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맞는 고교 선택 대학으로 가는 지름길
나와 맞는 고교 선택 대학으로 가는 지름길
상위 6개 대학의 지난해 입시 결과를 보면 일반고 출신 합격자가 51.9%다. 특목고와 자사고가 휩쓸 거라는 예상과 달리 일반고 비율이 높은 편이다. 교육과정, 교과 성적 관리 등에서 일반고가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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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9호] 승인 2015.05.13 08:57:03 |
자사고냐 일반고냐, 문과냐 이과냐, 학생부 전형이냐 수능이냐. 선택의 갈림길에 선 학생과 학부모들이 왜곡된 사교육 정보에 휘둘리지 않고 주체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게끔 돕겠다는 취지로 기획된 입시정보 강좌가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 일주일 만에 다시 강단에 선 안상진 부소장은 지난 시간 개괄적으로 알아본 대입 현황에 기반해 지금 단계에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조목조목 구체적으로 짚었다. 4월21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noworry.kr)에서 열린 여섯 번째 강좌를 지상 중계한다.
먼저 대입과 관련한 중요한 선택들에 대해 얘기해보자. 일단은 고교를 선택하는 문제가 있을 것이다. 특목고(특수목적고)나 자사고(자율형 사립고)에 비해 일반고가 불리한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기형적인 선발 구조 때문이다. 현행 고교 전형은 영재학교-외고·과학고-자사고 순서로 학생을 먼저 뽑고, 일반고는 맨 마지막으로 남은 학생들을 뽑게 돼 있다. 그러니 일반고 학생들은 입학하면서부터 열패감이 크다. 공부 잘하는 아이가 소신껏 일반고를 지원하면 “넌 어느 학교에 떨어져서 여길 온 거니?”라고 묻는 교사가 있을 정도다. 선발 방식도 문제가 많다. 특목고·자사고에는 서류·면접 등 선발 권리를 주면서 일반고는 추첨으로 학생을 뽑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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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조남진 안상진 부소장은 학생부 종합전형을 강조했다. 안 부소장은 “학생부 중심 전형을 선택할 경우 학교와 교사를 믿어야 한다. 사교육 기관이 학생부 전형을 대비해줄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
왜 그럴까. 교육과정을 볼 필요가 있다. 특목고나 일반고나 필수 이수 단위와 학교 자율 과정은 다 같이 이수하게 돼 있다. 다른 점은, 특목고의 경우 전문 교과를 따로 이수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외고의 경우 전공 언어와 부전공 언어를 연간 80시간 이상 이수해야 한다. 어학에 관심 없는 학생이 입시를 위해 외고에 진학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하는 이유다. 과학고는 더하다.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 전 과목에 걸쳐 사실상 과잉 공부라 할 만한 내용들을 소화해야 한다. 금요일 오후, 기숙사 생활을 하는 과학고생들이 카트를 끌고 교문을 나서는 모습을 보신 적이 있는지. 이들 상당수가 향하는 곳이 집이 아닌 대치동 학원가라고 한다. 자신의 힘만으로는 학교에서 내준 숙제를 소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사고의 경우는 국·영·수 과목으로 교육과정의 50% 이상을 채우는 학교가 많다. 이게 정말 입시에 유리할까? 이렇게 시간 비중을 늘려 미친 듯이 진도를 나가면 웬만한 학생은 이를 따라잡기가 어려워진다. 고교 수학의 경우 1시간 수업을 들으면 3시간가량은 자습을 해야 그 내용을 자기 것으로 소화할 수 있는데, 그럴 여유가 없다. 이렇다 보니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경쟁도 치열하다. 낯모르는 아이들과 경쟁하는 수능과 달리 바로 옆 아이와 경쟁해야 하는 내신은 훨씬 큰 스트레스가 된다. 일반고는 그나마 이런 스트레스가 덜하다. 교과 성적을 관리하는 것도 수월한 편이라 학생부 전형에 더 유리하다. 일반고는 학습 분위기가 엉망인 데다 학교에서 해주는 것도 없다고 불신하는 분들이 있던데 그건 학교 나름이다. 고교선택제가 실시 중인 만큼 정보를 잘 취합하면 일반고 중에서도 좋은 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 특목고·자사고가 무조건 낫다는 것은 편견이다. 유명 자사고 학생들이 “우리 학교는 학생부 종합전형은 전혀 준비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수능만 죽어라 준비한다”라고 말해서 깜짝 놀란 일도 있다.
이과를 선택한 여학생이 유리한 두 가지 이유
고교 입학 후 직면하게 되는 문·이과 선택도 대입과 관련해 중요하다. 성별과 문·이과를 조합하면 가장 유리한 것이 여자·이과 조합이다. 그다음이 여자·문과-남자·이과-남자·문과 순서다. 여자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여대 때문이다. 서울에 있는 4년제 여대 6곳이 지난해 뽑은 학생은 1만2494명이다. 결코 적지 않다. 문과와 이과 학생 수는 비슷한 편이다. 그런데도 왜 이과가 유리하냐? 이른바 상위권 11개 대학의 경우 수능영역별 커트라인이 문과는 4.55%, 이과는 6.85%이다. 다시 말해 이과생들은 수능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아도 도전해볼 여지가 좀 더 열려 있다는 얘기다.
문·이과 선택 시 관건은 결국 수학이다. 이과 수학과정은 양도 많거니와 난이도 또한 높다. 수학Ⅰ·Ⅱ는 물론 미적분Ⅰ·Ⅱ, 확률과 통계, 기하와 벡터까지 6개 과목을 2년 안에 모두 떼어야 한다. 이걸 줄여야 한다고 우리 단체 등이 주장하고 있는데 수학계 반발이 커 난항이 예상된다. 어쨌거나 수학은 포기할 수 없는 과목이다. 이공계는 말할 나위도 없고, 인문계마저 수학 잘하는 아이를 좋아한다. 상위권 10개 대학 인문·사회계열이 수학 과목 점수를 반영하는 비율은 29.33%에 이른다. 영어 29.74%, 국어 27.03%에 비해 결코 적지 않다. 인문계 논술 전형에서 수학을 필수로 출제하는 학교도 있다. 영어 절대평가가 도입되면서 수학의 비중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왜 이렇게 수학을 중시할까? 한 대학 입학처장은 “대학은 경쟁에서 걸러진 아이들을 뽑고 싶어 한다”라고 노골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기막힌 일이지만, 한편으로 수학이 그나마 공정하게 아이들의 실력을 평가할 수 있는 과목임을 감안하면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무슨 말이냐. 영어의 경우 가정 형편의 영향을 많이 받게 돼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어려서부터 영어를 자주, 많이 접한 아이들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수학은 다르다. 아내가 고교 수학 교사인데, 구로에서 근무하다 최근 강남 학교로 옮기게 됐다. 그런데 신기한 것이, 영어 실력은 강남 아이들이 현저하게 높은 데 비해 수학은 그렇지가 않더란다. 사교육과 선행학습으로 무장된 아이들인데도 수학 실력은 강북 아이들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더라는 것이다. 프랑스가 최근 과목별 평가에서 수학 비중을 높이려 드는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안다. 수학은 학문 특성상 아무리 외부에서 지식을 주입해도 자기 스스로 공부하지 않으면 성과가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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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앞으로도 입시에서 수학의 비중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위는 한 입시학원의 수학 강의 장면. |
교과 성적은 당연히 학생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자기가 잘하는 과목에 집중하되 기타 과목이라고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난 이과 갈 거야”라면서 사회 시험은 그냥 찍어버리는 학생도 있는데, 나중에 입학사정관에게 감점 요소가 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이 성적 향상 추이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적이 꾸준히 올라가거나, 중간에 떨어졌다가도 다시 이를 끌어올리면 노력을 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비교과 활동의 경우 학내 활동에 집중하는 것이 먼저다. 수상 실적과 자격증은 오직 교내에서 실시한 것만 인정되니, 학원에서 하는 말에 휘둘리거나 속지 마시라. 학생부 종합전형은 고교 때 활동 내용만 평가한다. 초등학교·중학교 활동 내용까지 챙길 필요는 없다. 비교과 활동의 경우 많은 일을 나열식으로 늘어놓기보다 그 의미를 잘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에서 1등 하던 아이가 있었다. 의욕 넘치는 부모님 덕에 온갖 특별활동과 봉사활동을 체험한 아이였다. 그런데 이 내용들을 정리해보라 했더니 “그냥 재미있었는데요” 한마디 하고 끝이더라. 자신이 한 일들의 의미를 잘 모르는 것이다. 수차례 대화 끝에 간신히 자기소개서를 정리하고 모의 면접도 해봤지만 이 아이는 결국 입시에 실패했다. “너의 단점을 얘기해보라”는 입학사정관의 질문에 “저는 장점만 준비해왔는데, 장점을 얘기하면 안 될까요?”라며 자기가 준비한 것만 늘어놓고 나왔기 때문이다. 면접은 기본적으로 대화다. 상대방이 묻는 것에 귀를 기울이기보다 내가 하려는 말만 앞서면 면접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
특정 과목을 잘할 경우 유리한 ‘전문대’ 전형
학생부 종합전형의 핵심은 성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맞벌이라 늦게 집에 오는 부모님을 기다리며 동생에게 책을 읽어주던 아이가 있었다. 이 아이가 고2 때 슬럼프를 겪으면서 자퇴 위기까지 맞았는데, 결국에는 이를 이겨내더라. 어려서부터 다져온 독서의 힘을 통해서였다. 좋은 습관을 지닌 아이들은 역경이 닥쳐도 잘 이겨내며 성장한다. 이렇게 성장을 돕는 작은 습관들이 생겨날 수 있게끔 보살피는 것이 부모의 구실인 것 같다. 한 예로 어려서부터 좋은 책이나 영화를 본 뒤, 또는 여행을 다녀온 뒤 그 감상을 짤막하게라도 기록해두게끔 습관을 들여주시면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4년제 대학 외에 2~3년제 전문대라는 선택지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다. 전문대학은 전국에 139곳에 달한다. 이 중 40곳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 수도권에 사는 학생이라면 지방에 있는 4년제 대학보다 이들 대학이 통학에 더 유리한 경우가 많다. 전문대는 전형도 비교적 간단하다. 수능 언어·수리·외국어 영역 중 한두 과목과 탐구 한 과목 성적 정도를 요구한다. 특정 과목을 잘할 경우 유리한 전형이다. 문과 학생이 이과 계열로 진학하는 데도 어려움이 거의 없다. 수시·정시의 경우 각각 6곳·3곳에만 응시가 가능한 것과 달리 전문대는 응시 횟수도 제한이 없다.
무엇보다 전문대 경쟁률이 갈수록 치열해진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4년제 대학보다 취업이 잘되는 학과가 많다 보니 4년제에서 전문대로 갈아타는 학생들도 생겨나고 있다.
대입과 관련해 중요한 것은 정보보다 아이의 마음이다. 아이와 마음이 통하지 않으면 정보는 그대로 잔소리가 된다. 영혼 없는 아이와 부지런한 엄마가 만나면? 상상만 해도 끔찍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학생부 중심 전형을 선택할 경우 학교와 교사를 믿어야 한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다. 사교육 기관이 학생부 전형을 대비해줄 수는 없다. 요즘에는 학교마다 고3 담임에 젊은 교사들을 전진 배치하는 추세다. 웬만한 체력과 열정으로는 고3 담임을 맡기 어려워서다. 추천서는 담임만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아이와 담임의 성향이 맞지 않을 경우는 다른 교사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요즘에는 비교과 활동도 다양하게 준비하는 학교가 많다. 물론 전체 학생이 아닌 잘하는 소수만 데리고 가려는 학교도 있기는 하다. 이런 내용은 인터넷으로 알기 어려운 만큼 졸업생 등 내부자 얘기를 들어볼 필요가 있다. 상황을 좀 더 정확하게 알수록 불안감이 줄어들 것이다.
정리·김은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