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문화, 예술

그물코에 걸린 자영업자의 자살을 보고 - '잘해야 한다' 중압감, 내려놓읍시다

일취월장7 2017. 2. 1. 11:28


그물코에 걸린 자영업자의 자살을 보고

[민미연 포럼] 한국의 자영업자는 어떤 의미일까
김창훈 민족미래연구소 연구실장     
2017.02.01 08:21:39


자살한 두 남자 모두 자영업자였다. 설 연휴에 EBS에서 방영한 한 프로그램을 봤다. 극한의 고통을 겪은 사람들의 감정의 상처와 흔적을 조명하고 치유하는 내용이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가정주부로 살던 50대 두 명의 여성이 나온다. 두 가정 모두 화목했지만, 불행은 남편의 사업과 함께 시작되었다. 한 사람은 여러 사업을 하다 실패하면서 전업 주식투자자로 나섰다. 그는 그나마 가지고 있던 자금을 거의 다 날린 뒤, 가족에게 몇 장의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다른 한 사람은 고등학생 때 처음 만난 여성과 가정을 꾸리며 모범적으로 살던 이였다. 이 사람 역시 새로 시작한 학원 사업이 실패한 뒤, 심리적 고통을 겪다 자살하고 만다. 이 프로그램을 보다가 문득 우리 동네 상황이 생각났다.

경기도에서도 한적한 편인 우리 동네는 교통량은 많아도 거주 인구는 얼마 되지 않는다. 동네에 가장 큰 아파트라고 해야 겨우 500세대가 입주한 우리 아파트다. 십수 년 전에 지어진 아파트 단지에는 작은 슈퍼가 있었다. 주인 부부의 친절과 미소는 사람을 늘 기분 좋게 만들었다. 하지만 어느 날, 주인인 A의 미소는 사라졌다. 아파트 진입로에 프랜차이즈 편의점이 들어서고부터다. 버스정거장 바로 옆에 자리한 편의점은 아파트 단지 안 슈퍼보다 접근성이 훨씬 좋았다. 40대 주인인 A는 6개월 정도를 버티다 결국 폐업했다. 슈퍼의 가게임대료는 월 80만 원이었는데, A는 임대료를 극복할 수 없었던 것이다. A가 나간 뒤, 점포를 비워둘 수 없었던 60대 임대주 B는 마지못해 슈퍼를 운영하고 있다. 편의점과 경쟁하기 위해 아침 7시부터 밤 12시까지 주말과 휴일도 없이 강행군하고 있다.  

아파트 진입로에 생긴 편의점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이다. 편의점 주인은 6개월 만에 30대 여성에게 가게를 팔았다. 중견기업을 다니던 여사장 C는 30대 중반의 나이에 60대 어머니와 같이 편의점을 인수했다. 이들 모녀 역시 친절했다. 그러나 친절한 미소는 편의점에서 3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같은 브랜드의 편의점이 생겼다는 소식과 함께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300미터면 제법 떨어진 거리지만, 동네 사람들이 많지 않고 자동차를 주로 이용하는 유동인구만 있는 동네 특성상 손님이 줄어들 것은 분명했다. 그때부터 여사장 C는 야간 아르바이트를 쓰지 않고, 본인이 직접 일했다. 주간 아르바이트보다 야간 아르바이트에 더 많은 시급이 지불된다. 줄어든 손님 수에 비례해, 편의점 사장 모녀는 아르바이트를 대신하며 일하는 시간을 늘렸다. 하지만, 모녀도 결국 편의점을 팔았다. 새로 인수한 사장은 여성 D였다. 처음에는 역시나 환한 미소로 손님을 맞았다. 그러다 2개월 전 아파트 진입로에 또 다른 브랜드의 편의점이 생겼다. 여사장 D의 얼굴 역시 어두워졌다. 새로 생긴 편의점 사장 E의 얼굴은 아직 밝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500세대에 불과한 아파트 주위의 자영업 경쟁을 생각하면, 그의 밝은 얼굴도 얼마나 갈지 걱정이다.  

ⓒ연합뉴스



위에 나열한 가게 사장들 A, B, C, D, E를 생각해보면, 현재 서민들이 느끼는 한국 경제의 문제점이 나온다. 기획재정부가 제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영업자 비율' 자료를 보면, 2013년 기준 한국의 자영업자 비율은 27.4%다. 이 수치는 2010∼2011년 OECD 평균인 15.8∼16.1%의 두 배에 이르는 높은 수준이다. OECD 국가 가운데, 2013년 기준 자영업자 비율 1위는 36.9%를 기록한 그리스였다. 2위는 터키(35.9%), 3위는 멕시코(33.0%)였다. 우리보다 자영업자가 많은 나라들의 특징은 이미 망한 나라 그리스, 선진국에 포함시키기에 부족한 터키, 미국 시장을 노리고 진출한 다국적 기업으로 겨우 먹고사는 멕시코와 같은 국가뿐이다.  

한국은 세계적인 제조업 강국이다. 비록 1인당 GDP는 최상위 수준에 이르지 못하지만, 최근까지 산업경쟁력만은 강했다. 산업경쟁력 특히 제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우리의 경쟁 상대국의 자영업자 비율을 살펴보자. 일본의 자영업자 비율은 11.5%로 21위를 차지했고, 독일의 경우 11.2%로 23위였다. 산업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선진국은 10%대 수준으로 나타났다. 무엇인가 잘못된 것이다.  

자영업자 비율이 이토록 높다는 것 자체만으로 문제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자본주의는 자유시장과 개개인의 선택에 기반한다. 자본주의를 채택한 이상 자영업을 시작하는 개인의 선택을 비난할 수는 없다. 문제는 이 자영업이 개인의 합리적 선택인가 하는가이다. 자영업의 비참한 실태는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져 있다. '2016 국세통계연보'에 의하면, 2014~2015년간 하루 평균 3000명 가량이 창업하고 2000여 명이 폐업했다. 생존율은 30%에 불과하다. 진입장벽이 낮아 경쟁이 심화된 치킨 업종 등의 생존율은 더욱 낮았다.

그럼, 생존한 자영업자는 제대로 살아가는 것일까? 문제는 살아남은 사업자도 대출로 겨우 연명하는 이가 많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2016년 9월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액은 464조5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9월까지 사업자금 명목의 사업자대출은 13.4%, 생계비 마련 등을 위한 가계대출은 14.0% 급증했다. 대출을 받아서 생활한다는 말이다.

이런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소 수천에서 많게는 수억 원의 돈을 들여, 본인을 포함해 가족의 노동력을 활용해야 하는 자영업에 나선 이유가 무엇일까? 현대경제연구원이 2011~2013년 자영업 진입·퇴출을 분석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자영업 진입자의 48.7%가 직장인에서 자영업자로 변신한 사례였다. 이들은 고용시장에서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서 퇴출되고, 마지못해 자영업에 진출하게 된 사람들이다. 즉, 한국 자본주의의 고용 창출력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의미다.  

자본주의는 주기적으로 위기를 맞는다. '콘트라티에프 장기 주기'(소련의 경제학자인 니콜라이 콘트라티에프는 물가·금리·무역·석탄 및 철강 생산 등 자본주의 경제는 50년에서 60년 주기의 장기 파동으로 움직인다고 주장했다)만이 아니라, 더 짧은 주기의 불황도 수시로 발생한다. 한국 산업의 생산성 하락에 의해서도 세계 경제의 구조적 불황에 의해서도 불황은 수시로 출몰한다. 중요한 것은 이런 불황의 시기에 직면해 어떠한 응전을 주체적으로 수행하는가이다. 불황이라고 모든 산업 모든 기업이 힘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강한 기업 강한 산업 분야의 수익이 일반 국민으로 흘러들어 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가 어려울 때 국가 경제의 체질을 개혁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고율의 과세를 통해 가진 자들에게 더욱 많은 양보를 강제하는 루스벨트의 '뉴딜'이 대표적이다. 미국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진행한 다양한 '친노동 정책'은 결국 사회의 강자였던 대기업의 이익을 제한하는 것이었다. 또한 1982년 네덜란드에서 만들어진 '바세나르 협약'도 마찬가지다. 국가 경제가 위기에 빠지자 각자의 이익 특히 조직노동자가 좀 더 양보하는 대타협을 통해서 네덜란드는 50%에 불과하던 고용률을 75%까지 끌어 올리게 됐다. 이런 협약을 통해 고등교육을 받았으나, 직업을 유지하기 어려웠던 수많은 여성인력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노동시장에 진입하게 되었다. 이들 사례는 사회 전체의 갑(甲)인 대기업이나 노동시장의 갑인 정규직 조직노동의 양보 없이는 제대로 된 개혁이 수행되기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

한국의 지난 20년을 살펴보자. 한국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경제 위기가 닥치자 나름의 개혁을 한다. 그 개혁의 핵심 내용은 작업 현장에서 외부 노동자를 만들어내어 이들의 노동 강도를 강화하는 것이었다. 기업이 관할하는 내부 노동자를 쥐어짜는 것은 한계가 있다. 기업은 내부에 소(小)사장제를 만들었다. 소사장 밑에 원청과는 소속이 다른 외부 노동자를 만들어 왔다. 이 소사장제, 즉 내부 하청이 경제 위기를 극복한 한국의 대표적 수단이었다.

이 소사장제, 노동의 이중구조는 연쇄 고리로 이어진다. 대기업 현장의 하청노동은 외부 1차 하청의 노동자에 비교해 내부자의 입장에 선다. 또한 1차 하청의 노동자는 자신의 공장에서의 재하청 노동자나 2차 하청 노동자와 비교해 또다시 내부자의 입장이 된다. 이런 갈등관계의 복잡화는 갈등관계를 단순화시키기 어렵게 만든다. 갈등관계가 단순하지 않으면, 갈등 해결의 동력을 얻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어디에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각자의 이익과 손해가 밀접히 연결되어 있어 이해타산이 어려워진다. 결국 갈등 구조의 복잡화 때문에 개혁의 동력은 길을 잃고 기득권이 만들어 놓은 그물망 안을 맴돌게 된다.

한국의 기득권 세력은 그물망을 복잡하고 어지럽게 만들었다. 노동자로 일하는 순간, 이 그물망 속에 포섭된다. 한국의 노동자는 노동자끼리의 연대의식보다는 그물망 속에 자신이 자리한 그물코에만 관심을 두게 되었다. 나의 그물코가 저 사람의 그물코보다 좀 더 나은 자리인지 못한 자리인지에만 관심을 갖게 되었다. 사회의 대개혁을 위한 갈등 구조의 단순화는 점점 멀어져간다. 그물망에 들어가 있는 각자는 서로의 처지를 비교한다. 그러나 이들이 모두 하나 되어 비교하는 대상이 존재한다. 이 존재가 그물망에 진입하지 못하거나 그물망에서 퇴출된 사람들이다. 그물망 외부의 사람들 중 생계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들이 바로 '자영업자'로 불리는 것이다.  

한국 자영업자들의 생존의 절박함은 그물망에 속한 사람들의 안도감의 크기에 연결된다. 그물망 내부자들이 그물망에 만족하고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그물망 외부의 존재들의 생존은 더욱 각박해질 따름이다. 자영업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은 그물망 속에 있는 사람들이 각자의 그물코의 크기를 줄여 그물망 바깥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그물망에 들어올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생계형 자영업자의 수를 줄여 자영업자 간의 경쟁을 완화해나가야 한다. 답은 분명하지만, 행하기는 어렵다. 행하기 위해서는 각자의 그물코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각자의 그물코는 자신들의 밥그릇이기 때문이다.



'잘해야 한다' 중압감, 내려놓읍시다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 너무 잘 하려고 하지 말자
김형찬 다연한의원 원장      
2017.02.01 08:17:40


"일할 때 지나칠 정도로 잘 하려고 하진 않는지요?"

"조금 그런 경향이 있어요. 남들은 유난 떤다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제 마음이 불편해요. 무슨 일이든 제가 정한 기준을 충족해야 마음이 편해요."

"물론 매사 완벽하면 좋지요. 대충 넘어가면 안 되는 일도 있고요. 하지만 한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거든요. 적절히 덜어내지 못하고 쌓아 두기만 하면 그 중압감을 마음과 몸이 버티지 못해서 탈이 납니다. 지금 환자분의 상태가 그래요. 당장의 치료는 그간 버틴 몸과 마음의 회복에 초점을 두겠지만, 삶을 다루는 방식에 조금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게 안 되면 적절한 기법을 이용해 그 중압감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차오르지 않도록 조절하는 연습이라도 하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양한 병증이 생길 테고, 그 증상에 일일이 대응하다 보면 나중에는 엉킨 실타래처럼 복잡해질 거예요. 그러니 지금의 치료는 물론이고 앞으로를 위해서라도 환자 본인이 달라질 필요가 있습니다."

병이 어디에서 왔는가를 추적하다 보면 일이나 운동을 많이 한 후 어깨가 아픈 것처럼 원인이 간명하게 드러나는 경우도 있지만, 실상은 마음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몸과 감정과 정신이 서로 영향을 주는 것이 인간이라는 점에서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후자의 경우 치료 시 간과하기 쉽지요. 병이 가볍고 일시적이라면 증상만 해결해도 몸이 알아서 회복합니다. 하지만 몸의 증상은 물 위에 뜬 빙산의 일부이고, 실상은 생각과 감정의 바다에 가라 앉아 있는 경우 드러난 것만을 걷어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런 병증의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중압감입니다. 중압감에 의한 신체증상은 주변에서 성격도 좋고 일도 잘하고 성실하다는 평가를 받는 분에게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상담할 때도 '참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요. 주된 증상은 두통, 어깨 뭉침, 복통, 소화불량, 역류성 식도염, 변비나 설사, 불면 그리고 만성적인 피로감 등입니다. 여성은 생리통, 생리주기의 이상 혹은 자궁의 병증과 같은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압감은 삶의 무게에 내가 눌린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변 상황이나 자신이 만들어낸 기준으로 인해 일상이 버거운 결과지요. 무거운 배낭을 메고 산을 오르는 것을 연상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입니다. 처음 힘이 있을 때는 그 무게를 잘 견디면서 올라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무겁게 느껴집니다. 어깨가 눌리며 아파 오고, 등과 허리는 조금씩 구부정해집니다. 숨도 점점 차오르지요. 적당한 때 쉬면서 물도 마시고 배낭을 가볍게 해주면 문제가 없지만, 휴식과 재충전 없이 무리한 산행을 하면 결국 다치거나 조난을 당하게 됩니다. 

심리적 배낭도 이와 같은 현상을 일으키기에, 위에 언급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것이 발단이 되어 더 중한 병이 생기기도 합니다. 힘들어도 스스로 짊어져야 한다는 마음의 짐이기 때문에 내려놓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자신의 짐을 남에게 잘 떠맡기거나 나 몰라라 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런 분은 적어도 중압감 때문에 병 들지는 않겠지요. 

그럼 중압감을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요? 의사가 환자가 처한 환경을 바꿔줄 수도 없고, 마음을 뚝딱 고친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현재의 불편함만을 해결해주는 것으로는 부족하고요.  

일단 환자 자신이 병의 길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정이나 생각의 패턴이 어떤 식으로 몸의 증상을 만들어 내는지를 알면 해결책은 자연스레 나오게 됩니다. 이러한 작업을 의사와 함께 해나가면서 과도한 중압감으로 인한 몸의 긴장반응을 풀어주고, 정체되고 막힌 통로를 열어 그간 소모된 부분을 보충해 줍니다. 이렇게 우리 몸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놓고 기다리면, 그간 중압감에 눌려 지친 몸과 마음이 조금씩 활력을 채웁니다. 물론 이 과정이 순조롭지 만은 않지요. 삶이 그렇듯 치료도 멀리 보면 앞으로 나아가지만, 잠깐을 두고 보면 비틀거리기 마련이니까요.  

겉으로는 어떻게 보일지라도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때론 그 속에서 길을 잃기도 하지요. 잘 하는 것은 좋지만 왜 잘해야 하는지를 잊지 않는 게 더 중요합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잘 보이거나 어떤 일을 잘 하려고 사는 게 아니라, 행복을 위해 살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 삶은 등산과도 비슷합니다. ⓒpixabay.com



1020 패션 플랫폼 ‘스타일쉐어’ 윤자영 대표 “안 하면 바보다!”


스쉐러가 만난 스타일쉐어 윤자영 대표

‘스쉐러’, ‘정보좀요’ 등의 유행어를 만들기도 한 스타일쉐어는 2011년에 생긴 패션 애플리케이션이다. 패션과 뷰티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스타일에 특화된 SNS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용방법은 SNS와 별반 다르지 않다. #ootd를 쓰고 ‘오늘의 패션’ 사진을 올리듯이 자신의 코디법을 사진으로 찍어 업로드하면 유저들에게 공유된다. 사람들은 댓글로 관심을 표하고 제품의 가격과 구입처 정보를 물어보기도 한다. 그래서 생긴 스타일쉐어의 유행어가 ‘정보좀요’다. 평소 거리에서 지나가는 사람이 입은 코트, 가방을 보고 ‘어디에서 샀을까’ 궁금했다면, 그런 궁금점을 해결하는 곳이 스타일쉐어다. 지난해 4월엔 스타일쉐어 스토어도 오픈했다. 유저들이 공유한 스타일을 그 자리에서 바로 구입할 수 있게 한 것이다. 

10~20대 여성의 필수앱(2016년 말 기준 420만 다운로드. 한국 300만, 일본 120만), 패션 SNS 플랫폼 스타일쉐어의 시작엔 윤자영 대표가 있다. 패션에 관심이 많아 패션 잡지를 즐겨봤던 윤자영 대표는 명품과 비싼 브랜드만 소개하는 것을 보며 현실과 거리가 멀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내 친구가 입은 옷이 더 궁금하고 모델이 아닌 평범한 사람을 위한 콘텐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누군가는 만들지 않을까 해서 기다렸지만 결국 아무도 만들지 않아 직접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자신을 믿고 꾸준하게 밀고 나간 결과 성공한 젊은 창업자로 자리매김했다. 스마트폰만 켜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대신 스타일쉐어 어플리케이션을 클릭하는 ‘스쉐러’로서 스타일쉐어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윤자영(30) 대표를 만나고 왔다.

대학에서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했는데.
“제가 고등학생 때 아이팟 MP3를 갖게 됐는데 그걸 학교에 가져갔더니 친구들이 너무 예쁘다고 부러워했어요. 그걸 보면서 저걸 만든 사람은 자신이 만든 제품을 사람들이 좋아해 주니 되게 뿌듯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사람들이 좋아해 주는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학생 때부터 조금씩 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좀 생각이 없었던 것 같은데 그때는 그런 거 만들려면 뭘 해야 하는지 잘 몰라서 무작정 전자기기니까 전자공학과를 가야겠다 생각했죠.”

-패션 관련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요.
“대학 캠퍼스 안에 공짜 잡지가 있었어요. 수업이 지루하니까 강의실에 패션 잡지를 가지고 들어가서 읽었어요. 패션 잡지 콘텐트가 일반 소비자들이 보기에는 되게 현실감이 없잖아요. 너무 비싼데 머스트 해브 아이템(must have item)이라고 하니까 좀 현실적인 정보를 담을 수 있는 매체가 없을까 생각했죠. 내 친구가 훨씬 옷도 잘 입고, 걔가 샀으면 나도 살 수 있을 정도라 평범한 사람들의 현실적인 패션 정보를 공유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당시에 쇼핑몰이 굉장히 뜨고 있던 시기였는데, 인터넷 쇼핑과 연결해서 구매까지 할 수 있으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했죠. 1학년 때부터 그런 생각을 하다가 실제 창업은 4학년 때 했어요.”

– 전공이 스타일쉐어 창업에 도움이 되었나요.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어요. 코딩을 배운다거나, 의류를 제작하는 전공이라면 도움이 될 수 있었을 텐데, 일반 인문학과나 다른 과들은 생각보다 큰 역할을 하지 않아요. 전공 공부는 대학교 4년간 그 전공에 맞는 사고를 하도록 훈련을 시키는 거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사회에 나가면 전공과 상관없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죠. ‘나중에 전혀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다’라고 생각하고 전공을 선택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해서 좋은 점을 굳이 꼽자면, 코딩하는 전문가들과 대화를 할 때, 완벽하진 않지만 전문 용어를 알아들을 수 있다는 정도. 또 ‘전기전자공학이 전공이신데 패션업계에 종사하고 계시네요~?’라고 신기해하는데 그런 재밌는 인상을 주는 정도예요.”

최근 엑소와 네온문이 함께하는 콜라보를 했는데.
“스타일쉐어는 요즘 연예인 누가 뜬다더라. 뭐가 멋있다더라 이런 거에는 사실 관심 없고, 유저들이 좋아하는 것만 집중해요. 스타일쉐어를 보면 유저들 중 엑소 팬들이 있어서 엑소 관련 굿즈가 많이 올라와요. 그걸 보면서 엑소와 우리 유저들이 좋아하는 네온문 브랜드가 같이 무언가를 하면 좋겠다 생각했고, 열심히 수소문을 한 덕에 SM 엔터테인먼트 관계자와 연결이 닿아 진행을 하게 됐어요. 

엑소와 네온문이 함께한 콜라보 제품. [사진=스타일쉐어]
엑소와 네온문이 함께한 콜라보 제품. [사진=스타일쉐어]

LG생활건강과의 콜라보는요?
“브랜드가 먼저 저희에게 제안을 했어요. 10대, 20대 젊은 고객들이 좋아하는 제품을 만들고 싶은데 그 고객들이 너무 어렵다, 뭘 좋아하는지 대체 모르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연령대의 유저들이 우리 스타일쉐어에 많이 있으니까 일단은 유저들에게 물어보자고 했죠. 설문을 진행해서 ‘피부 고민이 무엇인지, 헤어 고민이 있는지’ 질문했고, 유저들의 고민을 취합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달라고 했죠. 두 콜라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보통 시작은 항상 우리 유저들이 뭘 좋아하는지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는 거예요. 그다음에 실행할 수 있는 회사들이 주변에 있어야 되죠.”

스타일쉐어 내에서 정보 공유를 할 때 쓰는 정보좀요’, ‘ㅈㅂㅈㅇ라는 유행어가 있어요. 스타일쉐어 유저로서 가장 불편한 건 정보교류가 활발하게 되지 않을 때인 것 같아요.
일단, ‘정보좀요’는 저희가 가장 재미있어하는 유행어이자 고민이에요. 주간 회의, 월간 회의를 주간 정보좀요, 월간 정보좀요라고 불러요. 그만큼 가장 큰 고민이죠. 사실 ‘정보좀요’라는 말 자체가 되게 무례하잖아요. 스타일쉐어 초창기 정말 소수가 쓰던 때는 다들 대화가 길었어요. ‘와 너무 예뻐요, 피부가 너무 좋아요’ 이런 식으로 칭찬도 한마디 해주고 ‘립스틱 어떤 제품 쓰세요?’라고 물어보면 다들 즉각적으로 무슨 제품 쓴다고 말해주고. 근데 어느 순간부터 사람이 너무 많아지니까 ‘정보좀요’ 혹은 초성으로 ‘ㅈㅂㅈㅇ’이런 식으로 점점 짧아지는 것 같아요. 묻는 말이 ‘정보좀요’가 되는 순간, 대답하는 사람도 귀찮아지는 건 당연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도 고민인 게, 어떻게 하면 서로 다정하게 예의를 갖춰서 물어보는 문화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이에요.”

-정보를 물어보면 답을 안 하거나 모르쇠로 일관하는 유저들이 있는데 이에 대한 해결 방법을 생각하고 계신 게 있나요.
“저도 스타일쉐어에서 계속 활동을 하거든요, 아무도 제가 전 줄 모르긴 하는데.(웃음) 저도 유저들한테 늘 물어봐요. ‘그 스커트 너무 예쁜데 어디서 살 수 있어요’라고, 그럼 전 늘 답을 엄청 빨리 받거든요. 근데 우리 유저분들 이야기 들어보면 답글을 잘 못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제 생각엔 ‘정보좀요’라고 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친절하게 물어보면 되게 친절하게 빨리 답장해주시는데 이게 약간 상호작용인 것 같아요. 유저들의 불만을 저희도 아는데 그렇다고 ‘상품 정보를 의무적으로 써라’라고 하는 방법은 저희가 지향하는 게 아니기도 하고, 정보를 쓰고 말고는 개인의 자유라고 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의무화를 할 순 없는 것 같아요. 근데 일부러 댓글을 많이 받고 싶거나 정보를 공유하고 싶지 않아서 답을 늦게 주는 유저들도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도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인기를 단순히 댓글 개수로만 추산하는 게 아니라 유저들이 얼마나 그 사진을 많이 봤나 VIEW 수를 추산 한다거나 기능적으로 바꿔보려고 여러 가지 머리는 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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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자영 대표가 알려주는 스타일 쉐어 100% 활용법이 있다면.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인기 피드 순으로 보시는데, 사실 스타일쉐어에 있는 콘텐트가 800만 개가 훨씬 넘어요. 하루 화면에서 볼 수 있는 콘텐트가 500개고. 저희가 중간에 팔로우 할 수 있는 사용자를 추천하는데 그런 걸 잘 활용해서 새로운 콘텐트를 접하는 것이 꿀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또, 스쉐 스토어에서 상품을 구매하면 단추를 받아요. 어떤 사용자분들은 단추를 받는 것에서 끝이라고 생각하지만 구매한 상품 후기를 남기고 다른 유저분들이 좋아요 누르면 단추 수가 올라가요. 이걸 모아서 다음번 스쉐 스토어 이용할 때 할인 받으면 좋을 것 같아요. 마지막 꿀팁은 스타일쉐어에서 진행하는 이벤트를 잘 활용하는 것. 특히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학생들은 저희가 진행하는 이벤트에 잘 참여해 상품을 받으면 좋을 것 같아요.”

대표적인 소비층이 15세에서 29세 여성으로 한정적이에요. 연령대나 성별 등 대상을 확대할 생각이 있나요.
“남성 콘텐트도 만들고 싶은데 지금은 여성들에게 더 관심이 많아요. 15세에서 20대 초반까지는 스타일쉐어를 많이 알고 있는데 그 이상의 연령대에서는 그렇게 인지도가 높지 않아요. 어떻게 하면 제 나이 대, 그러니까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초반 여성들이 만족하는 콘텐트를 제공할 수 있을까. 이게 저희의 주 관심사예요.”

향후 스타일쉐어에서 더 시도해보고 싶은 것들이 있다면요.
“지금 스타일쉐어에 입점한 브랜드들이 한 400개 정도 되는데 좀 더 적극적으로 늘리려는 계획을 갖고 있어요. 특히 스타일쉐어 유저들이 사진을 많이 올리고, 좋아하는데 아직 입점하지 않은 브랜드들을 늘려가고 싶어요. 또 오프라인 행사인 마켓페스트를 1년에 한 번 했는데 이걸 좀 더 여러 번 하고 싶어요. 저희가 유저들과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고, 무엇보다 반응이 워낙 뜨거워요. 지금은 1년에 한 번 하니까 사람들이 하루에 다 몰려와서 대기하는 시간이 평균 3~4시간 정도 되거든요. 줄을 3~4시간 서는 거는 좀 너무하잖아요. 그래서 이 행사를 어떻게 1년에 2번 이상 할 수는 없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또 좀 더 장기적인 계획으로는 한국에 있는 브랜드들의 제품을 해외 유저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2016년 10월 29~30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 스타일쉐어마켓페스트 현장. [사진=스타일쉐어]
2016년 10월 29~30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 스타일쉐어마켓페스트 현장. [사진=스타일쉐어]

일 년에 한 번 열리는 스타일쉐어 마켓은 매년 성장해 2016년엔 스타일쉐어 설립 5주년을 맞아 행사 규모를 키우고, ‘마켓페스트’로 명칭도 바꿨다. 패션, 뷰티 페스티벌로 재정립하며 4만여 명이 찾아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오픈 마켓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기 쉽지 않잖아요.
“매년 경악을 하는 행사죠. 아마 분야를 막론하고 국내 최대 행사일 거예요. 줄을 선 인파들을 보고 며칠 악몽을 꿀 정도예요. 너무 감사하고 신기해요. 그런 만큼 저희도 매번 장벽에 부딪혀요. ‘어떻게 하면 작년보다 더 잘할 수 있을까?’ 어느 시점부터는 정말 새로운 생각을 해내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저희는 당일 아침까지도 ‘오늘 유저들이 안 오면 어떡하지? 문을 열었는데 텅 비어있으면 어떡하나?’ 걱정해요. 당일에 오픈 5시간 전부터 줄을 서 있는 모습을 보고 그때야 안심 하죠.”

-이렇게 매년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희도 이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 정말 많이 노력해요. 사실 한 업체의 행사가 매년 잘 되면 여러 제안이 들어와요. 다른 행사들 보면 고객은 고려하지 않고 본인들이 하고 싶은 걸 하더라고요. 저희는 무조건 유저들에게 맞춰요. 돈을 많이 준다는 것에 연연해하지 않아요. 딱 보면 알거든요. ‘아 이건 우리 유저들이 안 좋아한다.’ 유저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행사를 만드는 걸 1순위로 두고 그러다 보니까 매출에서는 주객전도 현상이 일어나기도 하죠. 그래도 어쨌든 장기적으로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행사를 만들어서 유저들이 찾아오는 게 스타일쉐어에 도움 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들이 사랑해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잖아요.”

자체 브랜드 제품을 제작할 계획은 없나요.
“큰 관심은 없어요. 세상엔 좋은 옷을 만드는 분들이 많고, 그분들의 옷을 팔아주는 것이 저희의 가장 큰 관심사예요. 우리 유저들이 원하는 제품이 그 어디에도 없다면 스타일쉐어가 만들어야죠. 어떤 전문분야에서 뛰어난 회사와 콜라보레이션을 해서 유저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 주는 것에는 관심이 많아요. 엑소와 네온문 콜라보레이션이 그런 경우였고 서버다운이 될 만큼 엄청난 관심을 받았어요. 오랫동안 고생해서 예쁘게 만들려고 노력했던 상품이에요. 우리 유저들은 본인들만 가지고 있는 걸 좋아해서 수량을 많이 만들지 않았는데, 너무 조금 만들었나 싶기도 해요.(웃음) 저희는 그런 식으로 콜라보나 다양한 방법으로 스쉐만의 상품을 이미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자체 브랜드엔 아직 관심이 없어요.”

다들 생각하는 건 쉽지만 실천하는 건 어려워요. 창업을 했던 것부터 지금까지 생각한 일들을 현실로 실천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사실 걱정이 많아요. 유저들이 원하는 제품은 많고 콘텐트는 항상 불만족스럽고 유저들, 직원들의 반응도 미지근하면 ‘어떻게 해야 더 유용하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더 재밌게 만들 수 있을까?’ 걱정하죠. 사실 실행은 여러 가지 이유로 진짜 쉽지 않거든요. 어쨌든 처음에 아이디어 차원에서 실행으로 옮겨가기 위해서는 스스로 확신이 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해야겠다.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정도의 확신이 없다면 절대로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아요. 저희 내부에서도 ‘스타일쉐어 어떤 기능을 만들까 말까?’ 할 때도 다 같이 이야기 나누고 조율해서 실행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요. 그래서 가장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직원들의 의견이 항상 반영이 많이 되는 편이죠. 한 명이 꽂혀서 ‘무조건 하자 안 하면 바보다!’하는 마음으로 이끌어 가면 훨씬 더 쉬워지는 거 같아요.”

-대학생 창업이 쉽지 않은 일일 텐데요. 
“대학생 때 스타일쉐어를 창업한다고 했더니 주변의 많은 분들이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사업은 위험하다, 리스크가 많다, 시간 낭비 하는 거 아니냐, 취업을 해라, 대학원에 가라, 안전하고 좋은 길이 많은데 왜 굳이 이상한 걸 하겠다고 하냐, 이런 얘기들을 하는 사람들이 거의 10명 중에 9명이었죠. 그때 제 고민은 공부하라고 해서 시키는 대로 다 했고, 대학교에 들어왔는데 ‘정신을 차려보니까 실제로 내가 내 손으로 만들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거예요. 예를들면 수학 문제 푸는 건 잘할 수 있는데 다른 건 아무것도 못하는 거죠. 음악을 했던 친구들을 보면 당장 길에서 연주라도 해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기쁘게 할 수 있고 미술 했던 친구들은 벽화를 그려 환경미화에 도움이라도 줄 수 있는데 평범하게 공부를 한 저는 정말 할 줄 아는 게 없는 거예요.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세상에 기여하고 싶었는데 할 줄 아는 게 없으니 문제잖아요.”

-진로를 고민하고 도전을 두려워하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무엇보다 내가 뭘 잘하고 좋아하는지 답을 내려서 나의 업을 찾는 게 중요해요. 3개월, 3년, 5년이 걸리든 찾는 게 먼저죠.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른 채 남들이 공모전 나간다고 공모전 나가고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에 투자해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주변 친구나 어른들 말을 듣고 조급해할 수 있는데 누가 하는 얘기에 신경 쓰지 말고 자신에 대해 잘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은 후에는 무조건 실행, 나와 맞는지 안 맞는지 알려면 무조건 해보는 수밖에 없어요.”

인터뷰를 하는 한 시간 남짓의 시간 동안 윤 대표가 가장 많이 한 말은 ‘우리 유저들’이었다. 유저를 첫 번 째로 생각한 ‘유저 바보’였기에 스타일쉐어가 점점 더 많은 이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윤 대표는 인터뷰라기 보다 유저를 만나 대화하는 것이어서 즐겁다며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로 우리에게 ‘저희 다음번엔 뭐 해볼까요?’라고 의견을 묻기도 했다. 스타일쉐어는 신학기에 맞춰서 SM과 새롭고 재밌는 콜라보를 준비할 것 같다고 한다. 믿스쉐(믿고 쓰는 스타일쉐어)답게 이번에도 믿고 기대해본다.


글=정서영·배정은·김유진(전남외고 2) TONG청소년기자
글·사진=이화정(전남외고 2)
도움=한은정 기자 han.eun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