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칼럼

10대와 가짜 뉴스

일취월장7 2017. 3. 21. 11:05

[청춘리포트] 10대와 가짜 뉴스① 10명 중 6명 “진짜 가짜 구분할 수 있다”


19일 중앙일보 본사에서 진행된 오프라인 실험과 토크에는 TONG 청소년기자 강희영(태원고 3)·이도현(천안여고 2)양과 김종담(고 1)·원상준(녹천중 3)군이 참여했다.


실험 참가자 소개


강희영(태원고 3)
중앙일보 종이신문 구독. 소년중앙 1기 학생기자에서 시작해 TONG청소년기자로 넘어와 5년째 중앙일보의 학생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중학교 때까지는 신문 스크랩을 했지만, 고교 진학 후엔 시간이 부족해 주말에 몰아 훑어본다. 검색 포털 매일 이용. 신문·방송사 홈페이지 주 5일 이용. 게임·온라인커뮤니티·큐레이션서비스·웹툰·쇼핑 등은 이용하지 않는다.

이도현(천안여고 2)
페이스북과 네이버 메인에서 뉴스를 보는 편이다. 종이신문은 보지 않는다. 네이버 메인에 오른 기사를 그대로 믿지는 않는 편이나, 방송에서 누가 다시 말해주면 맞나 보다 하고 믿는 편이다. 검색 포털·음악서비스·인강은 매일 이용하며, 그 밖의 온라인 서비스는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김종담(대구·고 1)
함께 사는 할아버지의 취향에 따라 조선일보 종이신문 구독중. 정치 덕후라 정치 관련 뉴스는 여러 의견을 찾아보기 위해 다른 성향의 언론사 홈페이지를 찾아서 들어간다. 검색 포털은 주 5일, 신문·방송사 홈페이지는 주 2일, 온라인커뮤니티 주 3일 이용한다. 큐레이션 서비스, 게임·쇼핑은 하지 않는다.

원상준(녹천중 3)
종이신문은 보지 않는다. 네이버 메인에 뜬 뉴스를 주로 보고, 가족들과 저녁을 먹으며 방송 뉴스도 본다. 아빠가 계실 땐 MBC, 안 계실 땐 JTBC 뉴스를 선택한다.  검색 포털은 주 7일, 커뮤니티 서비스는 주 5일, 신문·방송 홈페이지는 주 2일 이용한다.

실험 참가자에게는 ‘가짜 뉴스’에 대한 실험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 실험 과정에서 편견이 개입되지 않도록 ’10대의 뉴스 소비 행태’에 대한 토크라고만 공지했다. 언론진흥재단에서 발간한 ‘2016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 조사’의 부록으로 나온 설문지를 그대로 복사해 먼저 응답을 받았다.

이어 여러 매체에 대한 신뢰도 조사, 기사와 광고 구별 테스트 등을 거쳐 마지막으로 가짜 뉴스 판별 문제를 꺼냈다. SNS와 인터넷에서 접하는 뉴스 화면을 컬러 프린트로 출력해 제시했다. 총 7개의 뉴스 가운데 4개는 진짜. 나머지 3개는 매체명과 기사의 내용, 링크 주소, 기사를 공유한 SNS 계정까지 모두 가상으로 꾸민 가짜 뉴스였다. 역시 ‘가짜 뉴스’가 있다는 점을 알려주지 않은 상태에서 먼저 각 뉴스의 신뢰도를 점수로 표시하게 한 뒤, 비로소 가짜가 섞여 있음을 알리고 진짜와 가짜를 구별해 보도록 했다.


“문명고 교장, 국정 교과서 사용 철회” 가짜 뉴스 보여줬더니

첫 번째 가짜 뉴스는 페이스북에 ‘조국신문’이라는 가상의 매체가 ‘문명고 교장이 국정 교과서 사용을 철회했다’는 허위 기사를 피드한 경우를 가정했다. 링크를 클릭하면 볼 수 있는 기사의 본문도 함께 제시했다.

가짜로 만든 페이스북 캡처 화면.
가짜로 만든 페이스북 캡처 화면.
위의 페북 화면을 클릭하면 이 기사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역시 가짜로 만든 기사다. 실험 참가자 4명 중 1명만 가짜라고 판단했다.
위의 페북 화면을 클릭하면 이 기사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역시 가짜로 만든 기사다. 실험 참가자 4명 중 1명만 가짜라고 판단했다.

낯선 매체명과 허술한 로고 때문에 처음에는 의심스러워하는 듯했으나 기사를 살펴본 뒤 4명 중 3명이 ‘진짜’라고 판정했다. 김군은 “기사에 바이라인(조국신문 온라인뉴스부)이 있고 전형적인 기사 형식인 데다 가짜 뉴스의 특징인 강한 주장이 담기지 않아 진짜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실험을 위해 만든 가짜 트윗 이미지. '국제뉴스와치'라는 계정도, 내용도 가짜다. 실험 참가자 4명 전부 '가짜'임을 알아챘다.
실험을 위해 만든 가짜 트윗 이미지. ‘국제뉴스와치’라는 계정도, 내용도 가짜다. 실험 참가자 4명 전부 ‘가짜’임을 알아챘다.

‘국제뉴스와치(gukjewatch.org)’라는 가짜 계정으로 트윗된 가짜 뉴스의 경우 4명 전부 ‘가짜’임을 알아챘다. 강양은 “사진도 없이 기사 제목에 ‘단독’이라는 말을 붙여서 의심스러웠다”고 말했다. 원군도 “글이 정리가 안 돼 있고 말하려는 바가 명확하게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가짜라고 판단했다.

유명 방송사의 뉴스 트윗에 대해서는 상반된 반응이 나타났다. 한 지상파 방송사의 진짜 뉴스 트윗을 제시했을 때 네 명 모두 ‘공영 방송사’라는 점을 가장 중요한 근거로 꼽으며 진짜라고 판단했다. 반면에 최근 공신력이 크게 약화한 것으로 평가받는 다른 방송사가 트윗한 진짜 뉴스를 보여주자 학생들은 일제히 “뉴스 내용이 허황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제전문 매체와 시사주간지의 진짜 뉴스에서는 의견이 갈렸다. 매체 이름이 익숙하지 않고 기사 제목이 ‘관심끌기용’이라는 의심을 산 경우에 학생들은 가짜 뉴스라고 생각했다. 본인이 알고 있는 매체고, 사진과 제목이 매치되는 경우에는 진짜 뉴스라고 믿는 경향을 보였다. 강양은 경제전문 매체의 기사에 대해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북핵’과 ‘사드’라는 키워드를 넣어 관심을 끌기 위한 것 같다”고 했지만 시사주간지의 기사에 대해서는 “SNS에서 많이 본 매체인 데다 기사 내용도 진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시사주간지에 대해 이양은 “이름을 처음 들어봤다”고 했고, 김군은 “이 매체는 믿고 본다”고 했다. 매체 브랜드의 인지도에 따라 기사 판단도 나뉘었다.

7문제 중 만장일치 정답 3개, 오답 1개

결국 학생들이 만장일치로 정답을 맞힌 뉴스는 7개 중 3개였다. 2명이 정답을 맞힌 뉴스가 1개, 1명만 정답을 말한 뉴스가 2개였고, 만장일치로 오답을 말한 뉴스도 1개 있었다. 실험 후 학생들은 “가짜 뉴스 구분이 너무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학생들은 매체의 인지도와 기사 내용의 객관성, 맞춤법, 뉴스가 유통되는 방식에서의 형식적 정교함 등을 고려해 판단을 내리는 편이었다. 실험 참여자 모두 학교에서 뉴스 분별 관련 교육을 받은 적은 없었다.

김군은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에 대한 옹호 일색인 뉴스는 가짜라는 걸 쉽게 알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판단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양은 “지금까지는 매체 브랜드 등을 구분하지 않고 봤기 때문에 모르고 넘어간 게 많을 것 같다”면서 “앞으로는 기사 하나만 가지고 판단하기보다 관련 기사를 많이 찾아봐야겠다”고 말했다. 강양도 “평소에도 진짜 가짜를 구분하려 노력했는데 아직 부족한 것 같다. SNS에서 제목만 보고 넘어갈 게 아니라 내용까지 읽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원군은 “미심쩍은 게 있으면 다른 내용을 찾아봐야겠다”고 말했다.


[청춘리포트] 10대와 가짜 뉴스③ 기사와 광고 구분할 수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