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2012년 1인당 국민 소득은 10년 전과 비교하여 배 가까이 늘었는데, 과연 사람들의 삶의 질은 어떻게 변했을까? 통계청 사회조사 결과 분석을 통해 10년 전 대비 현재 한국인의 삶에 대한 만족도와 개인, 사회에 대한 생각의 변화를 살펴본다.
지난 10년 삶에 대한 만족도(행복감)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2009년에는 현재의 삶에 대해 만족하는 사람들보다 불만족 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2012년에는 만족하는 사람들이 불만족 하는 사람들 보다 더 많았다. 2012년 들어 현재의 삶에 만족하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는 점은 다행이지만 아직 만족한다는 비율이 1/3에 머물고 있다. 가족관계 만족도가 상승했고, 나이 들수록 자기부모, 자녀, 배우자, 형제자매 만족도는 하락하였다. 임금을 제외한 근무여건 만족도는 상승했고, 소득에 대한 만족도도 조금 상승했으나 만족 수준은 매우 낮았다. 또한 경제적 부담으로 여가 만족도는 하락했는데, 50대에서 여가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가장 컸다. 건강 만족도는 상승했는데, 고소득자, 유배우자의 건강 만족도가 더 높았다. 학생의 학교 생활 만족도는 커졌고, 소득이 높을수록 교육 성취도가 컸다.
지난 10년 한국인의 인식 변화를 보면, 가족관이 개방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감소하고, 이혼에 대한 수용도가 높아졌다. 가사 분담은 증가했는데, 20대에서 공평 분담 인식이 가장 컸다. 여성도 ‘가정 일에 관계없이’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당위적 인식이 커졌다. 현실을 중시하는 경향이 커졌는데, 직업 선택 기준으로 수입 중시 성향이 늘고, 학교 교육의 실용성을 중시하는 비중도 커졌다. 중류층 인식은 소폭이지만 감소했고 사회 불공정 인식은 상승했다. 본인 세대의 계층 이동 가능성이 낮다는 인식 비율이 1999년 25.5%에서 2011년 58.8%로 30%p 이상 급등했다. 개인의 미래 변화에 대한 기대가 10년 전에 비해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교육비에 대한 부담감은 대폭 커졌지만, 자녀 유학에 대한 바램은 상승했다. 치안, 환경성 질환에 대한 불안감은 커졌으며, 복지, 인권 등에서 사회 공동 책임을 중시했다.
전반적으로 보면, 삶에 대한 사람들의 만족감, 긍정적 인식은 과거 대비 개선되었으나, 개선의 정도는 크지 않았다. 가족과 건강에 대한 만족도는 증가한 반면 경제적 문제로 인한 심리적인 부담은 늘어났다. 소득은 증가했지만 높은 교육비, 주거비 등 사회 전반의 고비용 요소들은 가처분 소득 수준에 대한 낮은 만족도, 교육, 여가 등 삶의 다방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변화된 세태의 다양한 모습을 확인하였는데, 눈에 띄는 것은 가족관이 전통적 가족관에서 개방적 가족관으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인식의 중심에는 20~30대 젊은 세대가 있다. 전통보다는 실용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가치관은 미래 한국 사회 변화의 핵심 동인이 될 것이다. 젊은 세대의 가치관에서 나타난 특징적 성향들이 사회와 기업에 어떤 영향으로 나타날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 목 차 >
Ⅰ. 한국인의 삶에 대한 만족도 Ⅱ. 한국인의 인식 변화 Ⅲ. 시사점
인생 수업,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꾸뻬씨의 행복 여행,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요즘 서점가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책들이다. 이 책들의 공통점은 바로 ‘삶의 의미 찾기’이다. 앞만 보며 쉴새 없이 달려가는 한국인의 삶에 공감하고 조언한다.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과거보다 풍요로운 삶을 살게 되면서 이제 많은 사람들이 ‘삶의 질’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과연 나는 과연 행복한가? 행복해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등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
한국의 2012년 1인당 국민 소득은 2만 2,708달러다. 2002년 1만 2,100달러와 비교하면 배 가까이 늘었다. 10년 전과 비교하여 소득은 배 가까이 늘었는데, 과연 사람들의 삶의 질은 어떻게 변했을까? 본고는 통계청 사회조사 결과 분석을 통해 10년 전 대비 현재 한국인의 삶에 대한 만족도와 개인, 사회에 대한 생각의 변화를 살펴본다. 통계청 사회조사는 총 17,424 표본 가구의 만 13세 이상 상주 가구원을 대상으로 가족, 일, 소득과 소비, 건강, 교육, 여가, 복지, 안전, 사회참여, 환경 등 총 10개 조사 분야로 구성되며 각 분야별로 2년 주기로 매년 실시되고 있다. 각 분야에서 살펴보는 삶의 질 관련 지표들은 만족도, 태도와 같은 주관적 지표다. 일반적으로 삶의 질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는 크게 객관적 지표와 주관적 지표로 구분할 수 있다. 예컨대 가족 영역의 경우 객관적 지표는 결혼률, 이혼률 등 실 데이터로 구성할 수 있는데, 통계청의 사회 조사는 설문 조사의 특성상 가족관계 만족도, 결혼관 등과 같은 만족도나 인식을 조사하고 있다. 본고는 지난 10년간 삶의 질의 변화를 만족도, 인식 변화로 구분하여 살펴 보았다.
Ⅰ. 한국인의 삶에 대한 만족도
① 1/3의 행복
남성, 저연령, 고소득, 유배우자가 만족감 커
한국인은 현재의 삶에 어느 정도 만족할까? 2003년, 2009년, 2012년 현재의 삶에 대한 만족도 추이를 살펴보면 만족도가 점차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다(2003년 20.4%, 2009년 20.9%, 2012년 33%). 2003년, 2009년에는 현재의 삶에 만족하는 사람들보다 불만족 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2012년에는 만족하는 사람들이 불만족 하는 사람들 보다 더 많았다. 2012년 들어 현재의 삶에 만족하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는 점은 다행이지만 아직 만족한다는 비율이 1/3에 머물고 있다.
현재의 삶에 대한 만족도(이하 ‘인생 만족도’)를 성별, 연령별 등 집단 별로 보면, 남자가 여자보다 만족도가 근소하게 높고, 연령대가 낮을수록 만족도는 더 커졌다. 또한 소득이 높을수록 인생 만족도가 높았으며, 고용주, 임금 생활자, 자영업자 순으로 만족도가 높았다. 미혼, 유배우자가 사별하거나 이혼한 사람들보다 인생 만족도가 더 높았다.
② 가족이 행복의 원천
나이 들수록 자기부모, 자녀, 배우자, 형제자매 만족도 하락
자녀, 배우자, 배우자 부모, 자기부모, 형제 자매 등을 아우르는 전반적인 가족관계 만족도 추이를 보면 2002년 대비 2012년 가족관계 만족도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인생 만족도 추이를 보았는데, 인생 만족도가 높은 사람과 인생 만족도가 낮은 사람이 가족관계 만족도에서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를 살펴보면, 인생 만족감이 높은 사람은 불만족을 느끼는 사람에 비해 약 2배 정도 가족관계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가족관계 만족도는 나이가 들수록 하락하였다. 20대는 71.8%, 30대는 64.3%, 40대는 52.9%, 50대는 48.4%, 60대 이상은 46.9%가 가족관계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세부 가족관계 별로 만족도를 보면, 자녀, 배우자, 자기부모, 형제자매, 배우자 부모 순으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관계 만족도는 응답자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높았다. 자녀 연령이 낮은 20~30대는 응답자의 85%가 자녀에 만족하고, 자녀가 성인인 60세 이상은 65%가 자녀에 만족하였다. 한편 남성이 여성보다 근소한 차이로 자녀관계 만족도가 높았다.
응답자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배우자 만족도가 하락하였다. 결혼 초기인 20대는 응답자의 80.4%가 배우자에 만족했으나 60세 이상은 56%만이 배우자에 만족했다. 성별로 보면 여성의 배우자(남편)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남편이 아내에게 만족하는 비율은 71.8%인데 반해, 아내는 59.2%만 만족한다고 응답하여 부부간 차이를 보였다.
나이 들수록 형제자매 만족도도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부모에 대한 만족도는 남성과 여성이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배우자 부모에 대한 만족도는 서로간에 차이가 있었다. 남성은 응답자의 57.5%가 배우자 부모에 대해 만족했으나, 여성은 응답자의 44%가 만족하였다. 시댁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는 여성의 현실을 엿볼 수 있다.
③ 경제적으로는 불만족
임금 제외한 근무여건 만족도 상승…60세 이상, 30대 남자 순으로 임금 불만족 높아
지난 10년 직장에 대한 만족도는 어떻게 변했을까? 2002년 대비 2012년 근무여건 만족도를 임금, 근무환경, 근무시간, 직장에서의 장래성, 직장 성희롱 방지 노력 측면에서 분석한 결과, 임금을 제외한 모든 면에서 근무여건 만족도가 상승했지만 절대적인 만족 수준은 낮았다. 임금에 대해 만족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2002년 15.5%에서 2011년 14%로 감소했고, 임금에 대해 불만족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2002년 43.5%에서 2011년 46.4%로 증가했다. 임금 불만족은 대체로 남자보다는 여자가 높았는데, 높은 순으로 보면 60세 이상 여자, 60세 이상 남자, 30대 남자, 40대 여자, 50대 여자 등의 순이었다.
한편 인생 만족도가 높은 사람과 인생 만족도가 낮은 사람의 근무여건 만족도를 비교해 보면, 인생 만족도가 높은 사람은 불만족을 느끼는 사람에 비해 근무여건 만족도가 5배 높았다.
인생 만족도가 높은 사람은 불만족한 사람에 비해 소득 만족도가 12배 높아
지난 10년간 소득 만족도는 어떻게 변했을까? 분석 결과, 소득 만족도, 소득 불만족도 모두 근소하게 상승했고, 소득 불만족도가 소득 만족도에 비해 월등히 컸다. 1999년 소득에 만족하는 사람은 10%, 불만족 하는 사람은 47.9%였는데, 2011년 소득에 만족하는 사람은 11.8%, 불만족 하는 사람은 49.1%였다. 2012년 일인당 국민소득은 10년 전과 비교하면 배 가까이 늘었으나 소득 만족도는 과거 대비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연령대별로는 60세 이상 고령층의 소득 만족도가 가장 낮았다. 1999년, 2007년, 2011년 소득 만족도를 연령대별로 살펴 봤을 때, 유독 60세 이상 고령층에서만 소득 불만족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1999년 50%, 2007년 55.2%, 2011년 56.6%). 부동산 경기 침체, 자녀 결혼 비용, 은퇴 후 창업 등으로 인한 가처분 소득 부족이 이러한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인생 만족도가 높은 사람과 인생 만족도가 낮은 사람의 소득 만족도를 비교해 보면, 인생 만족도가 높은 사람은 불만족을 느끼는 사람에 비해 소득 만족도가 12배가 높을 정도로 소득 만족도에 압도적인 차이를 보인다.
소득에 불만족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자영업자는 54.4%, 임금 근로자는 47.3%, 고용주는 33.7%로 직업(고용관계)별로 차이가 컸다. 최근 많은 자영업자들이 사업 실패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사회상을 반영한다.
경제적 부담으로 여가 만족도 하락
과거에 비해 여가 활동은 다양해지고 보편화되었는데 여가 생활 만족도는 하락하였다. 2000년, 2004년, 2011년에 여가 생활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각각 31.6%, 27.3%, 19.3%로 나타났다. 쉬는 날도 늘었는데 여가 만족도가 하락한 것은 의외의 결과다. 여가 생활 불만족 이유는 과거에 비해 경제적 부담감을 더 크게 느끼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난다. 2000년에 여가 생활 불만족 원인으로 경제적 부담을 지목했던 사람은 35.9%였는데, 2011년에 그 비율은 61%로 크게 늘었다. 여가 생활 불만족 원인별로 가장 많은 응답을 보인 세대를 보면, 경제적 부담은 50대, 시간 부족은 30대, 건강과 체력 부족은 60세 이상의 고령층이었다.
④ 건강
건강 만족도 상승…고소득자, 유배우자가 건강 만족도 더 높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 수명은 2001년 76.53세, 2011년 81.2세로서 10년 동안 4.67세가 늘었다. 수명이 늘면서 건강 만족도도 높아졌을까? 1999년, 2003년, 2012년 건강 만족도를 보면 그 값은 각각 42.7%, 42.9%, 45.9%로서 다소 증가하였다.
남자가 여자보다 건강 만족도가 높았고, 나이가 들수록 건강 만족도는 하락하였다. 2012년 자신의 건강에 만족하는 비율은 20대가 61.9%, 50대가 36.9%, 60대가 21.9%로서 차이가 컸다.
인생 만족도가 높은 사람과 인생 만족도가 낮은 사람의 건강 만족도를 비교해 보면, 인생 만족도가 높은 사람은 불만족을 느끼는 사람에 비해 건강 만족도가 7배 높다.
소득별로 보면 소득이 높을수록 건강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100~200만원인 응답자의 40.8%, 600만원 이상인 응답자의 60.9%가 건강에 만족했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건강 만족도도 차이가 있었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은 55.5%, 규칙적으로 운동하지 않는 사람은 39.9%만이 건강에 만족했다.
혼인 여부로는 미혼자, 유배우자, 이혼자, 사별자 순으로 건강 만족도가 높았다. 미혼자는 응답자의 62.3%, 유배우자는 41.4%, 이혼자는 27.3%, 사별자는 15.6%가 건강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보면, 배우자의 유무가 건강과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
⑤ 교육 성취
학교 생활 만족도, 교육 기회 충족도 상승…소득이 높을수록 교육 기회 충족도 커져
우리 사회의 교육열은 예나 지금이나 매우 뜨겁다. 지난 10년 교육에 대한 만족도를 보면 교육의 수요자인 학생(초중고, 대학생)의 학교 생활 만족도는 상승했다. 학교 생활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학생들의 비율은 2000년 41.4%, 2012년 46.7%였다. 초중고생과 대학생의 만족도는 비슷했다. 2012년의 초중고생 47.2%, 대학생 46%가 학교 생활에 만족했다.
교육 기회 충족도도 과거 보다 상승했다. 교육 기회 충족에 대한 만족도를 보면 2000년 24.5%에서 2012년 47%로 크게 늘었다. 연령별로 보면 10대는 2000년 27.9%, 2012년 65.8%, 20대는 2000년 39.4%, 2012년 65.8%, 30대는 2000년 30.6%, 2012년 62.5%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2012년 교육 기회 충족도를 소득 수준별로 보면, 소득이 증가할수록 교육 기회 충족도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 소득 100~200만원인 경우 40%, 300~400만원은 54%, 600만원 이상은 68.4%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Ⅱ. 한국인의 인식 변화
① 가족관, 개방적으로
결혼의 필요성 감소, 이혼에 대한 수용도 증가…30대에서 결혼의 필요성을 가장 낮게 인식
지난 10년간 결혼과 이혼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개방적으로 변했다. ‘결혼은 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사람이 2002년에는 69.1%였으나, 2012년에는 62.7%로 낮아졌다. ‘결혼은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유보적인 대답을 한 사람은 2002년 27.2%, 2012년 33.6%로 증가했다. 성별로 보면 여성들이 남성보다 결혼의 필요성에 대해 낮게 인식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가 2002년부터 2012년까지 일관되게 모든 연령대중에서 결혼의 필요성에 대해 가장 낮게 인식했고, 해가 갈수록 낮아졌다.
이혼에 대한 수용도도 높아졌다. ‘이유가 있으면 이혼하는 것이 좋다’라는 인식은 2002년 5.9%에서 2012년 10.9%로 증가하고, 동시에 ‘이혼해서는 안 된다’라는 인식은 2002년 58.4%에서 2012년 48.7%로 감소하였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이혼에 대한 개방적 인식이 컸다. 한편, 재혼에 대한 인식도 유연해지고 있다. 재혼은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라는 유보적인 의견이 2002년 51%, 2012년 61%로 증가했다.
가사 분담 증가…20대에서 공평 분담 인식 가장 커
남편과 아내의 가사 분담이 증가했다. ‘부인이 가사를 전적으로 책임진다’는 2002년 37.9%에서 2012년 29.8%로 줄고, ‘공평하게 분담한다’는 2002년 8.1%에서 2012년 15.5%로 늘었다.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한다는 인식은 20대가 가장 컸고, 부인이 가사를 전적으로 책임진다는 인식도 20대가 가장 낮았다.
인생 만족도가 높은 사람과 인생 만족도가 낮은 사람의 가사분담에 대한 생각을 비교해 보면 인생 만족도가 높은 사람은 불만족을 느끼는 사람에 비해 가사일을 공평하게 분담한다는 인식이 약 1.4배 정도 높았고, 부인이 전적으로 책임진다는 인식도 낮았다.
부모 부양 책임이 아들에서 모든 자녀로 이동
아들이 부모님을 부양해야 한다는 전통적 가족관도 유연하게 변했다. ‘부모 부양 책임이 가족 중 누구에게 있는가’에 대해 부모 부양 책임이 아들에 있다는 생각에서 모든 자녀에게 있다는 인식으로 많이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에는 장남 또는 아들이 부양해야 한다는 인식이 41%로서 가장 많았으나, 2012년에는 아들과 딸 등 모든 자녀들이 함께 부양해야 한다는 인식이 74%로 가장 많았다.
여성도 ‘가정 일에 관계없이’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당위적 인식 커져
여성 취업에 대한 인식도 변했다. 출산 등 가정 일과 관계없이, 여성도 직장을 다녀야 한다는 인식이 커졌다. ‘여성은 직업을 갖는 것이 좋다’는 응답 값이 2002년, 2011년 각각 86.6%, 84%로 변화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여성은 직업을 갖는 것이 좋다’는 항목을 ‘결혼 전까지, 첫 자녀 출산 전까지, 자녀 성장 후, 출산 전과 자녀 성장 후, 가정 일에 관계없이’로 구체적으로 구분하여 분석하면 변화가 확인된다. 여성이 ‘가정 일과 관계없이 직장을 갖는 것이 좋다’는 인식이 2002년 35.4%, 2011년 42.7%로 증가했다. 연령별 결과 값을 보면 20대에서 이러한 인식이 가장 컸다. 50대 이상의 고 연령층에서도 여성 취업의 필요성에 대한 당위적 인식이 증가했다.
② 현실주의
직업 선택 기준으로 수입 중시 성향 늘고, 학교 교육의 실용성 중시
과거에 비해 이상이나 관념보다는 현실을 중시하는 경향이 커진 것으로 나타난다. 원칙이나 과정보다 실리나 결과를 중시하는 현실주의는 돈을 중시하는 성향에서 잘 나타난다. 지난 10년 직업 선택 기준의 변화를 보면, 수입을 중시하는 성향이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직업 선택에서 ‘수입을 중시한다’는 사람이 2002년 21.5%에서 2012년 38.3%로 증가했다. 하지만 장래성, 적성/흥미, 안정성 등에 대한 응답 값은 감소하였다. 연령대별로 보면, 연령이 높아질수록 수입이나 안정성을 중시하며, 연령이 낮을수록 적성, 흥미를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만족도 분석 결과를 보면, 과거 대비 임금이나 소득 만족도가 나아지지 않았는데, 이러한 소득 불만족과 물질중시 성향이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실주의는 교육의 실용성을 중시하는 성향과도 관련이 깊어 보인다. 학생들이 생각하는 교육의 가장 큰 목적은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서’ 였는데, 이러한 인식이 2000년에 40.7%, 2012년에 47.4%로 증가했다. 학교 교육 효과에 대한 인식도 변했다. 학교 교육이 직업 활용에 효과가 있다는 인식은 과거 대비 증가했으나 기술 및 지식 습득에 효과가 있다는 인식은 과거 대비 감소했다.
③ 비관적 현실주의
중류층 인식 감소하고 사회 불공정 인식 상승
중류층 인식은 과거 대비 약화되었다. 1999년 대비 2011년 ‘나는 중류층이다’라는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다소 감소하고(1999년 54.9%, 2011년 52.8%), ‘나는 하류층이다’라는 인식은 다소 증가했다(1999년 44%, 2011년 45.3%). 2011년 연령별 분석 결과를 보면 연령이 증가할수록 ‘나는 중류층이다’라는 인식은 감소함을 알 수 있다. 특히 60세 이상에서 중류층 인식이 급격히 감소한 반면 하류층이라는 인식은 크게 늘었다.
인생에 대한 주관적 만족감이 큰 사람은 주관적 만족감이 낮은 사람에 비해 자신을 상류층, 중류층이라고 인식하는 비율이 크게 높았다.
본인 세대의 계층 이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과거에 비해 매우 낮게 보았다. 본인 세대의 계층 이동 가능성이 낮다는 인식은 1999년 25.5%, 2011년 58.8%로 크게 상승했다. 연령별로 보면 30대, 40대에서 본인 세대의 계층 이동 가능성이 가장 낮다고 응답했다. 직업(고용관계)별로 보면, 임금근로자가 자영업자들보다 본인 세대의 계층 이동 가능성을 낮게 인식했다.
한국 사회의 공정성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인식이 강했다. 한국 사회가 불공정하다는 인식은 공정하다는 인식보다 4.5배 정도 많았다. 분야별로 보면 조세, 경찰/사법, 취업, 방송, 교육의 순으로 공정하지 않다는 인식이 많았다. 연령별로 보면 30대에서 ‘한국 사회는 불공정하다’는 인식이 가장 많았다. 예컨대 조세 분야를 보면 ‘불공정하다’고 보는 비율이 30대는 62%, 40대는 59.5%, 20대는 59.2%, 50대는 57%였다.
④ 교육비 부담감
교육비 부담감 대폭 커졌지만 자녀 유학에 대한 바램은 상승
교육비에 대한 부담감은 과거 대비 크게 증가했다. 2000년에 ‘교육비가 부담스럽다’고 응답한 사람은 36.7%였으나 2012년에는 73%였다. 50대의 76.7%, 40대의 73.3%, 30대의 63.8%가 교육비가 부담스럽다고 응답했다. 소득별로 보면 월소득 100~200만원 집단은 78.1%, 300~400만원 집단은 73.4%, 600만원 이상은 57.8%로 차이가 있었다.
반면, 자녀 해외 유학에 대한 바램은 더 커졌다. 2008년에 ‘자녀의 해외 유학을 원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48.3%였으나 2012년에는 62.4%였다. 자녀 유학을 원하는 이유는 국제적 안목을 키우기 위해, 재능에 적합한 교육을 위해, 한국의 교육 제도가 싫어서 등이었다.
⑤ 안전 및 환경 불안감
안전에 대한 불안감 여전…특히 치안 불안감은 큰 폭 상승
치안, 안보 등 전반적인 사회 안전에 대한 불안감은 과거 대비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불안감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 비해 사회가 안전하다’고 답한 비율은 2008년에 15.9%, 2012년에는 15.8%인 반면, ‘과거에 비해 불안하다’고 답한 비율은 2008년에 61.5%, 2012년 45.2%였다. 연령별로 보면 30대가 다른 연령대보다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이 느끼는 사회 불안 요인을 구체적으로 보면, 범죄, 국가 안보, 경제적 위험, 인재, 빈부격차로 인한 갈등 순이었다. 범죄 위협으로 불안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2001년 45.4% 였는데, 2012년에는 그 비율이 64.2%로 크게 증가했다. 식품에 대한 안전감은 과거 대비 높아졌으나 불안감은 여전히 높았다. 식품 안전이 불안한 이유는 식품 업체의 식품 안전 의식 부족, 정부의 관리 미흡 등의 순이었다.
농산물의 안전에 대해서는 중요하다. ‘국내산 농산물이 불안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2005년 50.1%, 2008년 40.4%, 2012년 37.5%로서 불안감은 감소하였다. ‘수입산 농산물이 불안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2005년 87.8%, 2008년 87%, 2012년 77.5%로서 불안감은 감소하긴 하나 그 수치는 매우 컸다.
체감 환경은 나아졌으나 기후변화, 환경성 질환에 대한 불안감은 매우 커
대기, 수질 등 체감 환경에 대한 인식은 과거보다 나아졌다. 2001년, 2008년, 2012년 대기오염, 수질, 녹지, 소음 각각의 ‘환경이 1년 전 대비 좋아지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들의 비율은 증가 추세로 나타났다. 다만 2012년 결과만을 보면, 대기오염, 수질, 녹지 환경은 1년 전보다 좋아졌다고 응답한 사람이 나빠졌다고 응답한 사람보다 많았으나, 소음은 좋아졌다는 응답보다 나빠졌다는 응답이 많았다. ‘기후변화로 인해 불안하다’고 응답한 사람들의 비율은 2008년 65.5%, 2012년 62.5%로 다소 감소했으나 여전히 높았고, ‘환경성 질환으로 인해 불안하다’고 응답한 사람들의 비율도 2010년 61.9%, 2012년 61.3%로 차이가 거의 없지만 매우 컸다.
⑥ 복지에 대한 기대
복지, 인권 등에서 사회 공동 책임 중시
복지, 인권 등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해결에 정부 등 사회적 차원의 관심이 더욱 높아져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부모 부양에 대한 견해를 살펴보면, 2002년에는 부모 부양 책임이 가족에 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으나, 2012년에는 가족과 정부 공동 책임이라는 인식이 가장 컸다. 이러한 인식은 부모 부양문제로 고민이 많은 30대, 40대에서 가장 컸다.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심하다는 인식이 많았다.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 차별이 심하다라는 인식에 대해 2005년에는 74.6%, 2011년에는 72.3% 응답자가 동의하였다. 특히 30대는 우리 사회가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심하며, 우리 사회가 장애인을 고려해서 더 배려해 주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전 연령층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Ⅲ. 시사점
지금까지 통계청의 사회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10년간 한국인의 삶의 변화를 살펴보았다. 전반적으로 보면, 삶에 대한 사람들의 만족감, 긍정적 인식은 과거 대비 개선되었으나, 개선의 정도는 크지 않았다. 결혼 이혼 등에 대해 개방적인 인식이 증가했고 부부간 가사분담, 여성의 취업 등에 대해서도 더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직업 선택에서는 경제적 가치가 더 우선되었고 계층이동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인식이 급격히 증가했다.
분석을 통해 드러난 특징은 한국인들이 가족과 건강에 대한 만족도는 증가한 반면 경제적 문제로 인한 심리적인 부담은 늘어난 것이다. 여가 시간이 늘어났으나 경제적 부담으로 여가에 대한 만족도가 오히려 하락했고 교육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크지만 교육비에 대한 심리적 부담은 크게 증가했다. 직업의 선택에서도 수입의 크기가 더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되었고 반면 마음대로 되지 않는 현실 속에서의 좌절감은 계층 이동에 대한 기대감의 급격한 하락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인의 소득은 증가했지만 높은 교육비, 주거비, 결혼비용 등 사회 전반의 고비용 요소들은 가처분 소득 수준에 대한 낮은 만족도, 교육, 여가 등 삶의 다방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사회의 고비용 구조가 쉽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데다 잠재성장률의 둔화로 미래 소득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젊은 세대에서는 그래도, 현재의 부모 세대들은 과거 고도 성장기를 거치는 과정에서 소득의 빠른 증가, 부동산 등 자산 가치의 증가 등에 대한 수혜를 입었다고 보는 관점이 적지 않다. 대한민국의 허리인 30대, 40대가 ‘본인 세대의 계층 이동 가능성’에 대해 가장 비관적이라는 결과는 이러한 정서가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본 분석을 통해 변화된 세태의 다양한 모습을 확인하였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가족관이 전통적 가족관에서 개방적 가족관으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다. 결혼은 의무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로 가사는 여성 중심에서 남녀 분담으로, 여성 취업은 가정과 상관 없이 필수적으로, 부모 부양 책임이 아들 중심에서 자녀 모두로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의 중심에는 가치관이 유사한 20~30대 젊은 세대가 있다. 전통보다는 실용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가치관은 미래 한국 사회 변화의 핵심 동인이 될 것이다. 가치관에서 나타난 특징적 성향들이 우리 사회와 기업에 어떤 영향으로 나타날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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