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준비의 함정 _좋은 책 추천 & 서평
당신은 어떤 노후를 꿈꾸는가?
진시황이 영생불사를 소망하며 불로초를 찾아 헤맸듯이 ‘장수’는 동양과 서양, 옛날과 오늘날을 막론하고 인류의 본능 같은 염원이었다. 그리고 생활 환경의 개선과 의학 기술의 발달이 그 염원을 조금씩 현실로 만들어왔다. 이처럼 수명이 늘어났으니, 사람들의 행복감도 덩달아 상승했을까?
이제는 은퇴하고도 길게는 40년을 더 살게 되었다. 그 오랜 기간 부모를 모실 자식도 드물거니와, 자식 세대 자체도 자기 사는 문제로 허덕거리는 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은퇴 시점이 멀든 가깝든, 누구나 자신의 노후 삶을 미리부터 구상하고 준비해야만 하게 되었다.
이런 필요성이 널리 인식되면서 지난 몇십 년 동안 ‘노후준비’가 하나의 유행어처럼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행복한 노년은 드물었다. 오죽하면 ‘노인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몇 년째 벗어던지지 못하고 있겠는가. 이는 그간의 노후준비에 ‘함정’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 책에서는 바로 그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조목조목 짚어준다.
<노후준비의 함정>
조영석지음 / 북포스 / 312쪽 / 15,000원
# 1. 누구나 늙는다
늙는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고 특정한 사람에게만 일어나는 특별한 일도 아니다. 사람은, 그리고 동물도 식물도, 생명을 가진 모든 것은 늙는다. 그런데도 노인에 대한 차별적 시각이 존재한다. 나이가 들수록 육체적 능력은 물론 사물에 대한 인지 능력이 떨어진다는, 이른바 ‘에이지즘’이다. 이런 사회적 시각 때문에 나이를 먹는 것은 부정적인 일로 여겨진다. 노후를 준비한다는 것은 이와 같은 차별적 시각에 맞서는 일이기도 하다. 누구나 늙어간다는 점을 받아들이고, 노후 역시 소중한 내 삶의 일부임을 인식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 2, 노후의 심리: 외로움을 어떻게 이겨낼까
젊어서는 그러지 않았던 사람들조차 노인이 되면 초면인 사람에게도 말을 걸고 남의 일에 간섭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외롭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 전력질주를 하다가 은퇴와 함께 찾아온 고립감이 외로움을 만들어낸다. 이 외로움은 그냥 방치할 경우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결코 가벼이 여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경제적으로 쪼들리지 않고 몸이 건강하더라도, 마음이 병들면 행복할 수 없다. 노후를 지탱해줄 건강한 자존심을 기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해본다.
# 3. 노후의 집: 어디에 살아야 할까
경쟁 속에서 살다가 은퇴를 하고 나면, ‘어디 멀리 한적한 시골에나 가서 살아야지’ 하는 생각을 흔히 한다. 하지만 이 로망은 실현하기에는 엄청난 위험이 있다. 나이가 들수록 병원 출입이 잦아지고 생필품을 조달하는 데도 힘이 들기 마련이다. 그러니 더더욱 도시를 떠나선 안 된다. 자식과의 거리도 생각해야 한다. 너무 가까이 살아도 곤란한 일이 있겠지만, 너무 멀어서도 안 된다. 만약 그런 일들이 문제가 안 된다고 할 때, 전원주택이나 사회공동체, 귀농이 대안이 될 수 있는지, 각각의 선택에서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는지를 살펴본다.
# 4. 노후의 돈: 얼마가 필요할까
노후준비에서 역시나 가장 중요한 문제는 돈이다. 다만, 이것이 전부인 양 몰아가는 것이 문제이지 돈 없이도 노후에 잘 살 수 있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먹고 입고 자는 것은 기본이고, 친구를 만나거나 취미생활을 하거나 여행을 하는 데에도 돈이 든다. 그렇지만 대부분 노인에게는 매달 들어오던 수입이 끊기기 때문에 그 전에 준비를 해두어야 한다. 어떤 기관에서는 노후에 필요한 생활비가 10억이라고도 하고, 어떤 곳에서는 월 200만 원 또는 300만 원이라고도 한다. 과연 이만큼의 큰돈이 있어야만 생활이 가능한 걸까. 연금과 자식들에게 받는 용돈 등을 고려해서 금액별로 어떤 생활이 가능한지를 시뮬레이션해본다.
# 5. 노후의 취미: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할까
취미생활에 대해 ‘지금 말고 나중에, 은퇴하고 시간이 많아지면 해야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하지만 한창때 아무것에도 관심을 두지 않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취미생활을 시작하는 건 몹시 어려운 일이다. 젋었을 때 취미생활을 하면 뇌에서 행복감과 만족감을 주는 도파민이 많이 분비돼 그 취미에 더 열중하고 오래 지속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도파민은 나이가 듦에 따라 분비량이 줄어든다. 너무 늦으면 취미를 통해 만족감을 얻기가 어려운 이유다. 그러니 미루지 말고 지금부터 한두 가지 취미는 의식적으로 만들어두는 것이 좋다. 젊어서의 취미를 은퇴 후 직업으로 연결한 사례도 소개한다.
# 6. 노후의 부부 사이: 놀라운 지각변동, 어떻게 받아들일까
흔히들 ‘늙으면 남편은 집으로 들어오려 하고, 아내는 밖으로 나가려 한다’고 말한다. 남편은 그동안 직장에서 경쟁에 쫓겨 살았으니 이제 집에서 조용히 쉬려 하고, 아내는 그동안 가족 뒷수발하느라 집에만 갇혀 있었으니 이제 밖에 나가 마음껏 활동해보려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러한 욕구가 나타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상대의 상황을 헤아리는 것이 기본이 되지 못하면 자칫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부를 수도 있다. 특히 가부장적인 남편일수록 아내가 완전히 딴사람이 됐다고 놀라는데, 자신이 일만 생각하는 사이 아내가 어떤 삶을 살아왔을지를 먼저 헤아려봐야 한다. 자식과의 관계, 배우자와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고 행복한 노후를 이야기할 수 없다.
# 7. 꽃노후를 위한 몸과 마음 챙기기
나이가 들면, 진정한 행복은 내 안에서 시작된다는 걸 알게 된다고 한다. 젊어서는 다른 사람들의 부러워하는 시선을 받는 데서 만족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허망한 일인지를 깨닫는 순간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심리적 독립이 시작된다. 마음이 온전히 나를 향하고 있는 것은 노년의 행복감에서 정말 중요하다. 사회적 시각만이 아니라 바로 주변의 사람들, 나아가 자녀로부터의 독립이 필요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스스로 만족하고 자신을 소중히 여길 수 있으면 보도블럭 사이에 핀 작은 들꽃에서도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 자신만이 아니라 주변까지 향기롭게 하는 아름다운 인격에 대해 알아본다.
# 8. 죽음도 삶의 일부다
늙음이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인 것처럼, 죽음 역시 마찬가지다. 또한 늙음이 그러한 것처럼 죽음 역시 나와 별개의 것이 아니라 내 삶의 일부다. 죽음에 대한 인식은 대개 부정적이라고 여겨지지만, 실험을 통해 그 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임종 장면을 담은 포스터를 벽에 붙이고 사람들이 보게 했을 때, 그 이미지를 본 사람들은 포스터가 없었던 곳의 사람들보다 기부금을 내겠다는 의사가 2배나 높았다. 즉, 죽음을 생각함으로써 타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의 마음이 더 높아진 것이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죽음에 대한 연상이 행복감을 더해준다는 점이 밝혀졌다. 일종의 ‘심리적 면역 반응’으로, 죽음에 대해 생각하면 뇌가 자동으로 행복한 느낌을 갖도록 함으로써 공포에 대처하는 심리적 면역체계라는 것이다. 행복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현실적인 조치들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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