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제정세 칼럼

‘경제 대통령’ 만드는 각 캠프의 경제 브레인들

일취월장7 2017. 4. 11. 10:46


더문캠 '경제 브레인' 조윤제·김광두의 어색한 만남

[‘경제 대통령’ 만드는 각 캠프의 경제 브레인들 (1)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더문캠, 규모 면에서 타 후보 압도

감명국 기자 ㅣ kham@sisajournal.com | 승인 2017.04.10(월) 14:06:52 | 1434호



이명박 정부에서 ‘MB노믹스’를 완성한 강만수. 박근혜 정부에서 ‘초이노믹스’를 내세운 최경환. 공과(功過)는 차치하더라도 강만수 전 기재부 장관과 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전 정권에서 한국 경제의 방향을 바꾼 조타수 역할을 했다. 강 전 장관은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캠프에 들어와서 MB노믹스의 밑그림을 그렸다. 최 전 부총리는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핵심 친박’이다.

 

대선캠프 때부터 이들은 차기 정부의 경제 수장 후보로 점쳐졌다. 역대 대선이 다 그랬지만, 특히 19대 대선은 ‘경제’가 최대 화두다. 그래서 5대 정당 후보들은 저마다 ‘경제 대통령’을 역설한다. 우리가 각 캠프의 경제 브레인들을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차기 정부가 경제 살리기에 나서줄 것을 염원하는 국민들은 대선후보 못지않게 대선후보를 움직이는 경제 브레인들의 면면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그 후보가 청와대에 들어가는 순간, 그 후보를 도왔던 경제 브레인은 새 정부의 경제 조타수 역할을 맡게 될 것이므로. 시사저널은 오늘부터 총 5회에 걸쳐서 각 대선 캠프의 ‘경제 브레인’들을 살펴볼 예정이다. 

 

© 시사저널 이종현·시사저널 최준필·국회사진취재단·사진공동취재단

© 시사저널 이종현·시사저널 최준필·국회사진취재단·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3월 대선 국면 때 ‘대세론’을 타면서, 그를 통해 정책을 실현해 보겠다는 학자 및 전·현직 관료들이 대거 캠프로 몰려들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경제전문가들의 면면은 단순 비교만으로도 문재인 후보 캠프(더문캠)가 다른 네 후보들을 압도했다. 이를 활용해 더문캠은 공식적인 ‘2실 10본부’ 체제 외에도, ‘정책공간 국민성장’ ‘새로운 대한민국 위원회’ ‘일자리위원회’ ‘비상경제대책단’ 등 경제 관련 자문기구들을 연이어 설치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되는 인물은 조윤제 정책공간 국민성장 소장과 김광두 새로운 대한민국 위원회 위원장이다. 두 사람 다 서강대 교수다 보니 “문 후보가 집권할 시 ‘서강학파’가 다시 득세할 것”이란 얘기가 나왔다. 전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강대 출신이어서 서강학파 얘기는 5년 전에도 나왔다. 서강학파는 1970년대 박정희 정권의 경제성장을 이끈 서강대 교수 출신 경제관료를 지칭한다. 지나친 성장 중심 이론으로 재벌 위주의 경제성장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조윤제 정책공간 국민성장 소장(왼쪽)과 김광두 새로운 대한민국 위원회 위원장 © 연합뉴스

조윤제 정책공간 국민성장 소장(왼쪽)과 김광두 새로운 대한민국 위원회 위원장 © 연합뉴스


 

서강학파가 더문캠을 장악했다는 시각에 대해선 정작 서강대 내부에서도 고개를 젓는다. 서강대의 한 교수는 “서강학파는 이미 끝났다. 지금 경제에선 이를 거론하는 게 맞지 않는다”고 단적으로 말한다.

 

김진표·이용섭·김현철·김상조 등 중용 전망 

 

조윤제 소장과 김광두 위원장의 경제정책 방향도 다소 엇갈린다. 조 소장은 서강대 국제대학원 경제학과 교수다. 글로벌경제에 관심이 많다. 2003년 노무현 정부 출범 당시 청와대 경제보좌관을 맡았다. 그 인연으로 문재인 후보와도 가까워졌다.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중도 성향 경제학자로 불리지만, 서강대 내에선 상대적으로 진보적 성향이 강한 학자로 분류된다. 성장 중심의 서강학파와는 결이 다른 셈이다.

 

반면 문 후보가 추가로 영입한 김광두 위원장은 남덕우 전 총리, 김만제 전 부총리의 계보를 잇는 정통 서강학파로 통한다. 무엇보다 지난 18대 대선 때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경제 분야 핵심 역할을 담당한 인사라는 점만 봐도 의외의 인물로 통한다. 이에 대해 서강대 한 교수는 “김 교수는 대표적인 성장 중심론자이지만, 대단히 합리적인 성향이다. 무엇보다 그의 강점은 모든 경제현상을 정말 쉽게 풀어서 잘 설명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정치인들이 그를 좋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조윤제 교수와도 서로 존중하는 사이니만큼 각을 세우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김 위원장의 영입에 대해 “문 후보가 보수층의 불안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로 영입했을 것”으로 보고있다.

 

두 사람 외에도 일자리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김진표 민주당 의원과 비상경제대책단을 이끌고 있는 이용섭 경제특보가 홍종학 정책본부장, 김수현 세종대 도시부동산대학원 교수, 최윤재 고려대 명예교수(국제경제), 김정우 민주당 의원(경기 군포 갑), 김성진 숭실대 교수(국제경제) 등과 함께 문 후보의 핵심 경제 브레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성장 추진단장을 맡고 있는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경제분과위원장인 최정표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문재인 정부 출범 시 중용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공정거래위원장을 맡을 것이란 식의 구체적인 얘기도 나온다.

 

장하성·이헌재․김성식, 安정부 경제부처 등용 물망

[‘경제 대통령’ 만드는 각 캠프의 경제 브레인들 (2)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공정성장론’ 그린 안철수의 ‘경제 브레인’들

박준용 기자 ㅣ juneyong@sisajournal.com | 승인 2017.04.11(화) 13:00:00 | 1434호



‘안철수의 생각’을 경제정책으로 현실화할 사람들은 누굴까.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경제 멘토’,  실무 조력자인 원내 ‘경제통’과 원외 ‘싱크탱크’에 소속된 학자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대체로 재벌개혁을 통한 ‘공정 경쟁’ 활성화에 방점을 두되, ‘경제 성장’을 놓치지 말자는 ‘공정성장론’에 공감하는 인사들이다. 

 

우선 안 후보의 ‘경제 멘토’로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꼽힌다. 장 교수는 소액주주 운동을 통해 기업 지배구조 개혁 활동을 해온 인물이다. 그는 2012년 대선 때도 ‘진심캠프’를 통해 안 후보를 도왔다. 또 안 후보의 정책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 소장도 지냈다. 다만 장 교수는 이번 대선에서 전면에 나서지 않은 채 자문 역할만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원 교수,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왼쪽부터) © 시사저널 박은숙·연합뉴스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원 교수,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왼쪽부터) © 시사저널 박은숙·연합뉴스


김종인 무소속 대통령 후보도 안 후보의 대선가도에 뜻을 함께할 수 있는 ‘경제통’이다. 원로 경제학자인 김 후보는 지난 3월8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현재 그는 안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 후보가 이번 대선 전후로 안 후보와 함께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 ‘김종인계’로 불리던 이언주 의원은 4월6일 탈당하며 김 후보와 안 후보 사이 중간다리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암시하기도 했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도 안 후보 당선 시 입각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이 전 부총리는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입각한 바 있다. 그는 2012년 대선 당시 안 후보의 ‘경제 멘토’로 불렸다. 지난 3월 중순 안 후보는 이 전 부총리와 회동했다.  

 

안 후보의 ‘공정성장론’ 기획에 실무적으로 큰 역할을 담당하는 인물은 초선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이다. 채 의원은 재벌의 지배구조 개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전문가 출신이다. 그는 공인회계사로 일하며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연구위원을 지냈다. 20대 국회에 입성해서는 ‘재벌 저격수’ 호칭을 듣기도 했다. 채 의원은 장하성 교수의 제자로도 알려져 있다.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김성식 의원도 안 후보를 돕는 ‘경제통’이다. 한나라당(자유한국당의 전신) 소속으로 18대 국회에 입성했던 그는 2011년 당내 쇄신을 요구하다 탈당해 2012년부터 안 후보를 도왔다. 그를 대표하는 경제적 관점은 ‘중부담-중복지’ 경제정책이다. 고소득자는 물론 서민도 점진적 증세를 통해 복지확대 재원을 마련하자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안 후보가 짤 미래의 경제부처 수장 후보로도 거론된다. 이밖에 노무현 정부 시절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냈던 장병완 국민의당 의원, 역시 경제관료 경험이 있는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도 경제 분야에서 안 후보를 도울 수 있다. 

 

의외의 인물이 경제부처에 입각할 수도

 

원외 ‘싱크탱크’에서도 여러 학자들이 안철수 후보 캠프의 경제 초안 마련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다수가 ‘정책네트워크 내일’과 ‘안철수와 함께하는 전문가 광장’에 소속된 전문가들이다. 대표적 인물은 박원암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와 최성호 경기대 행정대학원 교수다. 박 교수는 국제금융과 거시경제 분야의 전문가다. 그는 주로 금융․통화정책과 관련해 ‘쓴 소리’를 해왔다. 경제관료 출신인 최 교수는 대한상의 자문위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비상임 이사 등을 지냈다. 세제 개혁 부문에서는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가 정책 조언자 역할을 한다. 그는 조세정책 전문가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서 일하다 학교에 들어갔다.  

 

안 후보가 대선에서 이긴다면 그를 도운 ‘경제통’ 중 일부가 경제부처 수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안 후보는 “상대방 캠프 사람도 중용해야한다”며 섀도캐비닛(예비내각) 구성에 반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안 후보 당선 시 의외의 인물이 경제부처에 입각할 수도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전문가 포럼에서 여러 가지 정책을 올리거나 의뢰하면 이를 취합해 당과 캠프 차원에서 적절한 정책을 선택하는 구조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