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재무설계

무심코 증여했다 '세금폭탄'

일취월장7 2013. 4. 4. 13:06

무심코 증여했다 '세금폭탄'

행복한 상속·증여세 이야기/생활 속 지나치기 쉬운 증여세

민법 제554조에서는 '증여는 당사자 일방이 무상으로 재산을 상대방에게 수여하는 의사를 표시하고 상대방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증여란 무상으로 재산을 상대방에게 주되, 주는 사람의 의사표시와 받는 사람의 승낙을 전제로 하는 계약을 말한다.

그러나 세법에서는 완전포괄주의 과세원칙을 적용해 민법상 증여의 개념을 포함하므로 그보다 더 넓은 의미를 갖는다. 세법에서는 '증여란 그 행위 또는 거래의 명칭·형식·목적 등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가치를 계산할 수 있는 유·무형의 재산을 타인에게 직접 또는 간접적인 방법에 의해 무상으로 이전하거나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이전하는 것, 그리고 기여에 의해 타인의 재산가치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정의한다.

이 글에서는 민법상 증여 또는 우리들이 증여라고 정확히 인지하는 것을 제외하고 생활 속에서 관행적으로 일어나는 일이 세법상 증여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겠다.

◆빚보증도 증여

돈을 빌려줬는데 상대방이 갚을 능력이 없거나 또는 다른 사정에 의해 채무를 면제해줌으로써 돈을 갚지 않아도 된다고 할 경우 증여에 해당한다. 또한 다른 사람이 진 빚을 대신 갚아주는 것도 증여에 해당한다. 따라서 본인이 채무를 변제하지 못해 빚보증을 선 다른 사람이 대신 빚을 갚았다면, 대신 갚아준 사람으로부터 증여받은 것이 된다.

다른 사람의 빚보증을 선 것도 증여에 해당한다. 가령 자녀가 대출을 받으려고 하는데 담보가 없고 신용도 낮아 제1금융권의 대출을 받을 수 없는 데다 제2금융권에서도 대출을 받기 어렵거나 받는다고 해도 높은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부모가 자신의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해 제1금융권으로부터 낮은 이자로 대출을 받았다면 어떻게 될까. 이는 분명 부모가 담보를 제공했기 때문에 낮은 이자로 대출받을 수 있었던 것이므로 결국 자녀입장에서는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얻은 것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이 경우 부모가 자녀에게 경제적 이익을 준 것으로 보고 증여세를 과세한다. 다만 그 경제적 이익이 1000만원 이상인 경우에만 과세한다.

 

◆부동산 무상임대 시 이익 1억 이상이면 과세

가족이나 친척에게 부동산을 무상으로 사용케 하는 경우에도 증여세가 과세된다. 예컨대 아버지가 소유한 토지에 아들이 건물을 지어 임대사업을 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아버지는 타인에게 토지를 이용케 하는 경우 토지이용에 대한 임대료 상당액을 받아야 하나, 아들이기 때문에 이를 받지 않고 무상으로 토지를 이용케 했다면 아들에게 실질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준 것이나 다름없어 증여세를 과세한다. 이 경우 부동산을 무상으로 사용한 경제적 이익은 부동산가액의 2%를 1년간의 경제적 이익으로 보며, 5년간의 경제적 이익이 1억원 이상인 경우에만 증여세를 과세한다.

부동산 이외의 재산인 경우에는 가족이나 친척을 불문하고 그 재산을 무상으로 사용하거나 또는 정상적으로 받아야 하는 사용료보다 낮거나 높게 받는 경우에 증여세를 과세한다. 다만 무상 또는 고·저가로 이용케 하는 재산의 가액이 1억원 이상인 경우에만 증여세를 과세한다.

 

◆낮은 금리로 돈 빌려줘도 증여

가족이나 친척 등 특수관계자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지 않는다거나 법이 정한 이자보다 적게 받는 경우엔 증여세를 과세한다. 적정한 이자보다 적거나 아예 무상으로 돈을 빌렸다면 당연히 경제적 이익을 얻은 것이기 때문에 증여세를 과세한다. 이때 적정 이자율이란 연 9%를 말하며 대출금액이 1억원 이상인 경우에만 증여세를 과세한다.

부동산이나 기타 재산을 시가보다 싸게 팔 경우에도 판 사람이 싸게 산 사람에게 그 차액 만큼을 증여한 것으로 본다. 반대로 비싸게 팔았다면 산 사람이 판 사람에게 증여한 것으로 보고 증여세를 과세한다.

하지만 싸거나 비싸게 팔았다고 다 증여세를 과세하는 것은 아니다. 시가와 대가(실제 지급한 가액)의 차액이 시가의 30%와 3억원 중 적은 금액 이상인 경우에 한해 증여세를 과세한다. 다만 특수관계자가 아닌자에게는 고·저가로 양도·양수했더라도 고가나 저가로 양도·양수하게 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는다.

 

◆생활비·교육비, 생활능력 따라 달라

피부양자에게 생활비나 교육비를 주는 것은 증여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피부양자가 생활비나 교육비를 받아 이를 저축해 주식이나 부동산 등을 구입했다면 이는 생활비나 교육비로 보지 않기 때문에 증여세를 과세한다.

교육비 중에는 해외유학비도 포함된다. 그러나 세법에는 필요 시마다 피부양자에게 생활비나 교육비 명목으로 증여하는 재산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비과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해외유학 시 유학비 전체를 목돈으로 한꺼번에 주면 증여세를 과세받을 수 있다. 또 학생인 자녀가 학자금대출을 받은 후 취업했음에도 대출금을 갚지 못해 부모가 대신 갚아주는 경우에도 증여세를 과세 받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결혼한 후에도 직장에 다니는 자녀에게 생활비를 준다든지, 부모가 살아있음에도 불구하고 할아버지가 해외유학비를 주는 경우에도 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다. 세법은 부양의무자가 피부양자에게 지급하는 생활비나 교육비에 대해 증여세를 비과세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때 자녀가 자력 또는 근로에 의해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여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자녀가 자력으로 생활할 수 있는 상태라면 부모는 부양의무를 지지 않으므로 이런 경우 증여세가 과세된다.

국세청은 실무에서 자녀의 직업·연령·소득·재산상태 등을 파악해 피부양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한다.

 

◆혼수용품은 증여대상서 제외

결혼할 때는 예물 등 혼수용품을 주고 받게 되고 향후 살 주택도 구입 또는 임대하게 된다. 이때 혼수용품을 부모가 마련해주는 것은 증여로 보지 않는다. 그리고 신랑·신부간 또는 양가 부모간에 주고 받는 예물도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는다.

하지만 혼수용품 또는 예물이란 일상생활에 필요한 가사용품을 말하는 것으로 다이아몬드 반지나 자동차 등 호화사치용품은 비과세되지 않으며, 주택구입자금이나 전세보증금 등도 혼수용품에 해당하지 않는다.

축의금을 주택구입자금이나 전세자금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도 증여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엄격히 말하면 축의금의 경우 혼주와 결혼당사자의 하객에 따라 축의금의 소유권이 구분되기 때문에 아버지가 자신의 하객이 준 축의금을 아들에게 줬다면 이것도 증여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