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근대사 바로보기

“박정희가 남긴 돈, 최태민에게 전해져”···‘또 하나의 가족’ 출간

일취월장7 2017. 3. 11. 13:04


최태민 의붓손자 “박정희가 남긴 돈, 최태민에게 전해져”···‘또 하나의 가족’ 출간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최태민과 의붓손자 조용래/ 1970년 무렵 서대문의 조순제 집 앞이다. /조용래씨 제공

최태민과 의붓손자 조용래/ 1970년 무렵 서대문의 조순제 집 앞이다. /조용래씨 제공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시작엔 ‘최태민’이라는 이름이 나온다. 일찍이 유신 시절부터 박근혜가 의지해온 인물이다. 박정희가 남긴 돈으로 현재 최순실 일가의 재산을 형성한 장본인이라는 설도 있다. 국정 농단의 ‘뿌리’라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최태민은 그간 사진 한장 찾기도 어려울 정도로 베일에 가려졌었다. 그런데 ‘베일 뒤’ 최태민을 증언하는 책 <또 하나의 가족>(모던아카이브)이 10일 발간된다.

책은 최태민의 의붓아들인 조순제와 며느리 김경옥의 증언을 수록했다. 최순실 일가의 복잡한 가계뿐 아니라 이들과 박근혜 대통령의 관계도 정리했다. 책을 펴낸 이는 조순제의 아들 조용래다. 아버지 조순제는 2007년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최태민의 관계를 폭로했던 ‘조순제 녹취록’ 사건의 주인공이다. 당시 조순제는 인터뷰에서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면 국정 농단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리고 10년 뒤 그의 예언은 맞아떨어졌다. 조용래는 아버지가 못다한 이야기를 책으로 펴 냈다.

1990년대 초 한자리에 모인 임선이의 자녀, 사위, 며느리/ 왼쪽부터 최순득 남편 장석칠, 최순득, 김경옥, 조순제, 정윤회, 최순실, 최순천이다./ 조용래씨 제공

1990년대 초 한자리에 모인 임선이의 자녀, 사위, 며느리/ 왼쪽부터 최순득 남편 장석칠, 최순득, 김경옥, 조순제, 정윤회, 최순실, 최순천이다./ 조용래씨 제공

<또 하나의 가족>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당시 순사였던 최태민은 한국전쟁 직전 당시 과부였던 임선이와 결혼을 했다. 최태민과 결혼할 당시 임선이는 이미 아들을 두었는데, 이 사람이 바로 ‘조순제’다. 임선이는 이후 최태민의 사이에서 최순실 등을 낳았다. 임선이는 양말장수, 암달러상, 고리대업(일수) 등으로 악착같이 돈을 벌었다. 그 동안 최태민은 사이비 종교에 빠져 있었다 한다. 

이들 가족의 삶이 바뀐 건 박근혜와 만나면서부터다. 최태민이 1975년 대한구국선교단을 만들고, 박근혜를 뒷배경으로 삼게 되면서 막대한 돈이 굴러 들어왔다고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조순제가 사실상 실무를 맡는다. 당시 최태민의 딸들은 어렸다. 조순제가 대한구국선교단을 시작으로 대한구국봉사단, 대한구국여성봉사단, 새마음봉사단의 홍보실장과 새마음병원의 사무처장으로 단체 운영을 주도했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조순제는 최태민이 어떻게 박근혜 대통령과 가까워졌고, 재산을 어떻게 형성했는지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이 중 한명인 셈이다. 

최씨 일가 가계도/ 조용래씨 제공



최씨 일가 가계도/ 조용래씨 제공


책은 그런 조순제가 “박정희가 남긴 돈이 최태민에게 넘어갔다”는 증언을 했다고 소개한다. 직접 관여까지 했다는 것이다. “박정희 사후 조순제씨가 한 가장 중요한 일은 박정희가 남긴 돈을 최태민 일가 쪽으로 옮기는 데 관여한 것”이라며 “금덩어리도 나왔고 달러와 채권 뭉치도 나왔다. 외국 은행의 비밀 계좌금덩어리에서도 돈이 나왔다”고 썼다. 조순제가 돈을 옮기는 과정에는 당시 중앙정보부 직원들도 동원됐다는 주장도 실려있다. 

책에는 또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의 진짜 몸통은 바로 최태민의 부인이자, 저자 본인의 할머니인 ‘임선이’라는 주장도 담겼다. “임선이는 낚시꾼 최태민이 끌어올린 물고기(박근혜)가 사실은 월척 정도가 아니라 용을 낚아 올린 것이라는 사실을 가장 먼저 알아챈 사람이다.” “임선이는 달러장사와 일수놀이로 잔뼈가 굵은, 다시 말해서 돈 냄새와 세상이 움직이는 방향을 읽어내는 감각을 선천적으로 타고난 여자였다.” “훗날 벌어지게 될 비극적인 사태는 바로 임선이의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는 것이다.

임종을 앞둔 조순제/ 2007년 가을 폐암 말기로 죽음을 앞둔 조순제가 아들 조용래와 함께 일산 호수공원 나들이에서 찍은 사진이다. 저자는 자신이 촬영한 이 사진을 아버지 영정 사진으로 사용했다./ 조용래씨 제공

임종을 앞둔 조순제/ 2007년 가을 폐암 말기로 죽음을 앞둔 조순제가 아들 조용래와 함께 일산 호수공원 나들이에서 찍은 사진이다. 저자는 자신이 촬영한 이 사진을 아버지 영정 사진으로 사용했다./ 조용래씨 제공


저자 조용래는 책 말미에 박근혜 대통령을 두고 “도저히 대통령이라는 자리를 감당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었다”고 평했다. “대통령이 꼭 머리가 좋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인격은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그렇게 얻은 권력을 자신이 온전히 행사하지 못했다”고 했다. 아버지 조순제가 생전에 남긴 말도 소개했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면 온 나라가 순실이의 밥상이 되고, 박근혜는 순실이의 젓가락이 될 테니 장차 이 일을 어찌하면 좋겠냐?” 



박근혜, 사이비 무당 최태민 집에서 '나무천국사불' 주문 외워
JTBC 탐사 프로그램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최태민 일가 비밀 파헤쳤다
 
서울의소리   기사입력 2017/03/06 [00:38]

1979년 10ㆍ26 사태 직후 박근혜가 사이비 무당 최태민씨의 집에 와서 ‘나무천국사불’ 주문을 외웠다는 증언이 나왔다.

 

참조기사 - 김재규 작성 ‘최태민 중정보고서’...고령에도 추잡한 여자관계

 


5일 방송된 JTBC 탐사 프로그램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90회 ‘최씨 일가 40년 재산추적’ 편에서 최태민의 의붓아들인 조순제씨의 아들 조용래씨 부부가 나와 최씨 일가와 박근혜의 40년 인연을 되짚었다.

조용래씨는 박근혜와 최태민, 최순실의 관계와 최태민 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을 폭로한 ‘조순제 녹취록’을 남긴 조순제씨의 장남이다.

 

일제순사출신 사이비 무당이였던 사기꾼 최태민과 박근혜의 다정했던 한때 

최순실의 아비인 일제순사출신 사이비 무당 최태민과 그의 내연녀로 알려진 박근혜와의 대를 이은 끈질긴 40년 인연을 JTBC 탐사 프로그램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가 추적했다. 
 

조씨는2007년에 작성된 ‘조순제 녹취록’과 관련한 새로운 증언을 내놨다. 녹취록에는 “10ㆍ26 이후 뭉텅이 돈이 왔는데 관리하는 사람이 있고, 심부름하는 사람이 있었다. 최순실이 심부름을 꽤 했다”고 기록돼 있다.

조씨는“최순실 고모는 자기 욕망 표현에 거침이 없고 개방적이었다. 하고 싶어하는 것은 꼭 해야 하는 사람이었다”고 증언했다.

 

조씨의 부인은 1979년 10ㆍ26 사태 직후 “(박근혜가) 넋이 나가서 벌벌 떨고 있었다. 주로 기도하러 최태민 집에 와서 ‘나무천국사불’이라는 주문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나무천국사불’은 사이비종교의 교주였던 최태민이 만든 주문이다. 기독교와 불교 등 여러 종교의 신앙 요소가 담겨 있다. 당시부터 박근혜는 보혈주사, 영양제 등 각종 주사제를 애용했다고도 했다.

조씨는 최태민 일가와 박근혜의 오랜 인연에 대한 기억들을 책으로 엮고 있다고 밝혔다.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매주 일요일 9시 5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