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경제 블로그

[스크랩] [그간의 경제] 세상은 대충 돌아갔다.

일취월장7 2011. 10. 27. 15:26


고대구리 님은 어째 저한테 나름 핍박을 받은 분이지 싶은데, 갑자기 예전의 저를 추켜올리시기에, 옛적 가락 떠올리며 시덥잖은 소리 읊어댄다.


[1] 유럽 문제


참 말 많다. 사단이 나고, 나라 몇 개가 넘어가니 마니 소란스러우니 덩달아 뇌동하는 것도 뭐 탓할 건 없다. 근데, 유럽이 쉽게 넘어갈 것 같은가? 초심으로 돌아가 보자. 왜 유럽이 유럽연합을 맹글고, 통화공동체를 추진하는 것인가? 내 생각은 쉽다. 이 넘들 지성과 짱돌이 아주 바람직하게 돌아갔던 것이다. 그래서, 지들끼리 치고박고 하면서 인류 전체를 공포와 아비규환으로 몰고갔던 두 차례 세계대전의 원흉이라는 구도에서 벗어나, 나름 공동번영하는 화목한 집안 만들자는 것 아니었던가.


내 눈엔 이 대의명분과 실제적 추동력은, 인류가 이제껏 보지 못했던, 가장 포괄적이고 가장 바람직하고 가장 인간적인 '인류사적 프로젝트'인 것이다. 이 지점에서, 달러를 대체하는 기축통화로서의 유러니 뭐니 하는 다분히 정치나 외교공학적인 접근은 다만 부차적인 것이다. 이런 흑심이 있는지 없는지 솔직히 잘 모른다. 다만 확실한 것은, 이런 부차적인 효과만을 생각했다면, 애초에 유럽공동체는 시작도 할 수 없었으리라는 점이다.


엊그제 영국총리가, 안 그래도 독일 메케르한테 쫑 먹구 열받은 프랑스 사르코지에게 훈수 두다가 댑다 한 방 얻어 맞았다. 영국 이넘들은 EU 회원국이면서도, 유러통화권에는 여전히 가입하지 않고 있다. 필경 빅브라더 미쿡이랑 속이 맞아 놀아나는 꼴이라는 것 다 안다. 이렇게 여전히 유럽의 힘빨들이 반대를 하는 상황에서, 저딴 정치.외교적 공학이 들어먹혀 하나의 유럽을 추진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지 않는가. 유럽공동체와 유러통화권은 그 나름의 순수함이 있는 것이고, 이걸 의심해서 주제 넘게 나서다가 영국 수상이 꾸사리 먹는 것이겠지.


언젠가 벨기에의 누군가(총리?) 미국 재무부장관에게 했던 말 있지 않은가. 니들 나라가 더 심각하니, 니들 나라나 신경 쓰세염. 내 생각도 그렇다. 댄민국 상황이 더 심각하니, 니덜 나라나 신경 쓰세염. 유럽에, 그리스에 대해 이 나라 금융기관이 갖고 있는 익스포저(위험노출액) 조낸 적다. 얘들이나 미쿡이나 경기침체모드로다가 진입하는 게 보이구, 덕분에 안 그래도 소규모개방경제에다가 수출의존도 댑다 높은 니덜 나라가 편할 일 없으니, 니덜 나라 신경 쓰는 게 옳지 싶다.


[2] 환율 등


전번에 미국신용등급 강등된 이후, 이 나라 환율이 쪼메 요동을 쳤다. 아니나 달라, 주변 분위기는 정말로다가 호떡집 불난 왕서방이 따로 없었다. 덕분에 나까정 개인적인 평판위험을 감수하면서리, 환율이 비정상적이니 미쳤니, 펀더멘털 튼튼하니 설레발 치게 되었다. 세계 주요국들 통화선물 가격흐름 캡쳐떠서 올리느라 소중한 인터넷 대역폭 낭비하기도 했다. 다행스럽게 환율이 다시 떨어지고 있당. 휴---


시장을 예측하는 데 동원되는 말 가운데, '자기실현적 예언'이란 것 있지 않남? 많은 이들이 미치거나 돌았든 어떻든 한쪽으로 쏠려 예측을 하고 실제 그렇게 움직이면, 시장은 정말로 그리 된다. 환율이나 일반적인 투자상품들이 이러한 '단기간의 심리적 불안상태'에 따른 추세에 따라 크게 움직인다. 덕분에 나오는 것이 조낸 큰 변동성이기도 하다.


사실, 미국이나 유럽이나, 거의 모든 나라라들에서 나올 것 거의 다 나오지 않았나? 미국은 QE 세번째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지 싶구, 유럽도 뭔가 돈을 질러야 한다. 그리 쉽게 망하게 두지는 않으리라는 것은 당연하지 않남? 일본 넘들은 제 나라 통화강세로 댄민국한테 수출시장 침탈되니, 먼저 통화스왑 터주기도 한다. 것도 물경 700억불썩이나. 또 엊그제만 해도 개도국.신흥국들이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몸살을 앓았는데두, 몇 달이나 지났다구 벌써 정책금리 인하질에 나서구 있기도 하다. 솔직히 말해, 제대로 갱제학 공부한 넘들이 하는 짓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짓들이 여전히 세상이 지배하고 있기도 하구, 그만큼 세상은 여전히 불안한 지경이기도 하다.


쉽게 망하지도 큰 사단이 생기지도 않는다. 대부분 다 예측가능한 범위 안에 있었던 변수들이구, 흔히 꼬리위험(tail risk)이라고 해서리 확률밀도함수에서 좌우측 극단에 놓인 낮은 발생확률을 가진 경제변수들이 발호를 하게 되더라도 여전히 (포럼의 입장에서야) 예측가능한 것들이다. 대다수 정책당국자들도 최악사태 시나리오에서 이런 꼬리위험들 다 예상하며, 그런 방향으로 안 흘러가도록 발버둥치는 것 아닌가.


하지만, 역시 상황이 크게 좋아지지도 않는다. 상황이 객관적으로 나쁘고, 또 그만큼 하방위험이 크니, 저넘들이 저리 무리수를 둬가며 나대는 것이 아니던가?


[3] 변동성


불확실성은 곧 동요를 낳기 쉽게, 동요는 곧 상품가격의 급격한 가격변동을 수반한다. 쉽게 변동성 장세가 연출된다는 것이다.


내가 이 지점에서 우려하는 바는 다름이 아니다. 몇 번에 걸쳐 말한 적이 있듯이, 입질을 자주 하는 붕어는 필경 미끼를 물고, 날개짓을 자주 하는 새는 필경 그물에 걸린다. 원래 정보와 기동력에서 가장 취약한 투자자 그룹이 바로 '개미'들이지 않은가. 변동성을 이용하려 들지 말라. 너를 등쳐 먹을 보다 높은 수준의 전문가들은 넘쳐난다.


몇몇 예측가능한 폭락 및 폭등장세를 이용해서, 그러한 장세를 이끄는 모멘텀을 이용해서, 푼돈이라도 벌려고 하는 사람들이 요즘 꽤 보인다. 뭐, 말리지 않는다. 다만, 제 자랑하고 싶을 때는, 벌 때 얘기만 하덜 말고, 꼴아박았을 때 얼마나 당했는지도 꼭 밝히길 빈다. 원래 그 판이 제로섬게임 판이고, 딸 때와 풀 때의 경우의 수가 엇비슷하구, 결정적으로 비싼 수수료 내야 하는 점은 다들 알고 있는 것 아니던가. 시스템트레이딩에서 낮은 승률에도 돈을 버는 게 바로 딸 때 왕청 먹어서라고 하는 친구들도 많은데, 어찌 좋은 면만 밝히면 쓰겄나.


[4] 부동산, 댄민국의 꼬락서니


난 이 나라가 장기적으로 굶어죽을 팔자라고 늘상 주절거렸다.


일본 꼴 난다구? 뭐, 일본 부동산거품 붕괴되니, 기업체들이 죽어나던가? 거품경제의 붕괴는 내부 생산요소의 비용을 낮춰서리 수출경쟁력을 강화시키기도 한다. 이 나라 금융기관 실력이 별로 안되구, 나름 제조업 경쟁력 된다.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 요소비용만 낮아질 것 같은가? 꽤 많은 실업자가 양산되구, 이를 이용해 비정규직이 늘어나구, 역시 임금도 낮아진다. 일본 부동산 거품 꺼지니, 일본이 경상수지 적자 보이던가?


이 나라 제조경쟁력이 좀 된다구, 그렇다구 부동산 거품이 꺼지지 않는 것인가? 역시 아니다. 요건 요 포럼에서 너무 많이 주절거렸으니, 걍 생략한다. 사실 생략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들도 꿈이 있어야 하는 것이기에.


부동산에 대한 내 주장은 꽤 간단하다. 능력이 되면 사는 거다. 필요가 있다면 사야 하는 것이다. 거품이든 아니든 말이다. 그리구 모든 부동산은 필패한다.


필패 여부야 물론 두고보면 알겠지? 이 야그를 언제적부터 했는지 아는 사람은 안다. 아파트가, 대형이, 경부축이, 버블세븐이, 뉴타운이... 아직도 더 많은 실증사례를 봐야만 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 역시 즐겁지 아니한가! 그대들이 있음에 비아냥과 조소로 세상을 웃어볼 수 있음에 감사한다.


끝.



출처 :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
글쓴이 : 우렁각시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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