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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저항의 아이콘' 툰베리, 그가 보여준 담대함

일취월장7 2019. 12. 13. 10:06


'기후변화 저항의 아이콘' 툰베리, 그가 보여준 담대함

'미래를 위한 금요일’ 내건 결석 시위에 130여개국 청소년 수백만명 동조
2019.12.12 22:20:10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 '올해의 인물'로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선정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툰베리는 올해 16세로 1927년부터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 중 최연소다.

툰베리는 기후변화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즉각적인 행동을 촉구하면서 지난해 8월부터 매주 금요일 등교를 거부한 채 스웨덴 의회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forFuture)'이라는 해시태그를 내건 이른바 '결석 시위'다.

< 타임>은 "이후 16개월 동안 그는 유엔에서 국가 원수들에게 연설했고, 미국 대통령과 설전을 벌였으며, 2019년 9월 20일 400만 명의 사람들을 세계 기후시위에 참여하도록 고무시켰다.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기후 시위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툰베리가 지난 11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제2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5) 에서 연설하고 있다.ⓒ


살해 협박에 "우리의 주장을 두려워 한다는 좋은 현상"



툰베리의 '결석 시위'가 지구촌의 환경 운동에 새로운 영감을 불러일으키면서 그의 주장에 동조하는 수백만 명이 동시에 거리로 나와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적 대응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도록 이끌었다는 것이다. 

올해 부커상 수상자 마가렛 애트우드는 툰베리를 잔다르크에 비유했다. 콜린스 사전은 기후시위(climate strike)라는 단어 사용이 급증하자 이 단어를 올해의 단어로 뽑았다.

< 타임>은 툰베리에 관한 특집 기사에서 "툰베리에게도 기후변화를 막을 마법 같은 해결책은 없다"라면서 "하지만 전 세계적 태도 변화를 조성하는 데 성공하며 많은 사람의 막연한 불안감을 긴급한 변화를 촉구하는 운동으로 변화시켰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툰베리는 기꺼이 행동할 의지가 있는 사람들에게 도덕적으로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행동하지 않는 이들은 부끄럽게 만들었다"라고 강조했다.

일부 정치인과 기업인들이 툰베리의 주장이 급진적이고 비현실적이라고 비난하고, 그와 가족들은 살해 협박에 시달리면서 장거리 이동을 할 때 경찰의 보호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툰베리는 "오히려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 우리가 실제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며, 우리의 주장을 두려워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맞섰다.

< 타임>은 "툰베리는 권력에 맞서 진실을 말할 용기를 호소하는 평범한 소녀지만 한 세대의 아이콘이 됐다"면서 "지구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문제에 대해 가장 설득력 있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런 담대함으로 지구촌 청소년들 사이에서 기후 변화에 대한 저항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툰베리는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계속 살아갈 수는 없다. 내일은 있기 때문"이라며 "후손들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으며, 바로 너희를 위해서 그런 일을 했다고 말해주고 싶다"라고 밀헸다. 

툰베리는 지난 11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제2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5) 연설에서 "진짜 위험은 정치인과 기업 대표들이 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라면서 "영리한 계산과 창의적인 PR 외에 사실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구체적 행동을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 9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에게 "당신들이 공허한 말로 내 어린 시절과 꿈을 앗아갔다"고 질타해 주목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툰베리의 영향으로 유엔 기후행동 주간 마지막 날인 지난 9월27일 금요일 '청소년 기후행동'을 중심으로 수백 명의 청소년들과 시민들이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서 금요일 결석시위를 벌여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툰베리가 시작한 '결석 시위'는 독일, 영국, 호주, 일본 등 130여 개국으로 이어지며, 전세계 미래세대 수백만 명이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한편, <타임> 독자들이 뽑은 올해의 인물은 홍콩 시위대였으며, 2위는 환경운동가들, 3위는 미국 배우 키아누 리브스, 4위는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 5위가 툰베리였다. 이번 투표에는 모두 2700만 독자가 참여했다.  



트럼프측 '엽기 합성사진' 홍보…툰베리에 질투?

트럼프 "진정해 툰베리" 조롱 트윗도 의연하게 받아친 툰베리
2019.12.13 09:58:29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캠프가 1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의 표지 사진과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홍보물을 올렸다.

트럼프 재선 캠프(Trump War Room)은 이날 "자신의 약속을 지키는 것에 관한 한, 올해의 인물은 단 한 명이다"라는 말과 함께 <타임>지의 2019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스웨덴의 16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사진에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올렸다. <타임>은 지난 11일 툰베리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는 소식과 함께 표지 사진으로 발표했는데, 트럼프 캠프가 이 사진에서 얼굴 부분만 트럼프 대통령으로 대체한 다소 괴이한 합성 사진을 만든 것이다.  


▲트럼프 재선 캠프가 올린 합성 사진


트럼프 캠프는 트럼프가 지킨 '약속'으로 경기 부흥 일자리 창출 역사적인 감세 미국의 이익을 우선한 무역 협상 ISIS 궤멸 (국경) 장벽 건설 등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 툰베리 '모욕 트윗' 올려 논란 


트럼프 캠프의 이같은 홍보가 괴이해 보이는 것은 16세 소녀의 몸에 73세 남성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 자체가 시각적으로 비호감을 불러일으키는 모양새라는 측면도 있지만,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툰베리를 모욕하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에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툰베리가 연설을 한 것에 대해서도 조롱하는 트윗을 올려 논란이 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타임>이 올해의 인물로 툰베리를 선정한 것과 관련해 "진짜 말도 안 된다"라며 "그레타는 자신의 분노조절 장애를 다스리고, 친구와 함께 좋은 옛날 영화를 보러가야 한다. 진정해 그레타, 진정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트위터에 올린 글


지난 1927년부터 선정해온 <타임>의 '올해의 인물'로 툰베리가 선정된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포함해 많은 이들이 찬사를 보내고 있다. 유독 트럼프 대통령만 툰베리가 만성 신경성질환인 아스퍼거증후군 진단을 받은 사실을 간접적으로 떠올리게 하는 "분노조절 문제", "진정하라"는 등 모욕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정작 툰베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전혀 '분노'하지 않았다. 툰베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소개글을 "자신의 분노조절에 대해 애쓰는 십대. 최근에는 친구와 함께 좋은 옛날 영화를 즐기면서 보고 있다"고 받아쳤다. 현재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 참석 중인 툰베리는 11일(현지시간) 연설에서 "진짜 위험은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이 정말로 뭔가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행동하는 것"이라며 거듭 정치적 변화를 촉구했다.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신경질적인 반응이 지난해 자신이 <타임>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지 않은 것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의 비판은 타임과의 복잡한 관계 때문"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될 만한 사람이 자기 밖에 없다고 말했는데, 그 영광은 사우디 정부에 의해 납치돼 피살된 카슈끄지 등 언론인들에게 돌아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에서 승리한 2016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툰베리에 대한 이상할 정도로 신경질적인 반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23일 자신의 트위터에 툰베리의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 연설 일부분을 올려놓은 뒤 "그녀는 밝고 멋진 미래를 기대하는 매우 행복한 어린 소녀처럼 보였다. 만나서 반가웠다"고 썼다.  

평소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사기"라면서 반대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정작 이날 툰베리의 연설도 듣지 않은 채 잠깐 회의장에만 얼굴을 비친 뒤 바로 퇴장했다. 이날 복도에서 잠깐 마주친 툰베리가 분노에 찬 표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쳐다보는 사진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월 5일 미국이 파리 기후 협약에서 탈퇴한다고 유엔에 공식 통보하기도 했다. 파리 기후 협약은 지난 2015년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에 대한 공동 대응 차원에서 파리에서 체결된 협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