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없는 세상, 간편하거나 당황스럽거나
- AhnLab
- 2019-05-29
#1. 얼마 전 A씨는 조카와 함께 산책하던 중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장난감 가게 앞에 놓인, 이른바 ‘뽑기’를 하고 싶다는 조카의 말에 지갑을 열었는데 동전은커녕 천원짜리 지폐 한 장도 없는 것이 아닌가. 예전에는 만원짜리 한 두 장은 갖고 다녔지만 최근 현금을 써야 하는 일이 거의 없다 보니 지갑에 돈이 없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 당장 뽑기를 해야겠다며 떼쓰는 조카와 신용카드만 잔뜩 들어있는 지갑을 보며 A씨는 한참을 어쩔 줄 몰라 했다.
#2. B씨는 종종 술 마신 다음 날이면 가끔 신용카드나 지갑을 잃어버려서 카드 분실신고와 재발급 요청을 하느라 난리 아닌 난리를 겪곤 했다. 그러나 최근 B씨는 주변 지인들을 따라 이제라도 지갑과 카드를 모두 집에 두고 대신 ‘ㅇㅇ페이’라 불리는 앱을 사용하기로 했다. 이제 스마트폰 하나만 잘 챙겨 다니면 플라스틱 카드를 쓰는 모든 곳에서 결제가 가능하고 교통카드, 멤버십, 현금 인출도 가능해 두려울 것이 없어진 듯하다.
요즘 30-40 직장인들은 드라마에서나 이른바 월급쟁이 직장인들이 월급을 현금으로 봉투에 받아 들고 가는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업종에 따라 약간 차이는 있겠지만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의 발전과 IT 기반의 전산 처리 시스템의 발달로 ‘월급봉투’라는 것은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 개인의 통장 계좌에 급여가 입금되면서 이제 ‘월급’은 두둑한 월급봉투의 낭만이 아닌 그저 통장을 스쳐가는 사이버 머니일 뿐이라는 한숨 섞인 푸념도 직장인들 사이에 공감대를 얻었다.
굳이 월급만 해당되는 현상은 아니다. 앞으로 현금은 더 필요 없어질 것이다. 수중에 현금이 없어도 일상 생활하는데 아무 지장 없는 시대가 되었지만 한편에서는 현금이 아예 없어지는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하루에 현금이 필요한 순간은 몇 번?
한 취업포털 사이트가 성인 135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하루에 단 한 번도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25%에 달했다. 연령별로 20대 이하 29%에게서 가장 높게 나타났고 30대가 24%, 40대 20%, 50대 20%, 60대 3%의 순이었다. 아예 지폐를 들고 다니지 않는다는 응답자도 4%나 됐다.
2016년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현금 이용률은 26%였다. 신용카드 이용률인 50.6%의 절반에 불과했다. 나머지 23%는 체크카드와 선불카드 등을 사용해 현금과는 거리가 멀었다. 또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경제주체별 현금사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일반적인 가정에서 현금(지폐) 보유액은 평균 7만8000원으로, 2015년의 11만6000원보다 3만8000원(33%) 줄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카카오페이로 대표되는 간편결제는 지갑 대신 스마트폰 QR코드만으로 모든 결제가 가능한데 2016년 11조 7810억원이던 간편결제 시장은 1년반만에 3배 이상 커진 39조 9900억을 기록했다.
“세계 곳곳에서 현금이 사라지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현금 없는 매장”을 확대하고 있는데, 여기에 지난 2018년 6월 혁신적인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인 'My DT Pass'를 선보인 바 있다. 차량 정보를 미리 등록하면 매장 진입 시 자동 인식을 통해 별도의 결제 과정 없이 자동 결제되면서 음료를 받고 바로 출차가 가능하다. 특히 이 서비스는 스타벅스의 자체 빅데이터 분석과 마이스타벅스 리뷰 고객 설문을 통해서 드라이브 스루 대기시간 단축과 결제 편리성에 대한 고객 의견을 적극 반영해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자체 개발한 결과물로, 국내 커피 업계 최초의 서비스이며 전 세계 스타벅스 중에서도 한국이 최초로 선보인 서비스이다.
현금 없는 사회를 실천하는 가장 발 빠른 국가는 덴마크다. 세계 최초로 현금 없는 나라를 표방한 덴마크는 모든 결제수단을 카드 및 스마트폰 결제로만 제한하고 신규 화폐도 자체 발행 대신 외국 기업에 아웃소싱을 맡기고 있다.
17세기 유럽에서 최초로 지폐 발행을 시작한 스페인은 오는 2030년까지 현금 없는 사회로의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현금 사용 선택권 제한과 금융 소외 계층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스웨덴 전체 경제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 수준에 불과하다.
내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현금 없는 사회를 구현해 관광객들의 씀씀이를 늘리겠다는 일본 정부는 암호화폐 사업 강화를 통해 현금을 줄여 나가고 있다. 신용카드보다 현금 사용량이 높은 일본은 간편결제를 확산시키기 위해 암호화폐를 통한 결제를 추진 중이다. 암호화폐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일본 금융청은 암호화폐 거래 라이선스를 발급받은 거래소를 다른 기업이 인수하는 경우 간단한 변경내용만 금융청에 제출하기만 하면 되도록 했다.
ㅇㅇ페이와 같은 간편결제가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에서는 노숙자조차도 QR코드로 구걸한다는 이야기는 결코 과장된 얘기가 아니다. 2014년 4%에 불과하던 중국 모바일 간편결제 비율은 2018년 63%를 기록했다.
현금 아닌 ‘지갑 없는 사회’로… 간편결제가 대세
이제는 '현금 없는 사회'를 넘어 '지갑 없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갖가지 카드를 넣은 두툼한 지갑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얼마든지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2016년 11조 7,800억원에서 지난해 39조 9,900억원으로 4배 가까이 커졌다. 금융감독원의 2019년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 현황을 보면, 2018년 말 기준 국내 43개사에서 간편결제 서비스 50종을 제공하는데, 가입자 수는 단순 중복으로 합산했을 때 1억7천만 명이었다. 국민 1명당 3개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사용한다는 의미이다.
모바일 간편결제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요즘 대세를 이루는 것은 QR코드 결제이다. 스마트폰 기기 종류나 운영체제와 상관없이 앱만 설치하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때문에 토스, 카카오페이에 이어 최근 기존 신용카드사들도 QR코드 결제 앱을 내놓고 있다. BC카드가 자체 QR코드 결제 서비스를 카드사 최초로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향후 카드업계에서 QR코드 결제 전성시대가 펼쳐질 전망이다.
카드사의 QR코드 결제 서비스는 기존 페이 앱과 다르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모두 연결해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간편결제 플랫폼의 경우 계좌에 충전해둔 잔액 범위 내에서만 결제가 가능했지만 카드사 QR코드 결제는 기존 신용카드 결제망을 활용, 기존 플라스틱 신용카드의 기능과 혜택을 그대로 모바일에 옮겨왔다.
최근 금융위가 간편결제의 이용 한도를 확대하고 해외결제를 허용하며 후불제 대중교통 결제까지 지원함으로써 규제 개혁을 추진하고 있어 간편결제는 갈수록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금 없는 세상의 명과 암
이처럼 현금 없는 사회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선진국들이 추진하고 있다. 선진국들이 현금 없는 사회를 추진하는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첫째, 화폐 발행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현금 없는 사회를 추진하는 1순위 배경에는 화폐를 발행하는 비용 문제가 연관되어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은행만 해도 매년 지폐를 제조하는데 1500억 원, 동전을 제조하는 데는 500억 원의 비용이 든다고 한다.
둘째, 지하경제, 즉 검은 거래를 줄임으로써 투명성이 확대된다. 현금 없는 사회의 장점은 모든 금융거래 및 소매거래가 금융전산망에 기록되기 때문에 검은 돈과 범죄에 악용되는 자금 흐름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셋째, 범죄의 감소로 은행 강도는 물론 소매치기도 줄어든다. 은행도 현금이 줄어 보유할 필요가 없고 사람들도 지갑에 많은 현금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현금 없는 사회는 여러 장점도 제공하지만 대신에 디지털 금융범죄를 증가시키고 소외계층을 양산할 수도 있다. 현금 없는 사회를 추진하고 있는 스웨덴에서는 디지털 금융범죄가 급증했다. 또한 스마트결제나 전자결제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노인들에서 소외계층이 발행하고 이로 인해 보이스피싱과 같은 스마트금융 범죄에 쉽게 노출되는 단점도 지적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모바일 금융서비스 이용행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60대 이상 고령층이 최근 3개월 내에 간편결제나 휴대폰 소액결제, 앱카드 서비스를 이용한 비율은 모두 1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한 명 정도만 쓰고 나머지는 현금을 쓴다는 얘기다. 아울러 모든 거래가 전산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금융전산망 등에 대한 더욱 강력한 보안 관리가 요구된다.
데이터가 이야기를 압도하는 시대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이전부터 그리 좋은 상태는 아니었지만 통증이 갈수록 심해졌다. 시간이 좀 지나면 낫겠지 생각한 것은 오산이었다. 결국 병원에 갔다. 어느 정도 인지도도 있고 지인이 물리치료사로 일하고 있는 2차 병원이라 그 친구 ‘실적’도 올려줄 겸 해서 방문했다.
의사는 어떻게 아픈지 물어본 뒤 침상에 누우라고 한 다음 이것저것 해보라고 했다. 손으로 여기저기를 만져보기도 하고 눌러보기도 했다. 엑스레이도 보면서 약간의 척추측만증과 디스크가 있고 협착도 의심된다고 했다. 협착은 엑스레이로는 알 수 없지만 지금 단계에서 굳이 MRI를 찍을 필요는 없다며 2주 정도 치료해보고 그래도 통증이 낫지 않으면 그때 MRI를 찍자고 했다.
문제는 그 사이에 벌어졌다. 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나오는데 통증이 심해졌다. 의사 친구에게 전화해서 물어보니 MRI를 한번 찍는 게 좋겠다고 권했다. 평소에 그런 ‘과잉’ 진단을 별로 권하지 않는 친구라 두말 않고 찍기로 했다. 지인이 다니는 병원은 거리가 너무 멀어 통증을 안고 거기까지 가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가까이 있는 다른 2차 병원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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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일 |
이 병원은 가자마자 문진 없이 엑스레이를 찍으라고 했다. 의사는 엑스레이를 보고 몇 가지를 물은 다음 바로 MRI를 찍자고 했다. 어차피 MRI를 찍기 위해 온 것이니 군말 없이 동의서에 사인했다. 초스피드로 MRI를 찍고 의사를 다시 만났다. 의사는 MRI 사진을 보면서 몇 가지를 설명했다. 신경차단주사를 일단 맞자고 했다. 얌전한 양처럼 순순히 시키는 대로 했다. 비록 그가 나와 눈을 마주치며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매우 친절했다. 고압적이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사실 그가 한 말은 거의 생각이 안 난다. 어지간한 의료 용어는 대충 알아듣는데도 말이다.
그 병원을 나오며 머리에 자연스럽게 <요통 탐험가>가 떠올랐다. 이 책은 다카노 히데유키라는 오지 탐험가가 갑작스럽게 찾아온 허리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현대의학에서부터 각양각색의 전통요법과 민간요법을 섭렵하며 허리통증이라는 ‘오지’를 탐험하며 쓴 기록이다. ‘오지’ 탐험이 그러하듯 예기치 못한 난감함과 이해 불가능한 현상을 유머감 넘치게 썼다. 허리 아픈 사람들이라면 99%의 공감을 표하며 읽게 될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구절은 허리통증과 관련해 왜 민간요법이 유독 많은지를 설명하는 부분이다. 민간요법을 시행하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허리통증으로 고통받던 사람들인데 자신들이 치료하는 그 방법으로 ‘효험’을 본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치료법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의사들과 달리 민간요법의 ‘치료사’들은 환자의 몸을 만지고, 그 몸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비록 가짜라고 하더라도)를 만들어내고 환자에게 말을 건다.
환자 처지에서는 자신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자신의 몸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들에게 끌리지 않을 수 없다. 통증이 실제로 좋아지는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진척이 없는 경우라 하더라도 말이다. “아, 그런가요. 그렇게 말씀하시니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미세함을 놓치지 않고 그걸 손으로 감지해서 말로 표현하는데 매혹되지 않을 사람이 없다.
데이터의 시대에 민간요법이 유행하는 이유
반면 현대 의학은 데이터로 말한다. 저자의 선배이자 의사이기도 한 사람은 이 책에서 이렇게 표현한다. “요즘 의사들은 몸을 진찰하지 않아(111쪽).” 몸에 대한 진찰은 첨단 진단장비들이 한다. 그 첨단 장비들이 이 모든 것을 수치화해서 보여준다. 사실 의사 자신이 청진기를 대고 ‘진찰’하는 것보다 이처럼 데이터화하는 ‘진단’이 훨씬 더 과학적이며 내 몸의 상태를 정확하게 보여주고 평가한다. 이는 부정할 수 없다.
의학만 그런 것이 아니다. 이 책에서 들고 있는 교토 대학의 예시처럼 연구자들도 그렇다. 교토 대학은 원래 원숭이 연구를 철저하게 현장 조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요즘은 젊은 연구자들이 밀림에 들어가지 않고 고릴라나 원숭이에게 발신기를 달고는 연구실 컴퓨터만 쳐다보고” 있다고 한다(112쪽). 아마 ‘무식하게’ 발로 걷고 뛰는 것보다 훨씬 더 자세하고 방대한 데이터를 모아 체계적으로 연구할 수 있을 것이다.
데이터가 이야기를 압도하는 시대다. 삶의 전 영역이 그렇다. 나와 함께 공부했던, 커피를 만드는 박진우씨는 커피 세계도 같다고 말을 했다. 커피를 마시러 온 손님을 대하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하나는 커피에 대한 정보의 밀도로 손님을 압도하는 것이다. 뭐는 뭐고, 어떤 것은 어떻고 하면서 전문가가 아닌 다음에는 알 수 없는 정보로 상대의 말문을 막는다. 다른 하나의 길은 ‘이야기의 환대’라고 그는 말한다. 이야기가 정보와 달리 환대인 이유는 이야기 자체의 특성 때문이다.
이야기는 <유아기와 역사>의 역자인 조효원씨가 말하는 것처럼 나누고 보태는 행위다(250쪽). 나누기 위해서는 먼저 들어야 한다. 내가 방문한 첫 번째 의사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에 대해 내가 무슨 말을 하면 그 말에 자기 말을 보태서 나에게 돌려준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내 몸과 말을 살피는 것이 포함된다. 압도가 상대의 말을 끊어버리는 것이라면, 환대는 상대가 계속해서 말을 나누고 보태며 이어가게 한다. 환대는 ‘친절함’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친절하기로는 두 번째 병원의 의사도 아주 친절했다.
다시 요통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다카노 히데유키는 이렇게 모든 것이 데이터로 전환되고 데이터가 모든 것을 의미하는 시대에 역설적으로 민간요법이 갈수록 더 인기를 얻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말한다. 나 같은 구닥다리 아날로그 시대의 사람들만 그런 게 아니라 디지털 세대들에게도 그럴 것이라고 말한다. 통증은 자신이 느끼는 자기 몸의 무게감, 즉 몸의 ‘물성’의 문제라고 여기기에 환자는 그것이 완벽하게 데이터로만 취급되는 것에 거부감을 가진다.
이것은 대체의학에 매혹되는 이들의 반지성주의나 반과학주의만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이 비록 뇌의 작용이라고 하더라도 통증과 함께 시작되는 몸의 물성을 이 ‘데이터 사이언스’가 지나치기 때문이다. 몸의 통증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의 ‘운명’도 마찬가지다. 평소에는 자각하지 못하지만 어려운 일을 겪을 때 사람은 자기 운명의 ‘무게’를 느낀다.
정치도 그렇다. 지금 자기 삶의 무게에 눌려 있는 사람들에게 거시적 경제지표가 얼마나 좋은지, 그 수치를 가지고 백날 이야기해봐야 설득되지 않는다. 더 자세하고 밀도 있는 정보로 설득하려고 하지만 설득이 아니라 ‘압도’하려고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들은 그럴수록 불쾌감을 느끼고 거부할 것이다. 그리고 자기 삶의 물성을 존중해주고 말을 거는 이야기꾼에게 매혹될 것이다.
최악은, 그 이야기꾼이 사기꾼일 경우다. 이미 많이 알고 있지 않은가? 좋은 대체의학도 많지만 현대 의학을 무조건 불신하게 하며 몸과 마음을 망가뜨리는 사기꾼들이 범람하고 있다는 것을. 나는 문재인 정부의 언어가, 친절하지만 정보의 밀도로 시민들을 압도하는 게 아니라 눈을 마주치고 시민들이 끊임없이 자기 이야기를 보탤 수 있는 환대하는 이야기이길 간절히 소망한다. 문 밖에 위험한 사기꾼들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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