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과 한발짝 떨어지긴 했지만 SNS와 온라인에 익숙한 청소년들은 진짜 뉴스와 가짜 뉴스를 구분할 수 있을까. 중앙일보가 만드는 청소년 매체 TONG은 온·오프라인에서 가짜 뉴스 판별 실험을 해봤다. 실험 대상은 평균적인 또래 보다는 뉴스에 관심이 높으리라 추정되는 TONG청소년기자와 독자였다.
19일 하룻동안 진행한 ‘10대의 뉴스 이용 행태 조사’ 온라인 설문에는 중학생 이상 청소년 116명이 참여했다. 본격적인 설문 전에 ‘가짜 뉴스를 구분할 수 있나’라는 질문을 던졌더니 10명 중 6명(58.6%)이 ‘예’라고 답했다. 이어진 뉴스 판단 문제는 모두 6문항.
첫번째 문항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후보가 “여자 대통령의 끝을 보려면 한국의 여자 대통령을 보라”며 힐러리를 공격했다는 J 지역 인터넷 뉴스의 기사 화면 캡처였다. 이미 가짜 뉴스로 밝혀졌지만 J사는 해당 기사를 내리지 않은 상태였다.
3명을 제외한 응답자 대부분이 ‘가짜 뉴스’라고 제대로 판단했다. 응답자들은 뉴스 화면이 조잡하고 기자가 썼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객관적이지 않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가짜라고 말했다.
이 뉴스는 진짜일까요, 가짜일까요?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
두 번째 문제는 문명고 교장이 국정교과서 연구학교를 철회했다는 기사다. ‘조국일보’라는 이름을 붙이되, 중앙일보 온라인 뉴스 포맷에 사진과 텍스트를 얹어 실험용으로 제작한 가짜뉴스였다. 이 문항에선 무려 69.8%가 진짜 뉴스라고 답했다.
가짜 뉴스라고 판단한 35명 중 ‘조국일보’라는 매체가 들어본 적 없다거나, 입력은 ‘중앙일보’인데 매체 명은 ‘조국일보’라 이상하다는 등의 형식을 문제 삼은 게 20명. ‘학부모가 연구학교 효력 정지 신청을 한 것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졌을 뿐, 학교가 자발적으로 철회하지 않았다’거나 ‘아직 그런 사실은 보도된 바 없다’는 식으로 앞뒤 상황을 알고 판단한 이는 8명에 그쳤다. 심지어 ‘진짜 뉴스’라고 판단한 이들 중 7명은 이 소식을 ‘뉴스에서 봤다’고 믿고 있었다.
트위터 캡처 화면을 가짜로 만들었다. 10명 중 9명이 가짜라고 응답했고, 1명은 진짜뉴스라고 생각했다.
이어진 테스트에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서 언론사가 뉴스를 공유한 화면만 보여주고 진짜와 가짜를 판단하게 했다. A 시사 주간지, B 온라인 경제 매체와 KBS의 페이스북 계정에 실험용으로 합성한 가짜 계정을 하나 끼워넣었다. 공유한 뉴스 내용은 각각 달랐다. 테스트 결과 KBS의 계정은 10명 중 2명, B 경제 매체는 10명 중 4명, A 시사 주간지는 10명 중 6명, 가짜 계정은 10명 중 9명이 ‘가짜 뉴스’라고 판단했다.
이와 같이 가짜 뉴스 판별 테스트가 끝난 후 다시 ‘가짜 뉴스를 구분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더니 ‘아니오’가 64.7%, ‘예’가 35.3%로 테스트 직전과는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가짜 뉴스 판별 퀴즈 6문항을 전부 맞힌 만점자는 8명(6.9%)이었다.
6문제 만점자 116명 중 8명(6.9%) 나와 실험 후엔 “가짜 뉴스 구분 못한다” 64.7%
미디어 교육학 박사인 경기도교육연구원 김아미 부연구위원은 “기자단이라 평균적인 10대보다는 뛰어날 것”이라 전제한 뒤 “제목·사진·바이라인·맞춤법 등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다양한 기준을 찾아내 뉴스를 판단하는 게 흥미로웠다. 청소년들이 성인 보다 능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하는 건 오판인 듯하다. SNS에 익숙한 10대들이 오히려 신문만 보아 온 성인 세대보다 허술한 가짜 뉴스는 더 잘 잡아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대선 가짜 뉴스 파동, 영국의 브렉시트를 거치면서 영미권에서는 청소년이 뉴스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그들을 어떻게 교육하느냐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 박사는 “미래 세대에게는 뉴스의 분별력은 필수고, 학교에서도 미디어 리터러시를 교육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TONG의 설문 대상은 뉴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최상급 아이들이라고 본다. 보통의 10대를 이 수준까지 끌어올리려면 무엇을 가르쳐야 할 지에 대한 시사점도 찾을 수 있어 흥미롭다”고 말했다.
[청춘리포트] 10대와 가짜 뉴스② 청소년기자 4명의 뉴스 분별법
2017.03.20 17:01
19일 중앙일보 본사에서 진행된 오프라인 실험과 토크에는 TONG 청소년기자 강희영(태원고 3)·이도현(천안여고 2)양과 김종담(고 1)·원상준(녹천중 3)군이 참여했다.
실험 참가자 소개
강희영(태원고 3) 중앙일보 종이신문 구독. 소년중앙 1기 학생기자에서 시작해 TONG청소년기자로 넘어와 5년째 중앙일보의 학생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중학교 때까지는 신문 스크랩을 했지만, 고교 진학 후엔 시간이 부족해 주말에 몰아 훑어본다. 검색 포털 매일 이용. 신문·방송사 홈페이지 주 5일 이용. 게임·온라인커뮤니티·큐레이션서비스·웹툰·쇼핑 등은 이용하지 않는다.
이도현(천안여고 2) 페이스북과 네이버 메인에서 뉴스를 보는 편이다. 종이신문은 보지 않는다. 네이버 메인에 오른 기사를 그대로 믿지는 않는 편이나, 방송에서 누가 다시 말해주면 맞나 보다 하고 믿는 편이다. 검색 포털·음악서비스·인강은 매일 이용하며, 그 밖의 온라인 서비스는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김종담(대구·고 1) 함께 사는 할아버지의 취향에 따라 조선일보 종이신문 구독중. 정치 덕후라 정치 관련 뉴스는 여러 의견을 찾아보기 위해 다른 성향의 언론사 홈페이지를 찾아서 들어간다. 검색 포털은 주 5일, 신문·방송사 홈페이지는 주 2일, 온라인커뮤니티 주 3일 이용한다. 큐레이션 서비스, 게임·쇼핑은 하지 않는다.
원상준(녹천중 3) 종이신문은 보지 않는다. 네이버 메인에 뜬 뉴스를 주로 보고, 가족들과 저녁을 먹으며 방송 뉴스도 본다. 아빠가 계실 땐 MBC, 안 계실 땐 JTBC 뉴스를 선택한다. 검색 포털은 주 7일, 커뮤니티 서비스는 주 5일, 신문·방송 홈페이지는 주 2일 이용한다.
실험 참가자에게는 ‘가짜 뉴스’에 대한 실험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 실험 과정에서 편견이 개입되지 않도록 ’10대의 뉴스 소비 행태’에 대한 토크라고만 공지했다. 언론진흥재단에서 발간한 ‘2016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 조사’의 부록으로 나온 설문지를 그대로 복사해 먼저 응답을 받았다.
이어 여러 매체에 대한 신뢰도 조사, 기사와 광고 구별 테스트 등을 거쳐 마지막으로 가짜 뉴스 판별 문제를 꺼냈다. SNS와 인터넷에서 접하는 뉴스 화면을 컬러 프린트로 출력해 제시했다. 총 7개의 뉴스 가운데 4개는 진짜. 나머지 3개는 매체명과 기사의 내용, 링크 주소, 기사를 공유한 SNS 계정까지 모두 가상으로 꾸민 가짜 뉴스였다. 역시 ‘가짜 뉴스’가 있다는 점을 알려주지 않은 상태에서 먼저 각 뉴스의 신뢰도를 점수로 표시하게 한 뒤, 비로소 가짜가 섞여 있음을 알리고 진짜와 가짜를 구별해 보도록 했다.
“문명고 교장, 국정 교과서 사용 철회” 가짜 뉴스 보여줬더니
첫 번째 가짜 뉴스는 페이스북에 ‘조국신문’이라는 가상의 매체가 ‘문명고 교장이 국정 교과서 사용을 철회했다’는 허위 기사를 피드한 경우를 가정했다. 링크를 클릭하면 볼 수 있는 기사의 본문도 함께 제시했다.
가짜로 만든 페이스북 캡처 화면.위의 페북 화면을 클릭하면 이 기사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역시 가짜로 만든 기사다. 실험 참가자 4명 중 1명만 가짜라고 판단했다.
낯선 매체명과 허술한 로고 때문에 처음에는 의심스러워하는 듯했으나 기사를 살펴본 뒤 4명 중 3명이 ‘진짜’라고 판정했다. 김군은 “기사에 바이라인(조국신문 온라인뉴스부)이 있고 전형적인 기사 형식인 데다 가짜 뉴스의 특징인 강한 주장이 담기지 않아 진짜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실험을 위해 만든 가짜 트윗 이미지. ‘국제뉴스와치’라는 계정도, 내용도 가짜다. 실험 참가자 4명 전부 ‘가짜’임을 알아챘다.
‘국제뉴스와치(gukjewatch.org)’라는 가짜 계정으로 트윗된 가짜 뉴스의 경우 4명 전부 ‘가짜’임을 알아챘다. 강양은 “사진도 없이 기사 제목에 ‘단독’이라는 말을 붙여서 의심스러웠다”고 말했다. 원군도 “글이 정리가 안 돼 있고 말하려는 바가 명확하게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가짜라고 판단했다.
유명 방송사의 뉴스 트윗에 대해서는 상반된 반응이 나타났다. 한 지상파 방송사의 진짜 뉴스 트윗을 제시했을 때 네 명 모두 ‘공영 방송사’라는 점을 가장 중요한 근거로 꼽으며 진짜라고 판단했다. 반면에 최근 공신력이 크게 약화한 것으로 평가받는 다른 방송사가 트윗한 진짜 뉴스를 보여주자 학생들은 일제히 “뉴스 내용이 허황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제전문 매체와 시사주간지의 진짜 뉴스에서는 의견이 갈렸다. 매체 이름이 익숙하지 않고 기사 제목이 ‘관심끌기용’이라는 의심을 산 경우에 학생들은 가짜 뉴스라고 생각했다. 본인이 알고 있는 매체고, 사진과 제목이 매치되는 경우에는 진짜 뉴스라고 믿는 경향을 보였다. 강양은 경제전문 매체의 기사에 대해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북핵’과 ‘사드’라는 키워드를 넣어 관심을 끌기 위한 것 같다”고 했지만 시사주간지의 기사에 대해서는 “SNS에서 많이 본 매체인 데다 기사 내용도 진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시사주간지에 대해 이양은 “이름을 처음 들어봤다”고 했고, 김군은 “이 매체는 믿고 본다”고 했다. 매체 브랜드의 인지도에 따라 기사 판단도 나뉘었다.
7문제 중 만장일치 정답 3개, 오답 1개
결국 학생들이 만장일치로 정답을 맞힌 뉴스는 7개 중 3개였다. 2명이 정답을 맞힌 뉴스가 1개, 1명만 정답을 말한 뉴스가 2개였고, 만장일치로 오답을 말한 뉴스도 1개 있었다. 실험 후 학생들은 “가짜 뉴스 구분이 너무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학생들은 매체의 인지도와 기사 내용의 객관성, 맞춤법, 뉴스가 유통되는 방식에서의 형식적 정교함 등을 고려해 판단을 내리는 편이었다. 실험 참여자 모두 학교에서 뉴스 분별 관련 교육을 받은 적은 없었다.
김군은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에 대한 옹호 일색인 뉴스는 가짜라는 걸 쉽게 알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판단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양은 “지금까지는 매체 브랜드 등을 구분하지 않고 봤기 때문에 모르고 넘어간 게 많을 것 같다”면서 “앞으로는 기사 하나만 가지고 판단하기보다 관련 기사를 많이 찾아봐야겠다”고 말했다. 강양도 “평소에도 진짜 가짜를 구분하려 노력했는데 아직 부족한 것 같다. SNS에서 제목만 보고 넘어갈 게 아니라 내용까지 읽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원군은 “미심쩍은 게 있으면 다른 내용을 찾아봐야겠다”고 말했다.
[청춘리포트] 10대와 가짜 뉴스③ 기사와 광고 구분할 수 있나요?
2017.03.20 17:02
19일 중앙일보 본사에서 진행된 오프라인 실험과 토크에는 TONG 청소년기자 강희영(태원고 3)·이도현(천안여고 2)양과 김종담(고 1)·원상준(녹천중 3)군이 참여했다.
이 실험은 10대가 ‘가짜 뉴스’를 분별하는지 여부를 알아보는 게 목적이었다. 그러나 그에 앞서 진행한 토크와 실험도 흥미로웠다. 그 결과를 소개한다.
-친구들과 뉴스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인가
희영 “많이 한다. 예전엔 연예인 기사를 주로 이야기했다면, 탄핵 국면 이후에는 주로 그 이슈를 이야기한다.”
도현 “맞다. 촛불 정국 이전과 이후는 완전히 다르다.”
-탄핵 선고 장면은 학교에서 봤나?
도현·상준 “교실에서 TV로 선생님과 함께 봤다. 결과 나오고 다 같이 환호성을 질렀다.”
종담 “대구라는 지역 특성 상, 탄핵을 껄끄러운 뉴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혼자 몰래 이어폰 꽂고 봤다. 결과 들으며 혼자 웃었다. 친구들에게 결과를 알려주니 다들 좋아하긴 했다.”
희영 “아이들이 모두 궁금해하고 선생님도 궁금해하셨지만, 방송으로 같이 보지는 못했고, 12시쯤 결과만 전해 들었다. 내가 제일 먼저 알아서 아이들에게 소식을 전해주니 ‘당연한 거 아니냐’는 반응이었다. 평소엔 아이들과 뉴스 이야기를 할 일이 없었는데,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전엔 시사에 대해 학교에서 뭔가 설명을 해줘야 우리가 알 수있다고 생각해 불만이었는데, 이번엔 선생님들과도 이야기를 하게 되어 여러모로 좋았다.”
-친구나 선생님, 부모님 등 ‘사람’을 통해 뉴스를 듣기도 하나. 도현 “선생님이 ‘이거 봤니?’라고 물어보시기도하고. 아이들 사이에서도 이야기하는 편이다.”
희영 “주말에는 집에서 뉴스와 드라마를 보는 편이라, 그때 이야기를 나눈다. 평소에는 부모님에게 특별한 일(뉴스)이 있는지 물어본다.”
상준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옛날 기사를 참고 자료로 가져오시는 경우는 있다.”
종담 “탄핵처럼 큰 이슈가 아니면 잘 이야기 안 하는 분위기다.”
-어떤 뉴스를 가장 신뢰하나. 네이버 메인?
희영 “아무리 객관적이라 해도 언론사만의 특징이 있고, 네이버만의 특징이 있다. 믿을만한 언론은 없다고 생각한다. 네이버는 재미삼아 보는 ‘수준 높은 찌라시’ 정도로 생각한다. 메인에 있는 걸로 보편적 사실까지는 알 수 있지만, 자세히는 알 수 없는 것같다.”
상준 “페북으로 뉴스를 보기는 하지만 그런 건 보고 바로 흘려버린다. 네이버 메인도 언론사 이름 고려해 보긴 하지만, 100% 믿을만하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아나운서들이 말하는 TV뉴스가 그래도 제일 믿을 만하다.”
도현 “나도 네이버 메인 보다는 TV에 나올 때 ‘아, 그렇구나’ 한다. 온라인에서 본 뉴스를 방송에서 누가 말해주면 ‘맞나보다’ 하는 거다.”
종담 “집에선 조선일보를 보지만 인터넷에선 다른 성향의 언론사를 찾아가 보기도 한다. 조중동도 보고, 오른쪽도 보고 왼쪽도 보는 거다.”
-네이버나 다음이 언론이라고 생각하나.
종담 “뉴스는 회사마다 다르고, 포털은 그냥 중개인이라고 본다.”
희영 “언론은 여론을 형성하는 것이니, 방법이 어찌됐든 네이버나 다음을 통해 뉴스를 많이 보고 댓글을 달고 실검 순위가 바뀌니 언론이 맞다고 본다.”
도현 “여러 기사를 보여주니 언론이다.”
상준 “네이버 메인에서 다양한 색깔의 언론을 보여주니 중립적이라고도 생각하는 반면, 실검을 조작한다는 얘기도 있고, 정치 이슈를 숨기려고 연예 기사를 내보낸다는 얘기도 있어서 못 믿을 부분이 있다고 본다. 익명성이 여론 형성에 큰 파급력이 있는 것 같다.”
-기사를 볼 때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나.
도현 “댓글을 보고, 댓글 반응에 어떤 내용이 있으면 다시 올라가서 확인한다.”
희영 “실검을 클릭해 최신순올 본다. 인터넷 중앙일보 사이트에 들어가서 보기도 한다. 맞춤법은 본다. 종이 신문은 그럴 일 없는데, 네이버는 인터넷 기사라 주로 제목 보고 들어가서는 글이 이상하거나 하면 신문사 이름이나 기자 이름을 확인한다. 거의 인터넷에서만 쓰는 매체인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엔 신뢰도가 떨어진다. 이전엔 잘 몰랐는데, 이젠 그런 매체가 많아지니 보편적인 현상이 된 것 같기도 하다. 이래서 ‘기레기’라고 욕 먹는구나 싶어 기자가 꿈인 나로서는 안타깝다.”
종담 “신문사를 먼저 보지는 않는다. 내용을 보고 판단하는 편이다. 좋아요 누르기도 하고.”
상준 “네이버 메인 뜬 제목을 보고 관심있거나 읽을만한 거 위주로 클릭한다. 그럼 먼저 언론사 이름이 뜨니까 자연스레 확인된다. 댓글에서 기사에 비판적인 내용이 있으면 다시 올라가서 자세하게 읽는 편이다. 왜 욕을 했을까, 하면서.”
-믿을만한 기사인지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한 몇 % 정도 가능할까.
희영 “댓글과 맞춤법 등을 통해 30% 정도 신뢰도를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도현 “70% 정도.”
상준 “3분의 2정도.”
종담 “반 정도.”
[그래픽=양리혜 기자]
뉴스에 대한 참가자들의 전반적인 생각을 들어본 데 이어 샘플로 뽑은 몇몇 뉴스 사이트를 보여주고 각 매체에 대한 신뢰도를 100점 만점 점수로 표현하도록 했다. 실험 대상은 오마이뉴스, 허핑턴포스트, 위키트리, ㅍㅍㅅㅅ 등 SNS에서 흔히 유통되는 대안 온라인 매체와 온라인 중앙일보였다.
중앙일보
오마이뉴스
위키트리
허핑턴포스트
ㅍㅍㅅㅅ
희영
80
40
30
30
10
도현
70
60
50
20
20
종담
70
40
30
40
30
상준
50~60
70
10~20
80
30
상대적으로 신뢰도 점수가 높은 건 온라인 중앙일보였다. (참가자들에게 실험자가 중앙일보라는 점은 고려하지 말고 점수를 매기라고 당부했지만 신념보다 후하게 줬을 가능성은 있다.) 강희영 양은 “조중동은 아무래도 많이 알려져있고, 종이신문이 온라인을 더불어 운영하는 거라 온라인에서의 신뢰도도 높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에 대한 판단은 다소 엇갈렸다. 상준·도현은 “시민 기자 시스템이라 비교적 높은 점수를 줬다”고 말한 반면, 종담·희영은 같은 이유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줬다.
상준 “기성 기자들은 언론사의 방향에 따라 편향된 경우도 있는데, 시민기자는 그런 게 없고 다양한 목소리를 전할 수 있다.”
도현 “진짜 기자가 쓴 게 더 믿음은 가지만, 시민들의 입장에서 바라본 기사가 많아 공감이 간다.”
종담 “시민 기자라 전문성이 떨어질 것같다. ‘좌마이뉴스’라는 얘기도 있다. 정치성이 너무 세다. 시민 기자 몇 분을 알고 있는데, 보수적인 의견은 편집국에서 잘라버린다고 들었다.”
희영 “(중앙일보) 시민마이크처럼 원래 언론사 안에 시민의 목소리가 담긴 게 부분적으로 있는 건 괜찮지만, 편향적인 내용이 많고 후원하라는 말도 있어서 신뢰도가 떨어진다.”
종담 “큰 언론사는 스폰서 기업이 많은데, 작은 언론사는 스폰서가 적어서 그럴(시민들에게 후원하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돈이 없으니까.”
허핑턴포스트에 대해서는 상준군이 자체 최고점(80점)을 줘 다른 참가자들과는 큰 점수 차를 보였다.
상준 “선생님이 추천해주셔서 알게 됐다. 극찬을 하셨다. 다른 데 보다 객관적인 것 같다. 카테고리를 보면 성소수자를 대변하는 것도 있고 다양한 시각을 다루는 것같다. SNS상에서 많이 보이기도 한다.”
종담 “선정적이 너무 세다. 중재위에 불려가야 할 것 같다. 한쪽으로 치우쳐있다는 느낌이다. 엔터테인먼트 기사도 너무 많다. 다른 나라의 허핑턴포스트는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것 같은데 한국은…”
희영 “뉴스 카테고리 같은 데에서도 신뢰도가 떨어지고, 광고 아닌 듯한 광고도 많고, 선정적인 게 많다.”
도현 “허핑턴포스트라는매체 자체를 몰랐다.”
ㅍㅍㅅㅅ에서는 객관적인 기사와 의견을 담은 칼럼을 구분해보도록 했다. 제목과 리드가 일부 드러난 상태의 홈 화면을 보았을 때 참가자들은 “객관적인 기사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네 명의 패널은 칼럼 보다는 객관적인 형식의 기사가 매체의 신뢰도를 높인다고 판단했다.
광고는 귀신 같이 찾아내지만 광고 아닌 것도 광고로 판단
참가자들에겐 각 매체의 신뢰도를 매기는 것과 동시에 광고를 모두 찾아내라는 미션도 던져줬다. 참고로 웹페이지 캡처를 통해 인쇄한 자료에는 실제 웹사이트에 비해 광고 영역이 사라지거나 축소되어 나타났다. 이들은 ‘AD’나 후원 기업이 표시된 컨텐트를 비교적 잘 찾아내는 편이었다. 광고와 홍보를 헷갈려하는 경우도 보였다. ‘시민기자에 가입하세요’라는 문구가 달린 행동 유도 버튼이 “시민기자로 가입시키기 위한 광고”라고 판단하는 식이었다. 또 여성의 외모를 강조하거나 노출이 많은 사진을 썸네일로 쓴 컨텐트를 일단 광고라고 판단하는 경우도 있었다.
도현 양은 “그런 사진을 클릭하고 들어가면 미용 광고로 연결되는 경험을 많이 해봐서 편견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희영 양도 “뉴스인 줄 알고 클릭했다가 야동 사이트가 나온 적도 있었다. 삭제하려다 잘못 누르는 경우도 있고, 광고로 연결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상준 군이나 종담 군 역시 “SNS를 하다 보면 광고를 진짜 많이 본다”고 말했다.
글=이경희·최은혜 기자 dungle@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oh.jongtae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