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재무설계

나도 몰래 묻혀있는 '공돈' 좌표 찾아라

일취월장7 2013. 11. 20. 12:23

나도 몰래 묻혀있는 '공돈' 좌표 찾아라

휴면계좌, 신용카드 포인트 조회시스템 등 관심 끊이지 않아

 

 

 

 

나신상씨는 얼마 전 체크카드를 발급받기 위해 A은행을 방문했다. A은행의 경우 나신상씨가 졸업한 대학의 주거래은행이기도 했다. 나신상씨 역시 대학시절 학생증 겸용 현금카드로 A은행과 거래했다. 하지만 졸업 이후에는 A은행을 이용할 일이 거의 없었다. 오랜만에 A은행을 방문한 것.

 

"기존에 개설한 계좌가 있는데 체크카드를 이 계좌와 연결해드릴까요?". A은행 영업점 직원의 질문에 나신상씨는 동의했고, 체크카드 발급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몇 시간 뒤 나신상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계좌조회를 해봤다. 예금이 하나도 없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나신상씨의 A은행 계좌에는 12만원의 현금이 들어 있었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는 '잊혀진 돈'들이 많다. 나신상씨처럼 은행 계좌에서 잠자고 현금뿐 아니라 이미 유효기간을 지난 휴면계좌, 사용되지 않은 신용카드 포인트, 찾아가지 않은 보험금, 환급받지 못한 통신비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무관심 속에 잊혀진 돈들이지만, 역설적으로 잊혀진 돈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 매년 버려진 카드포인트 평균 1000억원 이상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카드 업계가 지난해 4월 내놓은 '카드포인트 통합조회시스템(http://www.cardpoint.or.kr)'의 방문자가 처음으로 200만명을 돌파했다. 카드포인트 통합조회시스템은 한 곳에서 각종 신용카드의 포인트를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다. 매년 버려지는 신용카드 포인트 규모가 예상 밖으로 크다는 비판 여론에 따라 시스템으로 정착됐다.

 

현재 롯데카드, BC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하나SK카드, 현대카드, KB국민카드, 외환은행, NH농협카드, 시티은행 등 10개 카드사 및 은행들의 신용카드 포인트를 조회할 수 있으며, 회원가입을 하지 않더라도 간단한 본인확인 후 잊혀진 포인트를 검색해볼 수 있다. 시스템 관리는 카드사들을 대표하는 여신금융협회가 담당한다.

 

서비스 출시 직후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서비스 첫달 방문자만 33만6959명이었다. 그만큼 잊혀진 신용카드 포인트에 대한 관심은 높았다. 이후 방문자수는 꾸준히 증가해 올해 3월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올해 들어 통합조회시스템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7개월만에 방문자수 200만명을 넘어섰다.

 

신용카드 포인트는 신용카드를 긁을 때마다 일정액씩 적립된다. 적립된 신용카드 포인트는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1인당 평균 4.5매 가량의 신용카드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현실을 반영하듯, 자신의 신용카드 포인트에 대한 인지도는 극히 낮다. 개인별로 주로 사용하지 않는 신용카드의 포인트를 기억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버려지는 신용카드 포인트는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김을동 새누리당 의원이 올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버려진 신용카드 포인트는 1283억원이었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동안 버려진 신용카드 포인트의 평균금액은 매년 1153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버려지는 카드포인트를 찾아주기 위해 카드포인트 통합조회시스템을 구축했지만, 초기에는 인지도가 떨어지는 측면이 있었다"며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모바일을 통해서도 카드포인트를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고, 꾸준히 방문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은행에 잠자고 있는 내 돈은?

 

최근 주요 포털 실시간검색어의 '단골손님'이 새롭게 생겼다. '휴면계좌'라는 검색어다. 이 검색어는 지난달 14일에도 주요 포털의 실시간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방송 등을 통해 휴면계좌의 예금을 찾는 방법 등이 소개될 때마다 일어나는 현상이다. 실시간검색어 상위에 자리할 때마다 해당 홈페이지는 접속장애에 시달리고 있다.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운영하는 '휴면계좌 통합조회시스템(http://www.sleepmoney.or.kr)'은 은행, 보험사, 우체국이 보유하고 있는 예금, 보험금 중에서 소멸시효가 완성됐거나 찾아가지 않는 휴면예금, 휴면보험금을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은행과 우체국 예금의 소멸시효는 각각 5년, 10년이다. 보험금의 경우 해지 또는 만기도래 후 2년 동안 찾아가지 않으면 휴면보험금으로 분류된다.

 

휴면예금이 있다고 판단되면 전국은행연합회나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헙협회의 홈페이지 중 한 곳에 접속해 공인인증서 등으로 본인확인 후 휴면예금을 조회하면 된다. 주인을 찾지 못한 휴면예금 중 일부는 미소금융재단에 출연돼 저소득층의 금융지원에 활용된다. 그만큼 휴면예금이 많다는 의미다.

 

다만 휴면계좌는 2003년 1월1일 이후 정보만 제공된다. 은행, 보험사, 우체국의 미출연 휴면계좌가 존재하는 경우 해당 금융기관을 방문해 지급을 요청하면 찾을 수 있다. 미소금융재단의 출연 휴면계좌가 존재하더라도 해당 금융기관을 방문하면 된다. 물론 휴면계좌 금액과 실제 수령액은 세금 등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

 

◇미환급 통신비도 '쿨쿨'

 

다소 이름도 낯선 '스마트초이스(https://www.smartchoice.or.kr)'라는 사이트 역시 종종 접속장애에 시달릴 정도로 관심을 끄는 곳이다. 이곳은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서 운영하는 '통신 미환급액정보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는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의 협의체다.

 

통신미환급액은 유선전화 및 이동전화 가입자가 해지할 때 해지 시점까지의 이용금액을 정산했지만 정산 이후의 요금할인 등에 따른 과납요금, 보증금 등이 발견돼 발생하는 금액을 의미한다. 통신비 미환급액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단말기 약정할인이 보편화되면서 미환급액은 꽤 많은 편이다.

 

실제로 2012년 8월19일 명의변경 해지를 할 경우 같은 해 8월1일부터 8월19일까지의 요금 4만7650원이 다음달 25일 자동이체되지만, 10월 정산결과 자동이체 할인(전월 납부액의 1%)이 적용돼 470원의 과납요금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중납부 되는 경우 역시 종종 발생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는 스마트초이스 사이트를 통해 '유료방송 미환급액 조회'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유료방송 서비스의 가입·해지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환급액 정보를 온라인상으로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지역별로 케이블방송 및 위성방송사를 선택한 후 미환급액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