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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제2의 스티브 잡스’를 갈망하며

일취월장7 2011. 11. 11. 16:59

‘제2의 스티브 잡스’를 갈망하며
[중앙일보] 입력 2011.11.11


박경철
시골의사

상품의 사양(仕樣)이라는 의미를 가진 ‘스펙’이라는 단어가 사람의 능력을 표상하는 단어가 된 지 이미 오래다. 이런 스펙 사회의 원인은 기본적으로 교육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다. 사회가 인재를 평가할 때 그의 창의성과 능력을 온전히 평가하지 않고, 단지 규정된 틀에 얼마나 충실했는가를 따지는 획일적 선발 기준을 가졌기 때문인 것이다. 이를테면 사양으로 비교되는 컴퓨터처럼 사람의 능력을 학벌로 서열화해 평가하는 틀을 세운 탓에,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완벽하게 그 틀에 부합하려는 노력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원인인 셈이다.

 심각한 문제는 이런 획일적 교육이 창의성을 말살하는 점이다. 인간의 능력을 단지 정해진 틀 안에 누가 더 충실한가로만 가늠되면, 틀을 벗어난 상상과 도전은 애당초 꿈도 꿀 수 없다. 정해진 커리큘럼에서 벗어나 ‘왜’라는 질문을 던지거나, 텍스트 안의 지식에 대해 의문과 의심을 품는 것은 그야말로 불필요한 낭비일 뿐이기 때문이다.

 문명과 과학기술의 발전은 ‘진짜 그럴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했다. ‘태양이 지구를 돈다’는 당대의 진리를 그대로 믿지 않고, 의심하고 관찰해 결국 지구가 돈다는 사실을 밝힐 수 있었고, 우리가 믿는 인간의 의식을 회의하며 그 이면을 탐구한 결과 무의식을 밝혀냄으로써 인간에 대한 혁명적인 발상전환이 가능했던 것이다. 즉 우리가 믿고 있던 지식, 우리를 가르치고 배우는 지식을 그대로 믿고 따르는 한 발전은 없는 셈이다.

 하지만 우리의 청년학생들은 어린 시절부터 무조건 믿어야 한다. 교과서를 의심하거나, 이론과 지식에 의문을 가지는 것은 패배에 이르는 가장 빠른 길이다. 무조건 옳다고 믿고 맹목적으로 외운 암기의 양으로 성적과 학교가 결정되고 그것이 곧 성공의 보증수표가 된다. 설령 그렇게 진학한 대학에서마저 그들의 창의성이 발휘될 공간은 없다. 청년이 그들의 꿈을 위해 다양한 세계를 경험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기회를 가지기보다, 도서관에 앉아 토익과 자격증이라는 추가적 스펙을 얻기 위해 씨름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년기도 마찬가지다.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창의성의 씨앗은 취학 전에 발아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의 아이들은 전면적 인간의 발전을 위한 체험적 지식보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에 글자와 수학의 원리를 깨우치고 입학해야 한다. 꿈과 공상으로 가득해야 할 아이들의 유년이 영어유치원과 수학교실에서 시작되는 셈이다.

 취학 전의 아이들은 마음껏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며 발랄하고 자유로운 상상을 마음껏 할 수 있어야 하지만, 우리의 아이들은 그 길이 처음부터 막혀버린 것이다. 심지어 부모들은 아이들이 영어단어를 많이 외우면 학습능력이 뛰어나고, 해외여행만 많이 다니면 창의성이 자란다고 믿는다. 방학 때마다 유소년체험학습단이 줄줄이 비행기를 타는 이유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창의력의 죽음이다.

 아이들은 규격화된 여행이 아니더라도 자연에서, 시냇물에서, 조약돌에서, 송사리에서 신기함과 기적을 느낀다. 또 어린이용으로 축약된 인위적 독서교육을 하지 않더라도 또래와의 놀이나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사고하는 법을 익힌다. 하지만 현재의 교육은 정확히 그 반대로 가고 있다. 아이들을 학습기계로 만들어 틀에 박힌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스펙 사회를 바꾸지 못하면 아무리 기다려도 제2의 ‘스티브 잡스’는 나타나지 않는다. 스티브 잡스의 창의성은 선행학습이나 사교육이 아닌 다른 것을 경험하고, 아버지가 자동차를 수리하며 들려준 이야기들에서 출발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정이나 학교에서 아무리 문제점을 인식하고 전인교육을 외쳐도 이 고착화된 구도를 깰 수는 없다. 진짜 창의력이 충만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서는 기업이나 국가사회가 인재 선발 양식을 파격적으로 바꾸는 것 외에는 해결책이 없기 때문이다. 인재 선발 방식이 바뀌어야 교육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모두가 느끼는 바지만, 문제를 알고 있으면서도 바꾸지 못한다면 그것은 곧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세상은 점점 빠르게 변하고 기존 산업은 더 이상 확장이 불가능한 과잉상태에 놓여 있다. 기업이 창의력 있는 인재가 드물다고 한탄하지 말고, 스스로 바꾸면 저절로 교육이 변할 것이고, 새로운 인재가 등장할 것이다.

학벌중심주의, 스펙 사회를 벗어던지는 과감한 발상의 대전환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박경철 시골의사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111/6640111.html?ctg=2002&cloc=joongang|home|opin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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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
글쓴이 : 국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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