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경제 블로그

[스크랩] 달러범람과 녹색지향속 중국의 출로(칭화대 교수 글입니다)

일취월장7 2011. 10. 7. 19:23

[ 저자 약력 ]
[학력]

1985 청화대학 경제관리학원 관리정보시스템 전공 졸업
1985~1986 미국하버드대학 국제발전연구소(HIID) 방문학자
1992 미국하버드대학 철학(경제학)박사 졸업

[경력]

1992~1999 미국앤아버 미시간대학 중국연구센터 연구원
1997~1998 미국스탠포드대학 후버연구소 국가연구원
1999~2004 홍콩과기대학 경제발전연구센터 부주임
칭화대학 중국&세계연구센터(CCWE) 주임
2010년 중앙은행 통화정책위원회위원


달러 범람과 녹색 지향 속 중국의 출로

 

리다오쿠이(李稻葵)
칭화대학 경제관리학원

[개요] 서방에서 주창하는 녹색 이데올로기는 중국 경제의 장구한 발전과 중국 문화 부흥에 장기적인 전략적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여러 조치를 통해 여론이나 정책적 측면, 경제구조 조정 부문에서 착실하게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향후 5년 중국 경제의 발전전망을 낙관한다. 경제발전체제와 신시장체제를 심층 추진해야 향후 5년뿐만 아니라 10년, 20년 장기적인 성장을 보장할 수 있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2년이 넘은 지금, 우리는 지난날을 돌아보고 미래를 전망해 볼 필요가 있다. 본문에서는 첫째, 이번 금융위기의 본질은 무엇이며 어떻게 변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둘째, 중국 경제가 어떻게 발전하고 어떻게 대응할지 셋째, 기업이 어떻게 조정해야 하는지 크게 세 가지 내용을 다루고자 한다.


◆ 금융위기 이후의 화폐전쟁 

첫째, 이번 금융위기를 어떻게 봐야 할까? 금융위기는 세계 구도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건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 중요성은 1990년대 초 구소련 해체 못지않으며 금융위기의 영향은 점차 확산되며 더 오래간다.

이번 위기는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금융체계와 경제체계에서 발생한 ‘부잣집 후원’의 화재이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 주요 선진국의 금융구제로 2차 금융위기는 발생하지 않았다. 발등의 불은 껐지만 부잣집의 원기가 상한 것이 전 세계 구도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오늘날 이 세계는 약 30%의 성장이 중국에서 비롯되고 있다. 브릭스 4국의 성장을 합하면 세계 성장의 50% 이상이 신흥시장 국가가 기여하는 셈이다. 이 구도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다. 금융위기는 지나갔지만 지금 선진국들은 재정여력이 없어지고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채 원기가 상한 상태라는 점을 인지했다. 금융부문의 대차대조표는 여전히 보완이 필요하고 많은 금융회사와 은행은 대량의 대손금을 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일하게 취할 수 있는 단기 조치는 통화 발행이다. 

통화 발행은 세 가지 용도가 있다. 첫째, 통화 발행을 통해 미국 중앙은행 또는 유럽 시중은행이 금융자산을 매입하며 그 가격을 상승시킨다. 이런 이유로 미국이 2차 양적 완화정책을 발표하면서 11월 5일에 세계 주식시장이 거의 전부 강세를 보였다.

둘째, 통화 발행을 통해 금융기관이 기업, 특히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확대하도록 장려한다. 이 역할은 지금으로 볼 때 비교적 작다. 서방국가의 금융기관 상당수가 부실은행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급선무는 대출 확대가 아닌 보유하고 있는 현금과 예금으로 최고 우량 금융자산을 매입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역할은 기대하기 어렵다. 

셋째, 통화 발행을 통해 자국 화폐의 가치를 절하시킨다. 달러가 또다시 범람하면서 11월 5일에 호주달러 환율이 1.01까지 상승했다. 이는 미국이 추가 양적 완화정책(중앙은행이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통화 공급량을 늘리는 것, 지정금액만큼 통화를 만들어낸다고 볼 수 있고 화폐를 더 많이 인쇄한다고 간단히 설명할 수도 있음. 구체적으로 중앙은행이 공개시장에서 증권을 매수하는 등 방식을 사용하는데, 이로써 은행이 중앙은행에 개설한 결제계좌 내 자금이 불어나 은행시스템에 새로운 유동성이 생김) 시행을 선포한 이래 최고 기록이다. 미국은 이런 약(弱) 달러 체제를 통해 자국 기업의 수출을 촉진하고 고용기회를 확대하기를 기대한다.

이 세 가지는 양적 완화정책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정책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 금융위기 이후 국제환경

그렇다면 양적 완화정책이 세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첫 번째는 세계적 인플레다. 향후 5~10년 달러로 값이 매겨지는 제품은 가격이 꾸준히 상승할 것이다. 왜냐하면 시중에 유통되는 통화가 많아지면 제품 구매력이 형성되고 구매력이 커지고 나서 자연자원 공급이 단기 내 증가하지 않아 가격이 오르게 되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것은 선진국들이 인플레의 정치기반이 없어진 것을 유난히 우려한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이들 선진국은 채권국이었는데 지금은 상황이 정반대다. 주요 통화를 발행하는 국가들이 점차 채무국으로 전락하고 있다. 채무자는 인플레를 선호한다. 인플레가 높은 상황에서 금리가 불변할 때 채무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제 선진국들은 한결같이 인플레를 억제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인플레율을 높이려 한다. 환율 절하로 자산가치를 높이려는 목적이다. 이것이 바로 지금의 국제상황인데 한마디로 유동성이 넘쳐나는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두 번째 변화는 선진국이 이끄는 글로벌화의 전향이다. 20여 년 전 선진국의 다국적기업과 금융인사들이 글로벌화를 거듭 요구했는데 지금은 이 공감대가 사라졌다. 미국 대통령 前 최고 고문이자 前 하버드대학 총장인 래리 서머스(Larry Summers)는 다보스포럼에서 “300년이 더 지나면 우리 후손은 오늘의 역사를 기록할 때 아마도 금융위기는 잊어버릴 것이다. 그들에게 금융위기는 잠깐 스쳐 지나간 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보다 다른 사실을 더 주목할 텐데 바로 오늘날 세계의 십 수억에서 수십억 인구가 빠르게 현대화되고 있으며 이런 방대한 규모의 현대화가 이미 현대화된 생활을 누리고 있는 선진국에 도전이 됐다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 선진국의 임무는 새로운 글로벌 관리체계를 설계해 이런 수십억 인구의 글로벌화가 현대화된 삶을 누리고 있는 부유층의 이익에 부합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런 차원에서 통화 논쟁, 각종 보호무역조치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 번째 변화는 지난해에 언급한 것으로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금융위기가 지나고 나서 우리 곁을 맴돌며 십수 년 심지어 수십 년간 우리를 괴롭힐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서방국가들이 선도하는 녹색 이데올로기다. 요즘 유럽인들이 기후 온난화 방지가 글로벌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녹색 이데올로기다. 그들이 볼 때 전 세계는 기후 온난화를 더디게 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하며 이것이 빈곤퇴치, 국민 생활수준 제고, 전쟁 해결, 종교 갈등 해소보다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는 불과 5년 전쯤에 생겨난 현상이다. 

그렇다면 서방국가들은 왜 녹색문제를 이데올로기로 격상한 것일까? 사실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도 아니다. 매우 객관적으로 말해 지난 500년은 서양문명이 세계를 주름잡았는데 이런 서양문명의 기반은 무엇인가? 하나는 이념이고 다른 하나는 기후다. 이념은 사람이 근간을 이루고 기후의 경우 서양문명은 기후의 덕을 많이 보았는데 북유럽, 영국, 서유럽은 천혜의 기후조건을 가지고 있다. 대서양 난류가 그들에게 온난 습윤한 기후를 조성해 1년 사계절 날씨가 좋다. 영국과 서유럽 국가에 큰 자연재해가 발생한 적이 있었던가? 그들은 온화한 기후가 산업혁명을 가져왔다는 것을 안다. 우선 농업과 목축업 발전으로 그들은 풍부한 노동력을 가지게 되었고 그로 인해 문화와 종교활동에 종사할 수 있었다. 그들은 자연재해에 대응할 필요가 없었다.

서방국가들은 기후조건과 인간 중심의 이념 덕분에 지난 500년간 발전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안다. 그런 그들이 기후가 변하고 있음을 알게 된 지금 얼마나 초조하며 걱정이 될지 짐작된다.
 
중국의 발전목표는 냉난방이 잘 되고 자동차를 보유하는 수준이 아닌 지속 가능한 번영을 이루는 것이다. 중국은 환경을 파괴할 생각도 없고 세상이 손가락질하는 지탄의 대상이 되고 싶지도 않다. 전 세계적으로 녹색 이데올로기가 승화되는 상황이므로 중국의 모든 기업은 이를 역사적 기회로 삼아 중국 전통문명을 세상에 전파해야 한다. 중국 조상은 ‘하늘과 사람은 하나(天人合一)’라고 여겼다. 중국의 전통 이데올로기와 문명이 더욱 역동적이고 보편적인 가치가 있다.

그러므로 서방에서 고취하는 녹색 이데올로기가 중국 경제의 장기적인 발전과 중국 문화의 부흥에 장기적인 전략적 의의가 있다고 본다. 중국은 각종 조치를 강구해 여론, 정책, 경제구조 조정 부문의 사업을 잘 추진해야 한다.
 
◆ 향후 5년 중국 동향

이런 대배경 아래 중국의 발전을 살펴보자. ‘12.5’ 규획의 기조와 임무는 경제구조 조정으로 확정되었다. ‘경제구조의 전략적 조정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고 실질적인 성과를 거둔다’라고 명시된 만큼 이 점은 별다른 변동 여지가 없다.

향후 5년 발전의 기본임무는 구조조정과 발전방식 전환이라고 보고 어떤 분야에서 변화가 생기고 어떤 정책이 발표될지 함께 전망해보자.
 
첫째, 단기 내에 뚜렷한 진전을 거둘 수 있는 것은 중국의 대외경제구조다. 좀 축소시키자면 현재 대외무역흑자가 GDP의 9~10%를 차지하는데 연간 GDP에서 약 10%가 외국인이 소비한 것이라는 말이다. 2년여의 노력을 거쳐 2010년에는 흑자 비중이 4% 정도로 낮아진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무역흑자 감소는 매우 큰 국제정치적 의미를 지닌다. 왜냐하면 이것이 바로 위안화 환율 논쟁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2~3년 정도 더 노력해 무역흑자 규모가 GDP의 2% 선으로 줄어들 경우 중국은 상당히 주동적인 위치에 설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중국 경제에 이미 많은 시장메커니즘이 내재되어 있어 대외무역 수요를 내수로 전환하고 또 국내기업과 비(非) 수출기업이 수입을 확대하도록 밀어주는 것이 대세일 것으로 본다.

둘째, 개인소득구조를 조정한다. 개인소득은 반드시 제고되어야 하며 그 본질은 역시 시장메커니즘인데 근본적인 이유는 인건비 상승이다. 중국은 이런 시장메커니즘을 보호해야 한다. 임금 상승은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경제 발전과정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셋째, 에너지절약과 오염물질 배출 감축이다. 이는 ‘11.5’ 규획에서 강제성 지표로 바뀌었고 ‘12.5’ 규획에서도 구속력이 약화되기보다는 오히려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시장메커니즘을 더 많이 활용하는 데 포커스를 맞추고 자원, 에너지/오염물질 배출에 관한 다양한 가격정책 발표도 불가피할 것이다. 

향후 5년간 정부는 재정에만 의존해 단기 보조금의 미봉책을 쓰기보다는 심층적인 체제 개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더 높은 차원의 개방을 통해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

그러려면 다음 두 가지 문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재정/조세체제가 지금의 기본 발전구도와 맞지 않을뿐더러 구조조정 수요도 받쳐주지 못한다. 이를테면 정부가 재개편을 추진하려 해도 많은 지방의 재정수입이 현지에 등록한 기업에서 나오기 때문에 만약 다른 지방과 통합되면 지방정부 세원이 사라지게 된다. 그리고 부동산을 예로 들면, 상업부동산 가격을 억제하면 개발토지 양도가 이루어지지 않아 지방정부의 재정수입이 줄어들게 돼 건설투자를 할 수 없다. 이는 중앙과 지방의 불합리한 재정수입 분배 문제이기도 하다. 또 일반 국민의 소득을 일례로 개인소비가 확대되지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수중의 돈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인소득세 문제도 있는데 개인소득세가 생활 개선에 역기능을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므로 반드시 개혁해야 한다. 

둘째, 적당한 금융 긴축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여러 조짐에서 중국 성장속도가 이미 안정되어 올해 10% 안팎, 내년에도 9.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중국의 유동성이 충분히 보장되기에 M2(광의통화), 현금, 예금은 10조 달러를 넘어 세계 1위다.

완화된 재정정책과 긴축된 통화정책은 향후 5년 거시정책의 기조일 것이다.


◆ 중국기업의 대응책

마지막으로 기업 경영에 대한 이해와 제안이다. 기업은 적어도 다음 세 가지 전략기회를 잡아야 한다.

첫째, 넉넉한 유동성이다. 중국의 10조 달러에 달하는 유동성은 정책제정자의 입장에서 골칫거리다. 하지만 기업 경영차원에서 자산가격 상승, 물가 상승압력과 더불어 풍부한 유동성에 따른 자본운용, 기업 확장, 인수합병 기회를 모두 봐야 한다. 기회를 잡고 자본시장을 잘 이용해 채권과 주식을 발행하는 것이 대세이며 또한 국가 정책 조정에 부합하는 방향이므로 주식을 더 많이 발행할 필요가 있다.

둘째, 중국 경제구조 조정에 따른 기회다. 구조 조정의 기회가 무엇이냐 하면 내수가 외수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내륙이 연해지역보다 더 빠르게 발전하며 수입기업의 발전전망이 수출기업보다 더 나은 것이다. 현재 중국에서 경제가 가장 활기를 띤 지역은 베이징, 상하이, 광둥이 아니라 광시(廣西), 충칭(重慶) 같은 서부지역이다. 그러므로 이 구조조정의 기회를 잡아 산업 포석을 서둘러야 한다.
 
셋째, 해외 자원을 잘 이용해 심층 개방하는 것이다. 심층 개방이란 중국의 우위와 선진국의 우위를 긴밀하게 결합시켜 기업들을 크게 발전시키는 것을 말한다. 중국의 우위는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가 중국의 방대한 시장이다. 중국기업은 이 시장을 가장 잘 알고 어디가 전도유망한지도 훤하다. 다른 하나는 상대적으로 풍부한 자금이다. 중국의 광의통화는 10조 달러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기업이 조금만 경영을 잘해도 은행들이 선뜻 대출해 주려 한다. 이 두 가지 우위에 외국 선진기술을 결합하거나 인수합병을 통해 선진기술과 외국 중소기업을 흡수하여 외국의 우위, 특히 독일 같은 기술 선진국의 우위를 잘 이용할 수 있다. 또한 그들의 심층 시장을 활용할 수도 있다. 이들 국가의 중소기업 수중에는 주문서와 고객리스트가 있다. 중국기업은 더 유연하게 외국기업들을 인수합병해 국제적인 상호 보완을 통한 윈윈으로 규모와 실력을 키울 수 있다.

기업의 해외투자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판단은 향후 3~5년 글로벌 자산가격이 더 크게 상승한다는 것이다. 3년도 안 돼 자산가격이 100% 또는 그 이상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따라서 중국기업은 다음 두 지역 또는 산업을 특별히 주목해야 한다. 하나는 자원과 긴밀히 연관된 산업 또는 지역으로 이를테면 호주의 각종 광석이다. 다른 하나는 중국 경제와 관련성이 높은 국가인데 호주에 아직 투자기회가 많다고 확신한다. 

중국 경제의 향후 5년 발전 전망을 낙관한다. 경제발전체제와 신시장체제 추진을 심화해야 비로소 향후 5년은 물론 10년, 20년의 장기적인 성장을 보장할 수 있다. 그래야 기업의 사업을 키울 수 있고 중국중앙은행 통화정책위원회 위원이 세계에서 확고한 위상을 다지며 전 세계가 존경하는 위대한 국가, 기업, 국민이 될 수 있다.


출처: 2010-12-06, 중국경제신식망(中國經濟信息網)
저자: 칭화(淸華)대학 경제관리학원 교수 리다오쿠이(李稻葵)  

출처 :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
글쓴이 : pellet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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