 죽는 참사를 겪었다. 미국도 세계에서 가장 앞선 공학 기술을 이용하여 철판으로 보강한 제방을 쌓았지만 다 터진 경험이 있다.  

4대강에 날림으로 쌓은 제방들은 오래갈 수가 없다. 제방에다 돌이며 콘크리트를 갖다 붙였는데, 벌써 깨어지고 떠내려간 곳이 많다. 강원도 영월의 강변을 정비한다고 돌을 붙였는데, 10년 후에 보니 돌은 하나도 남은 것 없이 다 사라졌다.  

비 한 번 오자 자전거 도로들은 떠내려갔고, 공들여 조경공사를 한 공원의 나무들은 물에 잠겨 죽었다. 이 강이 스스로 댐과 둑을 터뜨리고 제 길을 찾아갈 때에는 우리에게 큰 고통을 가져다줄 것이다. 4대강을 원래 모습으로 되돌려 주면 이런 모든 문제들이 간단하게 해결된다.  

하천의 재자연화는 세계적 흐름 

강이라는 것은 이리 구불, 저리 구불 흘러야 물살이 빠른 데와 느린 데, 침식되는 곳이 있고 퇴적이 되는 곳이 있고, 그에 따라 수심이 깊은 웅덩이와 얕은 여울이 생긴다. 이런 물길을 흐르는 가운데 에너지가 분산되어 홍수의 파괴력을 줄인다. 그리고 유속의 차이에 따라 돌과 모래와 자갈과 미세한 입자의 펄이 깔린 곳과 수초가 자라는 곳이 생겨난다. 그에 따라 벌레에서 물고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중 생물들이 제각기 먹이를 찾고 산란할 장소를 찾고 물을 맑게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강들은 모래가 많은데 이 모래가 물을 정화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이것이 바로 자연의 질서이다. 이런 자연 질서를 파괴하여 강을 직선으로 만들고 깊은 웅덩이로 만들어 물이 흐르지도 못하게 채워 놓으면 결국 재앙을 초래하여 홍수 범람을 일으켜 인명과 재산 피해를 가져오고 많은 수중생물들은 죽고 물은 썩는다. 플로리다 운하의 예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플로리다는 1920년대에 반도의 구석구석을 다 운하로 연결하기 위하여 고불고불한 강들을 직강화하고 강바닥을 파고 댐과 갑문을 설치하여 전기로 수문을 열어야만 물이 흐르도록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1928년에 이 공사가 완공되자마자 홍수가 범람해 2500여 명이 죽는 참사가 벌어졌다. 그 후에 물에 녹조가 번성하면서 냄새가 나고 그리고 수서생물들이 사라지고 90~95퍼센트의 물새들이 사라졌다.  

그래서 플로리다는 이 운하 중의 대표적인 강인 키시미 강을 ‘키시미강 재자연화 특별법(Kissimmee River Restoration Act)’을 만들어 재자연화하고 있다. 또 강변의 에버글레이즈(Everglades) 습지도 재자연화하고 있는데 30년간 100억 달러를 들이고 있다.

독일도 라인 강과 도나우 강의 상류를 운하로 개조하면서 홍수 피해가 급증하였다. 그리하여 운하 옆에 인공하천을 파서 빗물을 배수하고, 저류지를 만들고, 그리고 큰비가 올 때면 인근의 농지에 범람시킨다. 그리고 모래가 씻겨 내려가면서 강바닥이 세굴되어 교량을 비롯한 구조물의 안전성이 위협받고 물고기들은 산란 장소를 잃자 강바닥의 세굴을 메우는 동시에 물고기들이 산란할 곳을 만들어 주기 위하여 매일 수백 톤, 매년 수만 톤의 모래를 갖다 붓고 있다. '한번 미친 짓을 하니까 계속 미친 짓을 하게 되었다'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하천을 자연에 가깝도록 복원하는 운동을 가장 먼저 시작한 나라가 독일이고 이 운동은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어 왔다.  

이런 배경 하에서 EU는 하천에다 댐을 짓는다든지 준설을 한다든지 인공 제방을 만든다든지 기타 대규모 토목공사를 하여 하천 생태계를 파괴하지 못하도록 2000년에 '물 관리 기본지침'(Water Framework Directive)을 제정하였다. 이 지침 제4조에 의하면, 회원국은 이 지침이 발효된 후 늦어도 15년까지는 모든 인공적이거나 심하게 변질된 하천은 인간의 간섭이 최소화되도록 보호하고 복원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EU의 각 나라들은 이 지침에 따라 인공적으로 변질된 강들을 자연에 가깝도록 복원하고 있다. 많은 댐은 폭파되었고 콘크리트와 돌로 만들어진 제방들은 허물어졌다.  

미국도 마찬가지로 '깨끗한 물법'(Clean Water Act)에 의하여 하천에서 대규모 토목공사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이 법의 404조는 하천과 호수에 준설, 매립, 댐, 제방, 골재채취와 고속도로, 공항 등의 토목공사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런 배경 아래에서 미국은 매년 50개가량의 댐을 해체하여 지금까지 1000여 개의 댐을 폭파 철거하였고, 3만 7000개 이상의 하천을 재자연화했다. 수많은 댐이 해체되고 인공적인 제방들이 허물어져 하천을 자연적인 모습으로 되돌려 주고 있어서 이에 관련된 기술도 많이 축적되어 있다.  

▲ '4대강 청문회를 열어라'. ⓒ환경운동연합


시작은 댐 해체 

하천을 자연 상태에 가깝도록 복원하는 이유는, 그렇게 함으로써 하천의 생태적인 가치를 최상의 상태로 올릴 수 있고 재난의 위험을 줄이며 동시에 유지관리비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지난 수 세기 동안의 경험을 통하여 알았기 때문이다.

하천은 흐름 방향과 흐름을 가로지르는 횡적인 방향에 장애물이 없으면 스스로 그 지역의 특성에 맞추어 하천 스스로가 제 길을 역동적으로 찾아 가면서 홍수에 대처하고 생물들에게 서식처를 제공하며 물을 정화하는 그런 기능들을 되찾아 간다. 그래서 구불구불한 사행하천에 여울과 웅덩이가 만들어지고 수변 식생대가 조성되고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모래하천이 형성되어 수질 정화에 큰 역할을 한다.  

이런 원칙 아래에서 4대강의 재자연화는 물의 흐름을 가로막는 댐을 해체하고 인공적인 제방을 허무는 데서부터 시작하면 된다. 그리고 산더미처럼 농경지에 쌓아둔 모래를 도로 강에다 넣어주어야 한다. 그다음에는 물의 자연적인 흐름을 관찰해 가면서 자연스러운 흐름을 살리는 방향으로 도와주면 강이 스스로 알아서 제 모습을 찾아간다. 강이란 것은 워낙 역동적으로 변하는 흐름에 익숙한 생태계이기 때문에 가만히 두면 오래지 않아 자연 상태로 돌아가고 돈도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