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제정세 칼럼

남재희 "박근혜 사라지면 보수 세력 힘 빠질 것"

일취월장7 2015. 3. 26. 11:20

남재희 "박근혜 사라지면 보수 세력 힘 빠질 것"

"구심력과 정체성 강화해야 2017년 정권교체 가능"

최하얀 기자 2015.03.23 11:49:25

페이스북 조회수
3
트위터 조회수
18
원로 지식인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이 2017년 정권교체를 위한 새정치민주연합의 과제로 당의 구심력과 지도력, 진보·개혁 정당으로서의 정체성 강화를 제시했다. 

여권의 '종북몰이' 이념 공세에도 야권 결집을 위한 연합 전략이 불가피하며, 한국사회의 근본을 가로지르는 재벌 및 미국 문제 또한 결코 외면해선 안 된다고 그는 주문했다. 

남 장관은 23일 오전 새정치연합 초·재선 의원들로 꾸려진 '더좋은미래(간사 박홍근)'와 '더미래연구소(이사장 최병모)'가 공동 기획한 '2017년 정권교체와 미래진보의 길찾기' 첫 번째 공개강좌 '남재희 장관의 이문현답(질문을 달리하면 답이 보인다)'에서 이같이 말했다. 

"밉든 곱든 지도자 감싸야 국민이 존경" 

남 장관은 "지난 대선을 거칠게 보면 (여당과 야당이) 반반했다"면서 "문재인 후보가 안정적으로 선전했다. 엉뚱한 것을 달리 생각해낼 것이 없이 그 연장선에서 총체적 정책을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대선에서 제시된 비전은 문재인 후보 개인의 것이 아니라 당이 총력을 다 해 지혜를 모은 것"이라며 "그것을 더 발전시키는 게 좋다. 야당에 돌발적인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건 좀 피해야 한다"고도 했다. 

남 장관은 이처럼 '안정적 선거 전략'을 짜면 객관적인 조건은 야당에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다음 선거에선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이 있었던 박근혜란 인물이 사라져 보수 세력의 힘이 빠질 것"이란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대선을 2년여 앞둔 만큼 새정치연합에 "원심력이 아닌 구심력이 좀 생길 때도 됐지 않았는가"라고도 말했다.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의기투합하는 "진지한 기풍"이 필요하단 것이다. 

그는 "밉든 곱든 당의 지도자를 감싸는 분위기가 있어야 한다"면서 "당원들이 당내에서 지도자를 존경할 때 국민도 그 지도자를 존경하게 된다"고 조언했다.  

남 장관은 동시에 "지도자에게는 용감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표가 겉으로 양순해 보인다고 해서 강한 리더가 아니라고 보는 것은 잘못"이라면서 "강한 리더는 정신력이다. 문 대표는 지난해 열흘 동안 '세월호 단식'을 하며 강한 면을 보여줬다. 두고 봐야겠지만 내면의 힘이 중요하다"고 했다.  

재벌은 보호하고 노조는 때려잡고…"태도부터 문제 삼아야" 

남 장관은 다만 현재의 새정치연합이 '미국'와 '재벌'이란 요소를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전 문제로 일본 민주당이 고전을 면치 못했던 상황과 관련,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한 서평을 통해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일본 민주당 정권 퇴진에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한 것을 소개했다. 

남 장관은 "미국의 영향이란 것은 주변국가와 국내정치까지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면서 "정치를 볼 때는 미국이란 요소를 늘 넣어서 생각해야 한다. 미국을 너무 생각을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 정책에 있어서는 새정치연합이 경제민주화와 재벌 개혁이란 거시적 문제는 뒤로 하고 미시적 정책 경쟁에 매몰될 것을 우려했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 때 경제발전을 하겠다며 키워놓은 재벌들이 이제는 제어할 길이 없어졌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됐다"면서 경제 개혁을 가로막는 것은 재벌에 대한 과보호라고 지적했다. 

남 장관은 "누가 최근 노동 개혁을 어떻게 할 지를 물어봤는데 노동법이 어떻고 노동 유연화가 어떻고 이런 것은 미시적인 이야기"라면서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자 다음에 한 게 노동조합을 찍어누른 것이다. 한 쪽을 때려잡겠다는 그 태도부터 문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의 중도화? 보수 언론이 좋아할 야당의 타락" 

남재희 장관은 새정치연합이 진보·개혁 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단 점도 강조했다. 

그는 "요새는 좀 뜸하지만 '새정치연합이 중도화를 해야 한다, 우경화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았었는데 보수 언론의 영향을 받은 거 같아 상당히 걱정이 됐다"면서 "우리나라 현실에서 야당이 우경화를 해야 한다는 주창은 '수구화를 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얘기다. (새정치연합의 우경화는) 보수 언론이 좋아할 야당의 타락"이라고 설명했다.  

남 장관은 이어 보수 언론과 여권으로부터 쏟아져나오는 '종북몰이'에는 "맞서서 싸우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새정치연합은 '종북 숙주'란 논법이 수구 언론에서 굉장히 자주 나오지만 이기고 나가야 한다"면서 "시일이 오래 걸릴 것이다. 오래 고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 장관은 종북몰이에서 벗어나기 위한 "구차하고 어색한 자기방어는 (이제는) 안 될 것"이라면서 노동 계층 등 당 밖 진보 진영과의 연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노동운동이 약화한 것은 사실이지만 (노동자들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통계는 오히려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언제 정치세력화할지 알 수 없다. 야당이 연합 안 하고 어떻게 하나. 전 세계적으로 야당이 연합하지 않는 곳은 없다"고 했다.  

 

 

 북한, 여차하면 개성공단 폐쇄한다?

[원광대 '한중관계 브리핑'] 북한, 중국에 '인력 파견' 이어 '단독 기업' 2곳 설립

김승재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 초빙교수, YTN 기자 2015.03.26 10:19:23

페이스북 조회수
0
트위터 조회수
0

중국에 근로자들을 파견해오던 북한이 아예 중국 현지에 단독 기업을 설립해 자국 인력을 부리기 시작했다. 중국에서 북한 인력 업무에 종사하는 필자의 취재원은 북한이 중국 지린성(吉林省) 투먼(图们)의 북한공업단지에서 직접 기업을 설립해 2015년 2월 말부터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고 전해왔다. 북한공업단지에서 북한이 단독 기업을 설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중 정부 간 협의에 따라 북한 근로자들은 지난 2012년 5월부터 북-중 접경 지역인 지린성 지역에 파견돼 일하고 있다. 북한 근로자들이 일하는 기업은 중국 기업이나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이다. 그런데 인력 파견 3년이 채 안 되는 시점에 북한은 중국 현지에서 자신들이 단독 기업을 만들어 운영하게 된 것이다.  

북한이 설립한 기업은 봉제 업종의 2개 업체로 투먼의 북한공업단지 안에 위치해 있다. 두 봉제 기업 모두 북한 자금이 투자됐고, 북한공업단지 내 중국 기업인들의 자금도 들어갔다. 공장 하나 당 총 투자비는 200만 위안(한화 3억 6000만 원 정도)이고, 근로자는 각각 300명 규모다.  

공장은 북한공업단지에서 2014년 말 완공된 건물 1층과 2층에 각각 마련됐다. 이 건물 3층과 4층은 북한 근로자들의 기숙사이다. 1층 공장은 북한 근로자 100명 정도가 들어오면서 2월 말 무렵부터 의류 생산을 시작했다. 1층 공장에서 주로 생산하는 것은 두꺼운 우븐 종류 옷이다. 나머지 200명도 조만간 들어올 예정이다. 2층 공장에는 2015년 3월 현재 사장과 관리인 등 영업직조만 들어온 상태로 근로자들은 5월까지 들어올 예정이다. 2층 공장에서는 주로 얇은 니트 종류의 의류를 생산할 계획이다. (우븐은 씨실과 날실이 서로 교차하며 만들어진 원단, 니트는 한 가닥 실로 교직을 해서 만든 원단을 의미한다)  



1층 봉제 공장에서 일을 시작한 근로자들은 모두 봉제업 분야 숙련공이다. 이는 다른 공장들에 파견되는 북한 근로자들 대부분이 초보자라는 것과 비교된다. 자신들이 운영하는 공장에는 우수한 인력을 선별해서 보내겠다는 북한 당국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자국 기업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 또한 "우리는 더 열심히 하자. 외국 기업이 8시까지 일하면 우리는 조국을 위해 더 하자"라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한다. 북한 봉제 기업에서 만들어지는 의류가 한국인의 주문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사실이라면 중국 땅에서 북한 기업이 북한 근로자들의 손으로 만든 옷을 한국으로 수출하는 것이다. 

북한이 중국에서 단독 기업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 조봉현 IBK 경제연구소의 수석 연구위원은 "대북 제재를 회피할 수 있고 원자재 조달 용이, 외화벌이 증가 등의 이점이 많기 때문에 북한 당국이 적극 추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평가했다.  

투먼과 훈춘(珲春) 등 지린성에는 매달 새로운 근로자들이 속속 들어오면서 새로 지은 기숙사 건물이 금방 포화 상태에 이를 정도이다. 북한 인력 급증에 따라 현지에는 이들의 각종 업무를 전담 대행하는 복무부(服務部;봉사부)도 새로 생겼다.  

북 고위급 인사, '개성공단 폐쇄 가능성' 시사 

북한 인력과 관련한 이러한 동향을 취재하던 시기에 필자는 또 다른 대북 소식통으로부터 북한의 고위급 인사가 했다는 발언에 대해 취재하게 됐다. 북한 고위급 인사는 2015년 3월 중순 필자 지인과의 통화에서 "개성공단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수 있다"며 폐쇄 가능성’을 시사했다. 북측 인사는 다음 두 가지 내용을 언급하며 개성공단 사업을 접을 수 있음을 경고했다.  

첫째, 개성공단에서 연간 벌어들이는 총수익(연간 8천만 달러 추산)에 대한 오해가 많다. 남쪽에서는 개성공단의 총수익이 북측의 통치자금이나 군수 자금으로 흘러들어 간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수익 가운데 70%는 개성시 예산과 개성공단 관리 및 운영에 쓰이고, 중앙 정부로 들어오는 것은 30%에 불과하다. 이는 중앙 정부 입장에서 보면 큰 수익이 되지 않는다.  

둘째, 개성공단의 저임금 근로 조건은 해외 인력 파견 협상 때 북측의 협상력을 떨어뜨린다. 현재 중국이나 러시아 등에서의 북측 근로자 임금은 개성공단보다 월등히 높다. 해외에서 인력 협상 때면 상대국 측에서는 개성공단 임금 기준을 제시하며 "남쪽과는 이처럼 싸게 계약하면서 왜 우리와는 비싸게 하느냐"는 소리를 한다. 북측의 해외 인력 파견 사업에도 개성공단의 저임금 조건은 방해가 된다. 

북한 고위급 인사의 이러한 발언은 물론 개성공단 임금 인상을 위해 남측을 압박하기 위한 '협박'일 수 있다. 2013년 한-미 연합훈련을 이유로 빚어진 넉 달 동안의 개성공단 폐쇄 사태로 우리도 우리지만 북한의 피해 정도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북한이 그런 손실을 감내하면서 또다시 섣불리 공단 폐쇄 결정을 내리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낙관할 일만도 아니다. 북한이 코너에 몰렸을 때 우리의 상식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도저히 얻기 힘들다고 판단한다면 북한은 얼마든지 개성공단 폐쇄 카드를 꺼내 들 수 있을 것이다. 북한 고위급 인사의 발언은 이런 점에서 단순한 협박으로만 치부할 순 없어 보인다.  

2012년 5월 북한 근로자들이 중국 땅에 진출한 지 어느덧 3년 가까이 돼가는 시점에 지린성의 북한 인력은 꾸준히 늘고 있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북한은 중국에서 직접 공장 운영을 하기까지 이르렀다. 이에 반해 우리는 남북 관계 악화로 또다시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해야 하는 처지이다. "이러다 북한 인력을 모조리 중국 등 해외에 빼앗기고 말겠다"는 대북 사업가들의 이런 한탄이 필자에겐 괜한 걱정으로만 들리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