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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에 나는 어떤 건강 상태로 살고 있을까?

일취월장7 2020. 2. 8. 10:14

70세에 나는 어떤 건강 상태로 살고 있을까?  

[북토크] <뜻하지 않게 오래 살게 된 요즘 사람들에게>
2020.02.07 23:46:59


"우리가 평균 83세 정도까지 산다고 합니다. 그럼 한국인의 평균 건강 수명은 몇 살일까요? 72~3세 정도로 잡습니다. 그럼 10년은 어떻게 살게 될까요? 여기저기 아프게 되겠죠. 제가 보는 환자 분들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아파요."

< 프레시안>에 '동네 한의학'을 연재하고 있는 김형찬 한의사가 연재물을 묶어 <뜻하지 않게 오래 살게 된 요즘 사람들에게>를 출간했다. 30일 합정 북카페 '디어라이프'에서 북 토크를 연 김 한의사가 북토크의 서두에 언급한 화두는 평균 수명과 건강 수명의 차이였다.

김 한의사가 제시한 통계대로라면, 보통의 한국인은 10년 정도를 골골거리며 살아야 한다. 김 한의사는 이 10년을 건강하게 살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 김형찬 한의사. ⓒ프레시안(최형락)



"건강한 삶을 산다는 것은 인생을 잘 산다는 것" 

김 한의사는 먼저 건강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청중에게 물었다. 가장 먼저 나온 것은 운동이었다. 김 한의사는 거듭 질문했다. 친구, 돈, 음식, 성격, 가족, 환경, 위행, 휴식, 취미, 의료, 운(유전자), 스트레스 받지 않기 등 다양한 답이 나왔다. 청중이 답한 모든 것이 중요하다며 부연 설명을 붙이던 김 한의사는 이렇게 말했다.

"이 정도면 인생을 잘 살 수 있겠죠. 건강뿐만 아니라. 여기서 볼 수 있는 건 건강하게 사는 게 인생을 잘 사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거예요. 건강을 건강 문제로 똑 떼어 생각하는 게 아니라 삶을 잘 사는 게 중요해요. 저 중에서 사실 병원에서 제공하는 건 의료 정도에요. 병원에 일주일에 2, 3번 가서 치료를 받는다고 하면 2, 3시간 정도겠죠. 병원에서 줄 수 없는 건 우리가 해야 하는 거죠. 나머지 시간을 내가 어떻게 쓰냐가 중요해요."

물론 건강에 필요한 모든 요인을 내 마음대로 조절하며 살 수는 없다. 환경을 예로 들면, 개인이 잘 산다고 기후 변화를 해결할 수는 없다. 음식의 경우에도 ‘신선한 제철 식재료를 최소한의 조리 과정을 거쳐 섭취하되 적게 먹는다’는 원칙은 있지만 매끼 이렇게 요리해서 먹기는 쉽지 않다. 사먹는다면 비싼 값을 내야 한다. 

김 한의사는 그럼에도 인간은 변할 수 있는 존재라는 점을 강조했다. 기후변화의 경우 내가 잘 산다고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막으려 활동하는 사람이나 국가기관을 지원한다면 상황은 나아질 것이다. 좋은 음식의 원칙을 100% 지킬 수는 없지만 최대한 지키려 노력할 수는 있다. 

지금 당장 눈앞에 결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이런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보다 긴 안목과 넓은 관점으로 건강을 대해야 한다는 것이 김 한의사의 조언이다.

"내게 맞는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는 것이 중요" 

그나마 의지가 있다면, 뜻대로 해볼 수 있는 일도 있다. 몸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대표적이다. 김 한의사는 우리가 간과하기 쉽지만 건강에 중요한 일로 '숨쉬기 운동' 즉 호흡을 꼽았다. 

"호흡은 우리가 태어나는 순간 시작해서 죽는 순간까지 하는 일이에요. 우리는 호흡을 통해 산소를 얻어요. 세포의 미토콘드리아는 산소를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죠. 많은 퇴행성 병이 저산소 상태에서 제대로 에너지를 생산하지 못해 나타나요. 산소를 잘 넣어줘야 할 필요가 있어요. 그 방법이 호흡이에요. 다양한 호흡법이 있는데 자신에게 맞는 호흡법을 찾기 위해 공부해볼 필요도 있어요." 

김 한의사는 이외에도 인간의 특성인 직립(直立) 구조를 강화하고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두 가지는 우리가 운동을 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김 한의사는 "몸이 움직일 때 우리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운동을 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은 뭘까. 김 한의사는 바른 호흡과 직립 구조의 강화, 스트레스 완화를 운동의 기준으로 두되 무엇보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6, 70대 때 해야 할 운동과 2, 30대 때 해야 할 운동은 다르다고 생각해요. 6, 70대가 2, 30대처럼 움직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또, 10대, 20대 때는 운동과 식이조절을 6개월 하면 몸이 좋아져요. 그런데 30대가 넘어가면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 몇 배의 시간을 투여해야 해요. 그런데 바쁘죠. 단기간에 결과를 얻으려 하면 안 돼요. 나한테 맞고 내가 오래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걸 찾아서 실천하면 돼요." 


▲ <뜻하지 않게 오래 살게 된 요즘 사람들에게> 북토크. ⓒ프레시안(최용락)


"70세에 어떤 건강 상태이고 싶은지 생각해본 적 있으신가요?" 

김 한의사는 끝으로 구체적인 목적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조언했다. 그런 의미에서 건강한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아래와 같은 질문은 되새겨볼 만 하다.

"내가 건강할 때 4, 50 정도 나이가 되면 앞으로 2, 30년을 어떻게 살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해요. 우리가 보통 자산 관리는 잘해요. ‘죽을 때까지 얼마를 벌고 무슨 일을 해서 무슨 업적을 만들어서 자식한테는 뭘 물려줘야지’하는 생각은 많이 해요. 그런데 앞으로 30년을 어떤 건강 수준으로 살지는 생각해보셨어요? 내가 70 정도 됐을 때 어떤 건강 상태를 갖고 있고 싶은지요. 그러기 위해 지금 뭔가를 하고 계신가요?" 

김 한의사의 질문대로 지금 당장 건강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