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보험 쇼핑백 줄여라
구멍난 가계 수리의 기술/ 보험상품 거품빼기
직장인 윤모씨(34)는 보험 해약 여부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가 가입한 보험은 변액연금과 종신보험, 상해보험 등 총 6개. 윤씨는 대부분 텔레마케터(TM)나 지인을 통해 가입했다. 문제는 보험료다. 자동이체를 통해 매달 빠져나가는 금액이 68만원. 급여의 30%가 넘는 금액이다. 그렇다고 당장 해지하기도 애매하다. 해지환급금을 따져보니 지금까지 납입한 원금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사고나 질병이 발생할 때 사람들이 제일 먼저 찾는 것이 보험이다. 여유가 있을 때 매달 일정 금액을 납부해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하면 병원비와 치료비를 보상 받을 수 있어서다.
문제는 윤씨처럼 과도한 보험가입으로 보험료 부담이 가중된 경우다. 이미 가입한 상품을 해지하는 일도 고민스럽다. 상품이나 기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통상 2~3년 미만일 경우 해지환급금이 그동안 납부한 원금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과감히 해지할 것은 해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보험 상품의 경우 통상 10~20년 이상 납입을 해야 하는 장기상품이기 때문에 가급적 길게 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것.
이은선 SK모네타 재무컨설턴트는 "고작 1~2년 동안 낸 보험료가 아깝다며 20여년을 끌고 가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며 "현재 매달 납부하는 보험료가 급여의 15%가 넘는다면 거품빼기 전략에 나서야 한다"고 꼬집었다.
◆진단금 낮은 중복보험부터 해지
그렇다면 가입된 보험 중에 해지하거나 계속 유지해야 하는 상품을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보험료 거품빼기 첫걸음은 중복보장 여부를 살펴보는 일이다. 손해보험의 경우 중복보장이 되지 않기 때문에 굳이 비싼 보험료를 내고 두세개 이상의 상품을 가입할 필요가 없다.
가입한 보험의 보장내역을 개인 파일로 만들어 체크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이를 통해 중복보장 상품은 없는지 살펴보고 만약 있다면 진단금이 낮은 상품부터 없애는 것이 좋다.
대중교통 사고나 화재 등을 보장해주는 상해보험은 신중하게 가입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상해보험의 경우 보험료가 평균 1만~3만원 안팎이다. 일부 손해보험은 9000원대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보험료가 낮다는 매력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상을 받을 확률이 적어 사실상 실효성이 적다는 것.
이애라 신한은행 서교PB센터 팀장은 "보험료가 낮은 이유는 그만큼 사고 확률이 적다는 의미"라며 "현재 상해보험을 여러개 가지고 있다면 하나로 줄이거나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가입을 미루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반면 발생 확률이 높은 사망보험금과 암진단, 뇌출혈, 급성심근경색 등 6~11대 질병(중대질병) 보험 가입은 필수다. 또 입원비와 수술비, 일반 입원비와 수술비, 입원의료비와 통원치료비 등 실손의료비도 가입해야 할 필수 상품으로 꼽힌다.
따라서 현재 가입한 상품 중 6~11대 질병 보장 항목에 있는지 꼼꼼히 체크하고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해지하는 것이 좋다.
이은선 컨설턴트는 "보장성보험을 리모델링할 때 해약환급금에 큰 의미를 두지 말라"면서 "보험은 은행 예·적금과 다르다. 예·적금은 별도의 보장 없이 순수한 자신의 돈을 예치해 이자를 받는 것이지만, 보험은 가입한 순간부터 보험사가 위험을 보장해줌으로써 위험보장 비용을 수반한다"고 말했다.
◆TM·지인 가입권유 피하라
그렇다면 개인이 7~8개 이상 보험을 가입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보험사에 근무하는 지인이나 친척의 권유를 거절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일부 고객은 지인의 부탁으로 한달만 가입하고 바로 해지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 따라서 가입된 보험의 거품을 빼는 것 이상으로 신규 가입을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지인이 계속 요청하거나 거절하기 힘든 상황이 올 경우 자산관리 컨설턴트 등 전문가에게 의견을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무작위로 걸려오는 TM 역시 가입 전 보장성과 투자품목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TM의 달콤한 말만 듣고 덜컥 가입하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 컨설턴트는 "마음이 약한 사람들은 지인을 통해 가입한 보험이 10개가 넘는 경우도 있다"면서 "이런 사람들은 거품전략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우리도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만약 또다시 보험 가입을 요구하는 연락이 올 경우 우리에게 직접 물어보고 결정하라고 일러 준다"면서 "보험은 상품별로 차이가 있지만 보통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짜리 상품이다.
자동차 수십여대를 살 수 있는 금액이다. 이런 상품을 이렇게 쉽게 가입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본인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진호 신한은행 인천송도 PB센터 팀장은 "한달만 가입하고 보험을 해지하면 영업사원과 고객 모두 손해를 보게 된다"면서 "만약 보험사에 근무하는 지인에게 가입권유를 받게 되면 현재 비슷한 상품을 가입했다거나 관심이 없다는 식으로 명확하게 자신의 입장을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팀장은 또 "보험가입을 권유하는 전화가 올 경우 대부분 비과세 혹은 복리 상품이라는 식으로 장점만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반적으로 복리 혜택을 받으려면 최소 7년 이상 보험료를 납입해야 한다"면서 "무조건 한쪽 말만 듣고 판단하지 말고 꼭 필요한 상품이라고 생각하면 장점과 단점을 충분히 파악해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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