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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경제위기 와서 국가부도 난다는 '헛소리' 유튜버들 - 증시 폭락에 ‘골드바’ 날개 달았다

일취월장7 2019. 8. 22. 10:06

지금 경제위기 와서 국가부도 난다는 '헛소리' 유튜버들

[기고] 근거도 없고 논리도 없는 보수 유튜버들의 '경제위기론'
2019.08.22 08:50:20

"경제위기 온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 인터넷과 유튜브 공간에서 이런 주장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최근의 주가폭락과 환율급등으로 이런 추세는 더 강화될 것 같다.


'경제위기'란 단기간에 엄청난 충격이 경제 전체에 가해져서 경제주체들이 큰 고통을 받는 상황을 의미한다. 1997년의 외환위기나 2008년의 금융위기 같은 상황이 바로 경제위기였다.


그런데 유튜브 상에서 "경제위기"란 말은 그런 상황에만 국한하여 사용되지 않는다. 가령 한국에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같은 장기침체가 올 거라고 하면서 이를 "경제위기"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이는 "위기"라는 용어의 명백한 오용이다. 

또 다른 논자들은 2008년의 금융위기 같은 상황이 한국에 닥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여파로 서울집값이 폭락할 거라고 전망한다. 참으로 고소를 금치 못하게 하는 주장이다.

금융위기가 왜 왔나? 미국을 비롯한 자본주의 국가들에서 2000년대 중반 이후 엄청난 집값투기가 있었고, 그 투기거품이 붕괴되자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집값폭락이 경제위기의 원인이었다. 그런데 상당수의 "경제위기" 주장은 이 논리를 뒤집어서 이야기한다. 경제위기가 와서 그 결과로 집값이 폭락한다는 것이다. 논리적으로 성립하지 않는 주장인 것이다.

근거도 없고 논리도 안 맞는 "경제위기" 주장 

올해 들어 미중·한일 간 경제전쟁이 발발하여 대외여건이 급변하면서 새로운 주장이 확산되었다. 앞의 경제위기 주장보다 한결 과격해진 "국가부도" 주장이 그것이다. '국가부도' 대신 '제2 외환위기'를 주장하는 방송도 적지 않은데, 국가부도든 제2 외환위기든 대외채무불이행이라는 점에서 똑같은 말이다.  


그 중에서도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어느 극우논자의 방송이다. 몇 달 전부터 경제위기 온다는 주장을 시리즈 방영하듯 계속했다. 물론 경제위기를 거쳐 국가부도까지 간다는 주장도 빼놓지 않았다. 

그 주장이 사실에 근거하지도 않고 경제논리에도 맞지 않아서 무시했는데, 얼마 전 조회수가 200만이 넘는 것을 보았다. 그 정도로 많은 사람이 시청했다면 그 영향이 결코 작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경제위기와 국가부도를 주장하는 방송들을 들어보고 그 주장의 근거와 논리를 점검해보았다. 

그런 방송들이 내놓는 경제위기 시나리오는 대체로 이런 식이다. 한국은 수출로 먹고 사는데, 올해 들어 미중간, 한일간 경제갈등이 격해지면서 수출여건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다. 그래서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하고 경기침체가 극심해져서 경제위기가 오고 마침내는 국가부도까지 간다는 것이다. 

1997년 외환위기 원인은 재벌들의 과다한 외채차입 


짐작컨대 1997년 외환위기를 겪었던 경험이 이런 극단적인 주장이 먹혀드는 심리적 배경을 제공하고 있을 것이다. 한술 더 떠서 최근의 주가폭락과 환율급등은 외환위기의 전조라도 되는 것 같지 않은가. 


1997년의 외환위기는 외채위기였다. 그 위기의 발생과 전개과정은 이랬다. 대기업과 재벌들이 외채를 들여와 국내에 투자했다. 당시 국내대출 금리가 15%를 상회했는데 달러로 차입하면 금리가 8% 내외였으므로 엄청난 금리차이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런데 투자한 사업들이 부실화되면서 외채상환이 어려워질 위기에 직면했다. 이런 낌새를 눈치 챈 외국금융기관들이 외채의 만기연장을 거부했고, 부도위기에 직면한 재벌들은 국내외환시장에서 달러를 매입하여 외채를 상환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와환보유가 부족해져서 급기야 IMF에 긴급자금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재벌들의 경쟁적 외채차입으로 대외채무가 대외자산보다 많아진 것이 외환위기의 원인이었다. 채무 즉 빚이 자산보다 많으면 국가든 기업이든 혹은 개인이든 부도가 날 수 있다는 평범한 상식을 어긴 것이 위기를 부른 것이다. 

대외자산이 대외부채보다 4130억 달러 많다 

향후 우리나라가 '제2 외환위기' 혹은 국가부도에 직면할지 아닐지를 판단하는 방법은 매우 단순하다. 국가의 대외자산과 대외부채를 비교해보면 그 가능성이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한국은행의 '2018년 말 지역별 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는 가장 최근의 대외자산과 부채 상황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대외자산총액은 1조 1168억 달러이고, 대외부채총액은 1조 1075억 달러다. 언뜻 보기에 자산과 부채규모가 엇비슷하다. 만약 자산과 부채의 만기가 불일치하거나 혹은 자산의 상당액이 부실화된다면, 대외부채를 상환하지 못하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수치는 4037억 달러의 준비자산을 포함하지 않은 수치다. 한국은행 자료는 이에 대해 "준비자산(4037억 달러)은 운용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국제적 관례에 따라 지역별 국제투자대조표 편제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히고 있다. 


준비자산을 포함한 실제 대외자산총액은 1조 5205억 달러로 대외부채총액보다 4130억 달러나 많다. 설사 자산과 부채의 만기불일치나 자산의 부실화가 생긴다고 해도 대외채무를 갚지 못할 상황은 절대로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혹자는 또 이런 주장을 펼지도 모른다. 일본과 경제전쟁이 시작되었으니 일본금융기관들이 일시에 빌려준 돈을 갚으라고 요구할 수도 있는데, 그런 경우 일시적으로 채무상환불능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국제금융 관례 상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만에 하나 그런 상황이 오면 어떻게 될까? 

위 자료에는 일본에서 빌린 금융채무가 얼마인지도 나와 있는데, 그 총액이 833억 달러다. 설사 그 돈을 빌린 기업이나 금융기관이 일시적으로 상환이 어렵다 하더라도 준비자산으로 상환하기에 전혀 문제가 없다. 

'국가부도'혹은 '제2 외환위기' 가능성 전혀 없다 

어느 경우든 1997년 같은 국가부도가 또 일어날 가능성은 전혀 없다. 최근 환율급등이 왜 발생했는지에 대해서는 추후 자세히 밝히겠지만, 분명한 점은 국제수지 등 환율을 결정하는 주요지표는 현재의 환율이 적정수준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의 환율급등은 정부 정책의 실패에 의한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독자들의 눈길을 끌려는 목적으로 "경제위기"를 남발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근거 없는 경제위기 시나리오를 제시하여 불필요한 불안감을 조성하려는 방송과 글은 경제와 금융에 대한 무지를 스스로 드러낼 뿐이다. 


* 송기균 송기균경제연구소장은 <내일신문>, <뷰스앤뉴스> 등 다수 매체에 경제 칼럼을 기고했으며, 현재 유튜브 채널 '집값 하락해야 산다'(☞ 바로 가기)를 운영 중입니다. 편집자



증시 폭락에 ‘골드바’ 날개 달았다
  • 이용우 시사저널e 기자 (ywl@sisajournal-e.com)
  • 승인 2019.08.22 08:00
1g당 금 가격 첫 6만원대 진입…하반기도 안전자산 선호 예상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최근 증시 폭락이 원인으로 꼽힌다. 코스피는 2000선이 무너진 가운데, 대내외 악재들이 계속 터지면서 회복이 요원한 상황이다. 국제 경기 역시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외에도 미·중 무역충돌이 심화되며 분위기가 갈수록 악화되는 분위기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은 금이나 은 등 안전자산에 몰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13일 기준 KRX금시장의 1g당 금 가격(금 현물 99.99 1㎏ 종가 기준)은 6만1300원(1돈 22만9875원)을 기록했다. 8월1일 이후 13.24%나 올랐다. 금 시세는 8거래일 연속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1g당 금 가격이 6만원대를 기록하며 금 시세는 2014년 KRX금시장이 개설된 이래 최고가를 경신했다. 바야흐로 증시 불안정에 따른 금 가격 상승 시대의 서막을 올린 셈이다.

일부 금 사재기 움직임도
값이 상승하면서 금 사재기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이 최근 크게 증가했다. 4개 은행의 골드바 총 판매액은 3월 34억5000만원에서 4월 87억7300만원, 5월 171억9600만원을 기록했다. 매달 골드바 판매가 두 배가량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6월과 7월 들어서도 각각 89억1200만원, 73억6900만원을 기록하며 골드바 판매액은 크게 꺾이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국제 금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국제 금 가격(금융정보업체 텐포어 공시 기준)은 1월2일 트로이온스당 1286.64달러에서 8월13일 1523.16달러로 18.4% 상승했다. 금 가격이 1500달러를 넘어선 것은 6년 만에 처음이다.

금값이 크게 오르자 은 가격도 덩달아 오르는 분위기다. 한국금거래소의 은 1돈(3.75g) 가격은 8월1일 2560원에서 8월13일 2820원으로 10.15% 올랐다. 8월7일 기준으로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8월물 은 시세는 온스당 17.156달러로 6월말(15.301달러) 대비 12.12% 상승했다.

은값이 오르면서 은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의 수익률도 개선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KODEX) 은 선물 ETF’는 8.0%의 수익률로 전체 종목 가운데 월간 수익률 4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ETF 시장의 수익률은 -2.43%를 보였다. 은 선물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증권(ETN)의 수익률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신한 레버리지 은 선물 ETN’은 16.4%, ‘삼성 레버리지 은 선물 ETN’은 16.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과 은값 상승을 견인하는 요인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있다”며 “최근 국내외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가 여러 악재들을 만나면서 약화됐고,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이 금이나 은 등 안전자산으로 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는 하반기에도 금과 은의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미·중 무역전쟁, 한·일 간 수출규제 등 대내외 악재로 국내 증시 반등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 증시는 위안화 변동성에 따라 요동치는 분위기다. 달러당 위안화는 10년 만에 7위안을 상회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중국 정부가 미·중 무역전쟁에 강경한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추가적인 위안화 약세도 불가능하지 않은 상황이다. 원화 값이 위안화 가치와 연동되는 경향이 크다 보니 원화 약세 압력이 상승하면서 국내 증시의 불안정성은 더 커지고 있다.

대외 악재로 금·은 가격 지속 상승 전망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미·중 관세 및 환율전쟁과 맞물리면서 종가 기준으로 7월31일 달러당 1183.1원에서 8월13일 1223원까지 치솟았다.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위안대를 기록한 8월5일에는 코스피와 코스닥이 전거래일 대비 각각 2.56%, 7.46% 하락했다. 대신 금 가격과 달러, 엔화 등이 강세를 보였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크게 부각됐기 때문이다.

증시 폭락은 외국인 자금 유출을 재촉하는 분위기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원화 약세로 한국 증시에서 거둔 달러 환산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더욱이 위험자산 회피 심리 확대로 외국인이 한국 증시를 떠날 공산이 커지게 된다. 국내외 악재들에 코스피가 유독 심한 변동성을 보인 탓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8월13일 기준으로 10거래일 동안 순매도를 이어갔다. 지난해 10월 폭락장 이후 최장 기록이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에서 빼내간 자금은 총 1조7000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에서도 외국인은 70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더불어 홍콩 시위 격화도 위안화 약세와 국제 증시 하락의 중요 변수로 꼽힌다. 홍콩 시위는 최근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안에 반대하면서 대규모 시위로 번졌다. 시위대가 홍콩 국제공항을 점거하면서 모든 여객기 운항이 중단되는 등 시위는 격화되는 양상이다. 이에 홍콩 증시뿐 아니라 미국 주요 지수들과 유럽 증시들이 영향을 받아 일제히 하락했다. 한국 증시 역시 국제 증시 악화에 따라 약세가 점쳐지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강대강 대치, 위안화 가치 하락, 일본의 수출규제 지속에 따른 한·일 간 보복 조치, 홍콩 시위 등으로 금·은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 가격은 지난 4월 이후 우상향을 보였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고, 금 가격 역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며 “국제 정세가 안정화되면 증시가 회복하겠지만 반등을 모색할 만한 상황이 쉽게 오기 힘들어 보인다. 투자자들도 앞으로 신중한 투자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출처 : 시사저널(http://www.sisajourn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