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반대 & MB 비리

[심층리포트 ‘재앙’이 된 4대강 사업]

일취월장7 2014. 7. 10. 11:35

이자 연 3200억 세금으로 갚아도…4대강 빚 원금 6조는 ‘막막’

등록 : 2014.07.06 21:49수정 : 2014.07.07 09:17

[심층 리포트 ‘재앙’이 된 4대강 사업]
①국민에게 떠넘긴 ‘빚 폭탄’

이명박 전 대통령 주도로 무리하게 추진한 4대강 사업으로 ‘빚 폭탄’이 떨어지고 있다. 4대강 사업 시작 전 1조9000억원이었던 한국수자원공사의 빚은 2017년엔 17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는 4대강 사업으로 수공이 진 빚 8조원의 상환 대책을 오는 8월 말께 내놓을 예정이다. 손병석 국토부 수자원정책실장은 “2009년 9월 국가정책조정회의 때 이자는 전액 국고로 지원하고 원금은 수익으로 회수하되 부족분은 사업 종료 시점에 상환 방안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공 빚 상환 방안에는 원금까지 정부 재정으로 지원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4대강 사업을 강력히 반대해온 시민단체는 아직 수공 빚의 원금 상환을 논의할 때가 아니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 전 대통령 등 4대강 사업 책임자 58명을 배임과 국가재정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김영희 변호사는 “대통령과 장관 등이 불법적으로 국가의 예산을 전용하고 낭비한 일에 대한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 부채 상환은 그 뒤에 논의할 문제”라고 못을 박았다.

2013년 8월 2일 4대강 사업으로 건설한 낙동강 창녕함안보의 하류 쪽에 있는 경남 창원시 의창구 본포취수장 앞에 1일 오후 녹색 페인트를 뿌린 듯한 녹조 띠가 넓게 퍼져 있다. 취수구 앞에 차단막을 설치하고 물을 뿌려 녹조 유입을 막고 있다. 본포취수장에서 취수한 물은 정수장을 거쳐 창원 5000여 가구 주민들의 식수와 공단 용수로 공급한다.창원/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 수공 빚 급증 배경 수공이 4대강 사업에 투자하는 전체 비용은 7조9780억원이다. 2014년 말 완공되는 보현산댐, 2015년 완공되는 영주댐, 안동·임하댐 사업까지 4대강 사업에 포함돼 있어 아직도 투자 중이다. 2014~2015년 4대강 예산 5818억원을 추가로 투자하면 수공의 4대강 사업 투자가 모두 끝나게 된다.

게다가 수공은 4대강의 축소판인 경인운하도 자체 사업으로 추진해 2009년부터 2011년까지 2조2458억원을 투자했다. 이 두 사업 투자에 따라 4대강 사업 전인 2008년 1조9623억원이었던 수공의 빚은 2013년 13조9985억원으로 12조362억원이나 늘어났다. 이 가운데 10조2238억원이 4대강 사업과 경인운하에 투자되는 비용이다.

아직 투자가 끝나지도 않은 4대강 사업에 대해 정부가 부담한 이자만 수공 빚의 17%에 이르는 1조3186억원이다. 국토부가 최근 기획재정부에 내년 예산으로 신청한 이자 상환용 3170억원과 원금 상환용 800억원까지 포함하면 2015년까지 정부가 갚아주는 수공 빚과 이자는 1조7156억원에 이른다. 현재 규모의 빚이라면 이자만 매년 3200억원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

수공의 빚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나 2017년 17조1171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은 4대강 사업을 시작하기 전인 2008년의 빚 1조9623억원보다 15조원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또 4대강 사업이 사실상 끝난 다음해인 2013년 13조9985억원보다도 3조원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수공은 “중장기 재무계획상으로는 19조원까지 늘어나게 돼 있었으나, 부채 감축 대책을 적용해 1조9000억원을 줄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수공이 이렇게 많은 빚을 지게 된 제1 원인은 이 전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을 임기 안에 끝내려고 수공을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수공도 처음엔 난색을 표시했다. 4대강 사업은 수익성이 없었고 “수공의 사업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4개 법률회사들의 검토 결과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2009년 9월25일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어 “투자비 회수를 재정적·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결정했고, 사흘 뒤 열린 수공 이사회는 4대강 사업 투자를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 누가 어떻게 갚나? 정부가 수공의 빚 원금 상환 명목으로 내년 예산에 신청한 금액은 800억원이다. 정부가 매년 800억원씩 원금을 갚는다면 수공의 4대강 빚을 모두 갚는 데는 100년이 걸린다. 물론 2014년 기준으로 3200억원인 이자는 별도로 해마다 갚아야 한다. 앞으로 원금을 갚으면 이자는 줄겠지만, 국토부와 수공은 아무런 이득 없이 매년 수천억원의 4대강 빚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수공은 부채 감축 대책을 내놓았지만, 스스로는 8조원을 갚을 수 없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수공의 ‘2013년 경영실적보고서’를 보면, 전체 7조9780억원의 빚 가운데 총사업비 조정으로 2000억원, 댐 사용권 설정으로 4000억원을 갚기로 했고, 에코델타시티(부산 강서구 명지동 일원에 신도시를 건설하는 내용) 등 친수구역 사업으로 7000억원을 갚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현재까지 수공이 스스로 갚겠다고 밝힌 빚 원금은 1조3000억원이고, 정부에 요구할 부채 원금 지원액은 6조6780억원이다. 매년 부담하는 이자(2014년 기준 3200억원)는 별도다. 더욱이 에코델타시티 사업은 수익성이 불투명하고 심지어 무산될 우려도 있어 재정 지원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 송규종)는 지난해 10월 시민단체들이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이명박 전 대통령 등 58명을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 고발인 조사 일정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6일 검찰의 한 관계자는 “고발인 쪽에 조사받을 사람을 알려달라고 통보했고, 사람을 알려오면 날짜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규원 기자, 김원철 기자 che@hani.co.kr

 

강바닥 뻘 시궁창 냄새 진동…지척에 132만명이 먹는 취수장

등록 : 2014.07.07 20:15수정 : 2014.07.08 10:35

6일 오후 박창근 관동대 교수가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 강바닥에서 퍼올린 뻘을 손에 들고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보 때문에 물 흐름이 나빠져 강바닥에 뻘층이 형성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합천/최상원 기자

[심층리포트 ‘재앙’이 된 4대강 사업]
② 르포 몸살 앓는 낙동강

“강바닥 흙에서 왜 시궁창 썩은 냄새가 나지?”

낙동강 바닥에서 퍼올린 흙냄새를 맡던 연구원들이 인상을 찌푸리며 이렇게 말했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공학과)를 단장으로 환경 관련 학과 교수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참여하는 ‘4대강 조사단’은 지난 6~7일 낙동강 전역에서 녹조 발생 현황, 하천 구조와 생태계 변화, 시설물 안전성 등을 집중 점검했다.

조사 결과,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에 8개 보를 완공한 지 2년 만에 낙동강 바닥 곳곳에 뻘층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창근 교수는 “4대강 사업 이후 강바닥 흙을 처음으로 조사했는데 예상보다 심각하다. 4대강 사업으로 만든 보 때문에 물길이 막히면서 낙동강이 눈에 보이지 않는 바닥에서부터 죽어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창녕함안보 등 유속 1/10로 느려져
까맣고 비릿한 3~8㎝ 뻘층 형성
큰빗이끼벌레 중상류서도 발견
“녹조 번성해 서식 적합해져
앞으로 수질 오염 걱정”

6일 오전 박창근 교수 연구팀은 배를 타고 창녕함안보 상류로 나가 강물이 흐르는 속도를 재고, 저질토 채취기로 강바닥의 흙을 퍼올렸다. 창녕함안보는 낙동강 중류인 경남 창녕군과 함안군을 가로지르는 보로,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낙동강 8개 보 가운데 가장 하류에 있다.

수심 1.4~2.0m 지점의 유속은 초속 6~14㎝에 그쳤다. 4대강 사업으로 보를 건설하기 전 평상시 낙동강 유속인 초속 60~70㎝에 견줘 최고 10분의 1 수준으로 느려진 것이다.

퍼올린 강바닥 흙의 윗부분은 3~10㎝ 두께로 뻘층이 형성돼 있었다. 뻘은 까만 색깔에 비릿한 냄새가 났으며, 알갱이는 매우 고와 손끝에 촉감만 있을 뿐 잡히지 않았다.

경남 합천군과 창녕군을 가로지르는 합천창녕보의 상류에서도 강물이 흐르는 속도는 초당 2~8㎝였고, 강바닥에는 3~8㎝ 두께의 뻘층이 형성돼 있었다.

7일 오전 낙동강 중상류인 대구 달성군 강정고령보 상류에서도 강바닥에서 검은색 뻘이 나왔다. 이곳에서 수백m 안에는 대구 중·남·서·달서구와 달성군 주민 132만여명에게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매곡취수장이 있다.

강을 거슬러 올라가 경북 칠곡군 칠곡보와 구미시 구미보 상류의 강바닥을 조사한 결과 두 곳 모두 뻘층이 발견됐다. 강물이 흐르는 속도는 초속 2㎝까지 측정할 수 있는 유속기로 잴 수 없을 만큼 느렸다.

박창근 교수는 “4대강 사업을 하기 전에는 낙동강과 바다를 분리시킨 낙동강 하굿둑의 상류인 부산 강서구 낙동강 하구에만 뻘이 쌓여 해마다 10억원의 예산을 들여 준설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보 상류마다 뻘이 쌓여 중상류에서도 준설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박 교수는 “강바닥에 뻘이 계속 쌓이면 그 아래 모래층에 사는 생물들이 호흡을 하지 못해 모두 죽게 되며, 결국 부영양화의 가속으로 녹조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다. 이는 낙동강이 흐르지 않거나 매우 느리게 흐르는 호소화(호수와 늪으로 변하는 현상)됐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8개 보의 수문을 완전히 열어 강물이 흐르는 속도를 높이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이현정 국토환경연구소 연구원도 “원래 낙동강과 같은 하천의 바닥은 유속이 강한 상류부터 암반, 자갈, 모래 순서로 형성된다. 그런데 중상류의 바닥에 뻘층이 형성됐다는 것은 4대강 사업으로 유속이 느려지며 하천이 호소화됐다는 것을 말해준다. 흐르는 물에서 고인 물로 낙동강 생태계가 바뀌고 있다는 것인데 앞으로 수질 오염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창녕함안보 상류 300m 지점의 한국수자원공사 선착장과 상류 7㎞ 지점의 남지대교 아래에서는 어른 손바닥만한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됐다. 강정고령보 하류 4㎞ 지점에선 축구공만한 큰빗이끼벌레 덩어리가 10여개 발견됐다.

7일 오전 11시20분께 낙동강 강정고령보 하류 4㎞ 지점에 있는 사문진교 동쪽 대구 달성군 화원읍 성산리 낙동강변에서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장이 물속에서 축구공만한 크기의 큰빗이끼벌레를 발견해 꺼내들고 있다. 대구/김일우 기자
최근 금강, 영산강에 이어 낙동강 중상류에서도 잇따라 발견되는 큰빗이끼벌레는 저수지 같은 고인 물에서 녹조 등 조류를 먹고 사는 외래종 생물이다. 녹조처럼 수온이 20도를 넘으면 번성한다. 지름 1~2㎜ 크기의 포자로 물 위에 떠다니다, 서식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만나면 물풀이나 구조물에 붙어 반투명한 배설물로 서로 뭉쳐 크게는 지름 2m까지 커진다.

정민걸 공주대 교수(환경교육과)는 “큰빗이끼벌레는 그 자체로 수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강물이 흐르지 않고 호소화됐는지 여부를 밝혀주는 지표종으로 활용된다. 저수지에서 발견되던 큰빗이끼벌레가 낙동강 본류에서 발견됐다는 것은 낙동강이 흐르지 않고 고인 물이 된데다 녹조까지 번성하는 등 큰빗이끼벌레가 서식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갖췄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창녕함안보와 합천창녕보의 수자원공사 선착장에는 황토살포기를 갖춘 배가 정박해 있었다. 바다에 적조가 발생했을 때 황토를 뿌려 적조생물을 바다 밑바닥으로 가라앉히는 것처럼, 낙동강에 녹조 현상이 심각할 때 황토를 뿌려 녹조생물을 강바닥에 가라앉히는 것이다.

임희자 마산·창원·진해 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은 “사실상 고여 있는 낙동강에 황토를 대량 살포하면, 당장 눈에 보이는 녹조를 줄일 수 있겠지만 결국은 바닥에 쌓여 수생태계를 심각하게 교란시킬 것이다. 정부는 하루빨리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낙동강 보의 수문을 열어 낙동강 수생태계를 복원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낙동강/최상원 김일우 기자 csw@hani.co.kr

 

물고기 놀던 모랫바닥 실종…초여름인데 벌써 녹조

등록 : 2014.07.08 20:12수정 : 2014.07.09 11:20

8일 오전 광주광역시 남구 승촌보 인근 영산강에서 광주환경운동연합과 박창근 관동대 교수 등이 영산강 수질 상태를 살피기 위해 강바닥의 흙을 채취하고 있다. 광주/뉴시스

[심층리포트 ‘재앙’이 된 4대강 사업]
③ 르포 생명 잃은 영산강

8일 오후 3시 전남 나주시 다시면 영산강 죽산보. 장마 기간인데도 보의 가장자리를 따라 번지고 있는 녹조의 조짐이 보였다.

박철웅(56) 전남대 교수(지리교육)는 “강은 흘러야 에너지가 생긴다. 흘러야 여울이 생기고 모래가 쌓여서 수질을 정화하고 온갖 생명을 품을 수가 있다”며 “흘러가는 물에서는 녹조가 발생한 적이 없는데 이렇게 초여름에 녹조 조짐이 비치기 시작하는 것은 호소화(호수와 늪으로 변하는 현상)가 상당히 진척됐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박창근(53) 관동대 교수(토목공학) 등 10여명으로 구성된 4대강 조사단이 죽산보 바닥의 저질토를 채집하기 위해 조각배를 띄웠다. 강물 위로 나갔던 조사단은 죽산보 상류 500m 지점의 수심 5m 바닥에서 퍼올린 검은 뻘층을 내보였다.

이들은 이날 오전 이곳에서 21.7㎞ 상류에 있는 광주시 남구 승촌보의 저질토도 조사했다. 승촌보 상류의 바닥에서 채집장비로 퍼올린 거무튀튀하고 끈적끈적한 개흙에서는 역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이곳의 유속은 초속 8~9㎝로 보 건설 이전의 초속 50㎝에 견주면 6분의 1 정도로 느려졌다. 이 때문에 상류의 지천에서 흘러온 유기물질들이 두께 10㎝ 정도로 전체 바닥을 뒤덮고 있었다. 승촌보 주변은 예부터 모래가 잘 발달한 바닥이어서 물고기들이 지천으로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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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촌보 건설뒤 유속 1/6로 느려져
유기물질 바닥에 두껍게 깔리고
호수와 늪으로 변화 가속화
승촌보 COD수치도 점점 악화돼
“생물들 떼죽음 위기…대책 시급”

박창근 교수는 “유속이 느리니까 녹조 등 미생물이 죽은 뒤 바닥에 쌓이게 된다. 뻘층이 검게 변하고 냄새가 역한 것은 이미 바닥 전역에 생물이 살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모래무지 등 강바닥에 살고 있는 생물은 전멸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행한 이현정(36) ㈜국토환경연구소 연구원은 뻘층에 있는 난분해성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데 많은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이 보 건설 뒤 급격하게 나빠지는 추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가 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의 자료를 분석한 바로는, 통상 영산강에서는 주 오염원인 광주천이 합쳐지는 극락교 하류의 시오디 수치가 아래쪽의 승촌보보다 나빴다. 합류 이후 아래쪽으로 흐르면서 자정작용으로 수질이 개선된 때문이었다. 하지만 2011년 승촌보가 건설되면서는 극락교(광주2)보다 승촌보(광산)의 시오디 기준 수질이 더 나빠지게 됐다. 물흐름이 막히면서 정화기능이 작동을 멈춘 탓이다. 실제로 승촌보의 시오디는 2006년 5ppm에서 2012~2013년 8~10ppm으로 악화됐다.

그는 이어 “바닥에 쌓인 두꺼운 침전물은 급격한 수온 변화 등 불안정한 조건에서 수질을 급격히 악화시키고 수중의 용존산소를 고갈시켜 저서생물(바닥에 사는 생물)이 떼죽음하는 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감사원도 지난해 1월 ‘4대강 살리기 사업 주요 시설물 품질 및 수질 관리실태’를 발표해, 승촌보와 죽산보 인근 수질이 4대강 사업 후 크게 악화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감사 결과를 보면, 녹조현상의 원인인 조류 농도(Chl-a)는 승촌보와 죽산보는 4대강 사업 전 각각 31㎎/㎥, 28㎎/㎥였으나 사업 이후 72㎎/㎥, 75㎎/㎥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승촌보와 죽산보의 시오디도 사업 전 각각 8.3㎎/L, 7.5㎎/L에서 사업 후 11.7㎎/L, 10.6㎎/L로 42%가량 증가했다.

영산강의 호소화가 생물 생태계에 끼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조사단 안에서 나왔다. 이성기 조선대 교수(환경공학)는 “고여 있어 썩기 쉬운 물에서 살 수 없는 생물들에 대한 대책을 늦기 전에 내놔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사단은 영산강에서 주로 나타난 역행침식과 농지 침수에 대해서도 정부가 자료를 공개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창근 교수는 “영산강은 천이 아니고 이미 생명을 잃은 물이 되어 버렸다”며 “단기적으로는 수문을 개방하고 장기적으로는 보를 철거해 강물이 흐르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산강/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