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경제위기 넘어 국가위기…거덜나야 정신차릴 것"
[편집자 주] 경제위기론이 무게를 갖고 거론되고 있다. 1300조원을 넘어선 천문학적 가계부채, 저금리로 연명하는 좀비기업 양산, 수출과 내수의 동시 침체 등 내부 불안요인과 미국 중국 등 대외여건의 급변 가능성 등 위기 징후가 안팎에 도사리고 있다. 한국 경제가 성장의 역사를 만든 이래 최대 위기가 될 것이란 비관론마저 제기되는 와중에 타개할 대책은 없는지 전문가들의 얘기를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다.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2015.11.1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경제위기 릴레이 진단]④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 "여야 모두 포퓰리즘"
"사회 모든 분야 후진...지도층부터 정신차리고 특권내려 놓는다면 희망"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우리가 지금 대책없이 흘러가고 있고, 그 방향이 엉뚱한 데로 가고 있다는 게 위기다. 그것은 경제 위기를 넘어 국가적인 위기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평가받는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의 한숨이 깊었다. 우리 경제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이 뒤섞여 있는 가운데, 이 의원은 최근 각종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경제위기론'을 강조하고 있다.
이 의원은 최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지금 정치·경제·사회·문화 전체가 이상하게 가고 있다. 선진국 쪽이 아니라 중진국 함정에 빠지거나, 후진국 쪽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중진국 함정에 빠지면 나중에 선진국 잔치 밥상에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한국의 정치,사회, 경제 모든 분야가 후진하고 있다"
이 의원은 Δ인구구조 고령화 Δ산업구조 노후화 Δ산업기능인력 고령화 Δ각종 국가기간 조직의 분해 징후 등을 토대로 성장잠재력이 급속하게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치권은 포퓰리즘에 사로잡혀 있고, 정부와 관료사회는 전문성없이 무사안일로만 흘러가고 있고 대기업조차도 '경제 리더'라는 책임의식과 역사적 사명의식을 상실한채 도전정신은 찾아볼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경제의 성장잠재력 저하를 교정해주고 뒷받침해줘야 될 사회조차도 이상하게 가고 있다"며 "사회에서의 대갈등과 경제의 장기침체가 맞물려서 상호교란 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그래서 위기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옛날 정도의 경제능력을 갖고 갈 것이냐, 현상유지라도 할 수 있는 정도냐, 미래세대가 골탕을 먹을 수준까지 가고 있느냐 등 어떤 기준을 택해 얘기하느냐에 따라 경제위기가 얼마나 심하다고 판단할 것인지 사람마다 조금씩 (의견이) 다를 순 있다"면서도 "그러나 어떤 기준으로 봐도 정말로 위험하다"고 진단했다. "세계경제구도의 판이 바뀌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비까지 감안하면 지금은 정말로 위험하다"고도 했다.
◇ "인위적 경기부양 한계 도달..경제개혁과 창조경제는 제자리"
이 의원은 일부 해외 전문가들이 유럽 등과 비교해 우리 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펴는 데 대해 "남의 일이라고 함부로 얘기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과거 외환위기 1년 전쯤 IMF나 국제경제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한국경제는 펀더멘탈이 튼튼하다'는 얘기를 수없이 했다. 그래놓고는 한국 경제를 완전히 분해했다"며 "그래서 국제자본가들이 엄청나게 재미를 봤다. (그것은) 푸줏간 하는 사람이 돼지 걱정을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지금은 경기부양 정책을 통해서 (경제를) 끌고 가고 있기 때문에 '그냥 선진국 정도는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우리의 경기부양 능력이 이제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에 오래 못 간다"면서 "다른 힘으로 성장잠재력을 올려야 하는데, 그것을 위해 필요한 4대 부문 개혁이나 창조경제는 전혀 진도가 안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욱이 북한이 몇 년 내에 무너지기라도 한다면 그 부담까지 우리가 떠안아야 하는데, 그게 지금 가능하겠느냐"며 "거덜 나서 다 같이 못 살면서 다시 한 번 해보자는 소리는 바보짓이다. 거덜 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특히 "세계 경제가 큰 소용돌이 속에 빠져 들어가 있을 때 우리나라 규모의 중진국들은 선진 투기자본의 밥이 되기가 참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며 우리 경제가 중진국의 함정에 빠지는 것을 경계했다.
◇ "미국 금리인상에 금리인하? 안될 말"
이 의원은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제로금리'로 빠르게 내려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데 대해 "그런 사람들은 전체적으로 매크로(거시경제)가 어떻게 되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며 "우리는 주식시장에서 외국자본 비중이 굉장히 높은 나라 중 하나인데, 외국 자본들이 국내 기업들은 수익성이 많이 떨어지고 부채가 자꾸 늘어나 금융기관들의 안전성이 위험하다고 보면, 조그마한 금리차 때문에라도 해외로 도망가 버린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기업들도 걸핏하면 해외로 공장을 차려서 나가는 상황에서 자칫하면 큰일이 나는데, 거기다 금리까지 격차를 더 벌여놓으면 무슨 재간으로 일을 감당하려고 그러느냐"면서 "우리와 다른 나라간 격차를 생각해야 한다. 방향이 반대로 가면 매우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 2015.11.1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 "결국 정치가 문제..여야 모두 포퓰리즘"
평소 '미스터 쓴소리'로 통하는 이 의원은 "결국 정치가 문제"라고 또 한 번 정치권을 강하게 질책했다. 4선 의원인 그는 지난 2월 "창조경제를 활성화하고 경제위기 해법을 찾는 데 집중하겠다"며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터다.
그는 "공동체가 이상한 방향으로 가면 그 방향을 돌리도록 하는 사람이나 집단이 있어야 하는데 거기에 제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정치"라고 말문을 연뒤 "그런데 우리 정치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 허구한 날 옛날 얘기만 하고 앉아 있다. 그것도 몇 십 년 전 가치관이나 이데올로기를 갖고 '대기업들 손 좀 봐야 한다'는 얘기만 하고 앉아 있다"고 지적했다.
야당이 가장 큰 문제지만, 여당도 굉장한 정도의 포퓰리즘에 빠져 있다는 지적도 했다.
그는 "(여당이 야당에 비해) 약간 포퓰리즘이 덜한 것일 뿐이지 방향은 똑같다"면서 "지금은 바른 말을 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 하도 답답해 나라도 떠들고 다니는데, (나한테) 쓸 데 없이 괜히 사람 걱정하게 만든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 사람들 나중에 (일이 생기면) 국민들한테 어떻게 낯을 들고 다닐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박근혜정부의 개혁법안이 다 제출돼 있는데 국회에서 심의를 안 한다. 이런 상황에선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추진해 나가기 힘든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정부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일도 다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다 공무원들의 밥그릇과 관계돼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안 움직이기 때문인데 그러면 위에서라도 방법을 써서 돌아가도록 해야 하는데, 위에 사람들도 자기 그만두고 취직할 생각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거덜나야 정신차릴 듯..지도층부터 특권 내려놓는다면 희망"
이 의원은 산업계에 대한 고언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기업하는 사람들로선 귀족노조 문제, 정부의 무능, 정치권의 무책임 등으로 우리나라에서 기업을 한다는 것이 위험천만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동시에 2~3세 경영으로 내려오면서 현상 유지하는 데 너무 몰두하는 성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기업계에선 현상유지는 없다"며 "시장이 세계에 오픈돼 있는 나라에서 현재 하는 것만 하면 재산을 유지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라고 '도전정신'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현재 위기상황을 타파할 해법을 묻는 질문에 긴 한숨과 함께 말을 멈췄다. 10여초가 지난 뒤 입을 연 그는 "해법이 없다"는 말로 요약했다. "이렇게 흘러가다가 아주 위험하다는 것이 확인되면 그 때쯤 (사람들이) 정신차리고 움직일 것"이라는 비관이다.
그는 "손가락 등이 다쳤을 때 섣부르게 약을 바르면 잘 안 낫고 곪았을때 칼로 째고 나서 약을 발라야 낫는데, 이 문제도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고 부연했다."그 단계 가기 전에 이쯤해서 정신을 차려 미래 문제를 한 번 제대로 준비해보자는 쪽으로 사회 분위기가 돌아가 줘야한다"는게 그가 말하는 유일한 희망이다.
이 의원은 일단 원론적 차원에서 단계적 해결방식을 제시했다. 우선 문제에 대한 냉정한 진단이다. 그는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공동체 인식이 굉장히 정확하고 광범위해야 되고, 문제 원인에 대한 진단이 비교적 과학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인분석에 부정적인 이데올로기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뛰어들어 떠들면 안되며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들의 눈으로, 종합적인 눈으로 봐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다음 단계는 실천이다. 그는 "실천을 모든 국민을 보고 다 같이 하자고 해야 하지만, 그렇게 해서 될 일이 아니다"면서 "지도계층부터 자기 특권을 내려놓고 국민들의 신뢰를 얻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판을 바꾸고 관료사회를 인사쇄신하는 것도 그 일부로 지적됐다.
▲이한구 의원은..
이 의원은 45년 생으로 경북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어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며 81년부터 84년까지 미국 캔자스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학위를 받았다. 69년 행정고시에 합격했으며 재무부에서 근무하다 대우그룹으로 옮겨 대우경제연구소장으로 근무했다. IMF 외환위기 당시 LG반도체 등의 빅딜을 주장해 명성을 떨쳤었다. 16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금배지를 처음 달았고, 이후 대구 수성갑에서 내리 4선까지 성공했다. 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등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쳤으며, 박근혜 대통령의 의원시절 '경제 가정교사'로 통했다.

[경제위기 릴레이 진단]④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 "여야 모두 포퓰리즘"
"사회 모든 분야 후진...지도층부터 정신차리고 특권내려 놓는다면 희망"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우리가 지금 대책없이 흘러가고 있고, 그 방향이 엉뚱한 데로 가고 있다는 게 위기다. 그것은 경제 위기를 넘어 국가적인 위기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평가받는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의 한숨이 깊었다. 우리 경제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이 뒤섞여 있는 가운데, 이 의원은 최근 각종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경제위기론'을 강조하고 있다.
이 의원은 최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지금 정치·경제·사회·문화 전체가 이상하게 가고 있다. 선진국 쪽이 아니라 중진국 함정에 빠지거나, 후진국 쪽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중진국 함정에 빠지면 나중에 선진국 잔치 밥상에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한국의 정치,사회, 경제 모든 분야가 후진하고 있다"
이 의원은 Δ인구구조 고령화 Δ산업구조 노후화 Δ산업기능인력 고령화 Δ각종 국가기간 조직의 분해 징후 등을 토대로 성장잠재력이 급속하게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치권은 포퓰리즘에 사로잡혀 있고, 정부와 관료사회는 전문성없이 무사안일로만 흘러가고 있고 대기업조차도 '경제 리더'라는 책임의식과 역사적 사명의식을 상실한채 도전정신은 찾아볼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경제의 성장잠재력 저하를 교정해주고 뒷받침해줘야 될 사회조차도 이상하게 가고 있다"며 "사회에서의 대갈등과 경제의 장기침체가 맞물려서 상호교란 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그래서 위기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옛날 정도의 경제능력을 갖고 갈 것이냐, 현상유지라도 할 수 있는 정도냐, 미래세대가 골탕을 먹을 수준까지 가고 있느냐 등 어떤 기준을 택해 얘기하느냐에 따라 경제위기가 얼마나 심하다고 판단할 것인지 사람마다 조금씩 (의견이) 다를 순 있다"면서도 "그러나 어떤 기준으로 봐도 정말로 위험하다"고 진단했다. "세계경제구도의 판이 바뀌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비까지 감안하면 지금은 정말로 위험하다"고도 했다.
◇ "인위적 경기부양 한계 도달..경제개혁과 창조경제는 제자리"
이 의원은 일부 해외 전문가들이 유럽 등과 비교해 우리 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펴는 데 대해 "남의 일이라고 함부로 얘기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과거 외환위기 1년 전쯤 IMF나 국제경제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한국경제는 펀더멘탈이 튼튼하다'는 얘기를 수없이 했다. 그래놓고는 한국 경제를 완전히 분해했다"며 "그래서 국제자본가들이 엄청나게 재미를 봤다. (그것은) 푸줏간 하는 사람이 돼지 걱정을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지금은 경기부양 정책을 통해서 (경제를) 끌고 가고 있기 때문에 '그냥 선진국 정도는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우리의 경기부양 능력이 이제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에 오래 못 간다"면서 "다른 힘으로 성장잠재력을 올려야 하는데, 그것을 위해 필요한 4대 부문 개혁이나 창조경제는 전혀 진도가 안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욱이 북한이 몇 년 내에 무너지기라도 한다면 그 부담까지 우리가 떠안아야 하는데, 그게 지금 가능하겠느냐"며 "거덜 나서 다 같이 못 살면서 다시 한 번 해보자는 소리는 바보짓이다. 거덜 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특히 "세계 경제가 큰 소용돌이 속에 빠져 들어가 있을 때 우리나라 규모의 중진국들은 선진 투기자본의 밥이 되기가 참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며 우리 경제가 중진국의 함정에 빠지는 것을 경계했다.
◇ "미국 금리인상에 금리인하? 안될 말"
이 의원은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제로금리'로 빠르게 내려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데 대해 "그런 사람들은 전체적으로 매크로(거시경제)가 어떻게 되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며 "우리는 주식시장에서 외국자본 비중이 굉장히 높은 나라 중 하나인데, 외국 자본들이 국내 기업들은 수익성이 많이 떨어지고 부채가 자꾸 늘어나 금융기관들의 안전성이 위험하다고 보면, 조그마한 금리차 때문에라도 해외로 도망가 버린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기업들도 걸핏하면 해외로 공장을 차려서 나가는 상황에서 자칫하면 큰일이 나는데, 거기다 금리까지 격차를 더 벌여놓으면 무슨 재간으로 일을 감당하려고 그러느냐"면서 "우리와 다른 나라간 격차를 생각해야 한다. 방향이 반대로 가면 매우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 "결국 정치가 문제..여야 모두 포퓰리즘"
평소 '미스터 쓴소리'로 통하는 이 의원은 "결국 정치가 문제"라고 또 한 번 정치권을 강하게 질책했다. 4선 의원인 그는 지난 2월 "창조경제를 활성화하고 경제위기 해법을 찾는 데 집중하겠다"며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터다.
그는 "공동체가 이상한 방향으로 가면 그 방향을 돌리도록 하는 사람이나 집단이 있어야 하는데 거기에 제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정치"라고 말문을 연뒤 "그런데 우리 정치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 허구한 날 옛날 얘기만 하고 앉아 있다. 그것도 몇 십 년 전 가치관이나 이데올로기를 갖고 '대기업들 손 좀 봐야 한다'는 얘기만 하고 앉아 있다"고 지적했다.
야당이 가장 큰 문제지만, 여당도 굉장한 정도의 포퓰리즘에 빠져 있다는 지적도 했다.
그는 "(여당이 야당에 비해) 약간 포퓰리즘이 덜한 것일 뿐이지 방향은 똑같다"면서 "지금은 바른 말을 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 하도 답답해 나라도 떠들고 다니는데, (나한테) 쓸 데 없이 괜히 사람 걱정하게 만든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 사람들 나중에 (일이 생기면) 국민들한테 어떻게 낯을 들고 다닐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박근혜정부의 개혁법안이 다 제출돼 있는데 국회에서 심의를 안 한다. 이런 상황에선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추진해 나가기 힘든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정부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일도 다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다 공무원들의 밥그릇과 관계돼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안 움직이기 때문인데 그러면 위에서라도 방법을 써서 돌아가도록 해야 하는데, 위에 사람들도 자기 그만두고 취직할 생각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거덜나야 정신차릴 듯..지도층부터 특권 내려놓는다면 희망"
이 의원은 산업계에 대한 고언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기업하는 사람들로선 귀족노조 문제, 정부의 무능, 정치권의 무책임 등으로 우리나라에서 기업을 한다는 것이 위험천만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동시에 2~3세 경영으로 내려오면서 현상 유지하는 데 너무 몰두하는 성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기업계에선 현상유지는 없다"며 "시장이 세계에 오픈돼 있는 나라에서 현재 하는 것만 하면 재산을 유지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라고 '도전정신'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현재 위기상황을 타파할 해법을 묻는 질문에 긴 한숨과 함께 말을 멈췄다. 10여초가 지난 뒤 입을 연 그는 "해법이 없다"는 말로 요약했다. "이렇게 흘러가다가 아주 위험하다는 것이 확인되면 그 때쯤 (사람들이) 정신차리고 움직일 것"이라는 비관이다.
그는 "손가락 등이 다쳤을 때 섣부르게 약을 바르면 잘 안 낫고 곪았을때 칼로 째고 나서 약을 발라야 낫는데, 이 문제도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고 부연했다."그 단계 가기 전에 이쯤해서 정신을 차려 미래 문제를 한 번 제대로 준비해보자는 쪽으로 사회 분위기가 돌아가 줘야한다"는게 그가 말하는 유일한 희망이다.
이 의원은 일단 원론적 차원에서 단계적 해결방식을 제시했다. 우선 문제에 대한 냉정한 진단이다. 그는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공동체 인식이 굉장히 정확하고 광범위해야 되고, 문제 원인에 대한 진단이 비교적 과학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인분석에 부정적인 이데올로기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뛰어들어 떠들면 안되며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들의 눈으로, 종합적인 눈으로 봐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다음 단계는 실천이다. 그는 "실천을 모든 국민을 보고 다 같이 하자고 해야 하지만, 그렇게 해서 될 일이 아니다"면서 "지도계층부터 자기 특권을 내려놓고 국민들의 신뢰를 얻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판을 바꾸고 관료사회를 인사쇄신하는 것도 그 일부로 지적됐다.
▲이한구 의원은..
이 의원은 45년 생으로 경북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어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며 81년부터 84년까지 미국 캔자스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학위를 받았다. 69년 행정고시에 합격했으며 재무부에서 근무하다 대우그룹으로 옮겨 대우경제연구소장으로 근무했다. IMF 외환위기 당시 LG반도체 등의 빅딜을 주장해 명성을 떨쳤었다. 16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금배지를 처음 달았고, 이후 대구 수성갑에서 내리 4선까지 성공했다. 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등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쳤으며, 박근혜 대통령의 의원시절 '경제 가정교사'로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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