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칼럼

스마트폰, 하루 사용 최적의 시간은?

일취월장7 2018. 12. 5. 17:54

스마트폰으로 우는 아이 달래기 괜찮을까?

[아이에게 스크린 리터러시 교육을] 정보화 시대에 방치된 한국 어린이       
연재를 시작하며

한국은 인구당 스마트폰 보급률, 인터넷 이용시간, 초고속인터넷 속도 등에서 세계 1위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필요로 하는 정보산업 인프라는 세계 정상급이다. 이런 상황은 산업 발전 가능성에의 긍정적 전망을 가능케 하지만 그로 인한 어두움도 동시에 존재한다. 

어린이는 첨단 정보기술의 부작용에 노출된 주요 대상이다. 촛불혁명, 미투 운동 등을 통해 사회 각계각층이 제 목소리를 내면서 적폐청산과 시민 권익 증진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어린이들은 그럴 능력이 없어 침묵하는 다수로 방치되어 있다. 

과학자들은 90년대 이래 2살 이하 영아의 TV 시청을 금하고, 2~5세 어린이의 하루 TV 시청 시간은 2시간 내외로 부모가 통제해야한다는 연구 조사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 TV의 빛과 영상이 어린이 두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비만과 학업 부진 등의 부작용이 크다는 이유다.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한국은 정보강국이지만 스마트폰 등을 생산하는 전자산업이나 TV 방송, 방송 관련 행정기구인 방송통신위 등에서 어린이 보호를 위해 합당한 조치를 내놓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정보산업 기기의 선두주자인 스마트폰의 경우, 부모가 칭얼대는 영아를 달래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 거의 일반화되어 있다. 유치원 입학 연령대 이후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스마트폰을 휴대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TV, 인터넷, 게임기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어 어린이에게 유익한 측면이 크지만, 그로 인한 어둠도 짙다. 국내에서 스마트폰 보급률이 1인 1대 수준에 이르면서 게임업계에서는 스마트폰에서 판매할 수 있는 어린이 상대 게임 개발에 나서는 등 어린이를 상대로 한 돈벌이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TNS와 KT경제경영연구소가 지난 9월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상반기 국내 스마트폰 평균 보급률은 91%였다. 스마트폰 국내 보급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어린이 안전대책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이용한 어린이의 경우 TV나 게임기로 인한 부작용인 비만이나 학업성적 부진, 성격이상 발달 등의 부작용을 피할 수 없다. 

비디오 게임이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이 공인되면서 국제 사회는 부모가 어린이들이 울며 보챌 때 스마트 폰의 게임을 장난감 대신 주는 상황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예를 들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6월 게임중독을 정신건강질환으로 등재한 국제질병분류 개정안(ICD-11)을 공개했는데,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겠다고 밝혀 주목되고 있다. 게임 중독의 유해성 여부에 대한 논란은 지난 수십 년 간 지속되었는데 WHO가 ICD-11를 내년 5월 총회에서 소개한 뒤 2022년 1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고 한국 정부도 이를 따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게임장애가 정신건강질환으로 등재될 경우 게임을 사행성 산업으로 지정하고 게임업체에 중독 치료 분담금을 부과하는 등의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보인다. 게임은 주로 비디오게임의 형식이고 스마트폰이나 PC 등을 통해 즐기는 대중오락으로 정착했는데, 게임장애가 질병으로 분류된다면 전자기기의 과도한 이용 등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커질 전망이다.  

스마트폰이 어린이에게 미치는 부작용은 TV의 경우와 유사하다. 예를 들면 어린이가 강렬한 빛과 소리 등에 이끌려 기기를 지속적으로 이용하려함에 따라 두뇌 발달 저해 문제 등에 노출될 수 있다. 영아의 인지력, 언어력 발달은 어머니 등 보호자와의 반복적인 대화 등을 통한 상호작용으로 이뤄지는데, 스마트폰은 이런 효과를 저해한다. 또한 스마트폰 이용을 하는 동안 어린이는 자연스럽게 신체 활동을 하지 않게 된다. 이 때문에 운동을 통한 심신의 건전한 발달이 저해되고 비만의 위험이 따른다.  

TV가 어린이에게 미치는 부작용을 개선할 수 있는 방책도 현재로서는 부족하다. 프로그램 등급제가 90년대부터 실시되고 있지만 전국의 가정에서 이를 잘 준수하게끔 돕는 사전 또는 사후 조치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프로그램 등급제가 잘 실시되면 어린이와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크게 기여할 것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선 프로그램 등급제의 의미를 정확히 교육하는 기구가 없다. TV 방송사에서 매 프로마다 등급제 표시를 하지만 전국의 가정에서는 그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다. 방통위도 오래전에 프로그램 등급제의 가정 실시 상태를 조사했지만 거의 지켜지지 않은 것을 확인 한 후 손을 놓고 있다.  

프로그램 등급제 제정 당시 여러 기관이 관여했고 그 실행 여부에 대한 책임 소재도 불분명해 결국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방치된 상태가 되었다. 일부 외국 사례처럼 미디어 소비자 단체가 적극 감시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방안 등이 강구되어야 한다. 

어린이 시청을 제한해야 한다는 과학적 연구 결과와 역행하는 프로가 TV 방송 등에서 버젓이 방영되는 것도 문제다. 가족 예능 프로에서 영아나 5세 전후 등의 어린이를 출연시키는 경우가 대표적 사례다. 이 프로의 긍정적 효과는 크지만, 어린이와 부모들에게 미칠 영향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그런 프로에 나오는 어린이들이 촬영과정에서 받게 되는 주인공 부각시키기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심리 발달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그런 프로를 시청하는 어린이와 부모에게 미치는 간접적 효과다. 즉 TV에 어린이들이 출연하는 것을 보고 TV 시청으로 인한 심신의 부작용을 경시하게 되는 것이다. 공영 TV KBS2에서 다른 방송에서 중단된 가족 예능 프로를 여전히 방영하고 있는 것은 시청률만이 아닌 다른 여러 각도에서 검토해야 할 사안이다. 어린이를 상대로 한 광고는 금지되어 있지만 가전제품 제조사 등은 여전히 광고 주인공으로 어린이를 등장시키고 있다. 

미디어가 어린이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뉴미디어가 속출한 20세기 후반 이래 미디어학계, 심리학계에서 거의 손을 놓고 있는 형편이다. 어린이 심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너무 많아 어느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점을 점차 밝히기 어렵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소아과학회(AAP)는 두뇌와 신경계 연구를 통해 미디어가 어린이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연구 자료를 꾸준히 내놓으면서 경고를 발하고 있다. 하지만 학문의 벽이 높아 미디어학계에서는 이를 강 건너 불 보듯 하고 있고, 정부도 이를 수수방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현실이 더는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 한국 청소년의 정신건강이나 자살률 등이 심각한 것은 정보화 시대 속의 불통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향후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스마트폰이 더욱 대중화되고 지속적으로 새롭게 등장할 플랫폼의 위상이 강화될 것이 확실하다. 이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될 영아와 어린이에 대한 범사회적인 보호 대책이 시급하다. 정부와 정보 산업 관계자, TV 방송사, 시민사회단체 등이 힘을 함쳐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스마트폰 앱은 물론 TV 방송사에의 시청자 교육 서비스 등이 강구되어야 한다.  

이 연재는 국제학술지에 실리거나 학회 연례회에서 발표된 연구 논문 가운데 2010년 이후에 발표된 것을 주로 요약한 것이다. 2010년 이전 연구논문은 본인이 2009년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TV 리터러시'에서 소개했다.  

▲ 어린이를 TV, 스마트폰 남용으로부터 보호하는 사회적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스마트폰이 아이들 지적 능력에 미치는 영향

[아이에게 스크린 리터러시 교육을] 유아에게 스마트폰, TV는 금물       
2018.10.24 08:24:53

"젖먹이 어린이 3분의 1은 걷거나 말을 배우기 전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손가락으로 두드리기를 할 수 있다. 그 가운데 일부는 생후 6개월에 스마트폰을 가지고 놀 수 있다. 만 한 살이 되는 어린이 가운데 7분의 1은 하루 한 시간 정도 이런 전자제품을 가지고 시간을 보낸다."

이런 사실을 미국소아과과학자협회(PAS)가 미국 중산층 이하 부모 37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2015년 4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PAS 연례회의에서 발표했다. 그간 미국소아과학회(AAP)가 만 2세 이하 영유아 어린이가 TV, 컴퓨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을 오락용으로 이용하지 말 것을 권유해 왔지만, 그 사용 실태를 밝힌 것은 PAS가 처음이다.  

필라델피아 의료단체 앨버트 아인슈타인 헬스케어 네트워크(Albert Einstein Healthcare Network)의 소아과 소속 힐다 카발리 박사 연구팀이 만 4~6살 어린이를 둔 부모 370명을 상대로 전자기기 소유 현황을 조사한 결과 어린이 97%는 TV를, 83%는 태블릿PC를, 77%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고, 53%는 인터넷을 이용했다.  

이들 부모의 자녀가 처음 전자기기를 사용한 연령과 그 사용 시간 등을 조사한 결과 만 1살 이하 영아의 52%는 TV를 시청하고 36%는 화면을 움직일 수 있었으며, 15%는 앱을 사용하고 12%는 비디오 게임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 2살이 되면 대부분의 어린이는 스마트폰을 사용했다. 6개월 된 영아가 전자기기를 이용했으며, 그 가운데 일부는 30분 동안 화면을 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 가운데 73%는 가사 허드렛일을 할 때 자녀들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놀도록 했고, 60%는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것과 같은 상황에서 자녀에게 그렇게 하도록 했다. 자녀들의 전자기기 사용 시간은 연령에 따라 증가했다. 하루 한 시간 정도 가지고 노는 경우는 만 2살이 26%, 만 4살은 38%였다.   

한편 AAP는 스마트폰이나 TV처럼 스크린을 활용하는 전자기기가 젖먹이와 어린이 두뇌의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하고 언어 학습에도 장애를 초래한다고 지적하며, 만 2세 이하 어린이는 스크린을 보지 못하게 부모나 그 보호자가 노력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1999년에 이어 2011년에도 거듭 강조했다. AAP는 이를 보스턴에서 열린 2011년 AAP 전국연례회의에서 발표하고 학회지 등에 발표했다. AAP는 매 5년마다 TV, 스마트폰 등에 대한 경고 사항을 발표하고 있는데 미국 정부나 미국 미디어학계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 

이 발표를 주도한 아리 브라운 박사는 "AAP는 지난 십여 년 간 스크린 전자기기가 어린이의 두뇌 발달과 성장 과정에 미치는 영향 등을 지속적으로 연구한 결과, 전자기기가 어린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를 더욱 많이 확인했다"며 "미국 부모의 90%는 만 2세 이하의 자녀가 전자기기를 이용하게끔 허용했으며, 특히 하루 1~2시간 TV를 시청하게 했고 만 3살이 되면 자녀의 방에 TV를 들여 놓는다. 이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낳는다"고 밝혔다. 

조사에 응한 부모들은 비디오와 TV의 교육 프로그램이 만 2세 이하 자녀에게 매우 도움이 되었다고 답변했으나 AAP 조사 결과는 부정적이었다. 교육 프로그램이 어린이에게 유용하려면 어린이가 그 내용을 이해해야하는데, 만 2세 이상의 어린이들만이 프로그램 내용을 이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AP는 어린이 두뇌 발달을 위해서는 전자기기 대신 부모가 직접 아이들과 놀아주는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야 어린이들이 창조적으로 생각하고 문제를 푸는 방식을 배우면서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익힌다는 이유다. 물론 TV나 비디오 등이 아이들의 이해력을 증진시키지만, 그 정도는 부모들이 직접 가르치는 것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부모들이 TV를 시청할 때 자녀가 곁에 있는 것도 자녀의 지적 능력 계발에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어린이가 침실에서 TV나 비디오를 이용하면 숙면에 방해를 받고, 그 결과 건강을 해치고 낮에 하는 행동과 학습 등에 지장이 온다. 어린이가 TV나 기타 전자기기를 많이 이용할 경우 학교생활을 시작했을 때 언어발달이 지연된다.  

AAP는 이상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을 전제로 아래와 같이 거듭 권유했다. 미국 어린이는 향후 18살이 될 때까지 TV, 영화, 스마트폰 등의 스크린으로 약 20만 건의 폭력물을 접하게 될 것이며, 그 누적 효과는 폭력 행위 모방이나 갈등의 해결책으로 폭력에 호소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부모들은 자녀의 전자기기 활용을 모니터해서 기준을 제시하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  

자녀가 자신의 방에서 TV, 인터넷, 비디오 게임 등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좋다. TV는 자녀와 부모가 같이 시청하고 비현실적인 내용 등에 대해서는 대화를 한다. 만 두 살 이하 자녀의 TV 시청은 금하고 만 2~5살 자녀는 하루 시청 시간을 1~2 시간으로 제한한다. 부모가 가사 일을 할 때 자녀가 TV를 보거나 스마트폰을 가지고 놀도록 하는 대신 손으로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을 주는 방식을 활용한다. 자녀 방에는 TV를 들여놓지 말고 스마트폰 이용을 제한한다.  

스마트폰 과의존은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행위가 다른 일상생활보다 두드러지고 가장 중요한 활동이 되는 '현저성'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이나 행태를 이용자가 조절하려는 능력이 떨어지는 '조절실패' △스마트폰 이용으로 인해 신체적·심리적·사회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경험함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을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문제적 결과'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중 2개 이하에 해당하면 위험군, 2개를 초과하면 고위험군으로 분류한다.

어린이가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의 부작용으로 우선 뇌 성장을 가로막는다는 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어린 시절부터 스마트폰을 통해 좌뇌를 강하게 자극하는 각종 동영상에 장시간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우뇌 기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뇌의 불균형한 발달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초기에는 산만한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심해지면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나 틱장애, 발달장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강한 자극에만 반응을 보이는 '팝콘 브레인' 현상을 겪을 수도 있다. 


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성인 돼도 후유증

[아이에게 스크린 리터러시 교육을 ③] 청소년 스마트폰 과의존 예방해야       
고승우 언론사회학 박사   2018.10.26 08:11:00

오늘날 스마트폰은 연령고하를 막론하고 필수품이 되었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갖가지 기능이 발달한 결과다. 칭얼대는 젖먹이 영아를 달래기 위해 부모가 장난감 대신 스마트폰을 쥐여주는 모습은 전철이나 시장, 거리,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한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다. 청소년기는 뇌가 발달하는 시기로, 특히나 전두엽은 발달이 미성숙하여 중독에 취약하다. 청소년기에 스마트폰에 중독될 경우 뇌기능 손상으로 인한 후유증이 성인기까지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스마트폰 중독 예방을 위해 과의존 예방해소를 위한 부처별 노력과 전문기관 협력체계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주 –1>. 

미취학 및 취학 아동들도 학습, 오락, 길 찾기 등 다방면에 걸쳐 스마트폰의 도움을 얻는다. 게임업체들은 어린이 게임 시장이 향후 엄청난 시장이 될 것으로 보고 신상품 개발에 바쁘다. 스마트폰 이용에 따른 현상을 연구하는 심신 건강 전문 연구가나 교육자, 부모 등의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스마트폰 등이 어린이의 건전한 성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하지만 어린이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서는 부모나 또래 어린이들과의 활발한 교류 등을 통한 자연스러운 대인 접촉이 최선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조언이다. 반면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의 과도한 활용이 두뇌 등 신체와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연구 결과로 발표했다.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 세 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미 샌디에이고 대학교의 진 트웬지(Jean M.Twenge) 심리학 교수가 이끈 연구팀은 미국 청소년 50만 명의 스마트폰 사용 실태를 5년 간 추적해 2017년 11월 임상심리과학지에 발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하루에 스마트폰을 3시간 이상 사용하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자살 충동을 느낄 가능성이 30% 높았다. 5시간 이상 사용하는 아이들은 50%까지 상승했다<주 -2>. 

둘째, 스마트폰에 중독된 젊은이의 경우 불균형 상태에 빠진 두뇌의 화학물질이 사회적, 정서적 활동에 영향을 미쳐 수면을 방해받거나 인지 능력이 감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과 전화기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에 중독됐음을 스스로 인정한 19명 젊은이의 두뇌 화학물질 연구 결과 정상적인 사람들보다 불균형 상태가 심해 심각한 흥분과 피로감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2017년 11월 30일 보도했다. 두뇌에서 신호의 속도를 느리게 만드는 GABA라는 화학물질이 다른 신경전달물질과의 비율이 비정상적이 되면서 지적 정서적 기능 장애와 흥분과 같은 뇌의 기능에 이상이 생긴다는 것이다<주 –3>.  
  
셋째, 취침 전에 스마트폰으로 자료를 매일 밤 4시간씩 5일을 읽은 성인의 경우 멜라토닌의 감소로 쉽게 잠을 이루지 못 한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과학 아카데미(NAS)가 2015년 1월 과학전문지에 발표했다<주 –4>. 스마트폰에서 발생하는 파란 빛은 생물학적인 부작용을 초래해 잠을 쉽게 못 이루게끔 하고 생체 시계의 작동을 저해해 기상 시간을 늦추는 등 신체 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사용 인구는 기기의 등장 십년도 안 되는 기간에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스마트폰의 영향에 대한 연구는 아직 활발치 않다. △전자기기, 뉴미디어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어 스마트폰에 대해서만 연구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고 △그 결과 스마트폰의 부작용에 관한 연구가 스마트폰의 엄청난 인기와 보급 속도를 뒤따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과거 TV나 인터넷이 어린이나 청소년 등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활발했음을 고려할 때 스마트폰도 TV처럼 빛과 소리가 스크린을 통해 전달되는 유사점이 있다는 점에서 TV와 인터넷 유해론의 일부가 스마트폰에도 원용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이 TV와 인터넷 기능 등을 다 내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예를 들어 만 2세 미만의 영아는 TV를 전혀 시청치 않는 것이 두뇌의 정상적인 발달을 통한 건전한 성장에 필요하고 만 2-5세의 경우 하루 시청시간을 두 시간 이내로 부모가 통제해야 한다는 지적은 스마트폰 사례에도 해당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다른 여러 각도에서 향후 스마트폰의 특성에 따른 정밀한 연구가 실시되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스마트폰, 하루 사용 최적의 시간은?

[아이에게 스크린 리터러시 교육을 ④] 청소년의 스마트폰 이용과 행복 지수       
2018.10.29 11:16:55

스마트폰의 유용성은 매우 크지만 과도한 사용은 중독과 같은 부작용을 유발한다. 십대 청소년의 경우 스마트폰은 실제 생활에서 관계를 증진시키고 활동의 효용성을 높이지만, 우울증, 성적 저하 등과 함께 총체적인 측면에서 행복감 저하라는 부작용도 나타난다. 

캘리포니아 대학 캔디스 오드거 교수는 스마트폰의 영향력은 매우 복합적이고 실제 생활에서 어떻게 그것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면서 '오프라인에서 이미 갈등을 겪는 청소년은 온라인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심하게 받을 수 있다'고 2018년 2월 밝혔다. 즉 청소년이 디지털 기술을 이용함에 따라 일부 청소년에게는 문제를 일으키지만, 다른 많은 청소년에게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주 –1>.  

오드거 교수는 지난 10년 동안 노드 캘리포니아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이용과 정신 건강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 11살 어린이의 48%, 14살 어린이의 85%가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를 적절히 사용한다면 정신적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오드거 교수는 미국의 저소득층 아동이 고소득층 아동보다 TV나 온라인 비디오를 매일 3시간 이상 더 이용하며 오프라인에서 싸움이나 말다툼, 학교생활에서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현상은 스마트폰 과다 이용으로 인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 과학적 연구 결과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등 스크린을 이용한 전자기기를 오래 사용할수록 행복감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을 습관적으로 손에서 놓지 않는 십대는 특히 불행했다. 이런 조사 결과는 미국의 샌디에이고 대학교의 진 M. 트웬지(Jean M.Twenge) 심리학 교수가 자신의 연구 결과를 2018년 1월 미국심리학회지에 발표하면서 밝혀졌다<주 –2>. 

트웬지 교수는 미국 초등학교 8~12학년 약 100만 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컴퓨터 이용시간과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 활동하고 교류하는 빈도, 그리고 전반적인 행복감을 설문 조사했다. 그 결과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기기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학생은 스포츠 활동, 신문이나 잡지 읽기, 직접 만나는 방식의 사회적 활동을 하는 학생에 비해 덜 행복했다.  

학생들은 전자기기를 통해 문자 메시지 전달, 비디오 게임, 소셜미디어 접속 등을 했다. 그런데 8~9학년의 13%는 매주 1~2시간 동안 소셜미디어를 이용했는데 행복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매주 10~19시간을 전자기기를 이용한 학생은 약 18%였고 주당 40시간 이상을 이용한 학생은 24%였다. 12학년 학생의 경우 전자기기 이용 시간과 심리적 만족도의 부정적 상관관계는 다소 감소했다.  

전자기기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행복도가 커지지는 않았다. 조사 결과 전자기기를 전혀 이용치 않는 학생은 매주 수 시간 이용하는 동료 학생보다 행복하지 않았다. 

조사 대상 십대 학생 가운데 가장 행복하다고 응답한 학생은 전자기기를 하루 한 시간 이하로 이용하는 경우였다. 한 시간 이후 스마트폰 등의 이용시간이 늘어날수록 행복지수는 감소했다. 동료 학생들과 만나서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은 온라인을 통해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전자기기 이용 시간을 하루 2시간 이하로 제한하면서 친구들과 직접 만나 활동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겸했을 때 가장 큰 행복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웬지 교수가 실시한 조사는 1990년대부터 실시되었는데 특이한 것은 스마트폰이 대량 보급된 시기와 미국 십대 청소년들의 행복 지수가 감퇴한 시기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청소년의 생활 만족감과 자존감, 행복 지수는 2012년부터 일반적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2012년은 미국인의 50% 이상이 스마트폰을 소유한 해이다. 

트웬지 교수는 2012~2016년 사이 십대 청소년 생활의 가장 큰 변화는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미디어 이용 시간이 증가하면서 개개인의 사회적 활동과 수면 시간이 감소한 것을 손꼽을 수 있다면서 스마트폰의 등장이 십대 청소년들의 심리적 복지가 급격히 감소한 직접적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트웬지 교수의 이런 주장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조사방법 상의 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반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스마트폰을 일주일 정도 침실에 놓지 않고 잠을 잘 경우 정신 건강이 조금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는 이스트런던 대학 연구팀이 2018년 4월 발표했다<주 –3>. 

연구팀은 성인 95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 49명에게는 일주일 동안 침실에 스마트폰을 놓지 않도록 하고 46명에게는 평상시처럼 스마트폰을 침실에 놓고 취침하도록 한 뒤 심리상태를 조사한 결과 생활 만족도, 숙면 등에서 차이가 관찰됐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사용이 제한된 49명은 행복감과 생활의 질이 조금 향상되면서 스마트폰 중독 증상이 감소했다. 즉 잠을 잘 잘 수 있었으며 불안감이 감소하고 주변인과의 관계가 개선되었으며 시간 낭비를 하는 일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런 변화는 매우 미세해서 수치로 집계되는 것과 같은 과학적 측정은 되지는 않았다.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기기를 이용하는 것과 행복감을 느끼는 것에 대한 조사 결과는 다양하고 다소 혼란스런 경우도 적지 않다. 예를 들면 소셜미디어와 같은 전자기술을 적절히 이용하면 사회적 적응 능력을 향상시키고 행복감을 증진시키기도 한다. 과도하면 반대의 결과가 나오는데 개인차 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향후 더 과학적인 조사가 더 활발히 이뤄져야 할 필요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주 –4>. 


한국 청소년 30%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
[아이에게 스크린 리터러시 교육을 ⑤] 스마트폰 사용 멈출 수 없다면?       


우리나라 10~19세 청소년 10명 중 3명인 30%는 스마트폰 의존도가 지나친 '과의존 위험군', 3.6%는 의존도가 아주 높은 '고위험군'에 속한다. 중학생의 경우 10명 중 3명꼴인 34.3%가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에 속하고, 고등학생이 28.7%, 초등학생이 22.0%로 뒤를 이었다.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이 2018년 5월 발표한 '2018 청소년 통계'에 나온 자료다. 

연도별 스마트폰 과의존 청소년 비율은 지난 2011년 11.4%에서 2013년 25.5%, 2015년 31.6%로 가파르게 증가했다가 지난 2016년 30.6%, 지난해 30.3%로 서서히 감소했다. 

통계를 더 자세히 보면, 청소년이 주로 이용한 인터넷 콘텐츠는 메신저(98.8%) 게임(97.8%) 등으로 조사됐다. 학업·개인적 필요에 의한 검색과 음악감상(82.6%), 소셜미디어(81.6%), 영화·TV·동영상(79.8%), 뉴스검색(77.9%), 교육학습(76.8%)이 뒤를 이었다<주 –1>.

스마트폰 등을 통해 인터넷을 이용하는 빈도가 '하루에 1회 이상'인 경우는 10대가 98.1%, 20대가 100%였다. 인터넷 평균 이용시간은 10대 청소년의 경우 일주일에 평균 16.9시간, 20대는 23.6시간이었다. 청소년들의 인터넷 이용 목적은 대화와 여가활동, 자료 및 정보 획득이었다.  

스마트폰 과의존은 과도한 스마트폰 이용으로 스마트폰 의존성이 커지고 이용 조절 능력이 감소해 문제적 결과를 경험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은 신체적, 심리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가족관계를 포함한 사회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특히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지난 2017년 과도한 스마트폰 이용이 청소년의 학업 또는 경제적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또한 중독적인 스마트폰 사용은 우울, 외로움, 불안, 분노와 정서적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비율이 크다면 사회적 위험이 될 수 있다. 

한국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 연구 결과는 차승수·서보경 성균관대학교 교수가 2018년 1월 발표한 논문에 잘 나와 있어 소개한다<주-2>.  

스마트폰 중독은 인터넷 중독과 유사하다. 두 미디어가 그 사용자에게 미치는 자극이나 부정적 영향이 흡사하다. 인터넷 중독은 과도하거나 비정상적인 인터넷 이용의 결과로 나타나는 충동 조절 장애로 규정된다. 스마트폰 중독도 인터넷 중독과 같은 이상 행동의 증세를 나타낸다. 정신적, 육체적 비정상적인 상태는 흔히 충동적이거나 돌발적인 정서, 감정 조절 실패, 갈등, 문제 일으키기. 금단 증상, 증세 재발과 같은 7가지 징후를 보인다<주-3>. 

스마트폰 중독은 그 부정적인 영향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이용을 멈출 수 없는 상태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기쁨과 스트레스 해소 등의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동시에 경제적, 정신적, 육체적인 피해는 물론 사회 생활에도 지장을 초래한다. 

어린이가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그 행동이 비정상적으로 되는데 신경질, 흥분상태, 주의력 산만, 게으름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문제는 어린 나이에 일찍 스마트폰을 사용할수록 심화한다<주-4>. 스마트폰 중독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그 심각성을 과소평가하거나 때로는 자각치 못하는 경우가 많은 특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스마트폰에 더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 여성의 스마트폰 이용은 주로 교제를 위한 소통이 목적이며, 남성의 경우 프로그램 다운로드, 정보 검색, 포르노 사이트 방문 등을 주목적으로 한다<주 –5>.  

스마트폰 중독은 소셜미디어 과다 이용이라는 점에서 인터넷 중독과 유사하다. 일반적으로 여성의 스마트폰 의존도가 남성보다 큰 까닭이다<주-7>. 소셜미디어는 오락, 게임과 함께 스마트폰 중독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요인이다.  

청소년은 성인에 비해 자기 통제 능력이 약해 스마트폰에 중독될 위험성이 더 크다. 맞벌이 가정의 어린이는 보호자의 지침이나 훈계 부족으로 스마트폰에 중독될 가능성이 더 크다. 

스마트폰 중독에서 가장 유의미한 증세의 하나는 그 이용 시간이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유럽에서 스마트폰 중독에 걸린 청소년과 성인의 40%는 하루 4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한다<주 –6>.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은 암이나 두뇌 종양, 신경 쇠약, 면역 체계약화, 난청, 팔목과 목, 관절 통증, 피로감, 숙면 부족과 같은 건강 문제를 야기한다. 숙면 부족은 특히 스트레스와 우울증의 원인이 된다.  



아이의 하루 TV 시청 적정 시간은?

[아이에게 스크린 리터러시 교육을 ⑥]       
2018.11.02 08:40:51

영유아 때 TV를 과도하게 시청할 경우 십대가 되면 그 후유증이 나쁜 식사 습관, 비만, 나쁜 행동 등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TV는 매체 특성 상 시청자가 활동 없이 앉은 자세로 스크린을 장시간 계속 바라보게 되는데 이의 부작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도 TV시청처럼 정적인 자세에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비슷한 피해가 발생한다. 

많은 부모가 자녀의 TV 시청 시간을 제한하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각 가정에서 스크린으로 이용하는 전자 미디어 구입이 늘어나면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 어린이 3명 가운데 1명은 침실에 TV를 가지고 있으며 어린이 절반 정도는 매일 TV나 DVD를 두 시간 정도 시청하고 있다.  

영유아들이 TV나 스마트폰과 같이 스크린을 이용하는 전자 기기를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그 빛과 음향 때문에 두뇌 발달에 지장이 생긴다는 증거가 속출하고 있다. 영상 미디어로 인한 부작용이 나이가 들어서도 심신의 피로를 풀기 위해 스포츠나 교제 등과 같은 활동을 하기 보다는 앉아서 하는 오락에 심취하는 경향을 심화시킨다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영상 미디어의 폐해는 캐나다 몬트리얼 대학의 린다 파가니 심리교육학 교수 연구팀이 2000명의 캐나다 어린이를 상대로 21년간 연구한 결과를 2018년 2월 국제예방의학전문지에 공개하면서 알려졌다<주-1>.  

연구팀은 1997~1998년 봄 사이에 태어난 남녀 어린이들이 생후 5개월이 지났을 때, 그리고 만 2살과 13살이 되었을 때 가정에서 TV를 시청하는 상태와 건강 상태를 조사했다. 그 연구 방법과 결과는 아래와 같다.  

1997년과 1998년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나오기 전이었다. 영유아의 TV 시청을 제한해야 한다는 과학적 연구 결과가 부모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당시 부모들은 자녀들을 TV와 함께 키우다시피 했으며, 과도한 TV 시청이 어린이에게 해롭다는 인식도 없었다. 

부모들은 자녀의 TV 시청 습관을 정기적으로 연구팀에 보고했고 자녀가 13살이 되었을 때 자녀의 식사 습관과 학교생활 상태도 보고했다. 그 결과 조사 대상 어린이들 대부분은 영유아 때 부모들의 무관심 속에 방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즉 부모들은 아이들을 달랠 목적으로 TV를 시청케 하거나, 부모 자신이 즐기는 프로그램을 시청할 때 아이들이 옆에서 시청하는 것을 방치했다.  

부모들은 취학 전의 자녀들에게는 TV 시청을 오락이나 공부에의 보상으로 허락했다. 자녀가 자기 통제가 가능한 나이가 되었을 때는 부모의 적극적인 교육이 취해지지 않았다. 

이들 조사 대상 어린이의 TV 시청 시간, 그리고 건강 상태 등을 조사한 결과는 충격적이다. 영유아 때의 부적절한 생활 습관이 성장 이후 비만이나 심장질환과 같은 건강 문제, 중등학교 1학년 정도가 되었을 때 학교성적 부진이나 적응력 지장을 초래했다. 하루 1~4시간 정도 TV를 시청한 어린이는 대체로 13살이 되었을 때 아침을 거르거나 비만이었으며, TV와 같은 스크린 미디어를 더 시청하면서 학교 활동을 적게 했다. 

한편 2015년 영국에서 부모 2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도 충격적이다. 이들 부모의 4분의 3은 자녀의 취학 전 TV 시청을 제한하거나 모니터하지 않았다. 만화영화는 아이들이 꼭 시청해야 할 것으로 보고 하루 6시간 이상 시청토록 한 사례도 발견됐다. 

약 80%의 부모는 TV를 아이들이 집에서 조용히 지내도록 하는데 이용했고, 60%는 가사 일을 할 때 자녀들의 오락용으로 활용했다. 50%는 아이들이 떼를 쓸 때 달래기 위해, 30%는 잠을 재울 때 TV를 이용했다. 20% 정도만이 아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도록 했을 뿐이다. 

TV를 과도하게 시청한 어린이가 성장한 이후 나타나는 폐해의 하나는 폭력성이다. 부모가 TV를 시청할 때 부모 주변에 있어 간접적으로 TV에 노출된 어린이도 공격성이 증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뉴욕 주립대학 제니퍼 만가넬로 조교수 연구팀이 1998~2000년 미국의 20개 거대 도시에서 태어난 만 세 살 어린이의 어머니 3128명을 대상으로 자녀의 TV 시청과 폭력적 행동에 대한 조사 연구 결과 밝혀졌다<주-2>. 

이들 어머니 가운데 65%는 3살 자녀들이 하루 두 시간 이상 TV를 시청하고 있고, 부모가 TV를 보는 시간에도 곁에 있어 하루 평균 5.2시간을 TV 곁에서 보낸다고 답변했다. 여러 노출 환경 중 아이가 직접 하루 한 시간 이상 TV를 시청할 때의 공격성이 가장 강했다. 간접적으로 TV를 시청한 경우 아이의 공격성은 보다 약하게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TV는 다른 어떤 요인보다 어린이의 공격적 행동을 키우는 원인이었다. 

미국소아과학회(AAP)는 어린이의 TV 시청과 관련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5년마다 권고 사항을 수정하고 있다. 2016년 10월에는 만 2~5세 아동의 TV 시청 허용 시간을 종래 2시간 이내에서 1시간 이내로 제한하라고 권고했다<주-3>. AAP는 TV, 영화, 뮤직 및 게임 비디오 등의 전자 미디어가 묘사하는 폭력에 노출되는 어린이나 청소년은 심신 건강에 피해를 입게 되어 공격적 행동, 폭력 무감각증, 악몽, 피해망상증 등에 시달리게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청소년에게 광고 읽는 법 교육을

[아이에게 스크린 리터러시 교육을 ⑦] 청소년 노리는 상품 광고에 유의해야       
2018.11.05 11:36:44

어린이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상품 광고가 적지 않다. 가족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른바 스타로 뜬 아이들이 TV 상품 광고에 등장하는 경우도 잦다. 유아나 어린이가 출연하는 가족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소품이 상품 광고인 경우는 오래 전부터 있었다. 

이는 핵가족이 중시되는 사회적 분위기와 함께 어린이들이 상품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커지면서 생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도 확인되는 유사한 현상이다. 

미국 어린이나 청소년은 상품의 주요 선전 대상이다. 이들 세대의 상표 선호도는 대단히 크고 구매력도 상당하다. 부모를 졸라 원하는 상품을 사기 때문이다. 자연히 미국 기업은 자동차와 같은 대형 고가 상품 판매에도 십대의 영향력이 강하다는 사실을 주목하고 있다<주-1>.  

미국의 청소년 25%는 스마트폰 등을 통해 인터넷에 접근한다. 자연히 기업은 그들이 자주 사용하는 인터넷 공간을 상품 선전 목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음악이나 동영상 등을 제공하는 각종 앱이나 게임, 웹사이트에 상품 광고를 하는 이유다. 청소년을 공략하는 미국 기업들의 광고 전략은 아래와 같은데, 이는 한국에서도 그대로 행해진다고 보아야 한다. 

첫째, 청소년들의 심리적 특성을 십분 이용한다. 이들 세대는 비슷한 연령대 스타들의 의상이나 행동 등을 흉내 내고 싶어 하는데, 광고주는 이 점을 상품 광고에 이용한다. 

둘째, 빅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청소년들의 취향이나 구매 특성, 기호품 등을 파악해 이를 수익 증대에 이용한다. 셋째, TV나 소셜미디어에 청소년 스타를 출연시켜 직간접적인 방식으로 상품 광고를 한다.  

전통적인 광고를 회피하는 방식이 다양해지자 광고주들은 유튜브,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나 앱을 이용하고, 광고를 오락 콘텐츠와 분간이 되지 않는 재미있는 형식으로 만든다. 예를 들면 청소년에게 인기 있는 유명인의 유튜브 영상이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청소년이 주목하는 패션이나 게임, 오락 기기를 평가하는 식이다<주 –2>. 

소셜미디어나 일부 게임 사이트가 청소년의 인적 사항 등을 상품 제조사에 넘기거나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미성년자가 계정을 만들 때 연령을 확인하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는 점을 부모는 유의해야 한다.  

광고의 목표는 소비자의 상품 구매 욕구를 일으키는 것이다. 그 상품을 살 경우 광고 메시지가 강조하는 식으로 자존감, 만족감을 느끼리란 생각에 사로잡히게 하거나, 그 상품을 사지 않으면 유행에 뒤쳐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이나 조바심을 느끼게 만든다. 이런 광고의 특성을 잘 살펴 청소년 자녀의 소비에 부모가 적절히 개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요점을 미국 공영방송 PBS는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주-3> 

먼저 상품 광고가 주체성을 파괴하는 메시지임을 확인시켜 준다. 즉 상품 광고는 그 상품을 구입하지 않을 경우 동료들에게 뒤쳐지리라는 불안감을 부추긴다는 점을 인식시킨다. 

상품 광고가 강조하는 메시지에 관해 대화한다. 자녀가 상품을 사려는 목적이 상품 광고 모델이 매력적이어서인지, 아니면 동료들이 우러러보리라 생각해서인지를 이야기하도록 한다.  

TV 프로그램이나 인터넷 동영상에서 상품 광고가 간접적인 방식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자녀에게 알려준다. 예를 들어 드라마 주인공이 입은 옷이나 장신구 등은 상품 판촉을 목적으로 한 광고라는 점을 자녀가 인식케 한다. 상품 광고를 하는 회사는 인터넷에서 여러 사이트를 운영하거나 페이스북 등을 이용한다는 점을 자녀가 알게 해준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상대로 한 비정상적인 광고를 비판하는 단체나 인터넷 사이트 등을 자녀와 함께 방문해 실상을 자녀가 알도록 도와준다. 광고주들은 청소년이 경계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광고나 선전을 한다는 점에서 부모의 지도가 필요하다. 


스마트폰 중독, 비만으로 이어질 수도?

[아이에게 스크린 리터러시 교육을 ⑧] 스마트폰 제조사도 중독 방지책 마련해야       
2018.11.07 11:39:57

스마트폰은 일상생활에서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사용된다. 스마트폰처럼 스크린을 이용하는 전자 미디어로 많은 이가 온라인에 접속하고 소셜미디어, 비디오 게임 등의 장치를 활용하면서, 그에 따른 부작용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2017년 12월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어린이의 73%가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있으며, 92%는 매일 온라인에 접속한다. 미국 성인의 경우 82%가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어, 그 사용 빈도가 매우 높았다. 스마트폰 소유자의 92%는 쇼핑할 때, 78%는 집에서 식사할 때, 44%는 건널목을 건널 때 스마트폰을 이용했다<주-1>.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컴퓨터 등 스크린을 사용하는 전자 미디어를 과도하게 이용하는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비만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이는 성인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하버드대학교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2013~2015년 2만5000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는 스크린 전자기기 앞에서 하루 5시간 이상을 보냈다. 이들은 설탕이 많이 든 음료수를 나머지 80%의 청소년보다 두 배 이상 마셨고, 잠을 적게 잤으며 운동 시간이 부족했다. 그 결과 이들의 43%는 전자기기를 덜 이용하는 청소년에 비해 뚱뚱해지는 경향을 보였다<주-2>.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청소년의 건강을 위해 TV 시청 시간을 제한하듯이 스마트폰 등 스크린을 사용하는 미디어의 이용 시간도 제한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성인의 경우도 다르지 않았다. 2016년 1분기 중 미국 성인은 매일 10시간 39분을 스마트폰이나 PC, 비디오 게임기와 같은 스크린 미디어에 소비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1시간이 늘어난 결과다. 스크린 미디어를 이용하는 동안 사용자는 운동을 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비만이나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커진다.  

하버드대학교 보건대학원의 스티븐 고르트마커 교수는 미국 성인의 스크린 미디어 시청 시간 증가가 어린이 비만이나 성인병의 증가로 이어진다면서 스마트폰 이용 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침실에 이들 전자기기를 가지고 들어가서는 안 되며, 정해진 시간에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자기 통제를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전자 미디어 사용에 따른 부작용 중 가장 심각한 것은 중독증이며, 다음은 시간 낭비다. 어린이가 스마트폰에 중독될 경우 두뇌에서 화학물질 대사의 불균형 상태가 발생해 우울증과 불안감을 느끼는 체질로 변한다는 과학자들의 경고도 제기된 바 있다. 

어린이의 스마트폰 중독에 대처하기 위한 방법은 많은 학자들이 제시했다. 그 가운데 캐나다의 정신건강의학 전문가인 마이클 운가르 박사의 제안을 소개한다<주-3>. 그는 부모와 지역사회, 스마트폰 제조 회사 등이 책임을 공유해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구체적인 대처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부모는 자녀의 스마트폰 이용을 적절히 통제하면서 스마트폰 제조회사와 함께 해결책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 잠잘 때 자녀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하루 이용 시간을 제한하는 노력은 필수적이다.  

둘째, 스마트폰 제조회사가 자녀의 스마트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부모가 비밀번호 등으로 자녀의 스마트폰 이용 시간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물론 이 방식은 자녀가 회피하는 방법을 알아낼 경우 통하지 않는다. 그러나 스마트폰 제조회사는 이 같은 연구를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 스마트폰으로 TV 시청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방송사 역시 청소년의 스마트폰 이용 시간을 조절하게끔 돕는 캠페인을 이어가야 한다.  

셋째,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을 통한 무분별한 정보 교환의 여파로 그릇된 길로 빠지지 않도록 지역사회가 협력해야 한다. 지역사회의 복지기구나 언론사 등은 청소년들이 비행이나 약물, 알코올 중독에 빠지지 않게끔 예방조치나 캠페인을 하고, 청소년의 방과 후 스포츠나 예능 활동 등의 기회를 제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넷째, 학교는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학교에서 어떻게 사용할지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영국, 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서 초중학생들은 수업시간은 물론,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도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다. 스마트 기기를 집에 두고 등교하거나, 학교에서는 기기의 전원을 꺼놔야 한다.  

스마트폰은 수업에 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학생들의 정보 획득, 정신 건강 등에 도움을 준다. 따라서 학교가 학생의 스마트폰 이용을 전면 제한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과도한 이용에 따른 부작용 역시 엄연히 존재한다. 학교는 청소년이 스마트폰에 빠지는 것보다 스포츠 활동, 친구들과의 교제에 더 집중할 때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밀레니얼 세대 이어 'I-세대' 시대 왔다
[아이에게 스크린 리터러시 교육을 ⑨] 스마트폰 세대인 I - 세대의 특성은?       

세대차는 인류 역사에 꾸준히 기록되어 있다. 세대차는 흔히 세대 간 불통이나 갈등의 의미로 쓰인다. 하지만 그것은 유사 이래 인간의 변화 또는 진화의 모습이기도 하다. 인류가 교통통신이나 과학기술의 발달 등으로 인한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는 모습이 세대차로 표현되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스마트폰 세대와 그 이전 세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스마트폰 세대로 일컬어지는 I-세대는 미국의 경우 1995~2012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으로 그 이전의 밀레니엄세대(1980~1994년 출생), X세대(1965~1979년 출생)와 구분된다. 그 특징으로는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가 보편화된 상황에서 생활했다는 점이다. 즉 I-세대는 태어나자마자 인터넷이 완비된 사회에서 개인주의, 소득 불균형, 자신감 결여와 불안감 경험 등을 겪었다.  

스마트폰 세대 연구는 여러 학자에 의해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 가운데 미국 샌디에이고 대학교의 진 M. 트웬지(Jean M.Twenge) 심리학 교수가 미 국민의 24%에 해당하는 1995~2012년에 태어난 7400만 명을 상대로 조사한 스마트폰 세대의 특성 몇 가지를 소개한다<주 – 1>. 이들 특성은 한국 사회와 동일하지는 않겠지만 참고할 만하다. 

I-세대는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잠자기 전에 제일 마지막으로 보고, 아침에 눈을 뜨면 맨 먼저 체크하는 것이 스마트폰이다. 이들이 하루 동안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시간은 평균 6시간으로 자료 검색 등에 2시간, 인터넷 활용에 2시간, 게임이나 비디오, 채팅에 2시간 등이다. 소셜미디어에 소비하는 시간은 더 많은데 이들 세대는 그 이전 세대보다 책을 적게 읽고, 자료 검색 등에서 참을성이 적다.  

I-세대의 인간관계는 직접 대면보다 온라인을 통해 주로 이뤄진다. 전자기기를 통해 얻는 즐거움이 커 외출하거나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꺼려한다. 특히 스마트폰 등 스크린을 통해 접하는 전자기기에 몰두하는 10대 청소년의 경우 행복지수가 낮다. 즉 페이스북을 많이 할수록 우울증이 심해지거나 사이버 폭력 피해, 자살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람과의 직접 접촉을 통한 사회생활 학습이 늦어지면서 사회진출이나 성인이 되는데 필요한 사회화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  

I-세대는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성공 또는 모범 사례를 접하면서 자신을 해당 사례와 비교하게 되고, 그 결과 실패나 소외감을 느껴 자존감이나 자신감을 상실하기 쉽다. 소셜미디어는 어떤 성공 사례의 험난함이나 기복 등과 같은 과정보다 결과만 부각하는 경향이 있다. 자연스레 I-세대는 ‘나는 왜 이런가?’하는 식의 고민에 빠진다. 행복한 인생을 추구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젊은이들의 정신 건강에 심각한 부담을 주기도 한다.

I-세대는 이전 세대에 비해 고립된 생활을 하면서도 자기 고유의 생활태도를 갖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외부의 자극에 상처를 쉽게 받는다. 예를 들면 자신과 견해가 다른 의견을 듣는 것만으로도 상처를 받으며, 감정적 폭력에 따른 피해가 육체적 폭력 피해 수준을 능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I-세대는 육체적, 감정적으로 안전해지기를 원하면서 경제적 안전이라는 목표 달성을 방해하는 부담이나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 한다. 

I-세대는 개인주의를 선호하고 자신의 행동이 정당하다고 믿는다. 그러면서 여러 미디어에 소개되어 인기를 얻는 경험 등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전 세대가 하는 식의 다수가 참여하는 공동의 경험에 휩쓸리지 않는 생활이나 소비 등을 하려 한다. 오늘날 여행이나 번지점프, 스카이다이빙과 같은 것들이 대중성을 얻는 이유다.  

I-세대는 성이나 결혼, 가족보다 경제적 성공을 더 우선시 하는 경향이 과거 세대보다 강하다. 남과 관계를 맺는다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기는데 결혼도 마찬가지다. 가정이나 자녀는 부차적인 것으로 여기기도 한다. 인종이나 성적 차별 등에 반대하며 평등주의를 선호한다. 결혼이나 종교와 같은 관습을 기피하거나 정치적 관심이 적다. 직접 시위 등에 참여하는 것보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사회 참여 방식을 선호한다.  

I-세대 가운데 최고령자는 늦게 철든 성인과 같은 모습을 보이면서 서두르지 않는다. 사춘기는 성인의 문턱에 들어서는 것이라기보다 어린 시절의 연장으로 인식한다. I-세대는 사이버 공간을 통해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공동체 의식이 과거 세대와 차이가 있다. 과거 세대의 공동체는 지역이나 혈연, 학연 등의 틀에 갇히는 경우가 많지만 I-세대는 사이버 공간 속의 공동체에 더 소속감을 느끼기도 한다.  

트웬지 교수는 이상과 같은 I-세대의 특성이 시대 상황에 맞게 형성된 세계관, 일상생활 습관 등으로 그 이전 세대에 비해 좋거나 나쁘다는 식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는 미숙하거나 소극적인 것이 아니라 문화적 적응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흔히 구세대는 신세대에 비판적인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인류 역사를 관통해 발견되는 현상으로 전형적인 '내로남불'적 인식 태도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트웬지 교수의 관점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여 진다. 

한편 트웬지 교수의 I-세대 분석은 인문사회학적인 관점에서 이뤄진 것으로 다른 관점을 지닌 전문가들의 비판이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문화적 현상 연구 결과는 정답이 하나만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점에서 다양한 견해가 제시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스마트폰이 당신 '두뇌'를 뺏어간다
[아이에게 스크린 리터러시 교육을 ⑩] 스마트폰 이용시 '두뇌 유출' 현상 발생    
2018.11.12 11:24:18

스마트폰이 일반화되면서 누구나 스마트폰이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게 되었다. 외출할 때 어쩌다 스마트폰을 집에 놓고 나오면 허전해 하거나 불편을 느끼는 사람이 적지 않다. 공공장소 어디를 가나 스마트폰 이용자를 보게 된다. 

스마트폰의 긍정적인 측면은 측정이 불가능할 정도로 크다. 4차 산업혁명이 가능하게끔 이끄는 인자가 스마트폰이라 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인한 연결과 정보 소통, 오락 기능이 주는 효과는 인류사에서 초유의 일이다. 스마트폰은 이처럼 밝은 면이 있기 때문에 그 어둠도 짙다.  

스마트폰으로 인한 역기능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의 하나는 이 기계가 인간의 두뇌 기능 상당 부분을 대신함에 따라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실험 결과 스마트폰에 매우 의존적인 사람은 두뇌 기능이 심각하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밝혀졌다.  

스마트폰으로 인한 인간의 인식능력의 저하가 너무 심각해서 '두뇌 유출(brain drain)'이라는 현상까지 초래한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주 –1>. 통상 두뇌 유출은 한 국가의 고급 인적 자원이 해외로 빠져나가거나 잘 활용되지 못하는 상태를 일컫는 말이다. 과학자들은 스마트폰이 사람의 두뇌 기능을 부분 대체하면서 기억력 등 중요 두뇌 능력이 감퇴하는 현상에 이 단어를 차용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사려 깊은 사람을 두뇌 활동을 별로 하지 않는 정신적 게으름뱅이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한 연구 결과를 보면,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보통 사람이나 본능 또는 감정에 기초해 행동하는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너무 자주 이용하고 의존함에 따르는 문제는 확연하다.  

스마트폰은 단순히 기본 전환이나 오락용 기기가 아니다. 스마트폰은 전화번호 등 개인의 모든 정보를 담은 지식의 보고다. 스마트폰 이용자는 필연적으로 스마트폰에 과도하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사람은 누구나 문제에 부딪혔을 때 논리적으로 또는 분석적으로 사고해야만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스마트폰은 이 같은 두뇌 활용 과정을 거치지 않게끔 이용자를 도와준다. 스마트폰의 과도한 이용이 지능 저하와 연관되는 배경이다. 엄밀히 말해 스마트폰이 지능 저하를 초래한다기보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뇌를 기존보다 덜 사용하면서 나타나는 부작용이 있다. 그 부작용의 하나는 수학 문제 풀이 능력 감퇴다.<주 –2>.  

네게브의 벤-구리온 대학교 아비드 하다르 교수팀은 2017년 10월 스마트폰을 많이 이용하는 사람 16명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사람 35명을 대상으로 단순한 수학문제를 풀도록 했을 때 스마트폰 과다 이용자가 성적이 뒤쳐졌다고 발표했다. 또한 스마트폰 과다 이용자는 충동적이었고 사회생활이 원만치 못했다. 전전두엽 피질 활동 수준은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보다 덜 활발했다.  

미국 텍사스 대학 아드리안 워드 교수팀은 스마트폰의 빈번한 이용이 두뇌 인식 작용의 저하를 가져오며, 특히 스마트폰이 주변에 있어 언제나 이용할 수 있다고 인식하기만 해도 주의력 집중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2017년 7월 미국소비자조사협회지에 게재했다<주 –3>. 

연구팀은 스마트폰이 두뇌 인식 작용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800명에게 스마트폰을 모두 끄게 한 뒤 세 그룹으로 나눠 서로 다른 지침을 받게 하고 그 결과를 컴퓨터로 측정했다. 세 그룹 가운데 △첫 번째 그룹은 스마트폰을 자신이 사용하는 컴퓨터 옆의 테이블 위에 놓도록 하고 △두 번째 그룹은 스마트폰을 자기 주머니나 주변의 다른 백안에 넣어 안보이도록 하게 만들고 △세 번째 그룹은 스마트폰을 다른 방에 놓도록 했다. 

연구팀은 이어 이 세 그룹을 상대로 스마트폰과의 거리에 따른 인식 작용 차이를 측정하기 위해 두 가지 실험을 실시했다. 정신 집중과 새로운 정보 가공 및 저장 능력을 시험하는 WMC와 새로운 문제 해결을 위한 사고 능력을 측정하는 Gf 등 두 가지 실험이다. 

그 결과 스마트폰이 주변에 있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인식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방에 스마트폰을 놓았던 팀은 자기 주변에 스마트폰을 놓았던 팀보다 문제 해결 능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실험 참가자들 가운데 스마트폰을 다른 방에 놓은 그룹은 자신 주변 테이블 위에 스마트폰을 올려놓은 그룹에 비해 컴퓨터 실험 성적이 매우 좋았고, 주머니나 백에 넣은 놓은 그룹보다 조금 좋았다.  

스마트폰이 인식 능력을 대신함에 따라 스마트폰 이용자는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 스마트폰의 이용 가능성이 클 수록 그 의존도가 커지면서 두뇌의 인식 작용 능력이 감소해 두뇌 유출 현상이 발생했다.  

스마트폰이 지닌 부정적인 측면은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극복될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자기 통제만이 그것을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예를 들어 자신의 주의력이나 인지 기능을 향상시키려면 스마트폰을 안 보이는데 놓아야 한다. 그래야 두뇌 기능을 강화하면서 두뇌 유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주 –4>.


스마트폰 너무 자주 이용했더니 성적이...
[아이에게 스크린 리터러시 교육을 ⑪] 스마트폰 자주 이용한 대학생 성적 떨어져       
2018.11.14 09:59:45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는 대학생의 성적이 떨어졌고, 해당 학생은 흥분이나 불행한 감정 등을 갖게 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런 사실은 미 캔트 주립 대학 앤드류 에프 교수 등 연구팀이 536명의 대학생을 상대로 스마트폰 사용과 학교 성적, 불안감이나 행복감 등을 점검하는 임상실험을 실시한 결과 밝혀졌다. 

연구팀은 스마트폰이 소통, 검색, 오락 등과 같은 긍정적인 효과를 주지만 한편으로 부정적인 측면이 존재한다는 점을 2013년 국제학술지 <Journal Computers in Human Behavior>에 아래와 같이 발표했다<주-1>.  
 
대학생들은 스마트폰이 주는 기술적 이점을 가장 빨리 받아들인 부류에 속한다. 연구팀은 대학당국으로부터 이들 학생들의 성적을 조회해서 학생들의 스마트폰 이용실태와 비교했다. 학생들은 연구팀에 자신들의 학업성적(GPA) 조회를 허용하고 자진해서 스마트폰 이용 시간을 보고했다.   

스마트폰 하루 이용시간은 60분, 90분, 4~5시간 등 세 부류로 분류됐다. 그 결과 스마트폰을 자주 이용할 경우 성적은 나빴고 불안감이 높았다. 성적이 좋을수록 행복감이 컸지만 불안감이 클수록 행복감이 낮았다. 불안감과 행복지수는 정신 건강을 측정하는데 흔히 활용된다.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는 대학생의 학업성적(GPA) 평균은 2.8인데 비해, 스마트폰 이용 시간이 적은 대학생은 3.2로 더 우수했다. 결국 스마트폰의 과도한 이용은 성적 부진을 초래하고 그 결과 행복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런 관계는 통계적으로 매우 유의미했다.  

스마트폰은 TV처럼 앉아서 즐기거나 이용하는 전자기기로 분류된다. 물론 스마트폰은 휴대할 수 있기 때문에 꼭 앉아서 사용하지는 않지만, 검색이나 인터넷 활용, 비디오 게임 등을 할 경우 조용히 앉은 자세인 경우가 많다. 미 캔트 주립 대학 연구팀이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는 대학생 49명(여학생 27명)을 상대로 연구한 결과, 이들 학생의 건강이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주-2>.  

스마트폰 이용이 잦을수록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이유는 육체 활동을 하는 여가 시간이 줄어들고, 정적인 상태에서 하는 행동이 늘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이용 시간이 긴 사람은 페이스북, 트위터, 비디오 게임. 인터넷 검색 등을 위해 활동하지 않는 상태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 심폐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컸다. 

한편 운동을 하면서 스마트폰으로 문자 메시지를 전송하거나 통화를 하면 운동의 강도가 떨어졌다. 미 캔트 주립 대학 앤드류 에프 교수 등 연구팀은 2015년 5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저널 <PLoS onE journal>에 이 같은 사실을 발표했다<주-3>. 

연구팀은 44명의 대학생(여학생 33명. 연령 평균 22세)에게 회전식 벨트 위를 달리는 운동 기구인 트레드밀위에서 운동하도록 하고 개개인이 스마트폰으로 30분씩 4번에 걸쳐 음악을 듣거나 통화를 하거나 문자 메시지를 전송하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도록 한 뒤 운동 효과를 점검했다.  

각 조건에서 참가자는 트레드밀 속도계는 볼 수 없었다. 운동 등급은 참가자가 원하는 대로 선택했다. 트레드밀을 이용하는 동안 심장 박동과 유쾌한 정도 등을 점검했다. 그 결과 음악을 들은 경우 트레드밀의 속도, 심장 박동이나 즐거움도 증가했다. 

통화한 경우 즐거움은 커졌지만 스피드는 감소하고 심장 박동은 평균 상태를 유지했다. 문자 메시지를 전송한 경우 스피드와 심장 박동을 감소시켰지만 즐거움은 변치 않았다. 

연구팀은 운동할 때 스마트폰을 이용해 통화하거나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운동의 강도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삼갈 것을 권하면서, 스마트폰은 사물함에 넣어놓고 다른 전자기기를 통해 음악을 즐기는 방법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스마트폰과 같은 과학기술은 적절히 이용할 경우 문명의 이기를 잘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피해가 발생한다. 절제하면서 사용하는 것이 결국 건강을 해치는 불행을 막고 행복 지수를 높이는 길이다.  


스마트폰에 '고개 숙인 세대', 피해 줄이는 방법

[아이에게 스크린 리터러시 교육을 ⑫] '마약만큼 무서운' 스마트폰 중독을 피할 길       
2018.11.15 22:51:28

"대학생들은 강의실 복도를 걸을 때나 강의가 끝난 뒤 휴식 시간, 또는 한가한 때에 언제나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이는 대학생의 스마트폰 이용 실태를 조사한 한 미국인 교수의 말이다. 스마트폰 시대의 특징인 이른바 '고개 숙인 세대'의 모습이다. 앉거나 서 있을 경우 스마트폰을 꺼내 그 스크린을 응시하는 것은 대학생뿐 아니라 일반인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시도 때도 없이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습관의 결과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문자나 메시지가 들어오는 신호음이 들리면 자동적으로 스마트폰을 집어 들고 살피는 행동을 한다. 이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행해지는데, 이에는 상당한 대가가 따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학생 중 스마트폰을 가장 많이 쓰는 경우와 가장 적게 쓰는 경우를 비교한 결과, 가장 많이 쓰는 학생의 고독감이나 외로움, 우울증, 불안감 수치가 높았다. 이는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의 에릭 페퍼 교수 연구팀이 행한 실험에서 밝혀졌다.  

연구팀은 135명의 학생을 상대로 강의 도중, 그리고 강의실 밖에서 몇 가지 스마트폰 이용 관련 실험을 한 결과, 스마트폰 사용자가 혼자 있거나 공공장소에서 순서나 버스 등을 기다릴 때 스마트폰을 꺼내서 들여다보고 싶은 불편한 충동(phoneliness)을 느끼는 등 부정적인 연구결과가 나타났다고 2018년 4월 4일 신경조절학 전문지(the journal NeuroRegulation)에 발표했다<주-1>. 

연구팀은 학생들의 행동이 스마트폰이 나온 뒤로 크게 변했다면서 학교에서 서로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기보다 혼자서 스마트폰만을 들여다보는 행동을 주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주-2>.  

세계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사람은 2017년 기준 약 24억 명이고 2018년 말에는 지구 인구 3분의 1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인 가운데 스마트폰을 많이 쓰는 상위 10%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하루에 60회 정도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스마트폰은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지닌 양날의 칼이다. 이 전자기기는 신속하게, 무제한 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가족, 친지는 물론 전 세계 여러 지역과의 소통을 가능케 한다. 

그러나 이 기기를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중독증을 얻는다. 스마트폰 중독은 약물 중독과 유사한 형태로 두뇌에서 발생해 서서히 진행되고, 결국 외로움, 불안감이나 우울증으로 이어진다. 대학생과 같은 젊은 층은 스마트폰의 신속한 기능에 익숙해지면서 참을성을 가지고 장시간 정신을 집중하는 능력이 감소하고 있다.  

스마트폰 중독성은 마약보다 심한데도 이에 대한 사회적 경계심이 약하다. 어린이를 포함해 수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누구도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중독 현상은 통증 약화에 쓰이는 마약류 중독과 유사한 반응을 두뇌의 신경계에 일으킨다. 스마트폰이 각종 정보를 지속적으로 신속하게 전달하는 긍정적, 보상적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사용을 갑자기 중단할 경우 일정 기간 금단 증세나 상실감 등을 경험하게 된다. 물론 이런 증세는 3~4일이 지나면 사라지고 정상적인 대인관계 등을 하게 된다<주 – 3>.  

스마트폰의 이런 어두운 측면은 그 사용자의 잘못이라기보다 이 전자기기가 지닌 속성에 의해 유발된다. 스마트폰은 인류가 오랜 기간 익혀온, 얼굴을 맞댄 대인 관계나 언어, 몸짓을 통한 의사표시 방법과 달리 감정이 없는 스크린만을 상대해 교류를 유발하는 기계다. 스마트폰 이용자는 식사나 공부 등 여러 다른 일을 하면서 동시에 기기를 사용함에 따른 부작용에도 노출된다. <주-4>.  

스마트폰 사용자는 다음과 같이 적절히, 안전하게 사용해 중독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사용시간을 줄이고 문자메시지 등의 도착 신호음을 꺼둔다. 침실에는 갖고 들어가지 않고, 때로 기기의 전원을 꺼놓는다. 어린 자녀가 스마트폰을 장난감으로서 가지고 놀게 해서는 안 된다.  


스마트폰은 수면 방해 주범

[아이에게 스크린 리터러시 교육을 ⑬] 정 스마트폰 쓰고 싶다면? 단파장 차단 안경을       
2018.11.19 15:26:28

잠자기 전에 침실에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같은 전자 미디어를 이용하는 어린이는 그렇지 않은 어린이보다 숙면을 취하지 못해 건강한 발육에 지장을 받는다. 

이런 사실은 런던의 킹스 대학 연구진이 6~19살(평균 15살)의 어린이 12만5000명을 대상으로 2011~2015년 실시된 4개 대륙의 20개 관련 연구 자료를 메타 분석한 결과를 2016년 10월 미국 의사협회(AMA) 기관지에 게재하면서 밝혀졌다<주-1>. 

연구 결과 침실에서의 전자 미디어 이용과 수면 부족의 상관관계가 컸다. 숙면을 취하지 못한 것과 낮잠을 지나치게 자는 것의 상관관계 역시 컸다. 숙면은 어린이에게 매우 중요하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운동 부족, 비만, 성장 장애, 면역력 감퇴와 우울증에 시달릴 확률이 크고 약물 복용, 심지어 자살 충동도 생길 수 있다.  

킹스 대학 연구에서 어린이의 72%, 청소년의 89%는 침실에 최소 1개의 전자 미디어를 가지고 있고 취침 전에 그것을 사용한다고 알려졌다. 그 결과 잠에 드는 시간이 지연되거나 숙면을 취하지 못하게 된다. 전자 미디어가 제공하는 콘텐츠가 이용자의 심리를 자극해 잠을 설치게 할 수도 있다. 전자 미디어가 방출하는 빛이 시신경을 자극하는 것도 문제다.  

미국의 17~18살 청소년의 75%는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다른 나라 청소년 역시 비슷한 실정이다. 전자 기기의 과도한 사용이 낳는 부작용은 수면 부족뿐만이 아니다. 일찍 등교해야 하는 청소년 특성상 잠을 이기기 위해 카페인 섭취를 늘리게 되는데, 이 역시 부작용의 하나다.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에도 TV, 게임기, 컴퓨터 등의 전자 미디어 사용이 잠을 방해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스마트폰과 같은 최신 전자 미디어는 이용자가 소셜미디어에 언제 어디서나 접근 가능하게끔 한다. 즉 언제 어디서나 어린이를 끊임없이 자극하는 콘텐츠가 공급되고 있다<주-2>.  

잠자기 90분 전에 전자 미디어를 이용해도 숙면에 영향을 받는다. 심각한 것은, 전자 미디어가 침실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숙면 방해 현상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태블릿은 언제나 이용이 가능한 전자기기로 인식되는데, 그로 인해 이용자는 항상 그 사실을 의식하고, 그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기 때문이다.  

수면 부족 문제는 침실에서만 야기되지 않는다. 휴대 가능한 전자 미디어의 대중화로 학교에서 교과서 대신 전자 미디어가 사용되면서 어린이들의 수면 부족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킹스 대학의 연구는 청소년의 전자 미디어 이용과 잠의 관계에 관한 첫 메타분석이다. 취침 전 이용자의 전자 미디어 이용 실태 연구가 그간 잘 시행되지 않은 이유는 기술 발달 속도가 너무 빨랐기 때문이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교사와 부모, 전문가가 협동해 어린이가 전자 미디어를 적게 사용하게끔 노력해야 한다고 연구진은 조언했다. 

휴스턴 대학 연구팀이 2017년 7월 발표한 연구 결과도 주목할 만하다. 연구에 따르면, 전자 미디어가 방출하는 파란 빛이 숙면을 방해하는 주요 요인이다<주-3>. 

파란 빛을 가장 많이 방출하는 것은 태양이지만, 발광 다이오드를 사용하는 전자기기 역시 방출한다. 파란빛은 신체의 긴장감을 강화하면서 시간 변화에 따른 신체 상태를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연구팀은 17~42살 청소년과 성인 22명을 대상으로 단파장을 차단하는 안경을 쓰고 침실에서 2주 동안 두 시간씩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기기를 이용토록 했다. 그 결과 잠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58% 증가해 쉽게 잠이 들고 숙면을 취했으며 평소보다 24분 잠을 더 잤다.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 촉진제보다 멜라토닌 분비량이 많았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스마트폰 등을 사용하거나 TV를 시청할 때 단파장을 차단하는 안경을 쓰거나 스마트폰 스크린 필터를 사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스마트폰이 주의력 결핍 일으킨다

[아이에게 스크린 리터러시 교육을 ⑭] TV 보면 아이 비만 확률 커진다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청소년이 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ADHD)를 앓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 10개 고교의 15~16세 학생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를 미국 의학 협회 저널이 2018년 7월호에 게재하면서 밝혀졌다<주 –1>.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 아담 레벤탈 교수 연구팀은 연구 대상 학생에게 스마트폰과 다른 온라인을 이용하는 실태를 검색, 채팅, 트윗, 음악 듣기 등 14가지로 구분해 6개월마다 한 번 씩 2년 동안 보고토록 했다. 첨단 미디어 사용 방식은 하루 또는 주당 이용 횟수와 한 번 이용할 경우 사용 시간 등에 따라 구분했다. 그 결과, 첨단 디지털 미디어 사용 횟수 또는 사용 강도 등의 수치가 높을수록 ADHD 증세 발생 정도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4가지 사용 방식 가운데 7가지에 해당한 학생의 9.5%, 14가지 사용 방식 모두를 이용한 학생의 10.5%가 ADHD 증세를 나타냈다. 14가지 사용 방식 가운데 하루 한 두 번 이하로 디지털 미디어를 사용한 학생 중 4.6%도 ADHD 증세를 나타냈다. 이 연구 결과는 디지털 미디어가 ADHD의 직접적 원인인지를 입증하지는 못했다는 한계를 지녔지만, 디지털 미디어와 ADHD의 관련성은 입증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ADHD는 소년 소녀에게 흔한 증세의 하나로 미국 전체 어린이의 5%가 앓고 있다. 전 세계의 발병률 통계도 비슷하다. 치료는 재훈련 등을 통한 행동요법, 약물 치료 등으로 이뤄진다. 

TV 시청 시간이나 비디오 게임 시간이 과도할 경우 ADHD 증세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는 그간 다수 발표되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과도한 이용이 ADHD 증세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청소년의 95%는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청소년의 정신 집중이나 자기 통제, 운동, 독서, 가족과의 친밀한 관계 유지, 숙면 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과거 연구 결과의 타당성이 확인된 것이다. 

학부모와 교육 당국, 청소년 본인은 과도한 스마트폰 이용이 △청소년의 생활 습관을 부정적으로 바꾸고 청소년의 주의력이나 감정 상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청소년에게 필수적인 방과 후 숙제나 두뇌 휴식, 가족이나 친구와의 직접적인 대화와 같은 관계증진 등을 방해한다는 점을 염두해 예방, 치료와 같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한편 어린이들이 TV, 컴퓨터, 게임과 같은 전자 미디어를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비만을 비롯한 건강 이상 상태에 빠질 개연성이 커지고, 아이 부모가 전자 미디어를 사용하는 아이를 방치할 경우 그 위험성은 더 커진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호주 디킨 대학 연구팀은 유럽 여러 지역의 2~6살 어린이 3604명이 전자 미디어를 이용하는 정도와 그것이 2년 후 심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 전자 미디어 이용이 어린이의 운동 부족과 그로 인한 비만을 초래했다고 2014년 3월 미국 의학 협회 저널에 발표했다<주 –2>.  

연구팀은 어린이의 감정 조절 능력과 친구 관계, 자존감, 가족 관계, 사회성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전자 미디어는 전반적으로 어린이의 웰빙을 방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기기 가운데서도 TV가 어린이의 심신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가장 컸다. 컴퓨터, 비디오 게임 역시 어린이에게 미치는 악영향이 적잖았다. 어린이의 정서 상태와 가족 관계가 나빠질 위험도 전자기기 이용 시간이 길수록 커졌다(이 연구에는 스마트폰의 영향이 포함되지 않았다.). 

미 오리건 주 사회학습센터 연구팀은 어린이의 TV나 컴퓨터 이용과 비만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연구한 결과, 부모 가운데 특히 어머니의 영향력이 어린이의 비만 방지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014년 3월 미국 의학 협회 저널에 발표했다<주-3>. 

연구팀은 부모가 아이의 전자기기 이용에 개입해 이를 통제하는 것이 낳을 효과를 연구하기 위해 어머니 112명, 아버지 103명과 이들의 자녀 214명(5~9살)을 조사한 결과, 어머니가 자녀의 TV 시청이나 비디오 게임 시간을 모니터하면서 통제하면 자녀가 비만에 걸릴 확률이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해당 조사에서 아버지의 영향력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어린이가 TV를 과도하게 시청하거나 비디오 게임에 몰두하면 활동을 적게 하고 과자류 등의 섭취는 늘리고, 그 결과 비만하게 될 확률이 크다는 과거 연구 결과들이 거듭 확인되었음을 강조하고, 부모가 자녀의 미디어 이용을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이버 폭력, 피해자도, 가해자도 병들게 한다

[아이에게 스크린 리터러시 교육을 ⑮] 청소년 사이버 폭력, 부모도 관심 가져야       
2018.11.23 15:06:15

미국 어린이와 청소년 23%가 사이버 폭력에 시달린 경험이 있으며, 사이버 폭력은 우울증 등 추가 피해를 낳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캐나다 앨버타 대학 연구팀이 미국 12~18살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된 소셜 미디어를 통한 사이버 폭력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논문 36개를 분석한 결과를 2015년 6월 소아 과학 학술지에 게재하면서 밝혀졌다<주 –1>. 

조사 대상이 된 미국 10대 어린이와 청소년의 95%는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고 85%는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고 있다. 이들의 절반 이상은 하루 한 번 이상 소셜 미디어에 접속하고 22%는 하루 10회 이상 자신이 좋아하는 소셜 미디어나 포털 사이트에 로그인했다. 

성장기의 10대 청소년은 동료들의 압력이나 폭력에 민감하고 자기 통제력이 제한적이라서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사이버 폭력이나 온라인에서의 희롱, 또는 사생활 침해 등이 그것이다. 온라인 공간에서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사이버 폭력은 실제 생활에서 벌어지는 일반적인 폭력보다 더 심각한 측면이 있어서 우울증, 열등감, 행동 장애, 약물 중독이나 자해 행위 등의 피해를 낳는다. 다만, 조사 결과 사이버 폭력과 불안감의 연관 관계는 약하고 일관성이 없었다.  

이 논문이 발표된 시점에 공개된 다른 세 연구에 따르면, 사이버 폭력 피해자가 자살을 생각하는 확률은 오프라인의 폭력 피해자의 그것보다 더 강했다. 

사이버 폭력 피해는 남자 어린이보다 여자 어린이가 더 많았다. 교우관계에서 발생하기 마련인 문제가 사이버 폭력을 유발하는 가장 일반적 원인이었다. 사이버 폭력의 형태는 별명 부르기, 소문 퍼뜨리기, 사진 돌리기 등이었고, 피해자들은 수동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피해자들은 수신 거부와 같은 소극적인 대응을 할 뿐이었고, 사이버 폭력을 중단시킬 방법이 없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다.  

소셜 미디어의 발달에 맞춰 어린이와 청소년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는 이유다. 그러나 실제 발표되는 논문 등은 사이버 폭력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일부 연구는 사이버 폭력 피해자는 물론 그 가해자도 역시 피해를 입는다는 개연성을 제기해 주목된다. 사이버 폭력이 피해자는 물론, 가해자도 병들게끔 한다는 뜻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미국 부모들은 온라인이 자녀에게 미칠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캘리포니아 대학과 코넬 대학교 교수들이 공동 연구팀을 만들어 부모와 자녀를 한 쌍으로 한 465개 사례를 조사한 결과를 2013년 10월 발표하면서 밝혀졌다<주 –2>. 

조사 대상이 된 어린이나 청소년의 30%는 사이버 폭력의 대상이 된 적이 있다고 연구팀에 밝혔지만, 그들 부모의 10%만이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조사 대상 어린이나 청소년의 15%는 자신이 타인에게 사이버 폭력을 가한 사실을 인정했는데, 그들 부모 5%만이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나이가 어린 자녀의 부모일수록 자신의 자녀가 사이버 폭력의 피해를 입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자신의 자녀가 온라인에서 다른 청소년보다 영리하게 행동한다고 믿거나, 자녀의 인터넷 사용을 모니터할 능력이 없는 부모도 사실에 어두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연구팀은 부모들이 자녀의 인터넷 사용에 대해 적극 대화하면서 자녀를 도울 방법을 강구하거나, 자녀 방에 있는 컴퓨터를 거실과 같은 공개된 장소에 옮기는 것과 같은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자녀가 스마트폰을 이용해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를 취하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한편 한국에서도 사이버 폭력의 피해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그 예방 교육 등이 시급한 실정이다<주 –3>. 방송통신위원회의 '2017년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학생 4500명 가운데 24.8%가 사이버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폭력 가해·피해 유형 모두 언어폭력이 15.0% 수준으로 가장 많았으며, 특히 학생의 경우 채팅·매신저를 통한 사이버폭력 비율이 가해 50.3%, 피해 45.6%로 가장 컸다. 사이버폭력을 하는 이유 중 '재미나 장난으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라는 답변이 23.8%에 달했다. '특별한 이유 없음'도 12.3%로 집계됐다. 

교육부의 '2018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도 사이버불링의 심각성이 확인되었다. 교육부가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 399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이버 괴롭힘(전체 10.8%)이 신체폭행(10.0%)보다 많았다. 사이버불링 신고건수도 2012년 900건, 2013년 1082건, 2014년 1283건, 2015년 1462건, 2016년 2122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사이버 폭력은 현실이 아닌 사이버 공간에서 일어난다는 점에서 폭력행위라는 인식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가해자가 문제의식이나 죄책감에 상대적으로 덜 시달리는 특징이 있어, 가정과 학교에서 예방 프로그램을 마련해 사이버폭력을 근절하고, 공공기관은 사이버폭력 전담상담센터 마련 등의 대응에 나서야 한다. 

경찰청은 누구나 사이버 폭력의 피해를 당했다면 고민하지 말고 즉각 신고하고, 학생의 경우 피해내용을 캡처하는 등의 방법으로 증거를 남겨 놓아 부모님, 학교 선생님에게 알리거나 학교전담경찰관, WEE센터에 상담을 요청하고, 국번 없이 117로 신고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한 안전드림117센터(www.safe182.go.kr)를 통해서 24시간 상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좋은 게임' 효과는 없다

[아이에게 스크린 리터러시 교육을 ⑯] WHO, 게임 중독 장애 질병으로 분류       
2018.11.26 11:09:47

비디오 게임이 온라인 게임과 함께 대중오락이 되면서 그 이용자는 급증 추세다. 이에 따라 게임 중독 우려가 제기되었는데, 그 피해 명칭은 공식적으로 게임 장애(Gaming disorder)로 불리고 있다. 

게임 장애는 도박 중독과 함께 '중독 행동에 따른 장애' 범주에 포함되어 있으며, 증상으로는 게임 플레이 시간 조절 불가, 게임과 다른 활동의 우선순위 지정 장애, 게임으로 인한 부정적인 결과 무시 등이 지적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10월 게임 장애를 국제질병분류체계(ICD-11)에서 새로운 질병으로 분류함에 따라, 내년 5월 열리는 총회에서 이를 확정하면 2022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게임 중독도 사람에게 발생하는 질병이나 사망 원인의 하나로 분류되며 공식 질병으로 등재된다.  

WHO는 ICD-11 개정 최신판에서 게임 장애 항목을 중독성 행동 장애 하위분류에 등재했다.  게임 장애 행동 양상은 개인뿐만 아니라 가족, 사회, 직업, 교육 등 기타 기능에 중요한 부분에서 손상을 초래할 정도로 심각하고 그 지속 기간이 최소 12개월 이상일 때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규정된다. WHO는 ICD 개정을 통해 게임 중독자, 의료 종사자에게 경각심을 갖도록 하면서 치료 기회를 넓히고, 보험 회사와 보건 당국이 이들의 치료를 지원하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WHO가 게임 장애를 정신 질환으로 확정하면 우리 정부도 이를 받아들여 의료 정책에 반영할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게임을 사행 산업으로 지정하고, 게임 업체에 중독 치료 분담금을 물려야 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WHO의 게임 중독 지정 움직임에 게임 업계, 일부 전문가 등은 아직 확실한 장애 증거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반대하고 있다. 게임 산업이 급성장한 지난 20여 년 동안 비디오 게임이 결정적으로 심신 건강을 훼손하거나 범죄를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디오 게임의 내용이 잔인해지고 매우 폭력적인 경향으로 흐르면서 그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다는 전문가나 언론의 지적이 이어져 온 것은 사실이다.

불친절하다는 이유로 PC방 아르바이트생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이른바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의 원인이 게임 중독인가를 놓고 논란이 빚어진 것처럼, 스크린 미디어의 정신적인 자극과 반응에서는 물리, 화학 분야에서와 같은 확실한 인과관계가 밝혀지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게임 관련 자료 조사를 해보면, WHO의 게임 중독 조치에 반대하거나 비디오 게임이 유익하다는 연구 결과 등이 다수 제시되어 있다. 사실 학계에서는 오래전부터 누가 연구기금을 지원하느냐에 따라 연구 결과가 좌우된다는 식으로 학문하는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제시되어 왔다. 이는 담배의 유무해론에서 특히 심했는데, 오랜 세월 논란 끝에 담배의 유해성이 공인되면서 담배 광고에도 흡연 위험의 경고가 포함되는 현실로 이어졌다. 

비디오 게임과 그 유무해 논란이 향후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속단키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WHO의 움직임이 과학적 연구결과를 토대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비디오 게임이 유해하다는 연구 논문 몇 개를 소개하기로 한다.  

미국에서 2017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13살 이상의 전체 미국인 3분의 2는 자신이 게임을 즐긴다고 생각한다. 12~15살의 어린이, 청소년은 매주 12.2 시간 게임을 하고 3~4살 어린이도 매주 5.6 시간 비디오 게임을 한다. 이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비디오 게임이 어린이, 청소년 건강과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우려와 함께 단기적으로는 폭력적 내용으로 인한 공격성 증대, 수면 부족, 사회적 적응 실패 가능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주-1>. 

중독성이 강한 비디오 게임을 어린이들이 장시간 할 경우 그 두뇌가 약물 중독이나 알코올 중독에 걸렸을 때와 같은 영향을 받는다. 이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연구팀이 어린이들의 두뇌를 MRI로 촬영하는 방식으로 연구한 결과 비디오 게임이나 소셜 미디어를 과도하게 할 경우 두뇌의 보상 시스템 기능과 구조가 알코올 중독 등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동일한 것을 발견함에 따라 밝혀졌다<주-2>.  

연구팀은 스크린 미디어에 과도하게 노출되는 어린이의 소뇌에 있는 편도체 시스템이 정상적인 어린이보다 매우 민감하고 그 부피가 작아지면서 전자 미디어의 자극을 좀 더 빠르게 처리하게 돼 중독 증세가 심화된다고 밝혔다.  

어린이가 하루 3시간 이상 비디오 게임을 할 경우 지나치게 호기심이 많고 거친 행동을 보이는 어린이 질환인 활동항진(亢進)(ADHD) 증세에 걸리거나 싸움에 휘말리면서 학교에 흥미를 잃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 연구팀이 잉글랜드 지역 초등학교 학생 200여 명을 대상으로 게임의 종류와 그 시간이 초등학생의 사회 생활과 학교 성적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2015년 3월 발표하면서 밝혀졌다<주-3>.  

연구팀은 "흔히 유익한 비디오 게임을 할 경우 학교 성적이 올라가고 사회성이 좋아진다는 속설이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며 "유익한 게임을 한 학생의 학교 성적이나 사회성이 그런 게임을 하지 않은 학생에 비해 크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폭력적인 내용의 비디오 또는 온라인 게임을 할 경우 그렇지 않은 비디오 게임을 할 때보다 공격성이 커진다. 영국 UK 대학 연구팀은 평균 21세의 남녀 101명을 4부류로 나눠 폭력적, 비폭력적 비디오와 온라인 게임을 하게 한 뒤 공격적 태도 등을 측정한 결과 위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2014년 11월 발표했다<주-4>.  


가족 '스마트폰 이용 규칙' 만들어야 한다

[아이에게 스크린 리터러시 교육을 ⑰] 스크린 미디어 부작용 부모가 파악해야       
2018.11.28 10:50:22

만 2세 이하 어린이는 TV를 비롯한 어떤 전자 미디어도 이용해서는 안 된다. 만 2~5세 어린이도 하루 2시간 이상 스크린 미디어를 이용해서는 안 된다. 미국소아과학회가 1998년부터 권장해 온 어린이의 스크린 노출 시간 기준이다. 학회는 또한 학교에서 태블릿 등을 학습용으로 이용할 경우에도 하루 2시간 이내로 제한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주 –1>.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미국소아과학회지에 2014년 게재된 한 논문에 따르면 미국 6~18살 어린이와 청소년은 오락목적으로 전자기기를 이용하는 시간이 하루 2시간을 넘고, 이들 가운데 16%는 하루 4시간 이상을 전자 스크린 앞에서 보내고 있다. 또한 8살 이하의 어린이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접하는 비율은 2011년 52%에서 2013년 75%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2살 이하는 37%에 달했다. 스마트폰 보급이 크게 늘어난 2018년에 이런 수치는 훨씬 올라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자기기를 하루 2시간 이내로 이용하는 어린이의 경우도 대부분 오락 사이트나 게임에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교육과는 관련이 없다. 영아나 유아의 경우 어머니나 보호자들의 품에 안기거나 얼굴을 맞대는 식의 신체 접촉과 상호작용을 통해 말하고, 듣고, 먹고, 놀면서 잠자는 것과 같은 행동을 배우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비디오 게임은 전자 스크린의 정보를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할 뿐, 아이에게 필요한 전통적 상호작용 방식의 교육은 하지 못한다.  

스마트폰이나 온라인을 통한 소셜 미디어 이용은 가족 간 대화와 상호작용을 억제한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얼굴을 숙인 자세로 손가락을 움직이며 전자 스크린에 정신을 집중하기 때문에 '같이 있어도 혼자'인 상황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물론 전철이나 버스에서 각자가 스마트폰을 이용해 사이버 공간에서 관계를 이어나가는 이점이 있지만, 가정마저 스마트폰이 지배하는 분위기가 일상화되면 곤란하다. 가족들이 가정이라는 공동체의 공간 속에서 희로애락을 같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부모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어린이에게 필수적인 어른들과의 직접적인 접촉과 대화를 통한 학습과 육체적 체험 등은 전자 미디어가 제공하지 못하므로, 보호자가 자녀의 전자기기 이용에 개입해서 그 내용이나 시간 준수 등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그리고 과학적으로 입증된 전자기기 이용에 따른 부작용을 부모가 유념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린이의 TV 시청 시간이 과도할 경우 아이의 비만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연구 결과를 명심해야 한다. 특히 아이 방에 TV를 놓아두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아이가 비만이 될 가능성이 두 배에 달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전자 스크린이 아이의 수면을 방해한다는 사실에도 유의해야 한다. 스마트폰 등의 스크린에서 나오는 파란 빛은 두뇌의 수면 시스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두뇌는 눈으로 들어오는 빛이 흐려지면 수면을 촉진하는 멜라토닌 분비를 촉진한다. 그러나 스마트폰, 전자 책을 이용할 경우 멜라닌 분비가 줄어들어 쉽게 잠이 오지 않게 된다. 당연히 다음날 아침에도 정신이 맑은 기분을 느끼지 못한다<주 –2>.  

스마트폰 스크린에서 나오는 파란 빛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눈의 각막과 수정체가 그 빛을 차단하거나 반사하는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그 결과 눈의 망막이 훼손되어 시력이 약해지고, 결국 노화에 따른 시력 감퇴를 피할 수 없다. 노화에 따른 시력감퇴는 눈의 광(光)수용기가 파괴되어 시력을 잃게 되는 불치병으로 보통 50~60대에 주로 발생한다. 하이테크 시대에 사는 어린이의 시력 보호를 위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과학자들은 경고하고 있다<주-3>.  

전자기기가 계속 개발 보급 되고 가정에서 사용이 늘어나게 되면서 전자기기의 특성에 따라 가족문화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TV가 중심이었다면, 오늘날에는 스마트폰이 가족 구성원을 제 각각의 세계에 몰입하게끔 한다. 기술 변화에 따른 교육의 변형은 불가피하다. 

오늘날의 유치원생이 대학에 갈 나이가 되면 교수에게 배우는 것보다 앱이나 온라인으로 더 많이 배우는 시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전자 시대의 환경 변화와 인간의 대처는 과거 수천 년 간 인간들에게 익숙했던 환경 적응이나 사회화 과정의 그것과 너무 차이가 크다. 이런 점을 오늘날의 부모 세대는 물론 정부와 사회 관련 기업, 단체 등도 정확히 인식하고 대처해야 한다.  

전자 미디어 시대에 대중화되는 기술의 발달이 인류에게 주는 혜택은 측량할 수 없을 만큼 크다. 그러나 신기술이 제시되는 초기에는 그로 인한 부작용이 잘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그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자 스크린의 부작용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그런 경우다.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 기기 보급 과정에서 정부나, 기업, 과학자들이 그 부작용을 예방하는 조치를 취하지 못하거나 그 노력이 턱없이 부족한만큼, 가정에서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자녀들이 건강하게 성장해 미래 사회를 건설하고 기여할 수 있도록 부모들의 각별한 노력이 요구된다. 부모들이 공공기관 등에서 제공하는 관련 앱이나 게임 등을 이용할 방법을 익히는 것도 유용하다.  


아이 스마트폰 사용 관리의 기준은?

[아이에게 스크린 리터러시 교육을 ⑱] 아이 스마트폰 사용, '이만큼만' 간섭하라       
2018.11.30 09:11:50

스마트폰은 일상 생활의 필수품이 되었다. 가족관계, 특히 부모와 자녀 관계에서도 스마트폰의 비중은 크다. 전차나 버스, 또는 길거리에서 어머니가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도록 하는 경우는 흔히 목격된다. 이와 관련, 미국의 한 과학자가 흥미로운 조사를 했다<주-1>. 

연구팀은 55명의 어머니가 1~2명의 자녀와 함께 번화가 식당에서 식사할 때 스마트폰을 어떻게 활용하는가를 관찰했다. 관찰 주제는 가족이 스마트폰을 얼마나 열심히 사용하는지와 어머니와 자녀가 스마트폰을 어떻게 주고받았는지 등이다. 관찰 결과, 아이가 스마트폰을 쉽게 접할수록 다른 상호작용이나 활동은 하지 않았다.  

관찰 결과 어머니 40명은 식사 도중 스마트폰을 사용했으며, 사용하는 동안 어머니 일부는 자녀와 어떤 상호 관계도 맺지 않았다. 나머지 15명은 아이에게 스마트폰의 재미있는 것을 보여주었거나, 아예 스마트폰을 사용치 않았다. 연구팀은 관찰 결과를 분석한 뒤 스마트폰 등과 같은 전자기기는 어린이의 관심을 분산시키는 만큼, 부모가 식사중이거나 차량 탑승 시 아이들의 입을 다물게 해 조용하게 있도록 만드는 장난감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어린이가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 스크린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말하기, 부모와 같이 놀기 등을 못해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고 전했다.  

다만 일반적으로 부모는 자녀가 전자기기에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을까 염려하는 한편, 자녀가 첨단 기술에 무지하면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을지도 동시에 걱정한다. 미국에서 2018년 1월 18살 이하 청소년의 부모 1024명을 대상으로 자녀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중독되었느냐고 질문하자 47%의 부모가 그렇다고 대답했고, 32%는 부모 자신들도 마찬가지라고 답변했다. 전자 기기 중독은 나이가 어릴수록 더 심한데, 그 이유는 어린이들이 전자기기 콘텐츠의 유혹을 뿌리치기기 어려워 스크린 중독에 더 쉽게 걸리기 때문으로 밝혀졌다<주 –2>.  

오늘날과 같은 정보화 시대에 어린이들은 각종 전자 미디어와 더불어 살 수밖에 없다. 이런 환경에서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주변에서 도와야 한다. 이런 현실을 전제로 한 스크린 리터러시 확립이 필요하다. 미디어 리터러시 전문가 리사 건지(Lisa Guernsey)는 어린이와 청소년 등이 전자 미디어를 사용할 경우 주의 사항을 연령별로 아래와 같이 제시했다<주-3>.  

<취학 전 아동> 어린이는 스마트폰 등 전자 스크린 미디어에 금방 익숙해져서 혼자 조작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그러나 어린이가 전자 기기를 혼자 가지고 놀도록 해서는 안 된다. 보호자가 옆에서 미디어 사용 시간과 그 내용 등에 관해 아이와 대화해야 한다. 보호자는 아이가 전자기기 대신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책이나 게임을 골라주고, 같이 읽어주는 등의 방식으로 도와준다.  

<5~9살> 자녀가 학교에 들어가면 교육용 전자기기를 자주 접하게 되고 그에 따라 여러 종류의 전자 스크린 기기를 활용하게 된다. 동시에 친구들로부터 새로운 게임이나 온라인 활동 등을 배운다. 보호자는 자녀가 디지털과 관련한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주고 조언해준다. 보호자는 자녀가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지도해, 아이가 유해한 사이트 등을 멀리하도록 도와준다. 자녀들이 언제고 유해 콘텐츠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을 보호자는 유의해야 한다.  

<10~12살> 십대 초반의 자녀는 부모들이 설정한 디지털 기기 이용의 한계를 벗어나려 시도하는데, 특히 주변 친구들의 영향이 크다. 부모는 자녀의 불만 사항을 들어주고 가정마다 서로 다른 미디어 사용 기준이 있음을 알려준다. 자녀가 관심을 갖는 콘텐츠에 부모도 관심을 갖고 같이 해보도록 시도하는 것도 유익하다. 자녀가 부모가 정해준 기준을 잘 지킬 경우 좀 더 자유롭게 온라인 공간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허락한다. 

<청소년기> 자녀가 청소년이 되면 부모의 간섭을 싫어하면서 독립적인 생활을 하려한다. 전자 미디어 사용에서도 마찬가지 태도를 보이게 된다. 자녀들은 부모에게 자신들이 원하는 앱이나 음악을 다운로드 받기 위한 비용을 요구하기도 한다. 부모는 자녀가 사이버 폭력 등 인터넷 공간에서 닥치게 될 위험 등을 알려주는 한편, 학교 생활에서 고민이 있는지도 확인해 본다. 자녀가 게임이나 앱을 구입하는데 드는 비용에 대해 대화하는 등 지나치지 않을 정도의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육아 예능 프로그램, 우리 아이에게 좋을까?

[아이에게 스크린 리터러시 교육을 ⑲] 세계 각국은 아동 방송 노출 규제 중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어린이와 청소년의 TV 시청 시간이 감소했지만, 전체 전자 스크린 미디어 이용 시간은 오히려 증가했다. 미국의 8~18살 아동, 청소년의 스크린 미디어 이용 시간은 하루 평균 7시간에 달한다. 전자 스크린 미디어를 접하는 동안 사람은 신체 활동을 하지 않기에, 과체중과 비만 등의 부작용에 노출된다. 어린이가 오락 목적으로 스크린 미디어를 하루 1~2시간 이상 이용하지 못하도록 부모가 신경을 써야 한다<주-1>. 

어린이 침실에 전자 기기가 있으면 아이의 수면에 지장을 초래하고, 그로 인해 아이 두뇌 발달이 저해된다. 어린이의 건강한 성장하기 위해서는 침실에 전자 기기를 놓아두지 말아야 하고, 가족, 친구 등과 얼굴을 맞대고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관계를 가지거나 실외에서 뛰어 놀도록 해야 한다.  

일반 가정의 거실에서 부모와 어린 자녀가 같이 있을 때 흔히 TV를 켜 놓는 경우가 많은데, 부모의 시청 습관이 아이들의 시청 시간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의 TV 시청 습관은 가정에서 뒤늦게 통제하더라도 바로잡기 어렵다. 이제 TV 프로그램은 스마트폰으로 시청 가능한 시대다. TV가 어린이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스마트폰을 통해 전달된다. 

어린이가 출연하는 TV 프로그램일수록 아이의 시청 욕구를 자극한다. 이 때문에 TV 방송사는 어린이의 TV 시청 욕구를 자극하지 않는 프로그램을 제작 방송하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 어린이 시청을 위한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시간 외에 어린이들이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많을 경우 어린이의 TV 시청 기간이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한국 방송사는 이 같은 책임을 지려하지 않는다. 아빠와 자녀가 함께 출연하는 리얼리티 육아예능 프로그램에는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가 자녀와 함께 출연한다. 이런 프로그램은 부모가 자녀의 TV 시청에 문제의식을 갖지 않게끔 하는 역기능적 측면을 갖고 있다. 어린이가 TV의 일반 상품 광고에 주인공으로 나오는 것도 같은 문제가 있다. TV가 어린이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부모의 경각심을 흐리게 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방송사의 자성이 요구된다.  

아이가 주인공인 TV 예능 프로그램은 출연하는 아이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촬영 과정에서 카메라맨이 아파트 거실에 텐트를 치고 위장해 방송용 영상을 확보하는데, 자칫 해당 어린이가 주변 인물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갖거나, 또래 어린이들보다 자신이 특출하다고 생각하게 할 수 있다. 이는 아이의 정상적인 발육에 지장이 될 수 있다. 

중국은 몇 년 전 사회 유명 인사들의 자녀가 출연하는 TV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방영을 금지했다. 이 같은 프로그램이 부유층 어린이의 건전한 성장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다. 중국 당국은 같은 이유로 10살 이하 어린이의 광고 출연도 금지시켰다. 물론 이 같은 조치가 가능했던 이유는 중국의 대중 미디어가 당국의 직접 통제 하에 있기 때문이다. 이에 관한 비판이 인터넷에서 일어나기도 했다. 한국에서 중국과 같은 직접 규제는 쉽지 않다. TV 방송사가 자율적으로 공공성과 공익성 제고 차원에서 다각도의 검토를 해야 한다. 

아이의 스크린 미디어 사용 규제는 세계 각국에서 행해진다. 대만은 지난 2015년 부모가 2살 이하 자녀에게 전자 기기를 갖고 놀게끔 하는 것을 금하고, 18살 이하 청소년의 전자 기기 이용 시간을 제한하는 법을 통과시켰다<주-2>.  

대만 정부 당국은 아시아 인구의 7.1%가 인터넷 중독자라는 점을 근거로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 새 법에 따라 대만 부모가 2살 이하 자녀에게 스마트폰, 태블릿, TV와 같은 전자 스크린 미디어를 가지고 놀게 할 경우 1600달러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18살 이하 청소년의 스크린 미디어 사용 규제 후속 조처의 경우, 그 수준이 구체적으로 얼마인지는 제시되지 않았다. 

적잖은 부모가 아무 생각 없이 자녀의 사진을 소셜 미디어에 올리곤 하는데, 이는 문제가 있다. 프랑스 경찰은 2015년 3월, 부모가 자녀의 사진을 페이스북 등 온라인에 함부로 올릴 경우 먼 훗날 자녀가 부모를 사생활 침해로 고소할 수 있으니 이를 우려하라고 경고했다<주-3>. 출생 직후 자녀의 알몸 사진 등을 온라인에 올릴 경우, 자녀가 훗날 이에 관한 법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이유다. 프랑스의 사생활 침해 관련 법에 따르면, 부모가 자녀의 사진을 스마트폰에 올리는 행위는 벌금 3만5000달러, 징역 1년형에 해당한다. 

한국은 이들 나라와 달리 스크린 미디어의 부작용에 관한 대비 수준이 매우 허술하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에 따르면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인구는 지난 2015년 581만 명, 2016년 742만6000명, 2017년 786만 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이지만, 규제 수준은 현실을 따르지 못하고 있다<주- 4>.  

스마트폰 과의존은 △스마트폰 이용 행위가 다른 일상생활보다 두드러져 가장 중요한 활동이 되거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나 행태를 이용자가 조절할 능력이 떨어지고 △스마트폰 이용으로 인해 신체적·심리적·사회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경험하지만 스마트폰을 지속적으로 이용해야만 하는 증상 등을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NIA는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전국에 18개의 스마트쉼센터를 운영 중이지만, 2018년 10월 현재 상담사는 총 45명뿐이며, 18개 센터 중 8개 센터는 최소 상담인력 3명조차 확보하지 못했다. 삼성, LG 등 스마트폰 메이커는 그 부작용에 대한 사회적 책임감을 거의 보여주지 않고 있으며, 게임 산업, 방송사 등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의 생산과 그 보급률 등에서 세계 선두격인 한국이 전자 기기의 부작용을 해소하고 장점이 두드러지게끔 하는 시스템을 창조한다면 정보화 시대의 모범 사례를 만들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스마트폰 제조사, 게임 산업체, TV 방송사, 전문가. 시민사회 등이 연대해서 만들어야 한다. 이 같은 연대가 제대로 되어야만 스크린 미디어와 관련한 과학적이고 실용적인 아동 보호, 아동 권익 신장 방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온라인 아동 보호, 이제 국제 사회와 국가가 나설 때
[아이에게 스크린 리터러시 교육을 ⑳·끝] 아동 보호 위한 규제 기구 출범해야       
정보 산업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전자 기기로 사회화 학습을 하는 아이들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 사회는 아이에게 미칠 온라인의 피해를 줄이고 어린이의 학습, 사회 참여, 창조 활동 기회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국가에서는 아동 보호에 관한 관심이 크게 미흡하다<주-1>. 

정보 산업과 관련한 법들이 제정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아동 보호에 관한 정치권이나 관련 산업의 관심은 적은 편이다. 피해 예방, 치유에 관한 관심 역시 부족하다. 법과 제도는 사회적 요구나 압력에 의해 이뤄지는데, 아동이 자신의 주장을 제기할 능력이 부족해 사회적 우선 순위에서 관련 문제가 밀려나기 때문이다. 학계나 부모들의 적극적인 노력도 미흡한 편이다.  

관련 학계의 경우 지난 10년 동안 다양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으나, 여전히 체계적 연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수많은 미디어 출현으로 인해 새로운 현상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가려내는 것도 힘든 상황이다.  

예를 들어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온라인 게임이 출시될 경우 약 20일~1개월 전후의 짧은 시간에 수천만 명의 이용자가 생기기 마련인데, 해당 현상에 관한 연구는 기획에서부터 시작과 결론, 그리고 공표까지 최소 1년 이상이 걸린다. 그 결과, 과학자들의 실증적 충고나 경고는 시기적으로 현실성을 상실하는 경우가 잦다<주 –2>.  

이 때문에 전자 기기의 위험으로부터 아동이 입을 피해를 예방하는 사회적 노력이 중요하다.  특히 전자제품의 긍정적 측면이 강해,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정보 제품은 생활필수품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사회는 이 같은 특성을 고려한 방법론을 개발해야 한다.  

스크린 미디어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고 그들의 권익을 적극 신장할 국제적인 논의의 근거로는 유엔아동권리협약(UN Conven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이 거론된다. 이는 아동이 누려야 하는 기본적인 권리를 담은 협약으로 1990년 9월 2일 발효되었다. 2016년 기준으로 한국을 포함한 세계 196개국이 비준하고 있다.  

이 협약은 전문과 54개 조항으로 구성되었다. 만 18세 미만 아동과 청소년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아동을 단순한 보호대상이 아닌 권리를 가진 인간 주체로 규정해 아동의 기본권과 협약 당사국의 의무, 관련 절차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 협약은 인터넷 시대가 본격화되기 전에 만들어졌지만 어린이 보호, 권리 등에 대한 관련 조항은 스크린 미디어 시대에도 적용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한다<주 –3>.  

유엔이 이 협약에 의거해 전자기기나 온라인으로부터 아동을 보호할 구체적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연구 결과가 필요하다. 하지만 정보 산업의 급속한 발달로 인해 원만한 연구가 진행되지 못한다. 단지 일부 국가가 부모가 자녀를 보호하도록 제도화하고 있지만, 부모들에 대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미흡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국가는 사이버 폭력이나 악용의 위험으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한다는 소극적 권리 개념에만 매달릴 뿐, 어린이들이 전자 기기를 최대한 활용해 최상의 이익을 취하게끔 돕는 적극적인 권리 개념은 외면한다. 어린이의 요구를 확인해 이미 생활환경이 된 인터넷에 적용 가능한 관련법이나 제도를 만들어야 하지만, 현실이 따르지 못한다. 

더구나 상당수 정부는 스크린 미디어에 관한 국가의 의무를 국제기구에 미루거나, 지방자치단체나 심지어 민간기구에 전가하는 공통점을 보인다. 한국이 스마트폰 보급률 등 각종 정보화 지표에서 세계 최상위권 국가인만큼, 전자기기와 온라인의 부작용으로부터 아동을 보호하고 아동의 권익을 보호할 관련 연구나 제도 개발에 앞장서는 선도적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관련 업계 역시 아동, 청소년 보호에 무관심하다. 상당수 기업이 그저 돈벌이에만 열중할 뿐, 학계 연구에 무관심하고, 일부 기업은 비양심적인 학자를 동원해 온라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부정적인 현상이 사실과 다르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 바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과몰입을 질병으로 분류하자, 관련 업계나 일부 학계가 부적절한 조치라며 반발한 모습은 주목할 만한 부정적 현상의 일부다.   

전문가들은 아동과 시민의 권익을 온라인에서 보호할 수 있도록 사회적 압력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업계가 나서지 않는다면, 정치권이 소비자의 적극적 참여를 보장해 도덕적, 법률적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게끔 노력해야 한다.  

연재를 마치며 필자가 드리는 말씀

스크린 리터러시에 대해 20회 연재를 진행한 이유는 국내 스마트폰, 게임 생산업체, TV 방송사, 정부 관련 기관, 시민단체 등을 하나로 묶어 효과적으로 어린이를 보호할 수 있는 스크린 리터러시 기구를 만들 필요성을 제시하기 위해서입니다. 

어린이, 청소년을 전자 스크린의 부작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관련 정보를 담고 새로운 사실을 지속적으로 알리는 플랫폼이나 앱을 만들고, TV 프로그램, 게임 등의 미디어에서 캠페인(예를 들면 담배 위험 광고)이 일어나도록 주선하는 노력이 필요할 때입니다. 공영방송이 어린이 등장 프로그램 제작을 자제하는 자율적 노력도 필요합니다. 

스마트폰 과의존이나 청소년 정신 건강 문제가 심각한 현 상황을 더 방치하는 것은 정보강국으로서 수치이며, 어린이와 청소년에 대한 심각한 직무유기라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