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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기반 SNS가 급부상하는 까닭은?

일취월장7 2021. 5. 20. 10:03

음성 기반 SNS가 급부상하는 까닭은?

  • AhnLab
  • 2021-05-18

글이나 사진, 영상 없이 음성으로만 소통하는 SNS ‘클럽하우스’가 올해 초 반짝 떴다가 사라졌다. 전 세계 내놓으라 하는 유명 인사들이 클럽하우스 계정을 개설했다는 뉴스가 확산되면서 너도나도 클럽하우스로 몰려들었다. 빈 수레가 요란한 법인지 지금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최근엔 대화 내용 유출 등 보안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클럽하우스가 유행을 끈 이유는 무엇일까? 클럽하우스를 이용할 때 주의할 점 등을 알아본다.

 

클럽하우스는 2020년 4월 출시된 오디오(음성) 기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이다. 클럽하우스가 다른 SNS와 다른 점은 기존 가입자의 제한된 초대에 의해서만 가입할 수 있고, 사회자가 개설한 대화방에서 사회자가 지정하는 발언자만 대화할 수 있으며, 참가자는 대화 내용을 듣기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처럼 아무나 가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초대장을 받아야만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클럽하우스는 1인당 두 장의 초대권이 주어진다. 글이나 사진, 영상이 아닌 음성 기반이라는 점도 클럽하우스의 차별점이다. ‘회원(member)’이라고 불리는 가입자가 클럽을 만들고 운영하는 것을 기본 모델로 하고 있다. 클럽은 관리자(founders, admins), 회원(members), 그리고 선택할 수 있는 참여자(followers)로 구성된다. 관리자는 초대할 사람을 선택해서 회원으로 추가하여 공개 클럽 회의실을 시작하며, 회원은 관리자에게 추가로 초대할 사람을 추천할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의 클럽과 유사한 운영방식과 오디오로만 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미국 실리콘밸리 IT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 서서히 주목받기 시작한 클럽하우스는 유명인들이 참여하면서 2021년 들어 급격하게 가입자가 증가해 6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클럽하우스가 단기간 내에 사람들을 끌어모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첫째는 폐쇄성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처럼 가입이 자유롭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SNS와 달리 초대를 받아야만 가입할 수 있고 애플 운영체제인 iOS에서만 이용이 가능한 희소성이 더해져 중고마켓에서 초대장이 1~2만원에 팔리는 기현상이 연출되기도 했다.

 

둘째는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나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와 같은 해외의 유명 인플루언서에서부터 국내에서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같은 CEO들과 정세균 국무총리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이 클럽하우스에 입성했다는 소식이 알려져 이들 대화방에는 수천 명이 몰리기도 했다.

 

셋째는 포모증후군이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재미있거나 유익한 일에서 나만 소외되고 있을 때 불안감을 나타내는 현상인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은 클럽하우스를 그닥 사용하지 않을 것 같지만 유행을 따라가야 한다는 불안감으로 인해 클럽하우스 초대장을 받기 위해 매달리는 사람들을 양산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이다. 모임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비대면이 일상이 된 코로나 시대에 사람들의 니즈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목소리를 매개 삼아 그동안 갖지 못했던 만남을 자유롭게 하면서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클럽하우스의 매력으로 꼽혔다.

 

'인싸 앱' 클럽하우스, 어떻게 이용할까?

클럽하우스에 입성하기 위해서는 아이폰(혹은 아이패드)과 초대장만 있으면 된다. 안드로이드 버전은 개발 중이라서 현재는 iOS에서만 가능하다. 초대장은 기존 가입자에서만 받을 수 있는데 1인당 2장까지 주어진다. 초대를 받지 못했다면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승인을 기다려야 한다.

 

클럽하우스를 이용할 때는 몇 가지 이용 원칙이 있다. 먼저 사용자는 실명을 사용해야 한다. 만 18세 미만 미성년자는 사용하지 못한다. 클럽하우스를 이용하는 동안에 다른 사용자를 괴롭히거나 차별, 위협하는 행동 등을 해서는 안 된다. 클럽하우스 이용자들의 개인적인 내용을 허락없이 퍼가거나 공유해서는 안 된다. 잘못된 정보나 스팸을 퍼트리거나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내용을 올리면 안 된다고 권하고 있다.

 

클럽하우스는 기존 SNS처럼 글이나 이미지, 동영상을 올리고 댓글을 달며 게시물을 공유하는 방식이 아니라 대화방을 만들어 사용자를 초대하면서 대화를 나누거나 들을 수 있는 구조로 운영된다. 사용자들은 대화방에서 스피커(Speaker), 운영자(Moderator), 리스너(Listener)라는 세 가지 역할 중 하나를 맡게 된다.

 

운영자는 대화방을 만들어 리스너와 스피커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스피커를 설정하여 발언권을 주면 스피커들은 해당 방에서 자유롭게 대화가 가능하다. 리스너들은 스피커들의 발언을 라디오처럼 들으면 된다.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하는 화상채팅 앱과 달리 이어폰만 꽂고 있으면 된다. 라디오처럼 틀어놓고 다른 일을 해도 상관없다. 리스너 중 발언을 하고 싶다면 손들기 기능을 활용하거나 '조용히 나가기' 기능을 통해 다른 방으로 이동할 수 있다. 대화방은 이슈, 직업, 예술, 건강 등 다양한 분야의 주제로 만들 수 있으며 참여도 가능하다. 가입할 때 관심사를 설정해서 내 관심사에 맞게 대화방을 추천받을 수도 있다.

 

클럽하우스는 가입도 어렵지만 탈퇴도 쉽지 않다. 현재 클럽하우스에는 탈퇴 메뉴가 따로 없다. 특정 폼을 작성하여 클럽하우스 운영사로 보내야 하는데 영어만 지원한다. 고객센터의 메일로 본인이 가입한 메일로 작성해 보내면 ‘지금 문의가 많으니 기다려 달라’는 안내 메일을 하루 뒤에 받지만 언제 탈퇴가 될 지는 알 수 없다. 또 다시 가입하려고 하면 동일한 휴대전화 번호와 이름으로 다시 가입할 수 없다는 사실도 인지해야 한다.

 

클럽하우스 보안의 문제는 없나?

클럽하우스를 초대하는 것은 전화번호를 기반으로 한다. 연락처에 있는 전화번호를 클릭해 초대 링크를 문자로 보내고 초대장을 받은 사람은 링크를 열어 가입하는 방식이다. 초대장을 지인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보내거나 받을 경우 전화번호를 공개해야 한다. 전화번호를 공개하면 카카오톡을 비롯한 다른 소셜미디어가 본의 아니게 공개될 수 있으니 초대장을 공유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또한 클럽하우스는 이용자 휴대폰에 저장된 지인들의 연락처를 전부 수집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클럽하우스 서비스 이용자가 아닌 사람의 개인정보까지 싹 가져가는 구조라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용자의 지인이 가입할 때마다 알림 서비스를 받기 위해 이런 개인정보가 클럽하우스 서버에 저장된다는 점을 이용자들은 모른다”고 전하고 있다.

 

현재까지 밝혀진 클럽하우스 보안에 대한 우려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는 클럽하우스가 내세운 운영 정책과는 달리 사용자가 대화 등의 데이터를 유출·노출할 수 있는 점, 둘째는 암호화되지 않은 데이터가 중국 서버를 거친다는 점 등이다.

 

클럽하우스는 대화 내용에 대한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대화 내용을 공유할 경우 영구 차단한다는 걸 강조하고 있지만 클럽하우스 내의 실시간 대화 내용을 웹 상에서 스트리밍한 사건도 발생했다. 한 사용자가 라이브로 진행되고 있는 오디오를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스트리밍했고 클럽하우스도 이걸 인정, 영구 금지조치를 내린 동시에 새로운 안전장치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또한 클럽하우스는 음성 데이터를 스트리밍할 때 미국과 중국에 기반을 둔 서비스형 플랫폼(PaaS) 기업인 아고라의 서비스를 쓰고 있다. 하지만 클럽하우스와 아고라 사이에서 데이터가 송수신 되는 과정에서 암호화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암호화하지 않을 경우 도감청 및 변조 등의 보안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클럽하우스는 이러한 지적을 반영해 데이터 암호화 등 추가 기능을 적용한 신규 버전을 배포했지만 서로 다른 버전의 앱 충돌 문제 등을 우려해 암호화 기능은 가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음성 데이터가 중국 내 데이터센터의 서버를 경유하면서 유출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중국 내의 모든 서버들은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경우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중국 사이버 보안법에 따라 언제든지 유출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클럽하우스 경쟁 서비스 등장

올해 초 반짝했던 클럽하우스 인기는 확실히 하락세로 돌아선 모양새다. 클럽하우스 앱 다운로드 건수가 2월에 1000만 건 가까이 늘었다가 4월엔 100만 건 미만으로 떨어졌다. 원인이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다양한 경쟁 서비스의 출현으로 희소성이 사라진 것이 주된 이유로 분석된다.

 

가장 먼저 트위터가 음성 커뮤니티 기능인 ‘스페이스’를 선보였다. 스페이스는 트위터 타임라인 상단에 있는 '플릿(Fleets)' 영역에서 확인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음성 SNS 인 ‘핫라인’을 시범 운영하기 시작했고 조만간 ‘라이브 오디오 룸스’라는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며,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가 라커룸이라는 음성 SNS 사업을 인수하면서 이 시장에 뛰어들었고 슬랙(Slack), 링크드인(LinkedIn) 등도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